[실습 11일차] 그림 그리며 떡볶이 먹기, "여기서는 누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장애가 있는지 알 수 없어요."

[배은영]

1. 주요 실습 일정

시 간	프로그램	대 상 자	내 용	실습생 역할
09:00~10:50	미팅 준비, 초등생 친구들 강점 정리	실습생	-초등생 친구들과의 미팅 준비 -초등생 당사자 강점 정리	대화, 기록
11:00~12:00	당사자 만남 (초등학생)	실습생, 당사자 (초등학생)	-그림 그리기, 가랜드 제작 -떡볶이 나눠먹기	인솔, 대화
12:00~13:00	점심식사	실습생	-	-
13:00~15:00	모여라 연습왕! 연습일정 #4	실습생	-탁구 연습일정	대화, 기록
15:00~15:20	강당 뒷정리	실습생	-탁구 연습 뒷정리	정리
16:00~18:00	실습일지 기록	실습생	-실습일지 기록	기록

2. 실습 일정 세부 내용

- 초등학생 친구들과의 미팅 준비, 당사자 강점 정리

: 오늘은 초등학생 친구들과 미팅을 하는 날입니다. 친구들이 강당에 붙일 수 있는 가랜드와 그림 등을 그려주기로 해서 슈퍼바이저 선생님과 함께 스케치북, 색지, 색종이, 색연필, 싸인펜, 가위 등을 준비했습니다. 준비소품마저 정말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동료인 김민지 선생님과 함께 초등학생 친구들의 강점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11명의 친구들에 대한 강점을 적으려고 하니 그동안 아이들이 보여줬던 모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A는 그림을 잘 그리고 항상 협조적이며 예의 바른 친구, B는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탁구를 가장 야무지게 잘 쳐서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친구, C와 D는 장난꾸러기 쌍둥이 형제..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의견을 주신대로 아이들의 부모님께 남은 탁구 연습일정과 탁구잔치 당일에 대한 안내 문자를 보낼 때 아이들의 강점에 대한 내용도 포함시켜서 써드리려고 합니다. 복지관에서 아이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하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강점에 대한 문자를 보시고 기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그림도 그리고 간식도 함께 먹어요.

: 오전 11시에 6명의 초등학생 친구들과 함께 그림 그리기 위해 401호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었는데 정작 오늘 2명 밖에 복지관에 오지 않았습니다. 오지 않은 4명의 친구에게 연락해보았는데 애버랜드에 갔다는 아이, 사정이 있어 못 온다는 아이, 연락이 되지 않는 아이 등 각자의 사정으로 만날 수 없었습니다. 성현동팀 선생님들께서는 기획단 아이들도 아닌데 열심히 도와주는 아이들이 너무 기특해서 간식으로 떡볶이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들께서 만들어주신 떡볶이를 신나게 먹으면서 가랜드와 그림 그리기에 열중했습니다. 미술에 소질이 있다는 E가 가랜드를 만들어주었는데 저보다도 그림을 잘 그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미적 감각이 뛰어나서 색 조합도 참 잘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아주 즐기는 친구였습니다. 저도 옆에서 ‘간식은 여기서 드세요’ 라는 간식타임에 쓸 간판을 만들었는데 제가 만든 것이 오히려 더 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웃겼습니다. E는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유행하는 캐릭터인 쿠로미가 탁구채를 들고 있는 그림까지 오려서 들고 왔습니다. 탁구잔치를 위해서 손수 그림을 준비해온 E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쿠로미 그림은 E가 원하는대로 탁구잔치에 오신 분들이 포스트잇에 소감을 남길 수 있도록 만든 판 위에 붙였습니다. F는 스케치북에 탁구대와 탁구채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초등학생 친구들이 그린 그림은 서투르지만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라서 더 특별하고 귀여웠습니다. 오늘 그림 그리기 시간에 참석해준 아이들이 많지 않아서 내일 아침 탁구 연습일정 전에 아이들이 한번 더 복지관에 와서 그림을 그려주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그림 그리는 친구들

모여라 탁구왕 그림

“여기에서는 누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가 없어요.”, “성현동 주민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왔는데 형이랑 동생이 생겨서 좋죠.”

: 오전 11시경부터 소복소복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계속 눈이 왔습니다. 날씨가 궂어서 그런지 오늘 연습모임에는 15분 정도가 참석하셨습니다. 연습모임이 거듭되니 이제는 슈퍼바이저 선생님이나 실습생인 저희가 얘기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고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탁구연습을 하시다가 다양한 연령층이 섞여서 연습하는 등 다양한 매치로 게임을 즐기셨습니다. 오늘 연습모임에서는 탁구잔치 소식을 통해 복지관에 처음 오게 되신 G님과의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G님은 이제까지의 연습모임에서 늘 아이들을 열정적으로 코칭해주시고 또 어르신들과 탁구 상대가 되어주시느라 저와 대화를 가장 많이 안해본 분 중 한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이 분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그저 성현동에 사시는 중장년 남성분이라고만 생각 했었는데 오늘 저와의 대화에서 정신장애가 있다는 것을 밝히셔서 놀랐습니다. “내가 정신장애가 있어요. 그래서 정신장애인들을 활동시키고 일을 시켜주는 한 단체에 15년을 다녔는데요. 거긴 다 정신장애인들만 있어서 재미가 없는거에요. 다들 아픈 사람들이라 그런가.. 아파서 그런지 자기 밖에 몰라서 나는 이런저런 간식을 사줬는데 한 번도 얻어먹어본 적이 없어요. 근데 여기(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에 오니깐 저 형님이 아이스크림을 사주시는거에요.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여기에 오면 누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누가 장애가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내가 성현동에 사는데 성현동에 살면 성현동 사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하잖아요. 그래서 주민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여기 왔는데 형이랑 동생이 생겨서 좋죠. 지금은 탁구행사가 있어서 탁구 연습하러 오지만 이거 끝나면 다른 활동도 참여하려고 해요.” 저는 G님과의 대화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신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정신장애인들이 모여있는 단체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시다가 갑갑함을 느끼신 G님이 복지요결대로 사람들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와 어울리도록 돕는 우리 복지관에 오셔서 자유롭게, 즐겁게 지내신다는 얘길 들으니 복지요결 공부가, 복지요결의 실천이 헛된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어떠한 장애를 가졌든, 어떤 어려움을 겪든 복지관 안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즐겁고 행복하게 활동하는 것,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참 멋진 것 같습니다.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당사자들의 자주성을 살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가치가 있는 일이다

: 오늘 초등학생 친구들과 함께 잔치 장소인 강당을 꾸미기 위한 그림을 그릴 때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회사업가가 몇 배로 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점은 분명합니다. 행사 기획부터 실행까지 당사자들을 참여시켜야 하기에 여러 번 당사자들과 사전 접촉을 해야 하고 함께 과업을 수행하느라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보니 왜 당사자의 자주성을 살려야 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은 아이들만큼이나 생동감 있고, 알록달록하며, 풋풋했습니다. 사업 담당자인 제가 컴퓨터로 그림 작업을 하거나 디자인업체에 외주를 주면 간단하고 편하게 끝낼 수 있는 그림 작업이었지만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정말 예뻤습니다. 그리고 참여자인 아이들이 직접 그렸기 때문에 아이들도 뿌듯해해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당사자의 자주성을 살리고 프로그램 기획단계부터 참여시키는 것은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 보완점

-없음

3) 슈퍼비전 요청 사항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