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기위해 두터운 복장으로 집을 나서도 마음으로 불어드는
스산한 바람이 느껴지는 추운나날이 계속되고있다.
이제 정말 깊은 가을인가 보다.
언제부터인가 이맘때가 되면 공연히 가슴 한쪽이 공허해지고, 조급해지기도 한다.
올 한해도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하는 불안감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이제야 시간의 속도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중요한것은 마음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생을 정면으로 마주대하는 용기이겠지
모든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오늘은 대구 팔공산 무박산행
19일 22시 40분경, 양재에서 천관산에 다녀오는 버스만나 에어울프님과 홍조님도 뵙고 그외 여러분과 인사나누고 독수리와 장교수 태우고 팔공산으로....
20일 3시 50분경 파계사 입구에서 산행시작,
일주문에서 절까지의 계곡길도 운치가 있어보이고 절의 규모도 큰것같은데 깜깜한 밤의 숲길이라 그냥 짐작만 하며 지난다. 절담장 끼고 등로따라 오르는데 개짖는 소리가 마중을 한다.
계곡숲속은 낙엽이 많이 쌓여 푹신하지만 오름에선 미끄럽다.
절이 크고 숲이 깊어 밝은 낮이었으면 볼거리도 많았을텐데 아쉽다.
4시 40분경 계곡 벗어나 파계재,
산중은 이제 겨울로 접어들고있다. 서릿발이 발에 밟혀 버석거리고 바람이 매섭다.
하늘은 별이 곧 쏟아질듯 투명하고 영롱한 구슬이 구르는듯, 유려한 소리가 들리는듯
너무도 아름다워서 가슴이 울컥해지며 슬픈마음이 생긴다.
남쪽으로 대구시가지가 펼쳐져 보석을 뿌려놓은듯 빛의 그림으로 찬란하다.
밤이 아름다운건 세상의 추함을 덮은위로 고운 빛만을 건져올려 찬란한 수를 놓기 때문일것이다.
6시 30분경 파계봉을 앞에둔 어느 봉우리,
여기서 일출을 볼것인가 아님 더가서 볼것인가의 이견이 있었으나 시간을 보니 아직 삼십여분은 더 있어야하니 더 가자고 출발, 선두는 어디까지 갔는지 모르겠고 후미엔 태이리우스,독수리,연탄한장,무념,장교수,이미라,봉쥬르,봉수아,뜬구름이 탄탄한 유대를 과시하고 비육팀에 끼겠다던 에지우드는 선두팀에 붙었는지 모습이 않보인다.
파계봉 아래 우회로에서 등로를 못찾아 오르락 내리락하며 일출을 놓칠것 같아
불안한마음이다.
7시경 지평이 보이는 어느 능선,
이대장이 몇명의 회원들과 기다리고 있어 조우, 여기서 일출을 보기로 한다.
동쪽으로 붉은 빛의 장막이 펼쳐져 있고
산 아래쪽은 계곡마다 나무들이 하얀입김 내뿜어 구름바다를 만들고
산봉, 산줄기들이 실루엣으로 살아나 파도치듯 밀려든다.
해오르는 방향에 큰봉우리가 가로막고 있어 일출을 볼수있으려나 불안감도 생기지만
행운을 믿으며 높은곳에 서서 기다린다.
다들 춥다며 바람피해 바위아래로 내려가고 나 혼자 해돋이 보초되어 꿋꿋이 버틴다.
7시 10분경,
낮게 깔린 구름의 한곳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됐다!!! 오늘 일출을 볼수있다. 다행히 봉우리를 비켜섰다.
"올라온다!!!" 소리치자 모두 뛰어올라온다.
두터운 구름 사이로 선명한 띠줄이 보인다. 화산의 용암이 끓어오르는듯한 붉은 빛은
산통을 하는듯 좀처럼 구름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드디어 구름위로 솟구쳐 오른다.
슈슉!! 소리를 내며 뛰쳐오르듯 빠르게 솟아오르는 태양의 힘찬 비상이 마음속 권태를 걷어내고, 찬연한 햇살이 뼈골에 스민 한기를 녹여내어 몸이 훈훈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눈이 멀어도 좋다며 일렁이는 태양을 한없이 바라본다.
나뿐이 아니었는지 연탄한장님 베낭 챙기며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해만 눈안에 담겨있단다.
올해 첫날 덕유산 해맞이 부터 일출을 몇번 만났지만 지금까지중 가장 환상적인 일출이었다.
느루님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에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불능지역 으로 뜬다.
아름다운 것만 보면 느루님이 생각난다.(남기고 싶은 욕심 때문이겠지만 ㅎㅎㅎ)
8시 30분경 학생야영장,
이십여명의 젊은이들이 텐트등 야영장비를 챙기고있다.
제법 추운 날씨였는데 여기서 야영을 했었나보다. 젊음이 부럽다.
배고프고 자리 좋으니 여기서 아침먹고 가자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서봉위에서 이대장 무조건 올라오라는 명령에 이동, 서봉정상에 올라 사방을 조망한다.
오밀조밀한 암릉의 실루엣과 장쾌한 산정맥이 구름바다위에 섬처럼 떠있다.
달리 표현 할말없어 " 아!!!" 하는 감탄사 뿐....
9시 40분경, 아침식사 시간에 한시간을 할애하고 동봉향해 출발
우린 가능하다면 볼것 다보며 최대한 게으른 산행을 하기로 작정을 했다.
이런 산행이 즐거운 산행이라고 우길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하지만 위험부담이 없다면 무시로 아이들처럼 해찰을 부리며 즐거워지기 위해 노력하리라!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은 레이더기지등이 점거하고있어 오르지 못하고 우회로로 동봉으로 간다. 동봉 정상 향한 마지막 된비알(급경사 오름길) 끝없는 오르내림의 능선길에 지쳤는지 걸음들이 더디다. 지쳐보이는 이미라씨 베낭 달랬더니 순순히 내준다.
10시 25분경 동봉정상(1167m)
이대장과 무념이 기다렸다가 반갑게 맞아준다.
겹겹이 펼쳐진 산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마음의 잡념이 사라지는듯 하다.
간식도 먹고 기념사진도 찍고 이제부터 내리막 하산길,
봄,여름,가을, 찬란한 색의 향연을 펼쳤을 나무들은 어느덧 앙상한 모습이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보며 깊어가는 가을을, 피할수없는 고독을 느낀다.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신호가 더욱 절실해지는 계절, 이제 좀더 내밀하고 절제된 '나만의 신호'를 송신 해야지 ㅎㅎㅎㅎ
12시경 신령재,
난 산악달리기를 한다.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뛰고 또 뛴다.
일퍼센트의 확률도 없지만 그래도 희망을 저버릴수는 없지 않은가(봉수아가 간식 나눠주고서 스틱 챙기는걸 잊고와서) 찾아들고 왔으면 좋으련만 결과는 無....
13시 20분경 능성재,
뒤돌아 서서 지나온길 바라보니 까마득하다.
가깝고도 먼곳으로 끊임없이 솟구치고 펼쳐진 산들에 멀미가 날것같다.
안내지에 16km 에 8개 봉우리라 했는데 느낌은 훨씬 멀고 봉우리 수도 더 많은것 같다.
봉우리 대부분을 우회하지않고 산정상을 밟는 능선 산행길 이어서리라!
급경사의 내리막길은 미끌리며 날리는 먼지에 바짓가랭이가 부옇다.
14시 5분경 중암암,
봉쥬르,봉수아와 일명 돌구멍절이라는 암자에 들러 물담아 나오다 굴구경하고 온다는 꼴찌팀들 다시 합류, 암자 아래 시멘트 포장길 보여 이제 다왔구나 싶었는데 웬걸 은해사까지 4km나 남았단다. 마침 위쪽에서 내려오는 차가 한대있어 봉쥬르의 넉살로 여자 셋만 태워달래서 내려보냈는데 내려가는중에 김진영씨 보이면 태워가겠거니 하고 남자꼴찌팀(태이리우스,무념,장교수,에지우드,봉쥬르,골든키,독수리,뜬구름) 걸음맞춰 내려오는데 저멀리 보이는 뒷모습이 연탄한장님 같다. 얻어타고 가는 차라 염치없어 태워달란 소릴 못하고 그냥 간 모양이다.
이대장과 미라씨,봉수아가 차타고 질러간줄 알면 기분이 좋지않을텐데....
말벗이나 되주자싶어 부지런히 쫒는다.
포장도로 옆으로 소나무와 활엽수가 우거진 숲은 단풍이 한참일때 화려했을것 같다.
산자락엔 유난히 수피가 붉고 늘씬한 적송군락이 햇살을 받아 자태가 눈 부시다.
햇살은 어깨위에서 부서지고, 바람은 귓가에서 살랑거린다.
다리를 건널때 좁은골짜기에서 졸졸흐르는 물의 노래소리도 들리는듯 하고
길가의 풀포기들도 조잘조잘 말을 건네온다.
주위를 날아다니는 새들도 속삭여 온다 "사랑해요~!!"
참으로 기분좋은 걸음이다.
14시 50분경 은해사,
아주 큰 절이다. 경내에 들어서니 수백년은 살았을법한 향나무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대웅전을 잠시 들여다보며 내가 원하는것을 기원해본다.
어떤것에 대한 욕심을 버린지 오래 된것 같은데 가끔 마음보다 앞서가는 욕심이 나를 지치게한다. 하지만 그것조차 내가 풀어야할, 내게 주어진 운명인것을....
초월하려 애쓸수록 번뇌는 수그러들질 않는다.
그저 물 흐르듯이 내버려둘밖에....
그러노라면 나도 언젠가 해탈의 경지에 들지않을까....
15시 주차장 버스에 도착,
조금 늦게 도착한 꼴찌팀과 태이리우스님 생일파티, 케익에 불붙이고 샴페인 터뜨리고
생일 축하합니다!!!!
나서지 않아도 시간은 가는 것인데 공연히 나서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 기분 상하게한점 미안합니다. 모든걸 내가 앞장서려는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양재에서 눈길 피하는 이 대장님 미웠습니다.
함께 산행을 했는데도 산행기에 보이지않는 회원님들 죄송합니다.
나이 드신분,중년의두분,부부같은 두분,젊은 두분,새로운 대장으로 소개받은 김대장과 일행 한분 걸음이 같지않아 사귈 기회가 없었네요. 다음엔 인사부터 나눕시다,
오늘도 함께해주신 회원님들 감사했습니다.
다음주는 경남 사천시 샤랑도 지리망산에 갑니다.
다 함께 할수 있으면 좋겠네요. 안녕히 !!!!
분위기 파악 못하고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출발시간에 떠나 다른 모든 회원분들께 불편함이 없게 금성을 사랑하는 회원이 조금 힘 써 주시기 바랍니다 뒷풀이 시청 금성본사 뒷편 삼겹살집 죽이는데 있습니다~~~언제든지 테리우스님이 쏘신다고~~~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 전 매번 가야지요
첫댓글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사랑이 가득 담긴 산행기 이걸 얼마나 기다렸는지요.산행기에서 뜬구름님의 따뜻한 사랑이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존경 합니다^^
봉쥬르 제발 나좀 살려줘 메모방에 헛소문좀 띄우지 마 이거원 챙피스러워서....
신령재에서 봉수아가 스틱을 두고와서 내가간다니 성님께서 내가 너보다 걸음이 빨러 하시면서 30여분을 뛰어 갔다오신 성님 저는그때 쥐구멍에 들어가고싶었습니다.저는 그깟 스틱보다 더소중한 형님의 따뜻한 사랑을 배웠습니다.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마눌 안잃어버린게 다행이죠 ......
바둑을 두고 다시한번 복기를 하듯 산행을 글로 다시 복기하니,,, 복기가 아니라 복산행이라 해야 하려나요? 뜬구름님 산행기에 등산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 감사! 감사!
사장님. 내년에 꼭 팔공산 종주 넣어주세요. 가기 전에 이 산행기 다시 한 번 읽고 가렵니다.
오늘(23일)이 생일이군요. 생일 축하합니다. 그리고 장난으로 한 이야기는 잊으십시요.
파계사에서 신령재까지는 눈에 읽은 길 같은데 중앙암이나 은해사는 감이 안잡히는 곳입니다.. 그런 환상적인 일출을 보셧다니 부럽기만 합니다.. 올핸 제대로 된 일출을 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무박 산행도 열심히 쫓아다녔것만...
글로서 표현되는 일출 광경도 대단 합니다.(누가 썼는데) 불쌍 했던 카페, 이젠 행복 합니다.
같이하진 못했지만 산행기를 보니 갔다온것처럼 더 와 닿습니다.감사합니다.
뜬구름 선배님은 가히 시대의 이야기꾼인 것같습니다. 어찌 이런 필력을 닦아 오셨는지, 입담도 좋으시구요, 이야기속에 사람냄새가 끈끈이 묻어나는 군요, 늘 건강하시구요, 화이팅!!!
새해 덕유산행,일박 지리산종주 함께 했으면서도 못알아봐서 미안, 앞으론 비육팀 맴버이니 열심히 같이 다니자구요.
이제야 카페 분위기 좋네요~~언제올리시려나 했더니 기대 이상이시네요~~~이렇게 즐거운 산행 이였나 싶은 생각 다시합니다~~ 뒷풀이에 너무 서둘러서 죄~쏭~ 익숙하지 않는 회원에 불평에 소리가 커져만 갑니다 우리라도 서둘러주는 예의 지켜야 될것 같아서요 이대장님도 많은 회원에게 부탁도 한계라고 생각하기에 제가
분위기 파악 못하고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출발시간에 떠나 다른 모든 회원분들께 불편함이 없게 금성을 사랑하는 회원이 조금 힘 써 주시기 바랍니다 뒷풀이 시청 금성본사 뒷편 삼겹살집 죽이는데 있습니다~~~언제든지 테리우스님이 쏘신다고~~~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 전 매번 가야지요
늦가을 산행이라 기온차가 심했습니다.함께 본 일출 정말로 좋았고요,산행기를 통하여서 다시금 느끼게하니 팔공산과 뜬구름님에게 감사 인사 꾸벅......
산행기의 지존무상~~~~뜬구름님 산행기가 뜨니 카페가 활발해집니다.노벨문학상 후보 필명:浮雲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그날은 정말 눈길피하고 싶었답니다 많은 회원님들께 골고루 사랑받게 해 주세요
매번 하산후 뒤풀이 때문에 부딪히네요. 다신 나서지 않겠습니다. 밉다는 말은 그만 화풀고 웃으라는 야급니다. 내 사랑은 느끼시죠?
有口無言
맨날 시비만 걸면서 뭐가 유구무언이야,
또 싸운다, 미라 누님 불러야 된다~~~~
그럼 默言!
살풀이를 하던지 고사를 지내든지 원~~~~
애구~에구~애구~ 옘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