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님과 함께 했던 주문진 소돌리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동해안 비경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주문진 소돌리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다.
주문진 근처에 있는 기암괴석이 인상적이었다는 어느 사진가의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라 여러 친구와 찾아 나선 것이 지난 93년이었으니까 벌써 15년도 넘게 그곳을 찾은 꼴이 된다.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는 입구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도로도 비좁아 물어물어 간신히 그곳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해풍에 깎이고 깎여서 만들어진 그 아름다운 바위는 군부대 초소가 짇밟아(?) 놓듯이 철책과 함께 들어서 있어서 그 바위의 아름다움은 이미 가치를 상실한 채 돌덩이로 변해 있었다.
다행이 군부대 밑으로 돌아가 바닷가에서 보는 풍경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철책선을 바위로 가리고 보기만 한다면 어느 정도는 감상을 할 수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처음 그 바위를 보았을 때 나는 너무나 정교한 형상에 넋이 빠질 정도였다.
더욱이 바닷물이 철썩일 때면 그 새파란 물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곳을 찾은 이후 나는 동해안을 가게 되면 반드시 들린다.
어느해인가 눈이 무척 많이 내린 설날 연휴가 있었다.
나는 당시 지도를 맡고 있던 사진모임 빛과 공간의 회원 몇명과 함께 지리산 천왕봉의 눈 사진을 찍기로 하고 그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장터목 산장에 올랐었다.
그러나 힘겹게 오른 지리산 정산은 눈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고 살을 에는 찬바람만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산장에서 코끝이 쩍쩍 달라붙는 추위를 이겨내며 하루를 묵은 뒤 하산한 우리는 상의 끝에 눈이 많이 왔다는 동해안으로 가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그 즉시 주문진으로 향했다.
누가 보아도 무모할 만치 강행군의 길이었다.
다행이 강원도 지방은 폭설로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 있어서 눈 사진 찍기에는 그만이었다.
다음날 새벽 우리는 소돌리 포구에 도착해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그 때의 사진은 아직도 내가 무척 아끼는 사진이 되었다.
그 후에도 나는 나의 절친한 친구와 그 가족을 초청해 설악산 여행길에 올랐다가 이 곳 소돌리에서 오후 시간에 촬영겸 관광을 즐긴 적이 있다.
그 때 찍은 사진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너무 맑은 가을 하늘과 푸른 바다는 하나의 교향시라고 해야 하나?
항상 소돌리의 기억과 함께 남고는 한다.
그러나 이곳도 점차 상업화 되어가는 현대의 물결을 이기지 못하고 아름답던 바닷가는 시멘트 콘크리트로 조성된 주차장으로 변했고 수많은 노점들이 점령하면서 전형적인 어촌 관광지로 변하고 말았다.
더욱이 그 아름답던 풍광이 있는 바위들 바로 앞에 테트라포트(일종의 방파제로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막기위해 설치한 뿔처럼 생긴 시멘구조물)를 설치하여 바다와 어울어지는 괴석의 아름다움은 반감되고 말았으니 생계를 이어 가는 현지 주민들이야 안전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이미 자연은 그 생명의 반은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봄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는 이미 상업화로 관광지로 몸살을 알고 있는 소돌리 항구주변에서 이곳에 설치된 동전 500원으로 들을 수 있는 배호의 파도라는 노래를 들으며 물거품으로 사라져 가는 소돌리 풍광을 아쉬워해야 했다.
첫댓글 이렇게 귀한 사진을 올려 주셔서 감사 합니다,,,저도 다시한번 그곳에가서 배호노래파도를 듣고 싶습니다 그곳에 자주 갔어도 모르고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곳인데,,,함께한 시간들이 정말 꿈만같았답니다,,,이번휴가에 동해안을 가면 다시한번 들려볼 생각입니다,,,건강하시고 가을에 또 뵈요,,,,고맙습니다
이렇게 좋은그림과 음악들려 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