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세종에서 3년 넘게 살았는데 아직도 세종을 가로지르는 전월지맥을 다녀오질 못했다. 물오를 때 일 저지르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이번주는 부담없는 하프대회 외에는 마라톤 대회가 없다.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장비를 점검할 필요가 있고, 영산기맥을 종주하면서 얻은 기세를 업고 일단 저지르고자 한다. 세종에 있을 때는 세종과 충청지역 지맥을 하나씩 연결할 생각이다..
★ 산행개요
- 산행코스 : 되재-국사봉-덕재고개-동막고개-국사봉-은하수공원-충만성산교회
- 산행일행 : 단독산행
- 산행거리 : 도상거리 25km, 실제거리 32km, 접속/하산 4km
- 산행일시 : 2024년 5월 17일(금) 08:30~18:50(10시간 10분)
★ 기록들
집에서 801번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보니 멀쩡하던 등산화 밑창이 불안하게 분리되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산행을 하지 않고 4~5년 방치하는 바람에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갖고 있던 등산화 세개가 밑창이 탈락되었다. 하나는 영산기맥 종주하면서 탈락되어 버렸고 또 하나는 창갈이를 마쳤다. 전의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 정류장까지 이동하면서 길가에 떨어져 있는 쓸만한 철사줄을 줍기 시작했다. 공사현장 트럭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 그런지 꽤 많은 철사를 모을 수 있었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배낭을 부려놓고 신발을 벗었다. 지난번 영산기맥 1구간 산행할 때 익힌 방법으로 뚜꺼운 철사를 돌에 갈아 뾰족하게 만든 다음 등산화 앞뒤 측면에 구멍을 뚫어 철사로 밑창과 고정을 했다. 신어보니 그럭저럭 하루정도는 버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08:12 금사리 마을회관>
이미 버스는 출발했기 때문에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9km 정도 떨어진 금사리 마을회관에서 하차한 후 스틱을 펴고 국사봉으로 향했다. 임도길을 따라 국사봉 정상에 도착한 시간이 9시 정각이다.
배낭을 두고 분기점인 되재까지 갔다가 사진만 찍고 돌아오니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지맥길은 황홀한 정도로 좋았다. 오른쪽으로는 공주시, 왼쪽으로는 세종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세종시 둘레길이라 시에서 정비해서 그렇겠지만 길게 이어진 소나무 숲길은 그늘도 되고 바닥은 솔잎으로 덮혀져 있어 등산화 미드솔이 없어도 발이 편안했다. 200~250m 전후하여 숱하게 반복되는 봉우리마다 준희 선생님이 산패를 걸어놔서 굳이 산길샘이 없더라도 위치를 가늠할 수 있어 좋았다.
<08:50 분기점>
<09:00~09;05 국사봉>
<09:23 283.8봉>
09시 30분 사고소 고개에 이어 25분 후에는 미리내 천문대가 있는 덕재고개에 이르렀다. 소나무길은 10시 20분부터는 밤나무길로 안내를 하더니 정자가 있는 임도에 이른다. 의자가 가지런히 놓인 곳도 지났다. 이 산중에 누가 의자를 갔다 놨는지 의문이다. 213봉에 이어 오른쪽으로는 밤과수원을 경계로 따라가다보니 커다란 바위를 만나게 되었다. 그 바위위에서 맥주와 더불어 넉넉한 성찬을 즐겼다. 산길샘을 확인해보니 300m 정도 더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되돌아 시그널이 있는 지점에서 마루금을 찾아 들어갔다. 동막고개를 넘어서자 이제부터는 참나무길이 펼쳐졌다. 커다란 참나무 그늘이 소나무 못지않게 시원하고 길도 편안했다. 천안논산 고속도로 다와서 터널을 찾지 못해 오르내리막을 반복하다가 전원주택 옆으로 난 농로를 따라가자 조그만 터널이 보인다. 이번 구간 가장 많이 헤맸다고 할 수 있다.
<09:30>
<09:51>
<09:55>
<09:55>
<10:08>
<10:21>
<10:28>
<10:53>
<10:57>
<11:03>
<11:27>
<11:36>
<12:00~12:30 점심식사>
<12:43>
<13:00 210.81봉>
13:08 동막고개
14:00
15:00
15:04
15:37 194.8봉
오후 4시가 다 되어 국사봉에 도착했다. 가방을 부리고 남아있는 토마토와 계란 하나를 먹으며 잠시 쉼을 가졌다. 국사봉 누리길로 집사람과 한번 방문해야겠다. 세종에 살면서 이렇게 좋은 등산로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16시 13분 돌탑을 지나자 조금씩 해밀동 아파트단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16시 30분에는 왼쪽편으로 익숙한 장군면 마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16:38분 은하수 공원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길을 건너야 은하수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었고, 입구에서 왼쪽 돌계단을 오르자 바로 마루금이다.
15:56
16:13
16:27
16:29
은하수공원 위편으로 편하게 이어진 숲길을 따라 가다 18시 정각 세종cc 골프장으로 내려서게 되었다. 하필 내려서는 내 모습을 봤는지 캐디가 부리나케 쫓아오더니 여기 들어오면 안 된다고 큰 소리친다. 대꾸도 하지 않고 바로 숲길로 내려서자 시그널이 보였다. 이곳 골프장을 통과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지금까지 지맥을 종주할 때마다 골프장을 가로 질러 가는 경우 무척 난감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전월지맥은 세차례 바로 카트길만 가로질러 가면 되었다.
16:54
17:02
17:30
18시 11분 조치원 가는 국도(아침에 801번 버스가 지나간 도로) 터널을 통과하여 해밀동 아파트 단지 구역에 이르렀다. 이 구간 당연히 도로를 따라 가게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칡넝쿨과 기시덤불이 섞여 있긴 해도 엄연히 숲길에 마루금이 있었다. 생태이동통로를 세차례 통과했다. 18시 49분 그래도 집과 가장 가까운 충만성산교회 뒤쪽에서 산행을 마감하고 가민시계를 껐다. 인라인 연습장에서 세수를 하고 목을 축인 후 3.6km 떨어진 집까지 걸어가자 집사람과 거의 동시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머지 구간은 쉬는 날 운동화 신고 편하게 다녀오면 되겠다.
18:11
18:18
18:39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