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1719서울 - 2001청원)

[발가락]

雲甫 - 金基昶

김수환 추기경등 조문 잇따라

한국화가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화백이 23일 오전 9시35분 충북 청원군 북일면 형동리 ‘운보의 집’에서 별세했다.

향년 88세. 그는 청각장애를 딛고 일어서 지난 60여년간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로 활약했으며 전통과 현대적인 기법을 결합시켜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족으로는 아들 완(完·52), 미국에 살고 있는 딸 현(玄·53)과 선(璇·48), 수녀가 된 막내 딸 영(瑛·45)씨 등 1남3녀.
북한에는 여동생 기옥(基玉·75·의사)씨와 남동생 기만(基萬·72·공훈화가)씨가 생존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분향소는 충북 청원군 ‘운보의 집’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7시 삼성서울병원에서 있으며, 오전 9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집전하는 영결미사가 예술인장으로 거행되었다.


장애 이겨낸 불굴의 예술혼

‘붓만 대면 무엇이든 그림이 된다’― 어느 영역에도 구애됨이 없는 천의무봉(天衣無縫)의 화필로 독창적인 경지를 이뤘던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화백이 23일 타계했다. 지난해 말 미당 서정주(未堂 徐廷柱)시인의 운명(殞命)에 뒤이은 부음(訃音)이니 불과 한 달 사이에 한국 시단과 화단의 두 거목이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실로 한 시대를 떠나보내는 송별(送別)이요, 쉬이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없는 아쉬운 석별(惜別)이다.

운보선생은 지난해 12월 북에서 내려온 막내동생 기만(基萬·북한 공훈화가)씨와 병상에서 50년 만의 안타까운 ‘필화(筆話)상봉’을 했다. 이제 동생은 북녘에서 형님의 부음을 듣고 통곡할 터이니 형제의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은 민족분단의 아픔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7세 때 장티푸스로 청력(聽力)을 잃은 운보선생의 일생은 귀먹고 말 못하는 장애의 고통을 딛고 일어선 위대한 ‘인간 승리’였다. 18세 때인 1931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이래 선생은 ‘침묵의 심연’속에서 무려 1만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더욱이 선생은 10년을 주기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혁신하는 놀라운 창조성과 활화산 같은 정열을 보였다.

세필(細筆)에서 시작해 한국 산하의 정기를 수묵(水墨)의 농담(濃淡)과 단순한 색상으로 힘차게 그려낸 ‘청록산수’, 조선시대 민화의 정취와 익살을 대담하고 해학적으로 표현한 ‘바보산수’를 거쳐 말년의 ‘걸레그림’에 이르기까지 실로 구상과 추상의 세계를 붓 가는 대로 넘나들었다.

“바보란 덜된 것이며 예술은 끝이 없으니 완성된 예술은 없다. 그래서 바보산수를 그린다”던 운보선생의 말씀은 대가(大家)의 금언(金言)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일제강점기 말의 친일 행적이란 한 가닥 오점이 있다고는 하나 그것이 선생의 빛나는 업적을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했던 운보선생은 장애인복지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1979년 한국농아복지회 초대 회장을 맡았고, 1984년에는 충북 청원에 ‘운보의 집’을 세워 농아들에게 도자기 기술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청각장애인의 권익옹호에 앞장서 왔다.

청각장애의 한(恨)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운보선생의 생애는 그 자체가 후세 사람들에게 주는 값진 교훈이다. 또한 선생이 생전에 보인 불굴의 예술혼은 길이 귀감(龜鑑)이 될 것이다. 삼가 운보선생의 명복을 빈다.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주요 년보

1세(1914년, 호적상으로는 1913년)

2월 18일 오후 2시 20분 호랑이띠로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 18번지에서 부친인 김승환金升煥과 모친인 한윤명韓潤明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남. 이후 형제는 8남매가 되며, 부친은 김해김씨金海金氏, 모친은 청주한씨淸州韓氏였고, 호적상으로는 1년 이른 1913년 2월 18일에 충남 공주군 신상면 유구리 427번지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음. 1903년 아버지 김승환은 조선경趙善慶이라는 첫부인과 결혼을 한 후 다시 운보의 어머니인 한윤명과 동거를 함으로써 호적상으로는 운보의 어머니가 한동안 조선경으로 되어 있는 등 서류와 실제가 이원화됨.

외할머니는 이정진李貞鎭으로 황해도가 고향이며, 충북에 살았던 외할아버지 한씨韓氏와 결혼하였고, 30세에 과부가 된 이후 77세까지 살면서 운보를 보살핀 외할머니이기도 함.

어머니는 감리교 신자였으며, 개화된 교육을 받은 진명여고 1회 졸업생으로, 17세나 18세에 동거적인 결혼생활에 들어감. 아버지는 충남 공주 태생으로 사립고등보통학교를 중퇴한 후, 총독부 토지관리국에 근무하게 된 연유로 어머니집에 하숙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미 조선경과 공주에서 결혼한 몸이었으나 다시 한윤명과 23세에 서류상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결혼을 하였고, 이후 금광을 찾는 사업가로 변신했으나 가정생활에 도움이 되지 못하여 어머니에게 의지함.

5세 (1918년)

와룡동의 서당에 나가 《천자문千字文》부터 시작하여 한학漢學을 배움. 이어 《계몽편啓蒙篇》을 배우기 시작했고 붓글씨도 겸하여 공부함. 이것이 필묵을 대하게 된 첫번째 인연이며, 후일 이때 배웠던 한학漢學이 평생을 청각장애자로서의 예술 생애를 걸어가는 데 있어 막대한 도움이 되고 기초적 사상이 됨.

6세 (1919년)

와룡동 서당에서 《계몽편啓蒙篇》·《통감通鑑》 1권을 배움. 인사동에 새로 개설된 중앙유치원에 입학하여 오전에는 유치원에서 신학문을, 오후에는 서당에서 구학문을 동시에 공부함. 중앙유치원의 유치원 기금 모금 마련을 위한, 종로의 기독교청년회 강당에서 있었던 연극에 운보는 주요 역할을 맡아 참가하며, 이것이 운보에게 생생한 시청각으로 진행된 최초이자 최후의 무대가 됨.

7세 (1920년)

봄/중앙유치원을 졸업하고 바로 옆의 승동보통학교에 입학. 등교 둘째날 지금의 장충단공원에서 전교생 소풍 겸 운동회가 열려 할머니와 함께 참석했으나, 행사가 끝난 직후 장티푸스로 눕게 되고, 이후에 병은 치료되나, 체질상 상극임에도 불구하고 인삼을 달여먹어 고열을 일으켰고, 청각신경까지 마비되어 후천성 귀머거리(전농)가 됨.

10세 (1923년)

중앙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가서 미술대학을 2학년에 중퇴한 외삼촌이 방학 때 가끔씩 집에 들러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았으며, 유년 시절의 기억으로 남게 됨.

당시 운보의 병 치료는 물론이고 부친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어 어려운 지경에 이르자, 어머니는 개성 정화여학교貞和女學校 교장으로 재직 중이던 김정혜의 부름으로 그 학교의 교사로 채용됨. 운보 역시 어머니를 따라 개성으로 가서 줄곧 김정혜의 집에 함께 기거함.

12세 (1925년)

모친은 더 이상 서울에 있는 가족들과 헤어져 지낼 수가 없어 개성의 정화여학교를 사임하고, 2년여 만에 다시 경성 집으로 운보를 데리고 돌아옴. 김정혜의 추천으로 YWCA의 전신인 태화여자관에 직장이 마련되었음.

등교 둘째날 운동회 참가 후 그만두었던 승동보통학교의 1학년 2학기에 복학하나, 4,5년 아래의 급우들과 어울려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고, 당시에는 한글과 일본어를 모두 모르는 상태임. 수업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림들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고, 다시 그 그림들을 노트의 빈 공간에 옮겨 보려는 노력을 시도함. 사람·기차·새·꽃·나무·개·산 등을 많이 그렸음.

13세 (1926년)

승동보통학교 2학년이 되었으나 문맹이었으므로 학업에 열의를 가질 수 없었음. 그러나 어머니 한윤명 여사가 서당에서 배웠던 한자를 근거로 하여 귀가 후 글을 가르치기 시작함. 이 무렵을 전후하여 어머니는 직장을 미국인 부스 박사가 있는 서울역 앞 세브란스 병원 치과 간호사 자리로 옮김.

14세 (1927년)

승동보통학교 3학년이 되었고, 역시 한글과 일본어를 어머니에게 배움.

15세 (1928년)

승동보통학교 4학년이 되었고, 어머니로부터 배운 한글과 일본어를 어느 정도 깨우침. 세브란스 병원에 근무하던 어머니가 우연히 사준 《어린이》라는 잡지를 읽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문학에 심취하기 시작함. 한편으로는 1학년 때부터 즐겨 그려오던 그림도 계속됨. 서양 명작과 단행본들을 탐독하여 작문에서도 재능을 보임.

한편으로 운보의 보통학교 시절은 성격이 극히 활발하였고, 모험심이 있었고, 개구쟁이처럼 뛰놀기를 좋아하였고, 조선어 독본·작문·산수·미술시간에 특히 뛰어난 재능을 보임. 운동에도 재능을 보여 전국체육대회 육상선수로 출전하기도 하는 등 농아로서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극복해 감.

16세 (1929년)

승동보통학교 5학년이 되었고, 이웃집의 잡화상집 장남이던 제일고보(경기고) 2학년 한종원과 만나게 되어, 목탄으로 영화배우들의 초상화 그리는 법을 배우며 의기 또한 투합됨. 한종원은 그의 나이 겨우 20세쯤 폐병으로 장가를 든 지 몇 달 안 돼서 죽게 되며, 운보가 미술을 전공하게 된 또 하나의 동기가 됨.

이후에 스승이 될 이당 김은호가 후원자 이용문李容汶의 도움으로 허백련許百鍊과 2개월간 북경을 다녀옴.

17세 (1930년)

봄/승동보통학교 졸업(당시 승동보통학교에 다닌 것은 5학년으로 종료).

가을/졸업 후 목수를 시켰으면 하는 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운보를 화가로 키울 것을 결심한 어머니는 친구인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의 애제자 향당香塘 백윤문白潤文의 누나에게 부탁하여 권농동에 있던 이당(낙청헌絡靑軒)을 찾아 입문을 허락받음. 이튿날부터 수묵의 농담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종교도 감리교에서 당시 이당이 다니던 장로교파인 안국교회로 옮기게 됨. 당시 이묵헌以墨軒에는 백윤문·한유동·장운봉 등 선배들이 학습하고 있었음.

18세 (1931년)

제10회 조선예술전람회(선전鮮展)에 널뛰기를 그린 <판상도무板上跳舞>로 처음 입선하여 미술계에 데뷔하게 됨. 이당 문하에 입문한 지 반년 만의 일이었으며, 이 작품은 150호 크기로 어머니의 직장인 세브란스 병원 치과의사 미국인 부스 박사가 구입하였으며, 6·25 당시 분실됨. 어머니가 선전 출품 며칠 전에 ‘운포雲圃’라는 화명을 지어 주었으며, 해방되기까지 줄곧 사용하게 됨.

부스 박사는 이후 1940년 일본인에 의해 추방당하기까지 미국인 자녀들의 동양화를 지도하도록 주선한다던가, 그림을 팔아 주면서 운보를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었고, 또 하나의 은인적인 역할을 함. 후일 운보는 자신의 생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은인 다섯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음.

19세 (1932년)

1월부터 창경궁을 다니며 스케치해 온 것을 안국교회 목사 사택에서 펠리칸 한 쌍을 그린 300호 크기의 <수조水鳥>가 제11회 선전에 입선하게 됨. 지나치게 대작이어서 전시가 어렵다는 이유로 낙선될 뻔했으나, 일본인 심사위원의 항의로 입선하게 되었다는 과정상의 일화가 있음.

10월 15일 어머니가 허약한 몸으로 출산 후 산후 부황과 심장마비·뇌일혈 등이 한꺼번에 겹쳐 3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장. 후일 운보는 자신의 생애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세 사람의 여인으로서 외할머니 이정진과 어머니 한윤명 그리고 부인 우향을 꼽았을 정도로 세 사람의 은혜는 절대적이었음. 운보는 어머니를 여의면서 극심한 충격과 시름에 잠김.

어머니의 급서로 당장 생활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자, 스승인 이당 김은호는 특별한 배려로 그림을 팔 수 있도록 주선하고, 세브란스 병원의 부스 박사 역시 외국인들에게 그림을 팔아 주었음은 물론, 여름에는 해당화가 만발한 명사십리 별장에서 소품전을 열게 해줌. 돌아오는 길에는 석왕사·금강산에 들러 스케치를 함. 후일 많은 풍속도를 그리게 된 것도 당시 부스 박사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고,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절대적인 후원자가 됨.

20세 (1933년)

연속 두 번의 선전 입선에 고무되어 바로 준비해 온 <여女>가 제12회 선전에 3회째 입선됨. 두 여인이 함께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한 여인은 만돌린을 들고 있으며, 세브란스 병원 대합실에서 스케치한 것임. 한 여인은 외숙모로 1977년 2월에 71세로 청주에서 별세했고, 다른 여인은 첫사랑이기도 했던 이소제라는 처녀임. 소제는 그때 이미 폐병에 걸려 있었으며, 목에 종양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남자와 결혼 후 얼마 안 되어 죽음.

21세 (1934년)

<정청靜聽>으로 제13회 선전에 연 4회째 입선. 한 여인은 현재 북한에서 의사로 있는 운보의 막내누이 김기옥金基玉이며, 한 여인은 첫사랑인 이소제. 1993년에 도난당한 <전복도>를 제작함. 은사인 이당 김은호가 선전을 거부하고 가입해 있던 제13회 서화협회전에 <장기>·<모란도>를 출품하여 입선.

22세 (1935년)

제14회 선전에 <엽귀>·<금운琴韻> 등의 2점이 연 5회째 입선됨. <엽귀>는 낫을 든 어린 소년과 잠자는 갓난아이를 업은 여인이 들에서 밥을 머리에 이고 귀가하는 모습을 옥수수 밭을 배경으로 그린 수작이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은사인 이당 김은호가 1930년 10회전 이후 정회원으로 있던 서화협회전에 정회원으로 입회하여 제14회전에 <금琴>·<추일秋日>·<석류石榴>를 출품함.

<소와 소년> 제작.

<김기창, 장운봉, 양씨 조선화전>을 종로 기독청년회관에서 개최. 당시 풍속이 주요 소재였음. 현재의 명동인 本町의 일본인 사진재료상 대택상회大澤商會에서 흑백사진에 채색한 <사진화寫眞畵> 개인전을 가짐.

23세 (1936년)

제15회 서화협회전에 출품하며, 이 전시를 마지막으로 민족화단의 상징 서화협회전은 막을 내림.

제15회 선전에 <해녀海女>가 연속 6회째 입선. <해녀>는 200호 크기로, 해녀를 스케치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려 했으나 목포에서 이동 해녀군을 만나 스케치했고, 파도는 이당의 화숙 동문 안명준의 안내로 흥남에서 스케치한 것을 조합하여 완성. 흥남에 갔을 때 머물던 흙방을 스케치해 두었는데, 이 작품이 다음해에 특선하게 됨. 장로교파인 안국교회 김우현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음. 이당 김은호가 종합미술학원이 목표였던 조선미술원 개설에 참여.

24세 (1937년)

한해 전 흥남에 파도를 스케치하러 갔을 때, 동문 안명준과 흙방에서 스케치해 두었던 것을 그린 <고담古談>으로 제16회 선전에서 특선 겸 창덕궁상의 최고 영예를 안게 됨. 이로써 운보는 연속 6년간의 입선을 거쳐 특선에 이름. 각 신문이 대서특필하여 장애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용기와 재능을 격찬. 또한 이해의 선전에는 함께 출품한 <농가農家의 일우一隅>가 입선되어 2점이 걸리게 됨.

25세 (1938년)

제17회 선전에 <하일夏日>로 두번째 특선(총독상)이 되고, <모종暮鐘>은 무감사로 출품. <하일夏日>의 한 모델은 당시 25세였던 영화배우 한은진이고, 한 모델은 운보와 의매義妹를 맺었던 박양금 여사. 처음으로 동경으로 건너가 1938년 17회 및 18·19회 연속 선전 심사위원이었던 失澤弦月과, 14회 심사위원을 지낸 野田九浦에게 사사받음. 이후 자주 일본에 건너가 문물을 익히고 견문을 넓힘.

26세 (1939년)

제18회 선전에서 <고완古翫>으로 연속 3회째 특선(무감사특선) 입선. <수차소옥水車小屋의 조朝>(물방앗간의 아침)가 입선. <고완>은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을 감상하는 모습이 주제였으며, 부스 박사가 다음해에 추방을 당하여 그에게는 마지막으로 보여 주게 된 작품.

10월/제2회 후소회전後素會展이 화신백화점 화랑에서 열렸고, <화조일촌花鳥一村>·<미薇>를 출품.

27세 (1940년)

제19회 선전에서 <여일麗日>로 연 4회째 특선(무감사)이 됨과 동시에 4회 연속 특선으로 인한 추천작가 자격 획득. 이로써 운보는 1931년 제10회 선전에 <판상도무>로 입선한 이후 여섯 번의 연속 입선에 이어, 10년 만에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대열에 섬. 서양화의 김인승·심형구, 조각의 김복진 등이 함께 추천작가가 되었고, 동양화 부문 한국인으로는 이상범李象範·이영일李英一·김은호金殷鎬에 이어서 네번째가 되며, 이당의 제자 중에서는 최초의 일이었음. 제3회 후소회전에 <추과秋果>·<장터> 출품. 이 무렵에는 저명해져 작품 주문이 끊이지 않았으므로 생활이 향상됨.

28세 (1941년)

제20회 선전에 추천작가로 <춘앵무春鶯舞> 출품. 쌍폭으로서 좌우에 악사樂士를 그린 작품. 당시 김은호·이상범은 심사위원이었고, 김기창 1인만이 추천작가였으며, 이당 제자로서도 처음이었음.

29세 (1942년)

제21회 선전에 추천작가 신분으로 <화춘和春>·<혹일或日> 출품. 조선총독부 주최 제1회 <반도총후미술전半島銃後美術展>에 출품. 제1회 <조선남화연맹전朝鮮南畵聯盟展>에 노수현·배렴·이상범·고희동 등의 40여 명과 함께 출품.

30세 (1943년)

제22회 선전에 추천작가 신분으로 <석존釋尊> 출품. 제6회 후소회전에 <장미> 2점 출품. <모임> 제작.

우향 박래현이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었으며, 서울에서 경성관립여자사범학교 재학시 은사이던 저명한 일본화 작가 에쿠지(江口敬四郞)로부터 한해 전 선전 출품을 권유받게 됨. 봄이 되어 <장粧>이 특선으로 총독상을 수상하게 됨. 당시 <장粧>은 우향이 특별히 선호하던 검정색조가 크게 반영된 작품임. 여름에 시상식 차 서울에 온 우향이 학교 선배 안희숙과 운니동에 있는 운보 집을 찾은 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 됨.

31세 (1944년)

제23회 선전에 추천작가로 <아악이제雅樂二題의 내가야금內伽倻琴>·<아악이제雅樂二題의 내대금內大琴>을 출품. 선전으로는 마지막 전시였음. 제3회 <반도총후미술전> <결전미술전>에 출품.

32세 (1945년)

전주에서 작품감상회 개최. 운보는 선친의 고향인 공주에서, 우향은 군산에서 각각 해방을 맞음. 작품 <여명黎明>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20C 초기의 신문인화풍을 전개. 해방을 맞아서 아호 운포雲圃의 구口를 벗겨 버리고, 운보雲甫로 바꾸어서 자신의 예술관·인생관을 새롭게 함. 회화세계 역시 당시까지 선전 중심의 격식과 법도에 얽매인 화풍으로부터 일탈해야 된다는 각오를 다짐.

우향이 막바지에 달한 2차대전의 폭격을 피해 졸업 후 학업에 정진하던 동경으로부터 귀국. 우향의 집이 있는 군산을 방문하게 되며, 우향은 학업을 위해 미국유학을 준비하였으나 운보와의 열애로 인해 포기.

33세 (1946년)

운보의 청혼/ 결혼의 어려움소개

1월 27일 개관을 준비하고 있던 중구 예장동의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우향과 결혼식을 올림. 당시 관장이던 송석하의 주례로 신식과 구식이 어우러진 형식을 취했으며, 운보는 친구 이강수에게, 우향은 이모에게 병풍 한 벌씩을 갖다 주고 비용을 마련함. 우향 모친은 완강한 반대로, 부친은 병으로 참석치 못함. 우향과 결혼시 약속을 소개

자유신문사 편집부에 기자로 취직하여 2년간 문화부 등에서 기사를 쓰거나 삽화를 그리는 활동을 함. 김구·오세창의 면담 장면을 삽화로 그리고, 남관·김흥수의 귀국전을 기사로 씀. 조선조형예술동맹 회원 가입.

34세 (1947년)

국립민속박물관 미술부장에 취임함. 고유의 민속공예품·민화 등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됨.

자유신문사 사업부장으로 있던 금철의 기획으로 삼월三越백화점(현재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결혼 당시 우향과의 약속 중 하나였던 부부전을 개최키로 하고 한국 최초의 부부전인 <운보-우향부부전>을 개최. 두 사람의 각기 다른 성격의 개성적 경향에 많은 관심을 집중시킴.

6월/장녀 玄을 낳음.

부인 우향의 자각으로 인해 운보와의 필담을 통한 대화방법을 극복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약초극장(현재 스카라 극장)에서 본 외국영화의 내용에서 용기를 얻어, 직접 말로하는 구화법口話法을 운보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여 이듬해까지는 간단한 의사전달이 가능할 정도로 성공하게 됨.

35세 (1948년)

제2회 <운보-우향부부전>을 동화백화점 화랑에서 개최. <고풍속초> 외 20여 점 출품. <동양화연구소>를 개설하는 데 창립 멤버로 부인과 함께 참여. 자유신문사 기자직을 사직함. 이당 김은호가 안성으로부터 서울로 이사함.

36세 (1949년)

2월/장남 完 출생. 제3회 <운보-우향부부전>을 삼월백화점 화랑에서 개최함. 국전의 창립과 함께 이당 김은호 추천작가로 참여를 시작함.

37세 (1950년)

6월 22일에 제4회 <운보-우향부부전>이 동화백화점 화랑에서 열리게 되었으나, 3일 만에 전쟁이 발발, 전 작품을 분실하게 됨. 77세의 외할머니가 자신의 생일날 노환으로 세상을 떠남. 피난을 가지 못해 공산 치하에서 3개월을 보냈으나, 장애자인 이유로 납북은 면하게 됨. 당시 전시회에 심혈을 기울인 터라 경제적 여력도 없이 처가가 있는 전북 군산 시외의 농촌 구암동으로 내려가 처가의 농장 한 모퉁이의 토방에 살게 됨.

38세 (1951년)

피난생활로 인한 생활고로 미군 부대의 초상화를 전문으로 그리던 김종래의 소개로 두 사람 역시 초상화를 그려 생활을 꾸려 나감. 그러던 중 평소 우향을 통해 친분이 있던 미군정 당시 서울시장을 지낸 바 있는 김형민이 부산에 있으면서 지원해 주어서 10여 점의 그림으로 전시회를 갖게 됨. 부산으로 간 운보는 피난생활중인 이당 김은호·이숙종·모윤숙·김활란 등을 만나게 되며, 그림을 판돈으로 구암동에 따로 집을 마련하고 김형민을 통해 일본에서 회견繪絹과 안료·붓·먹 등을 조달하여 초상화를 중단하고 다시 본격적인 그림을 그리게 됨. 이때 김형민이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의 풍속화를 찍어둔 사진 30여 장을 제공하여 운보가 이를 참조하여 풍속화를 재현하기도 함. 군산집 헛간을 작업실로 개조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

39세 (1952년)

1년여에 걸쳐 예수의 일대기 29점을 제작하게 되나, 독일 신부의 요청으로 부활 장면을 추가하여 30점으로 완성하게 됨. 예수의 일대기를 한국사람의 모습으로 그린 성화들을 부산 YMCA의 후원으로 전시.

판잣집, 그의 생활주변에서 사시사철 대하게 된 보리타작·복덕방·엿장수 등의 소재들을 철저한 스케치와 구성 시도 등 10여 차례의 실험 끝에 반추상적인 차원으로 분해해 가는 시리즈를 제작함. 차녀 璇 출생.

40세 (1953년)

우향과 함께 52년에 이어서 입체파적인 해체작업에 몰두하면서 <복덕방>·<풍경> 등을 제작하며, 서울에서 외국인들을 위해 조선호텔에서 구암동 시절 그린 성화가 전시됨.

화신백화점 화랑에서 성화 30점, 입체파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제5회 <운보-우향부부전>을 10여 일간 개최. 성화를 보려는 서울의 기독교인들로 인해 매일 초만원을 이룸. <갓 쓴 예수>라는 전시회의 별칭까지 얻게 되며, 반추상 작업에서는 그동안 화조·인물·산수의 사실적 경향에서 형태와 구성을 중심으로 한 사유적 경향으로 전환하게 되는 분기점의 선언이기도 함.

41세 (1954년)

3년여의 군산 구암동 생활을 청산하고 그 동안의 결과인 성화 30점, 반추상 30여 점을 들고 상경. 서울 성북구 성북동 55-1로 이사. 안정되지는 못했으나 제6회 <운보-우향부부전>을 소공동의 공보원 전시실에서 개최. 제3회 국전에 추천작가로<엿장수>를 출품.

<엿장수>·<보리타작> 등을 중심으로 반추상작업을 꾸준히 제작. <보리타작>과 같은 작업은 대작으로서, 당시까지의 해체화된 대상들의 함축된 투영과 각 대상들의 보다 복합적이고 통일된 재구성이 시도됨. <승무Ⅱ>·<행려行旅 Ⅰ>·<무심無心>·<오수午睡>·<하정夏庭> 등의 한국 소재 인물 및 풍속화 시리즈 제작.

《한국일보》 연재소설 정비석 작 《민주어족民主魚族》의 삽화를 54년 12월 10일 -55년 8월 8일까지 연재. 첫 신문소설 삽화 연재임.

42세 (1955년)

제7회 <운보-우향부부전>을 공보원에서 개최. 한해에 <군마도群馬圖><싸움 Ⅰ, 에 얽힌사연Ⅱ><세 악사>·<탈춤 1-4><처용무><황혼> <作品 Ⅱ, Ⅲ> 등 다섯 가지의 경향을 정열적으로 제작. 《서울신문》에 연재된 김팔봉 소설 《군웅群雄》 삽화를 ’55년 11월 20일-56년 6월 23일까지 그림. 홍익대학 미술학부장이던 조각가 윤효중의 추천으로 홍대 강사생활 시작.

43세 (1956년)

’55년에 이어서 <엿장수><바라춤><정물 Ⅱ><정물 Ⅲ><어魚><연蓮 Ⅰ>·<연蓮 Ⅱ> 등 세 가지 경향의 실험작업 시도.

부인 우향이 제8회 대한미협전에서 <이른 아침>으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연이어 제5회 국전에서 <노점露店>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함으로서 여류작가로서는 최정상의 위치를 점함.

제8회 <운보-우향부부전>을 동화백화점 화랑에서 개최. 미국의 스튜벤 글라스(Steuben Glass) 회사가 기획한 동남아 16개국 국제전시인 <수정으로 본 동방미술전>에 한국 대표로 <검무도劍舞圖> 출품.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펜클럽 국제회의 전시장에 <보리타작> 출품. 셋째 딸 영瑛 출생.

《한국일보》에 연재된 정비석 소설 《낭만열차》 삽화를 ’56년 4월 25-11월 24일까지 그림.

44세 (1957년)

<군마群馬 Ⅱ>·<군마群馬 Ⅲ>·<투우><싸움><성당과 수녀와 비둘기> 등 세 가지 경향의 작품을 제작. <성당과 수녀와 비둘기>는 이후 교황의 한국방문 때 기증되어 바티칸에 소장.

《연합신문》에 <맹농아盲聾啞>라는 글을 통해 농아인에게는 정밀한 렌즈와 같은 고도의 날카로운 시각이 고도로 발달되어 사물을 분별·비판하는 능력이 있음을 강조하고, 한국의 맹·농아 교육의 무관심을 비판.

45세 (1958년)

<황소> 제작. 뉴욕의 월드하우스 갤러리 주최 <한국현대미술전>에 1천 호의 <군마도群馬圖>를 비롯, <복덕방>·<구멍가게>를 출품.

46세 (1959년)

참새 1천여 마리를 그린 <군작群雀> 제작.

47세 (1960년)

<비파枇杷>·<도桃> <우牛> 제작. 2월에 백양회 대만전람회가 타이베이 국립대만미술관·타이난에서 2회에 걸쳐 열렸고, 우향과 김영기·이유태·김정현 등과 현지에 참여함. 홍콩의 성 요한 교회 별관에서도 대북의 중국문화협회 주선으로 전시가 개최되었으며, 귀국하여 6월에 서울 중앙공보관에서 <중화민국­홍콩 전시 여행 보고전>을 개최하는 데 출품함. 운보가 일본을 여행한 이후로는 최초의 외국여행을 하게 됨.

48세 (1961년)

1월에 백양회 일본전이 동경의 히비야〔日比谷〕 화랑과 오사카〔大阪〕의 近鐵백화점 화랑에서 개최되었으며, 현지 참가함. 귀국하면서 보다 추상화된 작업을 해야 된다는 각오를 다짐. 홍대 미대 전임강사직 사임. 제10회 <운보-우향부부전> 개최. 《서울신문》에 <우공예찬牛公禮讚>이란 글에서 소의 묵중하고 소박한 모습이 山寺를 찾아가는 道僧과 같다고 비유함.

49세 (1962년)

성북동 집에 30여 평의 화실을 지은 후 우향은 남쪽에서 운보는 북쪽 코너에서 작업에 전념하였고, 추상세계로 진입하기 시작. 일상적 부부이기보다는 동지적 부부와 같은 차원에서 서로의 예술세계를 위해 자극을 교환. 그러나 동시에 운보의 독특한 습관과 성격, 그리고 우향의 날카로운 성격 때문에 둘은 순탄치만은 않은 부부생활을 계속함.

운보·우향 만남 20주년 기념 제11회 부부전을 신문화랑에서 개최. 한국 최초의 화문집畵文集 《화방여적畵房餘滴》이 학원사에서 간행됨. 운보는 책의 서문에서 많은 청각장애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일환으로 펴낸다고 쓰고 있으며,

50여 편의 수필과 회화론·삽화·스케치 등을 실었음. 결혼 15주년 기념 부부전에서 겸하여 출간기념회를 가짐. 수도여자사범대학(세종대 전신) 회화과 학과장.

50세 (1963년)

한국 최초로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김환기가 커미셔너가 되어 유영국·김영주·서세옥이 출품하게 되며, 운보는 <유산遺産의 이미지>·<태고太古의 이미지> 등 성북동 시절의 완전한 추상화 3점 출품. 제12회 <운보-우향부부전>을 공보원 전시실에서 개최. 완전한 추상 계열이 최초로 전시됨. 제2회 <세계문화 자유초대전>에 우향과 함께 초대됨. 문교부 예술원으로부터 제2회 <5월 문예상>(미술본상) 수상. 스위스 페스탈로치 아동마을 및 유네스코 지부 초청 <동남아 3개국 작가 3인 초대전>에 20여 점 출품.

51세 (1964년)

역동감 있는 묵필墨筆로 동물화와 산수화를 제작함. 사곡四曲 병풍으로 된 수묵담채화 <부엉이 Ⅰ>·<안雁>과 <고양이>·<고양이와 나비> 등의 수묵화, 수묵담채화 <산수사제山水四題 Ⅰ, Ⅱ, Ⅲ, Ⅳ> 등이 있음. 먹맛이 충만되면서도 대범하고도 간략하게 표현되었음.

5월에 이미 도미해 있던 우향과 그해 10월에 국제교육학회(I. I. E) 초청으로 도미하여 만남. 1년여 동안 유럽·동남아의 신, 고대 문명을 돌아봄. 뉴욕의 미술·박물관을 보고 나서 많은 자극을 받게 되었으며, 특히 인디언 박물관에서는 그들의 예술세계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받아 가지고 오게 됨.

52세 (1965년)

완전한 추상으로서 이미지 시리즈와 <소와 여인> 등의 제작. 이미지 시리즈는 유산·청자·태고 등 한국의 전통적 소재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그 형상적 접근이 아닌 이미지로서의 추상화된 조형성 표현. 기하학적 구성과 종이를 구겨서 찍게 되는 마티에르가 즐겨 사용됨. 이 시리즈를 통해 ’52년 해체성 시도 이후 완전한 추상의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을 재정리. <뉴욕 국제미술전>에 초대됨. <태고의 이미지>·<청자의 이미지> 등의 완전한 추상작업 출품. 워싱턴 오벨리스크(obelisk) 화랑 초청으로 제14회, 뉴욕 동남아시아 박물관 초청으로 제15회 <운보-우향부부전> 개최.

미국으로부터 유럽·이집트 등 중동지역, 동남아의 신, 고대 문명을 돌아보고 귀국한 지 10일 만에 장모인 우향의 어머니가 타계.

53세 (1966년)

대작 <군해群蟹><대군待君 Ⅱ><초추初秋>·<수련木蓮> <노자상老子像>·<수렵도> 등 세 가지 경향의 작업을 함. 11월 30일 우향과의 결혼 20주년 기념 제16회 <운보-우향부부전>을 신세계화랑에서 개최.

54세 (1967년)

<아악雅樂의 리듬 Ⅰ>과 <아악雅樂의 리듬 Ⅱ> <안雁>·<투안鬪雁>·<쌍마雙馬>·<쌍계雙鷄>·<부엉이>·<칠면조> <金魚>·<사슴> 등 세 가지 경향의 작품이 제작됨.

제9회 상파울로 비엔날레 한국 대표단으로 브라질 현지에 참가. 중남미 여행을 마치고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뉴욕으로 갔다가, 우향이 평소 염원하던 미국 유학의 꿈을 뒤늦게나마 판화 연구로 이룰 것을 결심. 우향은 뉴욕에 남아 밥 블랙번(Bob blackbunn) 판화연구소에서 1974년 2월에 유럽과 일본을 거쳐 귀국하기까지 7년간 판화 연구에 깊이 몰두. 센트럴 파크에서 대화내용 소개 /우향의 미국생활 고난과 작업의지 /그의 괴로움과 열정/ 결혼시 약속이행/ 적과의 동침/프랑스 예술인협회 주최 <한국의 빛―극동회화>에 ’55년작 <황혼> 등 출품. 이 전시는 다음해까지 뤼네빌·렌·디에프·니스·파리로 연결됨.

55세 (1968년) 미국시절

60년대 후반의 또 하나의 대표작 <태양을 먹은 새>와 <나비의 꿈>·<잠동蠶動>·<불사조>·<석양의 군마도> 등 추상과 구상이 뒤섞이고 붉은 색조와 수묵이 주류를 이루는 강렬한 앵포르멜적인 작업을 시도. 운보 역시 한동안 뉴욕에서 판화 연구에 몰입하기 시작한 우향과 머물면서 작업을 함. 로스앤젤레스 시 초대로 제17회 <운보-우향부부전> 개최.

56세 (1969년)

뉴욕에서 제주도 천지연폭포를 연상한 <수성동水聲洞> 제작. 6월/결혼시 약속한 바대로 우향의 미국체재를 반대하지 않고 운보는 미국 뉴욕으로부터 파리를 거쳐 귀국. 뉴욕에는 우향 혼자서 작품생활과 유학에 진입.

57세 (1970년)

네 가지 경향의 다양한 작품 제작. 11월 16일-23일/<김기창화전>이 현대화랑에서 개최되고, 청록산수를 처음으로 선보임. 뉴욕 문화 센터(Newyork cultural center, 前 헌팅턴 미술관)에서 <예수성화전> 개최. 장다첸〔張大千〕 다음으로 동양작가 초대됨.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으로 선출됨. 제19회 국전제도 변화로 비구상부 초대작가가 됨(불출품). 제2회 대한민국예술상 심사위원.

58세 (1971년)

’62년 성북동 집에 지은 화실을 9년만에 인사동으로 이사하여 운보와 우향의 호를 하나씩 따서 <운향화실雲鄕畵室>이라 부름.

제18회 <운보-우향부부전>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아렌타운 미술관과 뮤렌버그 대학 공동 주최로 미국에서 개최함. 도예가 안동오安東五와 신세계화랑에서 도화합작전陶畵合作展으로는 국내 최초로 개최. 제12회 <삼일문화상>(예술상) 수상.

59세 (1972년)

부엉이 그림 <새벽>·<부엉이>, 천지의 풍경을 그린 대작 <조국통일>, 문인화풍의 <작품> 제작. 9월 16일-19일/<운보 김기창 화백 신작감상회>를 신작 30점으로 서울화랑에서 개최. 국립현대미술관 주관 <한국미술 60년전> 출품. 제4회 칸느 회화제 출품. 문공부 주최 <월남전쟁 기록화전>에 현지를 다녀와서 작품 출품.

모친을 고향인 충북 청원군에 2만 5천 평의 산을 마련하고 그곳으로 내려가 노후에 작업에 전념하면서 자연에 귀의할 것을 결심. 그는 이후 아버지·어머니·우향을 모두 자신이 살게 되는 ‘운보의 집’ 바로 뒤에 모시게 됨.

60세 (1973년)

민화를 현대화하겠다는 의지를 굳힘. <백매白梅>·<홍매紅梅>·<새벽> 제작. 세종대왕기념관에 봉안된 세종대왕 영정과 세종대왕의 <강무도講武圖> 제작. ’72년에 이어 두번째로 샌프란시스코 아세아 화랑 초청 <한국현대화가 7인전> 출품. 연말에 장녀 현의 결혼식 참석 차 뉴욕으로 감. 한국미술협회 고문 위촉.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위원 위촉.

61세 (1974년)

4월 9일-14일/제2회 <김기창·안동오 도화전陶畵展> 개최. 수도여자사범대학교 교수직 사임. 이순신 장군 대첩을 그린 <해전도海戰圖> 제작. 독립기념관에 소장 전시됨. 제작 고증 차 일본 방문. <김정호>·<조헌 의병장> 영정 및 <달마상> 제작.

2월/ 7년만에 운보는 큰딸 玄의 결혼식 참석 차 뉴욕에 갔다가, 판화작업에 깊이 심취하면서 국제전에서도 인정을 받아가던 우향을 설득하여 부부가 함께 파리와 동경을 거쳐 귀국함.

5월 17일/우향 제6회 신사임당상 수상. 6월/<우향 귀국판화전>을 신세계미술관에서 개최하고 국내의 큰 반응을 얻음.

62세 (1975년)

50년대 초반 이후 <민속춤>·<태고·청자·유산의 이미지>·<아악의 리듬> 시리즈 등을 제작하면서 줄곧 관심을 쏟아온 한국의 전통적 회화 형식과 내용에 대한 현대적 재조명을 테마로 내걸고, 그동안 체득해 온 다양한 경향의 기량을 응집하여 그의 생애 최고의 절정기를 이루는 바보산수 화풍을 창출함. <한정閑庭 Ⅰ, Ⅱ>·<월야 Ⅱ>·<새벽 종소리>·<불승佛僧> 등이 제작됨.

마치 어떤 정형에 못 미쳐 언제나 덜된 것 같다는 의미에서 <바보산수>라 명명되었으나, 실제로는 인식을 초월한 자유분방한 식간과 공간 형상개념에 바탕을 두고 해석함. 이 바보회화시리즈는 민화 民畵의 세계를 재해석한 화풍으로 한국 현대미술사에 전통 회화를 계승하는 획을 긋게 됨.

을지문덕 장군·신숭겸申崇謙 장군 영정 제작. <한국현대미술 대표작가 100인 선집> 시리즈에 《운보김기창화집》 발간.

63세 (1976년)

’75년에 이어 3월부터 5월까지 집중적으로 바보화풍을 제작하고. 청록산수 와 풍속화적인 작업 등 네가지 경향을 제작.

’46년 이후 30년을 아내·비서·친구·어머니의 역할을 해왔던 우향이 1월 2일 57세로 별세함. 운보는 슬픔을 잊기 위해 단신으로 해외여행을 함. 충격과 비통함을 작업으로 감내하게 됨. 3월부터 2개월간 열정적으로 작업한 것을 개인전으로 선보임. 이때 ’75년 이후 진입해 있던 바보산수가 본격화된 작업으로 전개됨.

5월 21일-27일/남경화랑에서 <김기창화전> 개최. <산 그리고 물> 42점, <꽃과 그리고 새> 13점, <사람과 그리고> 9점 등 총 64점의 바보산수를 선보임으로써 미술계의 커다란 반향을 얻게 됨.

제25회 국전 비구상부 초대작가(운영위원)로 <작품> 출품.《동아일보》 주최 제4회 <동아미술대상전>, 제7회 <불교미술전> 심사위원. 제3회 <한국미술대상전> 심사위원(부위원장). 수필집 《침묵沈默의 세계에서》를 민음사에서 출간. 성북동에 우향 생전에 약속했던 미술관의 건립을 시작.

64세 {(1977년)

바보화조 시리즈로서 민화의 동물·화훼화 경향. 청록산수로서 <청산도 Ⅱ> 등을 제작. 보다 민화적 체취가 강하게 내포된 한국인들의 해학적 정서와 자유 해방의 경지에서 노니는 고도의 일탈逸脫된 회화세계가 공존하게 됨. ’75년부터 3년간에 걸쳐 바보산수의 황금기를 이룸.

7월 9일/우향을 추모하는 뜻에서 우향과 운보의 호를 딴 <운향미술관雲鄕美術館>이 성북동 자택에 완공됨. ’35년 이후 작품 50여 점이 전시됨.

산문집 《나의 사랑과 예술》이 간행됨. 문공부 주최 <한국화 구주순회전>이 프랑스·스웨덴·오스트리아·네덜란드에서 개최되었고, 이상범·변관식·노수현·천경자·서세옥과 함께 초대됨. <군마>·<새벽 종소리>·<청산도>·<부엉이> 등 출품. 스웨덴 스톡홀름 <국립동양박물관> 전시 현지 참관. 문공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 수여 받음. 태종 무열왕·문무왕 영정 제작. 경주 통일전에 봉안. 제19회 3·1 문화상 수상

65세 (1978년)

바보산수풍의 <달밤>.장쾌한 필치의 청록산수풍의 수묵화 <산>과 역시 수묵으로 된 <백운도白雲圖> 및 <청산도Ⅲ> 제작.

9월/우향 추모를 위해 유작전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 《우향 박래현》 대형화집과 그의 화문집 《사랑과 빛의 메아리》를 출간. 자신의 화문집 《침묵과 함께 예술과 함께》를 경미문화사에서 출간. 성화집 《예수의 생애》를 출간하고 기념으로 경미화랑에서 ’51년부터 제작한 예수 생애 시리즈 전시. <동양화 구주순회작품전의 귀국전>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

66세 (1979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 <동양화가의 눈으로 본 한국의 자연전> 출품. 대만의 세계적인 작가 장다치엔〔張大千〕을 방문. 청주에 전통 한옥과 미술관 등을 짓기 시작. 최순우의 도움을 많이 받음. 한국농아복지회 초대회장 취임. 이즈음 운보는 농아들을 위해 복지사업에 관심을 더욱 배가시키면서 본격적인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한 단계씩 진행시켜 감.

67세 (1980년)

<농악><나루><작품Ⅱ>·<작품Ⅳ>와 같은 문자도 등 세 가지 경향의 작품을 제작. 11월 5일-30일/<운보 김기창 초대회고전―화도畵道 50주년기념>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 보사부에 사단법인 <농아복지회>를 등록하고 기금 조성 전시 <김기창화전>을 개최. 《동아화보》 창간호 간행. <신체장애자협의위원회> 위원 위촉. 국립현대미술관 주최 <한국현대미술―1950년대 동양화전>에 출품. <운보 김기창, 송남 신상호 도화전> 개최.

68세 (1981년)

바보산수 경향으로서 보다 자유분방한 <주막> 제작. 청록산수 <청록 Ⅱ>·<청록 Ⅲ> 제작. <학> 등을 제작. 세계 풍물 스케치 등 네 가지 경향의 작품을 제작.

국립현대미술관에서 ’80년에 개최된 <운보 김기창 초대회고전―화도畵道 50주년기념전>전을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축소하여 개최. 한독미술가협회 회장이 되고, 예술원 정회원으로 위촉. 국민훈장 모란장 서훈.

6월/《중앙일보》 주최 세계 30개국 스케치 여행. 남·북미 15개국, 아프리카·유럽 15개국을 여행. 국제농아연맹총본부 방문, 한국농아복지회를 세계농아연맹에 가입시킴. 세계 각국의 풍물들을 스케치함.

장남 完이 시카고로부터 귀국하여 아버지가 기틀을 세운 한국농아복지회장직을 맡게됨.

69세 (1982년)

<바보산수 Ⅱ>와 같은 류의 지속적인 바보산수풍 과 <송음松陰>·<청계淸溪> 등의 전형적인 청록산수 두 가지 경향의 작품을 제작. 제27회 예술원상 미술 부문 수상. <농아복지회관>을 용산구 서계동에 개관. 청각장애자들에게 만남의 장소 제공. 중앙일보사 주최 <중앙문화예술상> 수상.

70세 (1983년)

고희기념으로 <운보 고희기념 문하생전>이 제자 60여 명에 의해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개최됨. 운보는 <아악雅樂의 리듬> 찬조 출품. <운보 김기창 풍물 스케치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 <중앙미술대전>의 특별 초대로 개최됨. 《세계화필기행문집》 발간. <특별전―새한국화의 단면전>이 L.A.·뉴욕·독일·파리·런던 등에서 개최되고, 운보도 출품.

제9회 <세계농아연맹총회>가 열린 이탈리아 시칠리 섬 팔레르모 시에 직접 참가하고, 유럽 농아 관계시설 현지 시찰.

이 시기 막내딸 瑛이 수녀가 되며, 마더 테레사 재단의 수녀원이 있는 마닐라·홍콩·대만 등지로 수련을 떠남. 그녀의 영세명은 아네스였고 수도명은 아나빔, 빈자貧者라는 뜻. 마닐라 교외에서 있은 종신허원에는 장남 완 부부가 현지에 참가. 영의 수녀 선택은 이후에 운보 역시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데 직접적인 원인이 됨.

71세 (1984년)

바보산수. 청록산수. 문자도. 서상도 등 다섯 가지 경향의 작품 제작. <김기창 작품전시회>를 롯데 미술관에서 개최. 바보·청록산수·서상도瑞祥圖 등이 주류를 이룸. 수익은 복지원 건립 기금으로 사용됨. 충북 청원군 북일면 형동리에 ’79년부터 짓기 시작한 ‘운보의 집’이 완공됨.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막내딸 영瑛을 잉태했을 때 영감에 의해 제작되었다는 ’57년작 <성당과 수녀와 비둘기>를 기증.

72세 (1985년)

청록산수 계열로서 농악대·주막·목동 등 풍속적 체취가 그려진 작품들과 문자도 시리즈 등을 제작. 적색 바탕에 농묵으로 한자의 상형미감象形美感을 더욱 새롭게 해석하여 운필. ‘서예적 회화’로부터 ‘회화적 서예’ 세계를 ’89년까지 시도함.

L.A. 한국문화원에서 개인전개최. 《한국일보》 L.A. 지사에서 주최했으며 바보산수·서상도瑞祥圖 등 출품. <우향 박래현 10주기 유작전>을 중앙 갤러리에서 개최. 경기도 남양주군에 청각장애자 기능훈련을 목적으로 한 ‘운보복지원’ 개원. 후소회後素會 회장이 됨. 세계농아연맹(World Federation of the Deaf)의 예술문화위원회 부회장에 위촉되고, 한국 최초로 농아 스포츠 대회에 선수 파견.

성 라자로 성당에서 이경재 신부의 주선으로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가톨릭 영세를 받음. 그는 개종 이후 청주 ‘운보의 집’ 근처의 시골 성당인 내수성당에 주일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미사에 참석하였으며, 복지사업과 회화적인 변신에도 직·간접적으로 의지가 됨.

73세 (1986년)

바보산수풍 <하경夏景> 청록산수화풍의 <해금강 일출도> 문자도 시리즈 <십자가十字架>·<작품 4, 6, 7> <호랑이> 등 네가지 경향의 작품제작. 문예진흥원 주최 아시안 게임 기념 문화예술 추진 <아시아 현대채묵전> 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됨. 전시회 출품. 국립현대미술관 주최 <한국현대미술 어제와 오늘전> 출품. 사회복지법인 <한국 청각장애자 복지회>를 창설하고 회장에 취임하며, <청음회관>을 강남구 역삼동에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건립함. 호암 갤러리에서 열린 <한국화 100년전> 출품. 청년작가들의 후원적 의미로 <한국화 12인전>을 주관하여 개최. 5·16 민족상 사회부문 수상. 서울시 문화상 미술부문 수상.

74세 (1987년)

바보화조풍의 <바보화조> 와 <심상 Ⅱ>제작. ’88 서울 올림픽 기념판화·포스터 제작. <’87 현대미술초대전>에 <작품 85-5> 출품. 제10회 색동회 회장상 수상. 농아복지사업의 공로 인정.

75세 (1988년)

올림픽 판화로서 <까치와 호랑이>를 제작. 민화·바보회화적인 특성이 가미됨. 청록산수 <산수> 제작. 문자도<작품 88-Ⅱ>·<작품 8, 9> 제작. <작품 8>과 같은 경우 문자도 실험 이후 처음으로 갈색 담채 터치 등을 연결시킨 배경이 등장. <올림픽 현대미술전>에 출품.

충북 청원군 <운보의 집>에 청각장애자 시설인 <운보의 공방> 개원. 운향 미술관에서는 우향의 <유작판화전>도 겸하고, 서울 올림픽 판화작가 안토니 타피에스·자오우지〔趙無極〕와 칼더·베이컨·미로·무어 등의 작품도 함께 전시. 또한 법조각에서 간행한 자서전 《침묵沈默의 심연深淵에서》의 출판기념회도 동시에 겸함. 세종대학에서 명예 문학박사학위 수여받음. 장애자 복지대책위원회 위원 위촉. MBC－TV 시청자 미술 부문 인식도 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인 화가로 선정됨.

76세 (1989년)

點線 시리즈 長生 시리즈 문자도 등 세 가지 경향의 작품 제작. 예술원 정회원이 됨.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운보전> 개최. 심상心象 시리즈로서 문자도로부터 다시 완전추상으로 나아간 <걸레수묵>이 주류를 이루고, 과거의 작품들이 다수 출품됨. API에서 《운보 김기창》 도록 출간.

77세 (1990년)

송원화랑에서 <운보 김기창전> 개최. 천안의 아라리오 화랑에서 <운보 김기창전 《한국일보》·롯데 미술관 주최로 12명의 작가들과 함께 중국의 백두산 여행. 중국 북경에서 최고령의 저명작가 우쭈어런〔吳作人〕 만남.

78세 (1991년)

7, 8월/프랑스 파리에 있는 상플레리 공방에 가서 두 종류의 석판화를 제작하고 API를 통해 보급됨. I. O. C.의 올림픽 100주년 기념 《세계 유명작가 50인 판화집》 기념 제작에 작가로 선정됨. 원화는 스위스 로잔 올림픽 박물관에 상설 전시됨.

‘운보공방’에서 제작된 <운보 김기창 황금백자전>이 롯데 백화점 본점 미술관에서 개최되고, 동시에 <운보 김기창 화백의 어제와 오늘전>이 롯데 백화점 잠실점 미술관에서 개최됨. 인촌상仁村賞 공공 부문 수상.

79세 (1992년)

I. O. C. 주관의 올림픽 100주년 기념 《세계 유명작가 50인 판화집》에 작가로 선정되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 제작. 뉴욕 크리스티 본점 한국 미술품 경매에서 <가을 풍경 속의 두 여인>이 1만 9천 달러에 낙찰됨. 호암 갤러리에서 개최된 <한국근대미술명품전> 출품.

5월/운보 팔순기념을 위해 <운보 김기창 전작도록 발간위원회> 발족. 시인 구상을 위원장으로 한 38명의 예술계 인사에 의해 구성됨. 기념전·도록 발간에 관한 구체적인 토의와 작업을 진행함.

80세 (1993년)

운보화풍의 전개시기 제4기를 시작하며 일면 ’75년 이후를 중심으로 ’92년까지 17년에 걸친 화풍들을 거시적으로 재해석하고 종합하는 차원의 작품을 제작.

운보 팔순기념 전시와 도록 발간 준비중 평양의 조선미술관에 30-40년 작품 미인도 <봄>·<여름>·<가을>·<겨울>과 <물오리>·<감>·<닭>·<찔레꽃>·<처녀들> 등 32점이 소장되어 있음이 확인됨.

’92년에 조직된 ‘운보 김기창 전작도록 발간위원회’가 ‘운보 김기창 팔순기념 전작도록 발간 및 전시추진위원회’로 개칭되어 전시 개최의 기념사업을 포괄하게 됨. 청원군 <운보의 집>에서 <전복도>·<수성동>·<여인상> 등 작품 15점을 도난 당함.

10월/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운보 김기창 팔순기념 전작도록 발간 및 전시추진위원회’와 예술의 전당 공동 주최로 <운보 김기창――팔순기념 대회고전>이 개최됨. 《운보 김기창》 도록을 API에서 발간.

10월 20일-30일/현대화랑에서 <운보 김기창 근작전> 개최. 91-93년작 30여 점이 전시됨. 이후 작품제작 불가

81세 (1994년)

전국농아인축구대회(4월, 경북 구미)·농미회 회원전(4월)·농아인 바둑대회(4월)·전국장애인체육대회(5월, 성남시)·사랑의 수화제(6월)·사랑의 다리 후원행사(12월, 충북 지역)에 참석하는 등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쏟음.

82세 (1995년)

7월/워싱턴 르네상스 갤러리의 <한국참전용사 기념전>에 <문자도> 출품. 8월/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서울시 미술대전>에 <금지산수> 출품. 뉴욕 노 갤러리 전시에 <문자도> 출품. 경희대학교 현대미술연구소에서 ‘침묵의 심연에서―운보 김기창 선생 초청 세미나’를 개최함. 운보는 이 강연에서 자신의 평생 예술세계를 함축적이고도 해학적으로 설명하여 큰 감명을 줌. 성신여대 개교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여 연설.

8월/서울 인사동 도올아트타운에서 광복50주년을 맞아 기획한 <북한미술의 오늘전3부>에서 남한과 북한에서 각각 작품활동을 해 온 서울의 운보 김기창과 평양 김기만 형제의 작품 30여점을 전시.

장애인체육대회(5월)·전국 농아인축구대회(10월)·인천 농아인 수화경연대회(11월) 등에 참석. 12월/<운보신작전>이 부산 롯데 화랑에서 열림.

83세 (1996년)

1월 16일 후소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 참석. 2월/오사카에서 열린 <코리안 평화미술제>에 출품.

사랑의 전화수첩 증정식(2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한국 장애인 복지정책 대토론회(3월), <장애인 먼저> 실천중앙협의회 결단식(4월) 등 참석. 4월/<세계풍물 스케치전>을 삼성 금융 플라자에서 개최. 5월/광주시가 제2회 의재 허백련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 5월 17일-25일/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된 후소회 창립 60주년 기념전을 후소회 회장으로서 적극 주도하고, <가을>·<한일閑日>을 출품.

식도 부분 이상과 일시적 뇌경색으로 청주 리라 병원과 서울 삼성병원에 한달 반 가량 입원하였으며, 초기 한동안은 회복의 가능성이 적었으나 점진적으로 호전되어 청주로 내려감.

10월/ 한글반포 550주년을 맞아 열린 <문자의 세계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개최되어 이응로, 남관 등과 함께 한글소재 회화작품들이 전시됨.

84세(1997년)

11월/ 서울 소공동과 잠실점 롯데화랑에서 <운보 김기창 예술60년-미공개전>이 개최됨.

86세(1999년)

5월/운보의 삶과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천연기념물이 된 바보》·《운보 김기창 예술론 연구》 2권이 출간됨.

노환으로 청주에서 은거하였으며 심장병이 가장 심각하여 수 차례 병원에 입원, 1999년 6월 17일 패혈증 증세로 삼성의료원에 입원하여 위독한 상태에까지 이르렀음. 8월14일 서울삼성의료원을 퇴원하여 충북 청원군 '운보의 집'으로 옮겨짐.

7월/ 충북 청원군 '운보의 집'내 운향미술관 폐관. 11월/ 한국예술평론가 협의회에서 20세기를 빛낸 한국의 예술인으로 선정.

87세(2000년)

7월5일-8월15일/「바보예술,88년-운보김기창 미수기념 특별전」이 조선일보사 주최. 겔러리 현대 주관. 문화관광부, KBS 등 후원으로 운보의 전 생애 중 경향별, 시기별로 대표적인 작품 88점을 선정하여 개최됨.

89세(2001년)

1월 23일(음력 12월 31일) 오전 9시 35분에 청주 운보의 집에서 숙환으로 운명. 서울 삼성의료원과 청주 운보의 집에서 분향소가 설치되었으며, 26일 정부 금관문화훈장 수여. 27일 2시 우향과 합장으로 청주 운보의 집에 묻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