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나오길 잘 했군 잘 했어
옆사람 누군지 알 게 뭐람
이팝꽃
수령동지 이팝이 잘 되었습네다
그럼 고깃국은 어찌 되었나
탱자 왈
땅에 떨어지는 날 우리 실컷 놀자
그래 그래 잠도 자지말고 놀자
마지막 잎새
아니야 아니야 너 먼저 떨어져라
내가 마지막잎새 할란다
기억장애
여기 어디다 두긴 두었는데
그게 뭐더라?
거미
허공의 명상가여
혹시 거기가 천당 아니오?
실미도
무화과 묘목에 낮은 포복을 시키다니
이게 무화과 나무가 할 짓이오?
코끼리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심심해
콜콜 졸다가 쿨쿨 잠을 잡니다
당장이넝쿨
스스로 그린 걸까
누가 그려준 걸까
안락소파
살까 말까 한 장 살까 다섯장 살까
궁리하기 딱 좋은 복권집 앞 안락소파
민들레
십원짜리 동전꽃이 올해도 히히득
겨우살이 모진 설움 죄다 용서한듯이
저무는 해
저무는 해를 붙잡을 수 있을거나
물론 떠오르는 달 붙들어 맬 수 있다면
빈곤
예전에 정주영 책을 보고 많아 울었다. 인요한
- 우리 조상이 준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게 빈곤이었다
딩가송
딩가딩가 딩가야 딩가딩가 딩가요
이뻐서 이쁜가 우리 손녀라서 이쁘지
하부지는 허리 아파 못 안아주는데
품안에 쏘옥 안기는 찰떡동구리
지구는 둥글지만 모난 초록별이야
꿍하면 아야한단다 아가 알았어?
애고대고 하부지가 대신 아파주련?
딩가딩가 쌔애쌔 딩가딩가 호오호
가요무대
배일호의 나는 당신이 좋다가 나는 참 좋다
하수영이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이후에 딱
암 병동
해를 바라보는 달을 바라보는 지구
CT필름을 바라보는 의사를 바라보는 환자
근심은 의사의 몫이 아닌가
환자는 걱정만 하시구려
가슴 찍을 때 치즈 할 걸
또 찍을 때 김치 할 걸
환자가 문병을 가다니 무슨 자격으로
벗님네 장례식장도 이제 그만 가련다
캐스트 어웨이
신호등도 없는 황야의 네거리
척 놀랜드는 어디로 가야하나
그는 무인고도에서 4년만에 살아왔네
재혼한 아내와 방금 고별포옹을 마치고서
딩가송
올 때 반갑고 갈 때 반갑다지만
떠나는 차꽁무니 찍으려다 아차 놓쳤네
잘 가아 잠투정 좀 하지말고
개미는 만나면 안녕해야지 밟으면 못써
엄마 땅꼬마적 사진 보고 누구냐니까
대뜸 윤서라고 ㅋㅋ 물으나마나 붕어빵
너는 오는 길 나는 가는 길
오다가다 만나니 노소동락이 예로구나
노소야 소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놀고
종이배에 개미손님 우리가 가요
우산이 비 맞는다고 중얼
아빠차 비 맞는다고 종알
사랑하는 하부지 생일 축하합니다
윤서가 불러준 팔순축가에 글썽
동물원에 다녀온 윤서공주 호랑이 봤어? 우와
코끼리 봤어? 물개도? 우와아
사자 늑대 곰 원숭이 앵무새도 봤어? 우와
악어는 없어? 우하하하
장마철에 둥근 해가 떴습니다 딩딩 딩가요
썬글라스 쓰고서 어린이집에 갑니다
하무니 손 잡고 놀이터 지나다가
그네야 씨이소오야 미끄럼틀아 이따 올께 잘 있어
내일 일은 난 모르겠고요 딩딩 딩가요
모레 일도 난 모른답니다 딩가요 딩가요
이뻐서 이쁜가 귀여워서 이쁘지
아이스크림 먹는 아기호랑이 으앙
하무니집에 온단지가 열흘 전인데
또 내일 온다는 말 믿을까 말까
산고개 고개를 나 혼자 넘어서
토실토실 알밤을 주워 올테야
이건 하부지 치매송이다
실토실토 을밤알 서워주 야테올
지아송 지아송 지아송룩얼
도소마엄 소룩얼 마엄 네았닮
티비야 이제부턴 너 혼자 놀아라
요새 윤서가 그렇듯이 나도 혼자 놀아볼란다
가요무대
제주아낙 양지은 판소리에서 우려낸 가락
삐비꽃마냥 야들해도 굳세어라 금순이
라디오시대 왕년의 명가수 명국환이 홀아비 쪽방살이
죽장에 삿갓 쓰던 아리조나 카우보이여
다시 오면 안됩니까 말을 해줘요
밤열차로 떠나는 사람이 뭐라 하겠는가 ㅋㅋ
억수 장마비
엉엉 울다 자다 엉엉 쉬다 다시 엉엉
못다한 목포의 눈물이냐 억수 장마비 엉엉
산도 길도 차도 전봇대 전기줄도 흐물흐물
꼬부랑 할마씨 꼬부랑 지팡이도 깽깽
음식남녀
포슬포슬 속살 드러낸 하지감자에 소금 솔솔
그것도 뜨거울 때 냠냠 아이고나 맛좋다
소금맷돌
맷돌아 맷돌아 넌 아직 돌고있구나
바닷물이 짠 걸 보고 나는 다 안다
딱따구리
따따따따 초당 15번씩 나무 쪼는 딱따구리
하루 200마리 애벌레 찾는 전동드라이버
딩가송
한 그루 블루베리 농사가 작년엔 풍년이더니
올해는 볼품없는 흉작이라 어쩌나
윤서공주 올 날이 아장아장 다가오는데
여보, 택배로 블루베리 좀 구해봐야지
벌새
초당 1200번 심장이 뛰고 80번 날개짓하는데
멈추면 10초도 안돼 죽는다니 형벌일세
심우도
말성꾸러기 흰 소 타고 고향집에 당도하니
눈 깜짝할 새에 한 생애가 저물었구려
기우제
비 좀 내려주십사 신령님전 비옵나니
비우 아래 진설하고 절하는 두 무당
저승살이
저승에선 부서진 것만 쓴다고 ?
그러길래 고분에선 깨진 그릇만 나온다네
목포는 항구다
유달산은 혼령이 올라가던 영달산
올라서 손 쳐들면 228미터가 230미터
혼령이 춤 추며 오르는 율동바위요
혼령이 쉬어가던 이동바위라
바빌론 점토판
인구절벽 너머 국가존망을 내다보는 날에
바빌론 점토판을 바라보는 심정이여
* 한국인 1인이 0.76 명이 되는 이대로 인구가 축소해가면
머지않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소멸하는 나라가 되리라는데
보리고개
세끼는 사치 두 끼는 과식 한 끼는 일상
보리고개 넘어온지가 언젠데
부부
한 지붕 아래 알콩달콩
한 이불 밑에 속닥속닥
밥만 한 솥밥이 아니라
빨래도 한 세탁기에 돌린다오
* 블루베리 꽃을 좋아하는 저 녀석은 거꾸리새
산 위의 마을
그 곳은 골고다 언덕 위
숨가쁜 딸각다리를 피해 멀리 돌지요
목욕장에서 아우슈비츠 유태인을 만났더니
어디서 본듯한 주바울입니다
게다짝 일본말로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라나요
경노당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소리여
..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
굳모닝 오하이오
아침 산책길에 붉은 해가 떴습니다
간밤에 노닐던 반딧불이는 단잠에 빠져있고
산책길에 만나는 다람쥐 토끼님 굿모닝
미국인 인도인 한국인 미소로 화답
삼인일색
뭐가 그리 재밌누
엄마도 좀 보자
우후산책
한 잔 먹세그녀 또 한 잔 먹세그녀
꽃 꺾어 산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녀
송강도 술벗도 흩어진 날에
산놓던 꽃잎만 올봄도 어지러이
우후산책
외콩밭에 외콩잎에 물방울 잔치
산들바람아 쉿
우후산책
바이든씨 재선에 나선다며?
손자가 없으면 모르지만
경성모밀집
이웃동네서도 찾아와 40분씩 줄서는 경성모밀집
담에 오면 우동만 먹던지 모밀만 먹겠어
안창호류
엘리베이터에서 서로 인사가 없다는 사람아
그대가 먼저 인사할 생각을 왜 아니하는가
2년동안 출근길에 커피 한 잔과 도산공원 산책하며
돌에 새긴 말씀을 새겨듣던 때가 있었지
세상에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아
그대는 왜 인물이 될 공부를 아니하는가
에이아이
인공지능아 에이아이야
야야야 사랑하기 딱 좋은 네 나이가 무섭구나
딩가송
실개천 건네준 징검돌이 아니라
다름아닌 하무니 하부지가 만든 쑥떡이올시다
손녀 먹일 생각에 시골서 쑥을 따고 찹쌀 섞어 꿍꿍
윤서가 툇자 놓길래 혼자 먹은 쑥꿀래떡이올시다
주황윤서야 맛있다 냠냠냠냠
한 입만 먹어볼래 냠냠냠냠
백목련
고마워 올해도 아니잊고 돌아왔으니
백목련이라 불리우는 새
식별장애
전현무 김성주가 종종 헷갈린다
전성주냐 김현무냐 치매냐 저고리냐
홍동백
요 정도면 소고기 샤부샤부 2인분은 되네
어서 와 밥 묵게
언덕길
누가 내 이름을 써놨네
하필이면 숨가쁜 언덕길에
저무는
저무는 해를 붙잡을 수 있을까
떠오르는 달을 붙들어 맬 수 있다면
딩가송
할아버지 한테 전화 해볼까?
느릿느릿 또박또박 윤서 혼잣말에 ㅋㅋ
할머니 언제 와요?
이런 말이 어찌 그리 쉽게 나오는지 ㅋㅋ
버스정류장에서
7번 60번 달려오는 버스 위치를 다 알려주다니
잠시 앉은 의자는 따스스스
허어 이런 나라 백성들은 얼마나 행복한지
새봄 새나라에 새로 살아보지 않으련?
축하
학교졸업 축하하고 군대제대 축하했지
명예퇴직 축하하고 인생하직 축하하세
민들레
십원짜리 동전꽃이 올해도 히히득
겨우살이 모진 설움 죄다 용서한듯이
대상포진
뇌출혈로 사경을 헤매는 남편수발 십년하는 아줌마여
대상포진 한 주만에 나가자니 영 부끄럽소
주인이사 입원하건 말건
뜨락에 진달래는 망울을 치켜들고
성지 순례
스페인 몬세랏산은 1230미터 6만봉우리
긴긴 세월 거인들이 우리 순례단을 기다렸다네
루르드 기적의 석회수여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십니까
조각달 아래 촛불기도 드리옵나니
저마다 불쌍한 저희를 어여삐 여기소서
묘비명
없거든 간 줄 아소
혹여 담에 또 만나거든 알은 체 하세
딩가송
샤부샤부집 점심 먹고 나오는데 누군가 하는 말이
어른 넷이 애기 하나를 못이겨 쩔쩔매네
영웅 후회
이럴 줄 알았으면 착하게 살 걸 그랬어
친구를 때리지 말고 애인한테 소줏잔도 안던지고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마고
노래는 불렀으나 그리는 못합니다
왜냐면 미안하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죄송하기 때문입니다
씨름도
입맛이 없으니 밥맛이 있나
단원 씨름도에서 엿이나 사먹어볼까
카드나 지폐는 안받는다고?
엽전 한 닢이 궁하니 이거 참
학예회
여보게 친구 국민학교 학예회 같지않나
기억이 가물 걸음이 뒤뚱 파파 노인역을 맡고보니
기찻길옆 오막사리
땡 땡 땡
똥장군 실은 소달구지도 잠시 쉬어가라고
새 모자 새 교복에 새 신발로
꼬맹이 납신다 길을 비켜라
2023 현충원
봄볕에 나앉은 연두여인
망연히 망자의 추억을 더듬고
320년 묵은 호국지장사 느티나무
동족상잔에 쓰라리고 아팠네라
하고많은 위패는 호국영령들
심심찮이 참배 오는 처자들이 반갑고야
2023 대춘부
애고대고 누가 울어주었나
대국 꽃숭어리가 선 채로 돌아가셨네
그래도 빈 집 텃밭에 싱싱한 대파
홀로 학춤을 추고
옥탑방 어둠속에 얼어 자던 난초잎새
죽은줄 알았더니 봄볕에 초록초록
산책길에
고누 두던 아이들 뿔뿔이 흩어지고
노화백이 두고 간 낙관이 놓여있네
* 박정희대통령 초상화가로 이름을 날렸던 정형모화백
88세로 별세하시다. 두 달전에 전화 드리니 '거기 어디야'
만나서 막걸 한 잔 하실듯이 반가워하시더니
아마 저쪽에서 초상화 청탁이 있던가보다
에스키모 족장에게
여보오 에스키모 족장이여
이글루에서 쓸만한 게 여기도 많소
허허
다 도공의 걸작들인데
희망퇴직도 아니고
아이 아이 아이
오늘은 어제의 미래
겨울은 봄의 과거
세월은 잘 간다
아이 아이 아이
설이 멀어지고 정월 대보름이 다가오면
넌 뭐 하나 난 부럼 까는데
억새의 순정
곱게 늙은 구순 노친네들 미사보고 나오셨네
성당 뜨락에 하늘하늘 억새의 순정
계곡 바닥에 다녀오는데 아홉시간 걸린다는 트레킹코스여
누억만년 코로나도강의 노고를 짐작이나 하겠는가
그랜드 캐년 / 주정연
* 세계여행의 일번지라는 위대한 계곡, 그랜드 캐년은 다름아닌 코로나도 강줄기가
쉴새없이 깎아낸 자취라는 데야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 것이었다
황야의 돌산
낮이면 낮도깨비들이 굴리는 돌산
밤이면 밤도깨비들이 돌려놓느라 낑낑
설경
저 인형들은 추운 줄을 모른단다
웃을 줄만 아는 인형이거든
설경
우물쭈물하다가 넘어집니다 말은 못하고
오마조마 맘 졸이는 자동차들
우후산책
운주사 천불천탑이 여기들 모였네
아파트 벼랑에 앉고 서고 눕고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병자를 위로하는 예수
조상새 화석이 아닐까
아녀도 상관없지만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 코로 받지요
애들아 어서 와 놀게
아파트 놀이터마다 코코 코끼리
그 겨울 경주행
뒤늦은 수학여행이로다
딸 사위랑 더불어 그 겨울 하룻밤도 긴 여정
문무대왕 해상릉 바라보며 해파랑길 걷노라니
주상절리 파도에 씻겨온 호국충정은 아아라히
푸틴에게
얼마나 보기좋은가
삼판양승 일수불퇴
까치집
복덕방에는 내놨는가
빈 집이 아직도 안 나갔네
호떡
길거리 음식이라 깔보지 마라
쫀득쫀득 설탕호떡에 야금야금 씨앗호떡도 있지
비둘기
어쩌다 하늘쥐가 되었는지
길바닥에 내린 그림자에 입 맞추기가 일
크리스마스 이후
제주에서 꽃소식이 들려오는데
우리 명퇴는 언제야?
너만, 봄
신장신업한 미용실 이름 어떤가
술집 이름 하나 떠올랐다 나만, 봄
디카 두줄
낙목한천 겨울날에 꺼내보는 내소사 단풍이로다
아우 내외랑 파전에 막걸리에 어우렁 더우렁
지난해 가을같은 그 때는 언제러뇨
기억의 고샅길을 더듬어보니 벌써 5년전
크리스마스 이후
크리스마스 트리에 꼬마 열매들이
별모양 가지에도 주렁주렁
며칠 전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
산타가 쉬어가신 게로구나
딩가송
샤부샤부집 점심 먹고 나오는데 누군가 하는 말이
어른 넷이 애기 하나를 못이겨 쩔쩔매네
딩가송
우동맛집에서 다꾸앙만 달라는 단무지공주
못말리는 청개구리식성 참
* 아시다시피 다꾸앙은 우리 태광선사가
일본에 전해준 식품으로 택광이 다꾸앙 된 것이다
잠잠하여라 내 마음아
잠잠하여라 내 마음아
저 거대한 나무들은 기도자이거니
두려워하여라 내 마음아
저 거대한 공룡은 도시의 지배자이거니
흠숭할지니 내 마음아
천국도 지옥도 마음 속에 일고잦는 허상인 것을
* 첫연은 아시사시피 나의 애송시, 타골의 단시다
아니네 선생
무슨 이런 시시한 걸 다 보여주나
나를 깔보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행패를
노시구려 그렇담 혼자 사시구려
로빈손 크루소 그림자놀이나 즐기면서
엉덩이
엉덩이는 하나인가 둘인가
둘이었으면 일찌기 엉덩이들이라 했겠지
* 이 문제를 걸고 학술대회 까지 열었다는데요 ㅎㅎ
강낭콩
콩콩 콩깍지에서 튕겨나간 콩콩 콩알들
콩콩 기다린다고 콩콩 되돌아 와줄까나
애리조나
황야를 걷는 헐크 하부지와 배트맨 손주
이 시절 또한 다시 오지 않았다
룰루 랄라 종알 종알 두살배기 손주 윤이
애리조나 세월도 흘러 어언 열두살 미국중학생
일년 강우량 100밀리 황야의 무법자들이여
불타는 목마름에도 찬송 찬미 찬양하도다
죽은 나무둥치가 정크아트 되었네
카우보이들의 놀이개로 그럴싸 하지 않은가
설경
세 살버릇 여든 간다고
누워 사는 게 편할 줄 알았나
설경
눈이 가랑잎 덮어주고
가랑잎이 눈 덮어주고
설경
애들이 눈사람 만들다말고 사라졌네
호오호 너무 추워
설경
겨울방학이구나
학교가 조용하다 했더니
아니야 교도소였어
모두 출소하고나니 고요해
오토바이
브레이크 고장난 오토바이가 토토토토
장난감도시를 맴도는데
잠은 어찌 자나 밥은 어찌 먹고
토토토토 내가 심히 걱정되는 것이다
하그리 삼년이 지났는데도 통통통통
가끔 너털웃음 웃어주니 안심이다만
뭐 그리 쓸거리 많은 세상이라고
글쎄 시집을 백권씩이나 낸단 말인가
고도를 기다리며
기다려도 기다려도 못 오실 바에야
못 가거나 안 간다고 기별이나 하시지
설경
눈 녹는 날의 데이트
좌로 - 봣!
설경
안산 비탈 겨울나무들
미끌어질라 엉금 엉금
설경
북풍한설 몰아칠 때 철사줄로 두 손 꽁꽁 묶인 채로
맨발로 절며 절며 당신은 무슨 죄로
설경
통나무 계단 밟고 골고다언덕 오르고 또 오르고
주여 어데로 가셨나이까
음양석
내사 눈 쓴 김삿갓이 아니오라
엄지척 안산 음양석이외다
종전
2차대전 화염속에서 미드웨이 항모여
기어히 이기고 돌아왔노라 우우와와
돌아온 수병
포염속에서 살아 돌아온 수병이여
애인의 허리를 부로뜨리지는 말게나
우요일
샌디에이고 해군 투스타저택 뒷뜰안은 고요하고
3박 4일은 길고도 짧은 가족여행이었지
키다리 아저씨 야자수여
태평양 저 너머 코리아가 보이는가
무인도
완도군 청산면 범바위아래 굽어뵈는 무인도
누가 너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랴
설경
눈모자 쓴 장미산타여
어서 오시라요 세상의 후미진 구석구석
설경
나 없다 말로는 못하고
강찬주 사랑해
섥경
안산 비탈 겨울나무들
미끌어질라 엉금 엉금
딩가송
잠 안오는 겨울밤엔 이만한 이야기가 또 없지
윤서야 창밖에 곶감호랑이 왔다 어흥
딩가송
샤부샤부집 점심 먹고 나오는데 누군가 하는 말이
어른 넷이 애기 하나를 못이겨 쩔쩔매네
딩가송
우동맛집에서 다꾸앙만 달라는 단무지공주
못말리는 청개구리식성 참
* 아시다시피 다꾸앙은 우리 태광선사가
일본에 전해준 식품으로 택광이 다꾸앙 된 것이다
팽귄 없는 팽귄마을
칼 없는 칼국수 붕어 없는 붕어빵
할매 없는 할매보쌈 말 없는 포장마차
만만디열차
화물차 100량을 달고 황야를 가로지르는 만만디열차여
느릿느릿 꾸벅꾸벅 미국 동서부를 엿새씩이나
가요무대
추풍령을 부른 매혹의 저음 남상규씨 별세하시니
고향의 강을 누가 불러도 그맛이 안 난다
노적봉
예전엔 미처 몰랐지 뭐요
웬 할아비가 저기서 굽어보는 줄을
표지판
진종일 부동자세는 힘들어
다리 좀 비틀었을 뿐
가로등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공 공 무슨 공 축구공같이 둥근 가로등
아부지 요셉
아부지는 스승 백명보다 낫다고 누군가 외쳤지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 목수 요셉의 가업을 팽개치고 가출한 예수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