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시즌 SALOMON의 SLALOM 입니다.
알파인 스키 경기에는 downhill, slalom, giant slalom, super giant slalom, combined의 5가지 종목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짧은 턴호를 그리게 되고, 속도보다는 기술 위주의 스킹을 하게 되는 경기가 회전, 즉 SLALOM 입니다.
즉, 이번 리뷰는 살로몬의 회전 경기용 스키에 대한 리뷰입니다.
살로몬의 회전 경기용 스키는 두 모델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회전 경기용의 기술과 기능으로만 만들어진 SL LAB 이 있고, 경기용 스키의 기반에 최신 트렌드의 기술을 접목한 X-RACE가 있습니다. 이 두 스키를 한 리뷰에서 만나 보시겠습니다.
X-RACE
X-RACE는 위와 같이,
파워라인, 액티브 컨택 사이드월, 레이스 플레이트와 같은 경기용 스키의 기본 사양을 갖추고,
카브락커, 세미 트윈팁이라는 두 가지 전통적인 경기용 스키와 다른 신기술을 접목한 스키입니다.
파워라인은 스키의 잔 진동을 잡아주고 큰 충격을 흡수하여 스키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외관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내부에 파워라인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액티브 컨택 사이드월은 스키의 엣지면에 가해지는 하중을 사이드월의 두께와 강도를 통해 조절함으로써 여러 하중과 스키의 휨에 대해 최적의 하중 분포를 이룰 수 있도록 스키의 특성을 튜닝하는 구조입니다.
레이스 플레이트는 SL LAB과 같은 플레이트를 적용하여 포지션의 확보와 힘의 효율적인 전달을 통한 조종성과 엣지그립을 향상시키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스키의 전체적인 외관입니다. 한 쌍의 그래픽이 Set을 이루게 디자인 되었으며, 전년에 비해 디자인과 색상이 변화가 있습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사진(1600px)으로 볼 수 있으며, 본 리뷰의 사진은 모두 클릭해서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레이스 플레이트 적용으로 SL LAB과 같은 X16 LAB 바인딩이 기본 장착됩니다. X12 LAB 바인딩은 하위 옵션으로 장착 가능합니다.
카브락커를 채용했음을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살로몬의 락커 시스템은 5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카브락커는 속도와 안정성에 비중을 많이 두는 락커이기 때문에 그 락커의 정도가 크지 않습니다. (그 정도가 큰 올마운틴 락커 같은 경우는 스키를 마주 대었을 때 수cm가 벌어지는 깊은 락커입니다)
스키를 정상적으로 놓은 상태에서는 사진과 같이 아주 미세한 정도가 말린 것이 보이고, 아치벤드에 하중을 주게 되면 여기서 약간 더 올라가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작은 곡률의 변화가 빠른 속도에서 턴의 도입에 가져오는 변화는 아주 크게 느껴지지요.
살짝 말려 올라간 Semi Twin-tip Tail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키의 컨셉이 레일-투-레일을 따라가는, 자연스러운 카빙을 표방하는 스키이므로 스키의 앞이나(카브락커), 뒤나(트윈테일), 물고 늘어지는 것이나 걸리는 것을 최대한 배제하자는 의도이고 이것은 또 다른 의미로 스키에 관용성을 넉넉히 부여하는 쪽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스키의 시승 리뷰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SL LAB
SL LAB, 살로몬 회전스키의 탑 모델입니다.
순수 경기용의 기술만을 채택하였고, 오로지 회전 경기에 최적화된 레이싱 모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아마추어 상급자들 중 이 스키에 대한 선호도와 수요가 높습니다. 대개가 Gate를 위주로 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국내 스키장의 스노우 컨디션은 외국의 여느 경기 코스 못지 않은 강설인 것이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적설량이 부족하고, 슬로프의 눈이 100% 가까이 인공설인 국내 스키장의 경우 눈을 단단히 다지게 되고 새로 내린 눈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강설에 적합한 강한 엣지 그립력과 상대적으로 강한 스키가 잘 맞는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나라 마니아들의 성향입니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마니아들은 사실 좀 극단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북한산 등반 가는데 히말라야 올라가는 장비 메고 간다는 말도 있듯이 열중하는 스포츠에 대한 갖추려고 하는 욕심과 잘 하려고 하는 열정이 상당히 뜨겁습니다. 그러다보니 ‘시리어스 스키어’의 비중이 높고, 그들의 기술 수준도 높습니다. 한 마디로 잘 타는 스키어가 많아서 이 스키를 소화할 수 있는 스키어가 많다고 봅니다.
이 스키가 오로지 경기를 위해서 개발된 모델이기는 하나, 국내의 스노우 컨디션 및 스킹 스타일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모델임은 확실합니다.
전년에 비해 심플하게, 원색을 더 많이 적용한 그래픽을 갖추고 있습니다. 팁 프로텍터의 모양이 조금 달라졌고, Active Contact Sidewall의 마무리가 좀 더 정돈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탑 벤드의 상세입니다. 탑 벤드의 폭은 118mm.
락커가 적용되어 있지 않은, 전통적인 방식의 풀 캠버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테일은 X-RACE와는 다르게, 일자로 뻗은 경기용 스키의 전형적인 모양입니다. SL LAB은 회전 후반부의 탄성이 아주 좋지만 강한 엣지 그립력 때문에 턴을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곤란한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죽이는 스트럭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비 덕후라면 스트럭처 닳는게 아까워서 못 탈 정도입니다.
SL LAB의 기민함과 탁월한 활주성에는 이 스트럭처도 한 몫을 거들고 있습니다.
SL LAB의 시승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DIFFERENCE
두 스키 사이의 선택이 많은 스키어들의 고민이 됩니다. 여러 번 리뷰를 통해 다루었던 내용이지만 필자 본인도 두 스키 중에 한 대를 선택하라고 하면 결정장애가 재발될 정도로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참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이 악물고 타려면 LAB, 편하게 타려면 3V(X-RACE) 라는 말이 흔히 하는 말이었습니다만, 근래에는 SL LAB도 예전 모델들에서 보여주던 까칠함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상당히 편해졌지요. 이것이 스키 기술의 전반적인 변화 때문인지,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의 단편인지 등 생각해 볼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요즘의 SL LAB은 성능과 관용의 밸런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결론 먼저 말해서 두 스키의 기본적인 구조적 차이와 이에 따른 거동의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카브락커의 유무 : X-RACE는 카브락커 채용으로 턴의 개시를 더 쉽게 만들어 줍니다. 가압보다는 기울임으로 턴을 시작하는 것이 어울린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프로파일의 차이 : 회전반경은 동일하나 LAB이 전체적으로 좁습니다. X-RACE가 턴을 시작하고, 만들기 더 수월하다는 의미입니다.
탄성분포의 차이 : X-RACE는 스키 전반에 걸친 탄성으로 짧고 비교적 원호에 가까운 카빙호를 그리는데 최적화되어 있고, SL LAB은 탑을 눌러서 카빙성 도입을 하고 테일의 탄성으로 가속을 받는 J자에 가까운 경기 스타일의 카빙호를 그리게 설계되었습니다.
위의 세 가지 차이점에 주목하면 이 두 스키를 구분하고, 선택하는데 조금은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ctive Contact Sidewall 입니다. 사진상 표시한 부분과 같이, 두 스키의 사이드월 영역이 많이, 많이 다릅니다. X-RACE의 사이드월 영역이 훨씬 앞뒤로 깁니다. 앞 단락에서 설명한 스키의 탄성 분포를 다르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스키의 타이밍을 비롯한 거동에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이렇게, 다릅니다.
프로파일을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한눈에 봐도 SL LAB이 허리가 많이 좁고, 탑과 테일도 더 좁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날카롭고 샤프한 턴의 감각에는 SL LAB이 우위에 있지만 스노우 컨디션에 따른 대응력이나 턴의 안정감은 X-RACE가 우수합니다.
비유적으로, 편의사양에도 차이가 있는데, 사진의 테일 모양의 차이에서도 X_RACE가 관용성이나편안함을 어느 정도 타협한 것이 보이고, 심지어 X-RACE는 진동 감소 시스템인 파워라인이 있지만 SL LAB은 없습니다. 스포츠 세단이냐, 스포츠카냐의 차이라고 비유가 될까요.
Sidewall의 모양 자체도 이렇듯 차이가 있습니다. SL LAB의 사이드월이 길이 방향으로 짧은 대신 더 높이가 높습니다. 그리고 프레임 구조의 모양도 SL LAB은 상부가 예리한 직각으로 꺾여있는 모양인데, X-RACE는 약간의 곡률을 가지고 둥글게 꺾여 있습니다. SL LAB은 모노코크 티타늄 구조이고, X-RACE는 3D 모노코크에 액티브 컨택 사이드월을 적용하였고, 두 구조는 물성과 모양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SL LAB이 에지가 더 얇습니다. 저항을 덜 받고 활주성이 좋은 대신, 수명에서 불리하겠지요.
BINDING
X-LAB 바인딩의 상세입니다.
이 바인딩의 탁월한 견고함과 편의성을 몇 번 리뷰에서 다루었습니다만, 최근에도 바인딩 조절법에 대한 문의를 본 적이 있어 첨부합니다.
두 바인딩 사이의 흰색 플라스틱 판 가운데의 볼트 하나를 풀면 앞, 뒤 바인딩을 각각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앞바인딩은 바인딩 앞에 있는 레버를 밀고 나면 전후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뒷바인딩은 전후의 위치를 자유롭게 세팅한 후 처음 풀었던 볼트를 체결하면서 고정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스키에는 앞바인딩만이 견고히 고정되게 되고, 뒷바인딩은 앞바인딩과 바(bar)로 연결되어 일정한 거리만을 유지한 채 뒷 레일에서 전후로 미끄러질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이는 스키의 휨을 전혀 방해하지 않게 됩니다.
즉 가운데 볼트를 체결하는 위치로 부츠의 사이즈에 맞추고, 앞바인딩의 위치로 센터를 맞추게 됩니다.
사진상에는 ‘3’에 위치한 앞바인딩이 보입니다.
자세하게 들어가보면 부츠 아웃쉘의 범위에 따라 2가지의 바인딩-플레이트 마운트 위치가 가능하고, 그 2가지 중 한 위치로(Shot or Long 세팅) 바인딩을 마운트 후, 부츠 아웃쉘 크기에 따라 위 레일의 칸 넘버가 지정되어 있는 대로 세팅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 별도 리뷰로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사진을 눌러서 크게 보시면 알 수 있듯이, 금속과 강화플라스틱을 적절히 사용하여 견고하고 기능적으로 설계한 바인딩임을 볼 수 있습니다. SL LAB 및 X-RACE에는 X12 LAB과 X16 LAB을 적용 가능하며, 두 바인딩의 무게는 (의외로) 같습니다. X-16을 선택하는 것이 Demerit이 없으므로 보다 유리해 보입니다.
뒷 바인딩의 상세 사진입니다. 뒷 바인딩은 앞서의 설명대로 앞바인딩과 바를 통한 체결 시 위치가 정해지므로 뒷 레일에는 위치 마크가 없고, 뒷 바인딩은 뒷 레일에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앞뒤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에 있습니다. 스키의 휨에 따라 레일 위에서 전후로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앞, 뒤 바인딩 모두 플레이트와 스키 사이에 얇은 플라스틱판의 리프터가 사진에 보입니다. 포지션을 올리기 위해 이 부분에 추가로 리프터를 삽입할 수 있습니다.
REMARK
지금까지 14-15 살로몬 회전스키의 두 모델, SL LAB과 X-RACE를 살펴 보았습니다.
이 두 스키는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이 다른 스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방법에 대한 선택은 스키어의 취향일 수도 있고, 스키어의 수준일 수도 있고, 스킹의 목적일 수도 있겠지요. 이 두 스키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 수 밖에 없으니 선택에 있어서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본 리뷰가 스키어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4. 11. 18. bahnho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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