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혼미하다. 사진 찾다 눈과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 다들 그럴 것이다. 사진 찾는 것도 대회의 마무리이자 재미이기 때문이다.
여성 에이지 50~54는 22명이 참가해서 나는 3등을 했다. 하프코스라 완주하고 나니 자부심이 딱 반이다. 다들 킹코스 하는 이유를 알겠다.
3+2일 카보로딩 식단을 했었다. 소고기 15만원어치를 화, 수, 목요일 동안 아침 저녁에 각 200g씩 먹고 닭가슴살과 달걀과 샐러드를 넣은 도시락을 매일 싸가서 학교에서 먹었다. 목요일에는 소고기가 고무인 것 같았고 소화도 안됐다. 결국 밤새 화장실에 들락거렸다. 기운이 하나도 없이 금요일 새벽에 쯔위프트 라이딩으로 억지로 속을 비웠다.
금요일 아침, 탄수화물 첫 끼로 아침밥을 김치와 김과 된장국을 먹는데 진짜 맛있었다. 매 끼 밥을 2그릇씩 먹고 떡도 먹고 국수도 먹었다. 맘껏 먹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대회 전날 등록 하느라 땡볕에 많이 걷고 이동 중 차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서 컨디션이 영 별로였다. 몸살에 목이 아프고 머리가 아팠다. 타이레놀을 먹고 잠을 청하는데 잠이 안들었다. 4시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알람을 실수로 3시 50분에 맞추고 잤는데 2시에 저절로 깼다.
일어나서 아저씨가 자기 것은 잘 붙여 놓고 내 번호 타투를 비닐에다 붙여서 새벽부터 짜증이 났다. (성질 좀 죽여야 하는데 잘 안된다.) 무릎에 테이핑을 해야 해서 어차피 넘버링이 보이지도 않으니 테이핑 위에 써달라고 하니 정성껏 써 준다. (이 때는 짜증낸 것이 괜히 미안해졌다. 형구씨, 매번 내 짜증 다 받아주어서 고맙긴 한데..., 짜증 안내게 해주면 더 고맙겠어.ㅎㅎ.
참가자 명단을 대회 전날 붙여 놔서 사진을 찍어왔다. 대구 대회 3등 하신 분이 내 옆 번호였다. 대구 대회 때 자전거에서 내가 추월하고 런 때도 끝까지 지켜서 2등을 했었다. 그 분이 런을 잘 하시길래 고성에서 자전거에서 시간차를 많이 못내면 나는 입상이 안되리라 생각했는데 그 분도 런에서 누구처럼? 퍼졌다
해파리가 손에 잡히고 물속에서 보여 징그러워 피해 다니느라 수영 기록이 별로다.
자전거도 시작부터 왼쪽 사타구니 쪽에서 쥐가 올라오는 느낌이라 속력을 대구 대회에서처럼 못 냈다. 작년 통영 대회 때 경치도 보며 관광 라이딩처럼 해서 아쉬웠기에 그런 아쉬움은 없어야 해서 나름 쥐를 달래며 계속 물을 마시고 이온 음료를 먹으며 달렸다. 논스톱 90을 처음 해 봤다. 기분이 좋다.
런 시작이 너무 힘들었다. 근 전환도 안 되었는데 오르막이라니 다들 죽상이겠지, 나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 걷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달리다가 관중석에서 내 자세가 엉덩이가 빠졌다고 말하는 게 들렸다.
그렇지! 내 몸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자. 등, 허리, 아랫배, 가슴, 목, 팔꿈치, 엉덩이, 종아리에 집중하며 근전환을 했다.
3 킬로미터 쯤 달리니 호흡이 편안해졌다. 완주만 하자는 마음에서 최선을 다해보자로 바뀌었다. 내 뒤 대구 3등은 나를 추월 할 줄 알았는데 계속 추월을 안한다. 아싸~
회장님과 맞은편 주로에서 형구씨가 조금만 더하면 홍석이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홍석이를 10미터 앞에서 보며 말을 걸었는데 대구 대회 병철처럼 30미터 앞으로 도망을 갔다. 마지막 바퀴에서 만나서 같이 뛰다 나는 내 페이스로 가겠노라 말했는데 홍석이가 더위에 녹아서 뒤처진다.
에이지 3등이라니 정말 기뻤다. 사철분들 경기하느라 자봉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퇴근도 못하고 시상식까지 기다리게 해서 죄송했다. 늦게까지 기다려주시고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하와이 코나인줄 알았는데 뉴질랜드 타우포라고 했다. 분위기가 슬롯을 안받으면 안되는 분위기라 일단 간다고 질렀다. 형구씨도 같이 간다고 하니 안심 반, 돈 걱정 반, 직장에 휴가 낼 걱정, 개밥 걱정, 고양이 맡길 걱정, 오만 걱정에 대회를 마쳤는데도 대회 전날처럼 잠이 안 왔다.
걱정은 항상 나만 하는 듯, 형구씨는 꿀잠을 잤다고 했다. 달리기 하다 느낌이 별로였는데 왼발 엄지발톱에 멍이 들었다. 조만간 발톱이 빠질 것 같다. 내 걱정도 빠지길 빈다.
어제 체험학습 학생 인솔하다 길 단차에 발목을 삐끗했다. 퉁퉁 부어서 압박하고 냉찜질했는데 오늘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방 맞으니 4시간 만에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부상 조심해야겠다. 당분간 좀 쉬다가 뉴질랜드 준비하련다. 대회를 잡으니 6개월간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기분이 좋을 것이다. 준비가 더 설레며 즐겁고 좋다.
사철에 가입하고 1년 만에 하프를 완주한 형구씨, 같이 훈련했던 성남, 수민, 미정, 홍석. 훈련 시켜주신 호식 형님, 강용 선배님, 창희님, 황보님, 기혁씨, 병철, 태규~~~그리고 맛난 밥 자꾸사주신 재철 선배님!! 모두모두 감사하다. 퇴근하며 은희, 효준과 수요런에 참가하고 싶은데 직장을 사천으로 옮겨야 하나 고민이다. 60살까지는 뛰고, 굴리고, 젓고 싶다.
나는 목표를 정하며 하나씩 할 일을 계획을 세워 하는 편인데 타우포는 계획을 세우는 것도 내 능력 밖이라 닥치는 데로 보이는 데로 경험해 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진짜 행복했다.
첫댓글 므찌다 형님~~~^^
광고도 소고기 광고네 ㅎㅎ
나만 보이나?
암튼 대단한 정신력 짱!
뉴질랜드 잼나게 즐기고 오세요^^
나는 러닝화 광고인데? 잔차 훈련 부탁해요~ 소고기 사줄께.
믓찐 행님!
반철됐으니 내년에 철인하러 같이가요~^^
반철로도 만족하는데.. 꼬시지 마세요~~ㅋ
고생해도 보람이 있어 좋을껄~~^^
후기도 생생하네.
수고많았습니다 ~~
선배님이 사주신 맛난 밥 때문입니다. 선배님 대회 나가실 때 제가 밥사드릴께요~~
고생하셨습니다.
대회당일 시상식 기다리는시간이
하나도 지겹지않은 너무 기분좋은 기다림이였습니다. 다시하번 입상 축하드립니다
사철의 경사입니다ㅎ
병철 회장님 응원 덕분예요. 작년과 올해 자봉하느라 고생&감사드려요.
성질 죽여...축하축하
착한 성품 살려내~ 고맙소♡
축하합니다~
1년에 하프 2개하면 완철 아닌가? ㅎㅎ
오 역시 똑똑한 기혁씨란 말이야^^
누님 추카합니다. 너무 멋지세요 뉴질도 가시고 ㅋ. 외국 아이언맨 대회. 나도 꿈이 였는데 .부럽습니다
효준도 갈수 있잖아^^ 회식 때 좀 더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아쉬웠어. 담에 훈련 때 봐~
수고하셨습니다
후기 너무 좋습니다
현장에서 너무 멋쩠습니다
뉴질랜드 잘준비하세요
은희씨가 수고 많았죠. 공부도 육아도 운동도 뭐든 열심히 하는 은희가 더 멋진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