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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조선 6월 20~26일자 표지 |
방수열 목사와 함께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의 일선에 나선 이는 통영여중 9회 동기생들이다. 기자는 취재 당시 통영여중 9회 동기생 중 김순자씨를 수소문해 만날 수 있었다. 김씨는 ‘짝지’ 신숙자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주간조선 보도 이후 김씨 역시 바빠졌다. 교사 퇴직 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던 김순자씨는 여러 언론사 기자들의 단골 취재대상이 되었다. 김순자씨와 신숙자의 초·중학교 동기생인 이선자·주덕기·주길자씨는 서명운동 확산의 전도사가 되었다. 김씨와 함께 서명운동의 중심적 역할을 한 곳은 현대교회 교인들이었다.
김순자씨는 지난 7월 28일 동기생 몇 명과 함께 동아일보 기자의 취재에 응했다. 김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신숙자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했다. 김순자씨는 이렇게 ‘짝지 신숙자’를 구하는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나서고 있다. 김씨는 그 후 기자와 두 번 전화 통화를 했다. 김씨는 이렇게 말했다.
“계속 서명을 받고 있지만 친구를 위해서 확실한 일을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때때로 북한 수용소에 있는 신숙자 모녀를 떠올리면 무력감으로 인해 가슴이 아픕니다.”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 서명운동’은 여러 분야에 파장을 일으켰다. ‘혜원규원구출 UN청원운동’(공동대표 김성욱·김미영)이 탄생한 게 대표적이다. 김미영 대표는 최근 오길남의 책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펴낸 사람이다. 주간조선은 김 대표로부터 통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얘기를 듣고 취재를 시작했다. 김성욱 자유청년연합 대표와 김미영 ‘세이지코리아’ 대표가 손을 잡고 지난 7월 초 ‘혜원규원구출 UN청원운동’을 창립했다. ‘혜원규원구출 UN청원운동’은 지난 7월 30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출정식은 ‘바이올리니스트 안라영 리사이틀’이었다. ‘혜원규원구출 UN청원운동’을 국제문화운동으로 펼쳐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리사이틀은 성황리에 열려 ‘통영의 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음을 보여줬다.
‘혜원규원구출 UN청원운동’은 현재 온라인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미영 대표는 전화 통화에서 “온라인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를 UN 공용어 6개 국어를 포함해 10개 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10월 중 스와힐리어 등 10개 국어로 번역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혜원규원구출 UN청원운동’은 장기적으로 세계인의 관심과 UN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UN컨벤션센터에서 음악회를 열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서명 4만명… 국가인권위원회 움직여
방수열 목사와 부인 소신향씨가 주도하는 ‘신숙자 모녀 구출 서명운동’은 하루가 다르게 참여자가 늘고 있다. 주간조선이 처음 이를 기사화했을 때인 6월 17일 당시 서명자는 9232명에 달했다. 지난 8월 20일 현재 2만1800여명이 서명했다. 통영 인구는 13만명.
‘신숙자 모녀 구출 서명운동’은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지난 8월 18일에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수원역 2층 대합실을 찾아 서명에 동참했다. 광역단체장이 서명운동에 동참한 것은 김 지사가 처음이다. 통영 외의 지역에서 이 운동에 동참한 인구는 1만5200명이 넘는다. 이를 포함하면 서명자는 전국적으로 3만7000명이 넘는다.
한편 같은날 통영 예술인들은 한자리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를 구출하자는 운동에는 동의하지만 오길남의 월북이 윤이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통영 예술인들은 통영을 대표하는 예술가인 윤이상이 오길남 가족 월북의 배후라는 사실이 확산되자 부담을 느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영에서 시작된 불길은 마침내 국가인권위원회를 움직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상 공개, 국제 NGO(비정부기구)와 연대를 통한 여론화, 세미나, 정책 권고 등을 통해 이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8월 25일에는 통영 출신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이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책을 세워라”라고 발언했다. 서명운동은 8월 25일 현재 4만명을 넘었다. 방수열 목사는 “8월 말까지 10만명 서명을 받기 위해 뛰고 있다”면서 “10만명을 넘으면 전국적으로 이 운동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