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깨달음이 이렇게 쉬울줄이야
백운스님법문집 1
참 주인공을 찾는 여행길
'백운스님' 육성 법문의 핵심 내용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으면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옮긴 것입니다.
그야말로 스님의 수행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결정체인 것이지요.
경주 남산의 조그마한 암자 '백운암'에서
수십 년을 머물면서
인연 따라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듬고 살피며
오로지 '불법(佛法)의 골수(骨髓)'만을 전하는데 뜻을 두고
시간을 넘어온것입니다.
강원도 정선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스님께서는
"각자의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말을
부모님께 당당히하고 열여섯 나이에 출가를 합니다.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어느 날
백운스님의 수행 과정을 책에 실을 요량으로
스님의 살아온 이야기를 여쭙는데 스님께서는,
"지난온 삶의 과정은
그저 밤을 낮 삼아 지내온 것일 뿐
과거에 어떠하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지금 살아가는 이것이 중요할 뿐이지." 하시며
쓸데없는 일 안해도 된다고 하십니다.
'늙은 노장 스님의 인생은
그저 허공에 스치는 바람이었습니다.'
이 책은
백운스님 수행 과정의 결정체를 옮긴 것이기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화두를 타파했던 일화를 싣고자 합니다.
백운 노장스님께선,
오직 '출가본분사(出家本分事)' 해결을 위해
전국을 떠돌며 '마삼근(麻三斤) 화두를 일념으로 정진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때 문득 조사 어록을 보고
단박에 화두를 타파합니다.
마조스님과 백장스님의 물오리 화두였습니다.
마조스님이 시자인 백장스님을 데리고 만행을 하던 중,
물오리 떼가 날아 산을 넘어가는 것을 보고 묻습니다.
"마조: 물오리 떼가 어디로 갔느냐?"
"백장: 저기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때 마조스님이 백장스님의 코를 잡아 비틀면서
"마조: 이래도 날아가 버렸다고 할 것이냐?"
이때 백운스님은
코가 둘러빠지는 것 같은
아주 큰 소식을 얻었습니다.
"백장스님이여, 이 백운이 스님보다 이익이 많구려."
오직 간화선의 화두로 깨친 스님은
재가 수행자들에게
몇 년동안 화두 참선만을 지도하시지만,
단 한 명도 깨친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많은 고민을 하십니다
-계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