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파트 급급매 등장으로 집값 역대급 한파이다.
한국경제, 심은지 기자, 2022.09.04.
최근 전국 부동산 시장은 역대급 한파를 겪고 있다. 거래량 급감 속에 전국적으로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전국 집값은 최근 10년 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9월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5% 떨어졌다. 이는 2012년 7월 9일(-0.16%) 후 10년2개월여 만의 최대 낙폭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부동산 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20·30대 젊은 층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집중됐던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내림세가 두드러진다. 인천은 전주 -0.26%에서 -0.29%로, 경기는 -0.20%에서 -0.21%로 내림폭이 확대됐다.
신고가 대비 수억원씩 내린 ‘급매’ ‘급급매’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인기 주거지인 서울 강남권 역시 마찬가지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34㎡는 지난 2일 42억3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3개월 전 세운 신고가 49억4000만원보다 7억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 ’ 전용 84㎡도 지난 7월 22억5000만원에 팔려 신고가(27억원, 작년 10월)보다 4억5000만원이나 내렸다.
수도권광역철도(GTX) 개발 호재 급등지에서는 공사 지연에 따른 실망 심리로 ‘반값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6억5000만원에 거래돼 6개월 전 세운 신고가(12억4500만원) 대비 반 토막 났다. 경기 안양 평촌동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전용 84㎡는 7월 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경신한 신고가(12억4000만원)에서 5억원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집값이 내려도 매수자는 붙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40건으로, 2006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8월 아파트 거래량도 이날 기준(계약 후 30일 이내 신고) 372건에 불과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획기적인 정책 변화가 없으면 거래량 감소로 중개업, 건축업 등 전후방 산업의 연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