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인연이 있는 그 곳, 창녕 사리 광배의 뒷면을 두 눈으로 보다.. 청도, 창녕, 합천, 거창

[노마드]

지난 화요일 점심때 쯤 창녕군청 문화재 보호 담당자로부터 사리광배가 있던 전각을 해체했다고 연락이 왔다. 2년전부터 공사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사리광배의 배면을 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었다. 작년 2월에는 문화재팀장을 사리광배에서 만나 직접 설명을 하고 배면에 있는 불감(달넘새님의 견해) 또는 사리장치 (세종아빠님의 의견)를 온전히 보고 촬영할 수 있도록 전각을 설계하고 상대석 위에 광배를 올려 달라고 요청을 했다. 작년까지 완공될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밖에 있던 상대석을 안으로 넣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문화재 위원들 및 도청, 군청사이의 이견이 있었고 어떤 형태로 전각을 지을 것인가가 결정이 되지 않아 이제서야 전각을 해체하고 보수하는 공사를 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소식이라 인근에 관심을 가질만한 우리 회원님들께 전화를 하여 급하게 번개를 잡았다. 세종아빠님이 멀리서 오는 관계로 그 동안의 미답처를 한꺼번에 보기로 코스를 잡고 답사를 계획했다. 오전 6시 50분에 찬스님을 만나서 청도역으로 향했다. 청도역에서 세종아빠님, 환대님을 만나서 답사를 시작했다.

 
청도 덕사 영산전 석조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명부전 지장보살좌상 및 시왕상
 
일명 떡절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절집에 도착하여 스님을 찾았는데 아무런 기척이 없다. 먼저 영산전에 있는 부처님께 참배하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스님이 오신다. 사정을 말씀드리니 촬영을 허락하신다. 나한상 중 꽃을 들고 있는 상과 기러기를 안고 있는 상이 눈에 띈다. 존명이 쓰여 있는데 어차피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 그냥 살펴본다. 향좌측에 불화는 옛님이다. 세종아빠님이 연호를 말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명부전에 있는 지장보살은 석조임에도 그 크기가 아주 큰 편이다. 세종아빠님이 귀왕 1기를 제외하고 모든 상이 다 있다고 한다. 주차장쪽에 88야불도 한기 보인다. 있는 줄 몰랐는데 환대님이 발견한다. 환대님이 선과대장님이 보셨을까하고 말한다. 내 마음도 그렇다. 이제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대장님께 보고한다. 환대님이 연락해 보니 보신 것이라고 한다.

석가모니불

제화갈라보살

미륵보살

향좌측 나한들

향우측 나한들

찍을 때는 몰랐는데 돈도 들고 있다.ㅎㅎ

아직은 나한상들 하나하나를 알지 못한다. 기러기를 안고 있다. 

연호가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세종아빠님이 댓글로 설명해 주시리라 믿는다.

명부전 지장보살삼존상

손의 모양을 보고 바로 석불일 것으로 판단했다. 크기가 큰 편이다.

향좌측 시왕들. 판관, 귀왕, 사자, 동자가 다 있다.

향우측 시왕들, 귀왕이 없다.

명부전 전경

주차장 아래에 있는 88야불. 우측에 번호가 있다.

 
 
 
 
청도 덕양동 삼층석탑
 
찬스님과 세종아빠님의 미답처이다. 안내판에는 이층기단의 탑인데 옮겨오는 도중 하층기단을 분실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원래 단층기단일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층기단이라면 제일 아래에 있는 부재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1층 옥개석에만 풍탁공이 4개 뚫려 있고 나머지 층은 2개가 뚫려 있다. 노반에 우주가 있다. 

정면사진.

대각선 사진

기단부

1층 옥개석에만 4개의 풍탁공이 있다.

노반의 우주가 보인다.

 
 
 
 창녕 송현동 마애여래좌상
 
10시 30분에 선과대장님과 또르님을 사리광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조금 남는다. 어디를 갈까 물어보니 찬스님이 여기로 가자고 한다. 대좌의 옷주름이 있는지 살펴보고 싶다고 한다. 후레쉬를 들고 전각으로 가니 동작감지 센서가 달려 있다. 전에 왔을 때 없던 것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손을 조금만 내밀어도 경보음이 울린다.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서 달아 놓은 것이나 조금 성가셔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조명을 비추느라 사진을 한 장 밖에 찍지 못했다. 

정면사진

조명을 비추어서 찍은 사진(김환대님 제공)

 
 
 
 
 
창녕 사리 석조광배
 
오늘의 메인 답사지이다. 이곳에서 또르님과 선과대장님을 만났다. 우리 팀이 먼저 도착하여 광배를 살피는데 아뿔사다. 창녕군청 관계자의 말로는 3월말까지는 벽체를 세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벌써 벽체가 세워져 있다. 토요일인데도 공사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 오늘 오전에 뒷벽체를 세웠다고 한다. 연락받고 가장 빠른 주말을 잡았는데도 다른 분들은 온전히 볼 수 없어 안타까워 한다. 공사관계자의 말로는 기존에 있던 전각의 크기 그대로 세운다고 한다. 뒷면은 도난방지를 위해 창살형태로 개방하여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벽에 너무 가까워서 배면을 온전하게 찍을 수는 없다.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눈으로라도 볼 수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긴다.

광배의 앞면사진

앞으로 배면은 이렇게 볼 수 있다. 

 
 
 
선과님께 배운 가장 소중한 교훈이 이번에는 큰 위력을 발휘했다. 뭔가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가장 빠른 시간에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군청관계자의 연락을 받자마자 이상하게 무지무지 빨리 가고 싶었다. 낮에는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무조건 가장 빠른 시간을 냈다. 일주일 동안 야간자습 감독을 하지 않는 날이 수요일 뿐이라 나와 찬스님, 히메님은 이번 수요일 야간에  멋진 조명신공을 했다. 오늘 벽체가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을 전혀 못했는데 결과론적으로 부처님이 도우셔서 아름다운 모습을 방해물 없이 살필 수 있었다. 인연이 더 특별해 진다.

3월 8일 수요일 저녁에 찍은 정면사진.

3월 8일 수요일 저녁에 찍은 배면 사진

앞면 조명사진

뒷면 조명사진

앙련의 끝이 살짝 말려 올라갔다. 

화염보주와 지붕의 모습. 양 끝에는 위쪽은 꽃이 피고 아래쪽은 봉우리가 진 모습이다.

안상의 모습이 선명하다.

앞면 화불이 조명으로 살아닌다.

향좌측 화불들.

상대석을 따로 옆에 보관하고 있다. 전각이 완성되어도 광배를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창녕 인양사 사적비
 
관룡사를 갈까 했는데 오늘은 이동 동선이 길어서 창녕읍내에 있는 옛님을 보면서 시간을 조정해 보기로 했다. 또르님은 태어나서 창녕은 처음이라고 한다. 사리광배에 오기전에 창녕읍내 주요 옛님을 다 봤다고 한다. 승상인지 보살상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낮이지만 조명을 모아서 비추니 왼손에 보주로 보이는 형상이 있다. 현장에서는 보주라는 의견이 일치한다. 오른손을 감고 내려오는 천 조각이 천의라는 데도 의견이 모아진다. 현장에서는 승상이라기 보다는 보주를 든 지장보살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면사진

글자가 새겨진 뒷면 사진

답사지에서 우리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다..사진이 찍히는 줄도 몰랐다.(김환대님 제공)

얼굴의 마모가 심하다. 삼도가 보인다.

왼손을 자세히 살펴보면 보주로 보이는 것을 받치고 있다.

군의자락도 보인다.

매듭이 보인다. 승각기 매듭이라고 한다.

 
 
 
 
 
창녕 석불사 석조보살입상
 
점심을 먹고 대가야님과 만나기로 한 시간에서 30분 정도의 여유가 있다. 창녕읍내에 있어서 보기로 하고 왔는데 입구에 작년 9월에 써 놓은 코로나로 인한 출입금지 팻말이 보인다. 멀리서 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스님께 간청해 보기로 하고 스님을 찾았으나 아무도 없다. 법당으로 가니 문을 열 수 있도록 해 놓아서 경건하게 참배하고 살폈다. 보관이 삼산관이고 관대와 목걸이도 보인다. 하체가 매우 짧게 표현되어 있다. 또르님은 여기까지 보고 헤어졌다.

정면사진

조명을 비추니 삼산관이 보인다.

합장한 손위에 목걸이가 있다.

하체가 참 짧다.

 
 
 
 
합천 권계복 묘지 다라니도상
 
얼마전 대가야님이 이 무덤에 있는 다라니도상을 올린 적이 있었다. 대장님과 세종아빠님이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곳이라서 찾았다. 창녕에서 1시간 반을 달려서 도착했다. 2시에 대가야님을 만나기로 했는데 이동하는 도중에 대가야님이 함께 못하신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는지 어제 위성지도로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셨다. 산지번이라서 그 범위가 넓었는데 위성좌표가 있어서 금방 찾았다. 묘의 호석에 해당하는 부분에 권계복 공의 간략한 일대기와 함께 다라니 도상과 범자가 새겨져 있다. 세종아빠님이 명문을 거의 해석해 주신다. 조선초기의 무덤이다. 명문의 마지막에 있는 重刻이라는 용어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처음 무덤을 만들 때 새긴 글자를 후대에 다시 한번 더 깊이 새긴 경우와 나중에 무덤을 보수할 때 새롭게 새긴 것일 가능성이 있다.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권계복 묘 전경

망주석도 특이하다.

나와 환대님은 초등달로 보았는데 세종아빠님과 선과님은 연꽃으로 본다.

범자문과 논란이 되는 중각이 새겨져 있다.

다리니도상

대장님이 갑석(?)의 형태가 고려말 조선초 무덤의특징이라고 한다. 

 
 
 
 
 
 
거창 포충사 비석군
 
철비의 뒷면에 한글이 새겨져 있다고 해서 찾았다. 19세기 후반에 만든 철비인데 뒷면에 한글이 반대로 쓰여져 있다. 주물 전문가이신 찬스님이 철비의 성분이 무쇠철이 아닌 강이라고 한다. 또한 한글이 반대로 쓰여진 이유는 장인이 주물을 붓기전에 그냥 쓴 것이라고 한다. 한자는 음각인데 한글이 양각인 이유를 설명하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철비를 보호나는 보호각이 있다.

철비의 앞면

뒷면의 한글. 대장님은 기묘동지달로 해석한다.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충노비인데 대장님은 아래에 있는 인물과 동일인이라고 한다. 

대장님이 2기의 충노비가 같은 사람의 비라고 한다. 나는 한자가 짧아서 다른 글자 같은데 잘 모르겠다. 

대장님이 좋아하는 하마비이다.

 
 
 
거창 송계사 승탑, 목조여래좌상, 석조미륵불
 
송계사 입구에 도착해서 승탑을 살피는데 대장님차가 오지 않는다. 전화를 해 보니 근처에 있는 음각선인상을 보러 갔다고 한다. 절집에 함께 들어가야 해서 입구에 있는 승탑을 자세하게 살폈다. 찬스님이 섬세한 관찰력으로 지대석에 있는 명문을 발견한다. 한 20여분이 지나니 대장님차가 도착한다. 도착하자마자 배신 때렸다고 칭얼대 본다. 대장님도 미안한지 오는 길에 간판이 보여서 잠시 보고 왔다고 변명한다. 차를 타고 가다가 문화재 간판만 나오면 봐야 하는 답사객들의 고질병이다.  대장님은 여기에 일주일 전에 왔고 나는 지난 겨울에 왔었는데 스님이 다 기억하신다. 상정스님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불상을 보기 위해서 왔는데 찬스님이 발견한 명문이 오늘의 큰 소득이 된다. 대장님도 처음 본다고 한다. 세종아빠님이 보통 무덤의 방위를 나타내는 문구인데 승탑에 쓰여진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한다. 고수님들의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승탑들

낙엽을 치우면 글자가 드러난다. 

찬스님이 낙엽을 치우고 발견한 글자. 세종아빠님이 설명해 주셨는데 그새 까먹었다. ㅎㅎ

강희라는 연호가 보인다.

상정스님 작품으로 보이는 목조여래좌상. 아직은 비지정이다.

특유의 옷주름이 보인다.

옆에서 본 모습

입구의 석조 미륵불.

조명을 비추니 얼굴이 살아난다.

손에 용화수를 들고 있는 것 같다.

귀도 보인다.

오늘 답사는 여기까지다. 여러명이 하는 답사는 늘 좋다. 다양한 시선과 의견이 현장에서 오가는 그 분위기가 좋다. 평소 주변에서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없어서 그런지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다음주에 모두 다시 볼 것이지만 그럼에도 헤어짐은 늘 아쉽다.

[김환대]

좋은 만남 감사합니다 늘 볼것은 자꾸 늘어만 갑니다.

[노마드]

함께 해서 좋았습니다..자주 함께 다녀봅시다..

[세종아빠]

수고해주신 덕분에 사리 광배 뒷면을 잘 살필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답사는 역시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또 다시 느낀 하루였습니다.
이미 언급하셨지만 인양사 조성비에서 보주로 보이는 것과 천의자락을 구별해낸 것은 큰 소득이었습니다.
송계사 승탑에 좌향이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한 것도 새로운 모습이었고요. 다함께 힘을 합쳐 권계복묘의 글자를 읽어낸 것에서는 여럿의 힘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종일 운전하시느라 힘드실텐데 이렇게 좋은 답사기로 다시 복습까지 시켜주시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멋진 하루 보냈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노마드]

먼길인데도 늘 함께 해 주시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늘 배우고 있습니다. 다음주에 또 뵐 수 있어 좋습니다.

[선과]

피곤했는지 초저녁 잠이 들었습니다.

사리광배 배면
인양사 승상?의 보주
권계복 무덤
송계사 부도의 좌향 글씨

새로운 즐거움이었습니다.

[노마드]

여럿이 보는 즐거움을 만끽한 하루였습니다. 토요일 뵙겠습니다.

[히메]

전각 공사가 진척되어 당황하셨겠습니다
수욜 짬내서 갔다온 건 신의 한수였네요~

[노마드]

결과론적으로 보면 그렇게 되었네요..쇠는 식기전에 두드려야 하나봅니다..

[아란두]

와우!! 넘넘 부럽고... 멋진 시간이었겠어요!! ㅎㅎ

[노마드]

도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 즐겁죠..

[세종아빠]

본문에 말씀하신, 덕사의 불화 영산회상도에는 '가경22년'이라 쓰여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9세기 초 무렵의 작품입니다.

[노마드]

들어도 금방 잊어버리네요. 선생님이 답해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꾸준히 배우다보면 알게 되겠지요.

[챤스]

즐거운 답사 이었습니다
마니 배움니다
넘
수고하셨습니다

[노마드]

덕분에 늘 좋은 이야기 들으면서 답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뵐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山川草木]

와 ~ ~ ~ ~
앞으로는 촬영하기 어려운 정만 멋진 이미지 담으셨습니다.

[노마드]

사리광배는 달넘새님이 그 존재와 가치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고 그 과정에서 저도 약간의 인연이 있어 더 특별했습니다. 운이 좋아서 저와 히메님, 찬스님만이 온전히 볼 수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본문에 있는 사진은 세사람의 사진이 함께 있습니다. 서로 공유한 것입니다.

[山川草木]

소중한 자료입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법안]

배워서 남주자! 감사합니다.

[노마드]

공유하는 것이 우리카페의 모토이니 늘 공유해야죠..

[사처포]

귀한 사진들, 고맙게 봅니다.

[팔색조]

야불관련 자료를 찾아보다 뒤늦은 댓글 올립니다
덕사 명부전 시왕상에서 향 우측 귀왕은 존재하고 판관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팔색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