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6월 11일
월북작가 함세덕 희곡 ‘무의도 기행’ 국립극단서 처음 공연
국립극단이 공연한 월북 극작가 함세덕의 작품 ‘무의도 기행’.
국립극단이 1940년대를 풍미한 희곡작가 함세덕(1915∼1950)의 ‘무의도 기행’ 을 1999년 6월 11일부터 22일까지 국립중앙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했다. 우리 국립극단이 월북 작가의 희곡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창단 이후 처음이었다.
함세덕은 35세로 요절했기에 10여년 밖에 작품 활동을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일제 말 암흑기, 광복 전후 혼란기를 통해 희곡 20여 편을 써내며 연극계 중심에 섰다. 대부분 유치진 연출로 공연됐던 함세덕의 작품은 잘 짜인 드라마 속에 암울한 시기의 꿈을 담아, 조국 잃은 사람들 가슴에 큰 울림을 안겼다. 1988년 우리 정부의 해금 조치로 그의 희곡들이 햇빛을 봤으나, 이번 공연으로 그의 작품 세계가 본격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무의도 기행’ 은 1930, 40년대 서해의 작은 섬 무의도가 배경.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한 시대를 암울하게 살 수 밖에 없던 어느 섬 소년의 고독한 성장기, 처참한 종말에 이르는 비극적 삶이 그려진다. 친딸까지 팔았던 비참한 가난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으며 대사엔 우리말 특유의 맛이 배어 있다. 이번 공연은 월북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묻혔던 우리 연극사의 한 부분을 재발견하는 일에 국립극단이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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