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 동문전시회 창립전
만남(Reunion)
EFCA 창립전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어떠한 결과에도
연연하지 않고, 예술의 참맛이란 그 과정과 방향에 있음을
아는 지혜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글 : 김진숙 (미술평론/전시기획, SDU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
[2014. 11. 20 – 11. 26 Art Space Hoseo]
의류직물학과는 이화여자대학의 유서깊은 가정대학의 대표적인 학과였지만 현재는 조형예술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상태다. 이번 EFCA Collection 구성과 기념 창립전은 동문들이 오랫동안 염원해 왔던 결실로서, 선후배들의 창작 활동과 친밀한 교류를 위해 마련된 자리다. 중견 이상의 화가나 공예가로 활동하는 동문들부터 이제 막 시작하는 동문들까지 15명이 회화와 사진 40여 점, 공예 30여 점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강산이 서너번 변한다는 세월이 흘렀지만 각자 삶의 여정을 담은 작품들과 함께 뜻 깊은 <만남 Reunion>의 자리다.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에서는 이미 1981년 순수미술에 대한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가화회(家畵會)를 구성하였고 이후 몇 차례의 전시회와 스케치 여행을 했던 기록들이 남아 있다. 섬유 및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는 본 학과의 특성은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정신이 기본이었던 만큼 각자의 개성대로 순수미술을 추구하는 자들이 자랄 수 있는 기본적 토양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당시 창립 회장직을 맡았던 이선화씨와 지도해 주었던 홍대출신의 화가 박이소(박모/박철호, 미국유학 직전 2년간 지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대표 출품) 선생은 안타깝게도 이미 고인이 되었다.
가화회의 뿌리에서 EFCA 창립전이라는 열매가 맺히기까지 이는 어떠한 상황과 조건에서도 본질적인 것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뚜렷이 드러나고야 마는 이치와도 같다. 이제 EFCA 창립전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어떠한 결과에도 연연하지 않고, 예술의 참맛이란 그 과정과 방향에 있음을 아는 지혜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 그러한 사람들이 함께 가는 동행 그리고 지평을 넓혀가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하겠다. 최고의 절대선을 향한 염원, 끝없는 창작의 열망으로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는 것은 그 과정과 시도에 이미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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