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루 인물 산문집 바람의 흔적을 좇아(2021.12.27.)
도서출판 운향 (2007)
프롤로그
우리는 살면서 늘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그 짧은 만남에 그들의 생각과 삶의 깊은 섭리를 알
아채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그간 내가 발품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만난 각별한 사
람들은 참으로 많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그들의 삶을 내 스스로 바람이라 불렀다. 영국의 여
류시인 크리스티나 로젯티의 누가 바람을 보았는가 나도 너도 아무도 못 봣지 그러나 나뭇잎
이 떨고 있을 때, 바람은 질러가고 있지 라는 시구를 나는 참 좋아한다.
몇 년간 다양한 분야의 문화 예술인들을 경계 없이 만나고 접하면서 나는 그들의 삶의 흔적을
좇아 그 힘의 원천을 캐내고 다듬으며 다시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여기 그간 내가
인터뷰하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이미 소개되었지만 특히 독자들로
부터 은근히 매료되었던 맛깔 나는 46인의 바람 같은 흔적을 슬그머니 내 가슴속을 열어 조
심스럽게 펼쳐보았다.
그들은 그리도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그들만이 표현하는 예술과 자유, 그에 못지않은 대가를
치러야 했던 고뇌와 또한 그들이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다듬어 온 삶의 방향과 깊이에 대해 나
는 어쩌면 사려 깊은 경의를 표해야 할지 모른다.
사는 데는 나름대로 자기의 방식이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가 걷지 못한 색다른 인생길을 개척
하는 사람들이 때로는 부럽기조차 할 때도 있었다.
그들의 녹록한 삶의 이야기가 담긴 인물산문집 바람의 흔적을 좇아는 여전히 졸문인 나로서는
그들의 생각과 색깔들을 살갑게 와 닿도록 하는데 미숙하지나 않았는지.
내가 만난 사람들에게서 결국엔 나를 만난다. 그들을 통해 나의 삶을 반추하고 나의 삶의 의
미를 깨달으며 결국 나를 만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나를 만나기 위하여 너무나
먼 어행을 떠나온 셈이다. 이 글을 모아 정리하고 마음을 잡는 동안 벌써 가을이 왔다. 출판
이 있기 까지 애서 고생해준 표지작가 김용아, 편집 디자이너 김은영, 운향출판사 서영주, 이
연분 대표, 그리고 내 곁에서 늘 질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정우일 시인과 많은 문화협객
들, 정말 고맙고 고맙다. 이들의 덕분으로 나는 또 새로운 바람을 맞을 것이다. 누군가 바람은
가을빛이라 했다. 이제 필을 놓고 가을 빛 닮은 바람을 맞으며 누군가와 따뜻한 산책의 길로
들어서고 싶다. 주황빛 원추리 길섶을 찾아서...
2007년 가을 초입에 저자 김미루
첫 번째 바람 식지 않는 창조성과 음악적 진정성의 가수_가수 강산에
두 번째 바람 그녀의 그림 앞에 서면 황홀경에 숨이 멎는다_수채화가 고현희
세 번째 바람 한국 최초 인물미술관 구삼뮤지엄을 찾아서_구삼뮤지엄 관장 구삼본
네 번째 바람 농익은 삶의 향기를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삐에로_만능 엔터테이너 권귀옥
다섯 번째 바람 끝없는 신화창조의 무술달인 내게 마지막 라운드는 없다_세계 격투기 챔피언
권영철
여섯 번째 바람 줄타기 판줄로의 아주 특별한 여행_이시대 유일한 줄광대 김대균
일곱 번째 바람 나는 지상에서 천석을 조각하는 석공 노동자_조각가 김동환
여덟 번째 바람 홍천강줄기에 띄워 보내는 연서_시인, 시나리오 작가 김려옥
아홉 번째 바람 심미안으로 보는 고미술의 감정세계_서예가, 고미술 감정위원 매산 김선원
열 번째 바람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_동양화가 김세원
열한 번째 바람 우주의 시공속의 미혼을 노래하는 작가_서양화가 김소영
열두 번째 바람 펜화에 담는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_펜화가 김영택
열세 번째 바람 무대와 객석의 뜨거운 교감 속에 다시 꿈꾸는 오페라 향연_성악가 김일규
열네 번째 바람 뒤엉킨 포즈 속에 숨은 포용의 미학_동양화가 김정아
열다섯 번째 바람 광야로 향하는 삼족오의 날갯짓 태양을 꿈꾸는_가수 겸 서양화가 노숙경
열여섯 번째 바람 섹스는 삶의 구원이며 사랑이다_연세대 국문학과 교수 마광수
열일곱 번째 바람 무를 좇아 자신의 벽을 깨는 퍼포먼스의 대가_행위예술가 무세중
열여덟 번째 바람 밥상이 약상이다_자연식 운동가 민형기
열아홉 번째 바람 그의 화폭에는 생선뼈가 생물처럼 유영한다_서양화가 박광호
스무 번째 바람 선묵화에 오롯이 담긴 40년 참선 수행의 흔적_선문화의 대가 범주스님
스물한 번째 바람 네 넉넉한 뱃속에 간직하여 둔 그 향기 높은 술만은..._시인, 수필가 변영아
스물두 번째 바람 수행의 등불로 행하는 불화의 세계를 찾아_불화 전승자 병진스님
스물세 번째 바람 쉬었다 가는 여유, 그림 속에 잠긴 삶의 향기_서양화가 서경덕
스물네 번째 바람 지프차와 묵향_서예가 소엽 신정균
스물다섯 번째 바람 전통 문창살에 비친 관조와 명상의 세계_서양화가 안상규
스물여섯 번째 바람 앵글 속에 담긴 유목 마사이족의 휴머니티를 찾아서_사진가 안영상
스물일곱 번째 바람 삶의 냄새 질펀한 주연 같은 조연 연기자_연극인 양택조
스물여덟 번째 바람 음악적 재능으로 아름다운 빛깔의 갈옷을 채색하는 _천연염색 은희
스물아홉 번째 바람 나무와 해 그리고 호랑이_서영화가 이목일
서른 번째 바람 차원의 세계를 역행하며 새롭고도 낯선 공간을 만드는 조각가_이성택
서른한 번째 바람 앉아서도 여행을 꿈꾸는 남자_게스트하우스 모티프원 대표 이안수
서른두 번째 바람 분청사기 빚기 30년 한 우물_도예가 청파 이은구
서른세 번째 바람 포근하게 감사고, 강렬하게 울부짖는 재즈의 선율_재즈아티스트 이정식
서른네 번째 바람 매헌의 혼이 도살풀이춤으로 환생하다_무용가 이정희
서른다섯 번째 바람 홍천강의 발원지에서 예술을 읽다_홍천 예술촌장 이평우
서른여섯 번째 바람 푸른 바람처럼 희망을 노래하는 연우갤러리_관장 이현주
서른일곱 번째 바람 고갈을 모르는 에너지의 소유자_연극인 장두이
서른여덟 번째 바람 천상의 소리꾼 _가수 장사익
서른아홉 번째 바람 느티나무의 숨결을 고르는 목공예가의 고독_느티나무공예가 송파 정대호
마흔 번째 바람 티끌세상 하늘보기의 시인_시인 정우일
마흔한 번째 바람 40여 권의 왕성한 저술활동과 요가수행의 삶_동국대 인도철학과 명예교수
정태혁
마흔두 번째 바람 웃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하는 행복디자이너_행복전도사 최윤희
마흔세 번째 바람 그녀의 붓질은 꽃과 새와바람과 하늘의 몸짓_서양화가 설미재미술관장 추경
마흔네 번째 바람 나는 연어 같은 화가, 서울은 내가 회귀할 조용한 샛강_서양화가 한규남
마흔다섯 번째 바람 야생초 편지의 작가 황대권과 늦은 밤의 대화_작가 황대권
마흔여섯 번째 바람 의사가 못 고치는 환자는 어떻게 하나?_부산지방법원 판사 황종국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