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모, 도서관친구모임, 그리고 이 카페에 놀러오시는 친구들!
안녕하세요? 새해 인사드립니다.
우리 모두에게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 글을 옮겨 실었습니다.
기쁨도 나누고 슬픔, 아픔도 함께 나누어요.
첫 번째 편지
큰 아들 산하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옆에서 에미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도움이 될 만한 책 몇권 찾아 책상에 놓아두는것 뿐!
품안의 자식이라고 걸음마를 시작하면서 엄마로서 해 줄수 있는 일들이 줄어들기시작 했습니다.
아들이 짝사랑하는 유치원 여자아이를 대신 할 수도 , 팥죽 처럼 끓는 사춘기를 대신 할 수도, (풀
떡풀떡 끓다가 옆으로 튀면 엄청 뜨겁습니다.) 첫 사랑과의 이별에 입술이 허옇게 말라버린 아픔
을 대신 할 수도…
그냥 옆에서 유치원 짝사랑에게 슬쩍한 제 머리핀을 갖다주어도 모른 척, 투견판 개처럼 으르렁
대던 사춘기 때는 그냥 집안에 미친 놈이 하나 있다 여기고, 이별의 열병에는 푸짐하게 삽겹살 구
워 원기나 보충해 주고…….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한국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공부만 할 뿐 엄마가
조정하는 대로 움직인 답니다.
미국에서도 미니밴 맘, 하키맘, 사커맘이 있지만, 요새는 헬리콥터맘,블랙호크(최신정보기) 맘까지
등장 했답니다.
자식들의 주변을 맴돌다가 자그만 수상한 조짐이 보이면 바로 출동을 한다나요.
그러다 보니 자신들의 주장이나 꿈도 없이 개념은 상실되고 엄마 매니지에 이리 끌리고 저리
끌려 심지어는 결혼후에도 엄마의 매니저질이 계속 된답니다.
한국의 간판 대학인 모 대학의 학생들도 공부외에는 실 생활이나 인간 관계 등 많은 부분에서
젬병이랍니다.
저는 권위적 교육과 방임형 교육 이 두가지 밖에 없다면 방임형 교육을 추천 합니다.
자녀 교육은 입술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제 뒷모습으로 하기 때문이죠.
팔색조를 닮았는지 외양을 화려하게 꾸미는 큰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때 귀를 뚫었습니다.
친구들 만나러 가는 외출에 세 남자가 따라 붙었습니다. 서울 가서는 모른 척 각자 행동한다는
조건으로.
평소 소원이 귀를 뚫는 것이 소원이었던 산하가 이 때다 싶어 아빠를 조릅니다. 산하는 소원을
실행하고 마음이 약한 두남자는 문 밖에서 떨며 기다렸답니다.
다행이 공부 잘 한 큰 아들은 학교에서도 별 제제를 받지 않았구요.
미국에 와서는 머리 치장에 심취하여 신체발부는 수지부모(身體髮膚 受持父母) 라는데
한 동안은 무지개를 무색하게 했습니다.
찢어진 청바지 만드느라 밤새가며 청바지마다 실밥뜯어 너덜너덜 하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페인트를 바지에 뿌려가며 걸레를 만들어 입었습니다.
한 우물 보다는 여러 우물을 선호하는 아들은 취미도 다양하게 초등학교 방학숙제로는 십자수
를 놓아가더니, 자동차 조립, 비행기 조립, 요리, 스니커즈에 그림그리기, 안경테 꾸미기, 셀폰
꾸미기, 루이 암스트롱처럼 트럼펫 불기, 죤 보넴처럼 드럼치기, 슬로우 핸드에릭 크렙튼처럼
기타치기, 키스 자렛처럼 키보드 연주하기, 김만중처럼 사진 찍기…….
아들이 취미를 바꿀적 마다 집안 구석구석 쓰레기가 쌓여가고, 뒤따라다니며
정리하기도 지칩니다.
제가 아들에게 늘 하는말 “아들아 제발 너의 흔적을 남기지 말아라!”
아들은 지금 신앙과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 중 입니다.
알이 스스로 깨고 나오면 생명이 되지만, 누군가에게 깨어지면 요리감이 된답니다.
저는 아들이 이번 몸살을 통해 또 한번 성장 하기를 바랍니다.
입술과 발바닥만이 거룩한 사람이 많은 이 시대에 마음과 행동이 거룩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엄마 왜 요새 이렇게 손바닥에서 땀이 많이 나지? 봐 축축해!”
아들이 스트레스 받으면 나타나는 현상 입니다.
닭 한마리 사다가 황기좀 듬뿍 넣고 푹 꿇여 먹여야 겠습니다.
아들아 열심히 앓아라! 그리고 아픈 만큼 성숙해 지거라!
개념 상실의 시대에 너는 주관이 뚜렷하고 신념이 확실하며, 항상 깨어 시대를 읽을 줄 아는
청년이 되거라!
다음에는 2012년부터 진화를 시작한 작은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편지
첫댓글 산하 준하 이야기 잘 보고 가요. 진화하기 시작한 준하, 몸살을 앓고 있는 산하. 그리고 사모님! 2012년은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한해가 될 것 같아요.
얼마전 관장님이 산하에게 쓴 일기를 읽었습니다. 그랬던 그 아이들이 이렇게나 성장했군요 또 새롭고 새롭습니다.
이렇게 청년이 되고 성숙해가고 진화되는군요 귀중한 글 참 잘 읽었습니다.
늘 옆에서 지켜봐주며 풀어주고 챙겨주는 엄마가 되야겠다 생각합니다.
몇해전 귀영언니께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키우냐 물었지요
그때 귀영언니왈 아이들을 예민하게 살펴보며 대응해 주는거라 했습니다.
그말이 아이를 키우며 참 도움이 많이 됬습니다. 관장님의 며느님 산하, 준하의 어머님도 참 현명하게 아이를 키우시네요
많이 배우고 느끼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관장님도 대단하시지만 며느님도 참 훌륭하시네요. 며느님과 손자를 그윽히 바라보실 관장님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관장님이 너무 부럽습니다.
자녀 교육은 입술로 하는게 아니라 엄마 뒷모습으로 한다는 말씀이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아... 읽으면서 왜 이리 마음이 짠해지는지... 며느님이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