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도(每勿島)라는 지명은 섬의 형상이 말이 쉬고 있는 모습이라 매미도(馬尾島),
또는 황폐한 땅에 메밀을 많이 심어 메밀도라 했는데,
경상도 발음으로 변화해 매물도가 됐다.
과거에는 등대섬이 붙어있는 소매물도에만 관광객이 집중됐지만,
근래에는 매물도의 둘레길과 캠핑장이 유명해 지면서 걷기꾼들과 백패커(야영객)가 많이 방문한다.
약 180년전 돛단배로 고기잡이에 나섰던 허씨 부부는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매물도까지 밀려와
단둘이 적막한 섬 생활을 시작했는데
몇 년 후 쌍둥이 남매를 낳게 되었다.
'쌍둥이 중에 한 아이의 명이 짧다'는 전해져
오는 얘기를 굳게 믿었던 許씨 부부는
몇 달 후 동생인 딸을 이 곳 소매물도에 갖다 버렸다.
그 뒤 아들은 스무살 전후의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했고
許씨부부는 입버릇처럼 아들에게
작은 섬(소매물도) 에는 건너가지 말라고 일렀다.
청년이 된 아들이 하루는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작은 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그 날밤 몰래 헤엄쳐 작은 섬으로 건너갔다.
거기서 아들은 제 나이 또래의 아리따운 처녀를 만났다.
오누이인 줄 알 길이 없는 두 젊은 남녀는 곧 뜨거운 사랑에 빠졌고
아들은 큰 섬에 돌아가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마침내 이들은 깊은 정을 맺기까지에 이르렀는데
그 순간 하늘에서 번개가 치며 벼락이 떨어져
두 남녀는 그만 이 바위로 변해버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