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글을 올립니다.
대만에서 8년 가까이 주재원으로 있다가 작년 7월에 한국에 들어왔고, 직장을 옮겨 지금은 심천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1월15일날 발령을 받고 심천에 온지 약 20일 정도 되었네요..
날씨는 대만하고 비슷하여 별 어려움은 없는데, 음식도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고..
대만이 많이 그럽네요..ㅠ.ㅜ
중국에서 외국인이 살기에 심천이 가장 좋다고들 하는데, 제가 아직 오래 살아보지 않아서 그런지 저는 그래도 대만이 좋은 것 같습니다.
집을 구하려고 심천에서 외국인이 살만 한 곳을 많이 뒤졌는데, 저희 3가족이 살만한 30평형정도(100제곱미터)되는 집들 중에서 깨끗한집을 골랐는데 대만보다 비싸네요..
비싼거야 그렇다치고 회사명의로 집계약을 하고, 집세 영수증을 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租赁所란 곳에 가서 등록을 해야 합니다.
대만의 경우 집주인이 알아서 세금신고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여긴 그 과정이 되게 복잡합니다.
營業執照(副本하고 複印本을 같이 갖고 오라는데 副本이 어디있나?? -_-;), 法人身份證複印本, 法人授權委託書, 法人代碼證, 거기다가 회사 인감(公章)까지 직접 들고, 집주인, 부동산중개인, 세입자 이렇게 셋이서 신분증들고 가서 등록을 해야 합니다.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죄다 목에 깁스를 해서 별거 아닌 거 가지고 떽떽 거리고..
암튼 서류를 다 준비해 가도 이것 저것 쓰고 도장찍고 확인하는데 20~30분은 걸린 것 같습니다.
사실 집주인이 집을 임대해서 집세를 얼마받고, 집세에 따라서 세금을 얼마씩 내겠으니 정식 영수증(發票)을 끊어달라는 신고를 하는 것 뿐인데.. 무슨 이렇게 복잡한 절차와 필요한 서류가 많은지 모르겠더라고요..
나오면서 부동산 중개업자가 그러더라고요.. 중국은 인구도 많고 할일 없는 사람도 많아서 이렇게 쓸데 없는 일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직업을 주고 먹고 살게 한다고요..
사람들이 길거리에 담배 꽁초등 쓰레기도 맘대로 버리는데.. 왜 버리냐니까..
그래야 쓰레기 줏는 사람들도 먹고 살지~ 이러더라구요..-_-
이번주에는 거류비자를 만들려고 하는데 글쎄 사진도 한국에서 찍어온 사진은 안 되고 반드시 중국 사진관에서 찍어야 하는데 신체 검사용 사진하고 비자발급용 사진을 따로 찍어야 하며, 사진관에서 해당 증명용 사진을 찍었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아 병원하고 공안국에 제출해야 한답니다..
사진 하나 찍는데 무슨 증명이 필요한지..게다가 신체검사용 사진 + 증명, 비자 발급용 사진 + 증명..따로 따로 해야하고..
그리고 집을 이사했으면 해당 파출소에 거주 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걸 안 하고 공안한테 잡히면 여권 빼앗기고 벌금도 5000위엔(한화 90만원) 내야 한다고 하네요..
운전면허증도 한국에서 나려별로 발급해주는 국제 운전면허증은 안되고, 한국 운전 면허증도 중국 면허로 바꿀 수 없습니다. 중국인들처럼 똑같이 시험을 봐서 통과해야 하는데 필기시험의 경우 100점 만점에 90점을 맞아야 한대요..-_-;
물론 중국어 말고 영어와 한국어로도 볼 수 있긴 한데, 한국어는 번역을 발로 해서 아예 중국어나 영어로 보는게 낫다고들 합니다.
대만의 경우 국제 운전면허증도 통하고(물론 監理所에 가서 簽證을 받아야 확실 함. 그런데 사실 안 받아도 큰 상관 없음, 난 簽證 안 받고 사고 났었는데 경찰서에서 그냥 국제 운전면허증 인정 해줬음), 한국 운전면허증의 경우 주한 대만 대표부에서 공증만 받아오면 대만 병원에서 간단한 적성 검사만 받고 바로 대만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해 줬는데 말이지요..
암튼... 온지 20일 밖에 안 되었는데.. 이것 저것 하느라 벌써부터 머리가 조금씩 아파오려고 합니다.
그나마 지금은 나 혼자 살고 있어서 다행인데 이제 비자 받고 와이프랑 애기랑 데리고 왔을 때, 애가 아프기라도 하면
중국 병원은 갈 엄두도 못 내고 비싼 돈 주고 한국병원이나 대만 병원 가야한다고 하니..
그저 큰 병없이 건겅하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네요..
대만에서는 의료보험 카드 하나만 있으면 웬만한 치과치료(충치 치료, 스케일링 등)부터 시작해서 X-ray, CT, MRI, 감기, 외상치료뿐 아니라, 가벼운 수술까지 모두 병원 수속비용(한국돈 몇 천원 정도)만 내면 다 공짜인데..ㅜ.ㅠ
스마트폰 쓰려고 3G되는 통신사 요금제를 썼는데.. 속도가 거의 환상...-_-;
네이버는 그나마 간신히 뜨고, 다음은 속도가 느려서 페이지 자체가 아예 뜨지를 않습니다.
당연 LTE같은 속도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 한국이나 대만의 3G속도는 나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럴거면 뭐하러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건지??
구정 연휴 앞두고 그냥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몇 자 끄적거리려고 들어왔다가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지금 대만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제 개인적으로는 대만은 외국 치고 정말 살기 좋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하며, 그러한 혜택을 잘 누리시며 사시길..
첫댓글 중국의 그런세세한 부분까진 생각 못해봤는데 참 까다롭군요?
저는반대로 상해에서주재원생활하다가대만으로발령받아서이제8개월됐네요 중국도 나름 시간이 지나면 적응 되실거에요 거기도 나름대로 괜찮은곳입니다.(^_^)
님의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는 북경 + 천진 토탈 2년6개월 근무한적이 있습니다. 님께서 겪었던 불편하고 이해 불가한 부분 저도 다 겪어 봤죠. 그래도 深圳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네요... 사진관은 당연히 꽌씨후(關係戶)끼리 해먹는 것이고, 법과 규정을 근거로 업무 처리를 해야하는게 공무원들인데... 중국은 정말인지 법과 규정은 장식품에 불과해요. 담당 공무원들의 "말"이 법이죠, 근데 골 때리는게 담당 공무원들도 법/규정 해석에 A는A 대로B는 B대로 제각각이라 초기에 엄청 맘 고생했다는거... 힘내세요..
대만도 그렇게 살기 좋은 곳은 아니예요.. 국민성도 아주 부지런한 것도 아니고 열대기후때문인지 느슨하면서도 슬렁슬렁 넘어가는게 그닥 별로입니다
힘내시고 내내 건강하세요.
정말 중국에서 아프면 난관이 많습니다.
정말 건강하세요
외국인 소득세 신고나 비자 연장해보면 대만이 이렇게 살기 편한 나라고 이성이 통하는 합리적인 국가,구나 하는게 띠잉~! 오더라구요. 매년 3월?이면 아, 정말 좋은 나라야....라며 힘을 얻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