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등산을 해야 할 곳이 두군데나 있다. 어쩌다보니 초여름 날씨에 등산을 하게 되었다. 여름답사는 늘 그렇듯 더위와의 싸움이다.
완주 대원사 목조삼세불좌상, 오층석탑
절집이 모악산에 중턱에 있어서 눈이 떠지는대로 준비해서 산을 오른다. 지난번에 왔던 기억으로는 완만한 산길을 30여분 오르면 될 것 같았는데 그늘진 계곡으로 길이 나 있어 생각보다는 덥지 않게 산을 올랐다. 모악산은 늘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다. 잠시 숨을 돌리고 스님을 찾았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법당에 참배하고 부처님들을 살핀다. 편안한 미소를 띄고 있다. 그냥 좋다만 연발하는데 손에 뭔가가 보인다. 세분 모두 보주를 들고 있다. 좌협시 약사불은 양손에 각 2개씩, 가운데 본존불은 한 손에만 1개, 우협시 아미티불은 양손에 각 1개씩 들고 있다.
전각 뒤에 있는 오층탑을 보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데 탑 앞에 토끼기 풀을 뜯고 있다. 사람이 다가가는데도 경계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아 절에서 기르는 토끼인 것 같다. 답사를 하면서 강아지와 고양이는 자주 만나지만 토끼는 처음이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독사, 오늘은 토끼..이번 답사는 동물의 왕국 답사라고 생각하며 웃어본다. 기단면석에 탱주가 보인다..순간 달넘새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노마드 최초작례가 어디? 얼마전 의성답사에서 설명한 듯 한데..
석탑은 단아하다. 지난 번에 왔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 기단갑석에 탱주가 있고 옥개석의 층급받침이 낮은 편이라 모자로 치면 챙이 넓은 것 같은 모습이다. 지역적인 특징인 듯 하다.
완주 대원사 상, 하승탑원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길에 풀이 많이 나 있다. 위쪽에 2기의 승탑이 있다. 향우측 승탑의 상륜부가 특이하다. 아래쪽에는 용각부도가 있다. 청화백자의 용문양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김제 청도리 삼층석탑
귀신사에 도착하니 스님이 예불하는 소리가 들린다. 예불이 끝나야 스님께 허락을 구할 수 있으니 여기를 먼저 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주차할 곳이 마땅찮아서 귀신사 주차장에서 잠시 걸어갔다. 드론을 띄우려고 보니 전기줄이 바로 탑 옆을 지난다. 피하기 곤란해 보이지만 도전해 보기로 했다. 겨우 몇 장 건졌다. 음각추녀가 확실하게 보이고 3층 옥개석에만 절수구가 보인다.
김제 귀신사 문화유산 다수
예불이 끝나고 비구니스님께 법당내부 촬영과 석탑 드론촬영을 말씀드리니 법당촬영은 쉽게 허락하시는데 드론촬영은 잠시 망설이신다. 간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니 허락하신다. 천천히 전각들을 살피고 탑 앞에 섰다. 왜 지난번에 왔을 때 촬영을 안했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된다. 굵은 우동마루가 확실하게 보인다. 요즘은 비구스님보다 비구니스님을 더 많이 만나는 듯 하다.
김제 귀신사 승탑
귀신사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 쪽에 있다. 왔던 곳이지만 이렇게 또 한번을 더 본다. 안상에 있는 귀꽃이 조금 특이해 보인다. 잠시 보고 다음 답사지로 향한다.
김제 금산사 성보박물관
얼마전에 금산사 성보박물관을 다시 열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신문기사에는 작년 11월에 재개관했다고 나오는데 미처 알지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열려 있었다. 철옹성같이 닫혀 있던 박물관이었는데 처음으로 들어가 본다. 생각보다 크지는 않지만 실상사 약수암 목각탱을 상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약수암 목각탱은 불박에서 보고 나서 다시 만났다. 다른 부처님들도 좋다.
김제 금산사 문화유산다수
성보박물관과 더불어 오층석탑을 드론으로 촬영할 수 있을까 싶어서 종무소에 말씀드리니 공문을 보내면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법당 내부촬영도 부탁드리니 내부에서는 촬영이 안된다고 한다. 공문을 보내도 안된다고 한다. 오늘은 박물관을 본 걸로 충분히 만족한다..다른 곳은 더운 날씨를 핑게로 사진만 몇 장 담는다.
김제 금산사 심원암 북강삼층석탑
드론을 찍기 위해 다시 찾았다. 심원암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가서 등산을 시작했다. 거리가 540m인데 숨이 차오를 때쯤이면 도착한다. 가벼운 산책길은 아닌데 그렇게 힘든 길도 아니다. 여름이 아니라면 20분이 안걸릴 듯 하다. 내 머리속에는 예쁜 아가씨가 나풀나풀 치마를 입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또 만나서 보니 그새 다이어트를 했는지 날씬해지기까지 한 느낌이다.
이번 답사에서 드론을 찍어야 하는 마지막 곳이다. 드론으로 보니 삼층옥개석과 노반석이 일석이고 옥개석 상단 모서리에 장식공이 각 1개씩 4개가 있다. 전층에 있다.
김제 금산사 승탑원, 혜덕왕사비
내려오는 길에 잠시 들러서 봤다. 승탑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때에 봤던 터라 오늘은 조금 꼼꼼하게 살핀다. 전에 세종아빠님이 퀴즈를 낸 귀부도 있다. 아마 똥구멍을 표현한 유일한 귀부이지 싶다. 종형승탑의 윗부분도 특이하다. 다른 곳에서도 본 기억이 난다. 이런 계보는 달넘새이 다 알고 계신다. 이번 답사는 여기까지다.
첫댓글 금산사 박물관 ... 덕분에 금산사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호기심 자극하듯 궁금한 부분들을 가려운곳 긁어주듯
시원하게 사진으로 잘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산사 성보박물관이 개방되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7개월이 지났는데..요즘은 정보력이 힘인 것 같습니다..
철옹성이 열렸군요
서진암 나한상
서진암에도 2구가 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철옹성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네요..개인적므로 금산사를 여러번 갔었는데 성보박물관은 처음 봤습니다.
주말 마다 강행군~
강철 체력
부럽습니다
금산사 성보박물관
개방하지 않아
저도 못보고 왔는데
이또한 부럽습니다
금산사 성보박물관이 또 언제 닫을지 모르니 바로 봐야 할 것 같아서요..ㅎ
작은 보주를 들고 있는 불상들이 이제 제법 눈에 들어오네요.
금산사박물관은 지난 겨울에 문이 닫혀 있었는데... 상시 개방했다니 다행입니다.
좋은 답사기... 잘 보았습니다. ^^
선생님은 당연히 다녀오셨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조만간 다녀오시지요. 우연찮게도 보주를 들고 있는 불상들이 보이더군요.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법천사지 전시관에서 2중 안상을 봤는데...
금산사 노주석에도 2중 안상이 있군요
당분간 반백수라 싸돌아다닐 수 있는데 더위가 복병...ㅋ
축하드립니다. 여름에도 조금 힘들지만 다닐만 합니다. ㅋ
덕분에 앙증맞은 보주를 봅니다.
답사 때 수인을 자세히 봐야겠네요.
숙제 하나 받았습니다.
금산사 성보박물관. ㅎ
생각보다 보주를 쥐고 있는 불상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불상들과의 관계를 연구해 봐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