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예술의전당 윤여성 예술감독 빅토르 위고 작 이성구 연출의 레미제라블
공연명 레미제라블
공연단체 예술의전당
예술감독 윤여성
작가 빅토르 위고
연출 이성구
공연기간 2020년 8월 7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관람일시 8월 7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 CJ토월극장에서 윤여성 예술감독, 빅토르 위고 작, 이성구 연출의 <레미제라블>을 관람했다.
윤여성 예술감독은 극단 로얄씨어터 대표, 전 서대문연극협회 회장, 서울연극협회 이사다. <레미제라블> 예술감독, <완전한 사랑> <물고기 인간> <인형의 집> <피아노 프르테> <장마전선 이상없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희랍인 조르바 빠들의 불편한 동거> <피아노 포르테> <혜경궁 홍씨> <화가 나혜석> <쟈베르> <용팔이>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 <나도 아내가 있다> <갈매기> <욕망이라는 이름의 마차> 그 외의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연출가 이성구는 대학로의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2010 차세대 연출가 인큐베이팅”, “2011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2012 서울연극제 기획초청작”, “2013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월요극장 시즌 0~2”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작품 “변신”은 지난 봄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詩)”로 작품상을 거머쥔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평론가들의 집중조명과 분석을 기다리고 있다. 대표작은 <사라-0>, <찬란한 오후>, <유실물 보관소와 바람개비>, <햄릿 이야기>,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詩)> 외 다수 작품이 있는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연출가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은 <빠리의 노트르담(Notre Dame de Paris)>과 함께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1802~ 1885)의 걸작이다.1776년 미국의 독립 전쟁의 발발과 함께 프랑스에서도 대혁명이 일어나 부르봉 왕조가 폐지되고 민주적인 공화정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이때 나폴레옹이 등장해 유럽 정치권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그가 워털루 전투에서 패하자 프랑스는 부르봉 왕가의 후손인 루이 필립을 최고 통치권자로 옹립해 왕정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왕정에 불만을 품은 공화정 지지파들은 호시탐탐 제 2의 프랑스 혁명을 꾸미고 있었는데, <레 미제라블>은 바로 이러한 프랑스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치 소용돌이는 경제성장을 저해시키고, 대다수의 민중은 극심한 생활고로 고통을 겪게 되니,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의 <레 미제라블>은 장 발장 뿐 아니라, 당시 프랑스 민중전체에 붙인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레 미제라블>은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그리고 수많은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원작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작품은 1957년 장 폴 르 샤느와 감독의 영화로, 장 가뱅과 다니엘 다리유, 버나드 블리어가 출연해, 세계인의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1982년에 개봉한 로베르 오센 감독의 <레 미제라블은 리노 벤추라, 루이스 사이그너, 미셀 부크, 장 카르메가 출연했으나, 장 가뱅 출연작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1995년 <남과 여>의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20세기 레미제라블>은 장 폴 벨몬도, 미셸 부예나, 알렉산드라 마티네스가 출연해 역시 호평을 받았다. <레 미제라블>의 첫 영화는 1934년 에 제작된 리처드 볼레라 위스키가 감독한 영화로, 명배우 프레드릭 마치(장발장)와 찰스 로톤(자베르)의 명연기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98년에는 빌 어거스트 감독과 리엄 니슨, 제프리 러시, 우마 셔먼이 출연한 영화가 대중의 흥미를 진작(振作)시켰고, 2000년대에는 조시 데얀 감독과 제라르 디 빠르디유, 크리스티앙 클라비에, 존 말코비치, 비르지니 르도엥 주연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2011년에는 뮤지컬 영화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캐머런 매킨토시가, 톰 후퍼를 감독으로 선정하고, 휴 잭맨을 장 발장으로, 러셀 크로우를 자베르로, 앤 헤서웨이, 헬레나 본 햄 카터, 제프리 러시 등이 출연한 최초의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을 만들어 세계에 선을 보였고, 2012년 12월에 국내에서 개봉되었다.
미술작품 중 <레 미제라블>을 표현한 그림으로는 1888년 폴 고갱(Eugène Henri Paul Gauguin, 1848~1903)이 자화상에 <레 미제라블>이라는 제목을 붙여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에게 준 그림이 유명하다. 타히티에서 말년을 홀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비참한 사람”으로 묘사해,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레 미제라블> 연극은 <장 발장>이라는 제목으로 1958년,전남 고흥군 소록도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 병 환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당시 한센 병 환자들 중에는 한아운 시인처럼 문학과 예술에 출중한 기량을 가진 인물이 많았기에, 그들만의 힘으로 2시간 남짓한 공연이 이루어졌고,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어 천 여 명의 관객이 감탄과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출연자들에게 갈채를 보냈다 <영화인 김갑의 선생 자료제공>
무대는 배경 가까이 건물의 외벽 같은 입체로 된 사각의 조형물이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놓여있고 출연진이 그 위로 오르내린다. 무대 앞으로 출입구가 뚫린 건물의 백면이 가로로 배치되고, 무대 상 하수 쪽으로 이동시키며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킨 탁자형태의 조형물과 의자를 역시 이동배치시키고, 중간 막을 사용해 다음 장면과 연결시킨다. 무대 객석 가까이 의자를 쓰러뜨려놓고, 연극에 도입에 주인공인 장발장이 일으켜 세우면서 극이 시작되고 대단원에서도 같은 의자로 마무리를 한다. 배경의 조명으로 전투장면을 연출해 내고, 바이올린 연주와 출연진의 합창이 극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결정적인 장면은 권총의 총성으로 해결한다.
연극은 도입에 강렬한 역광을 등에 받으며, 감옥에서 출감(出監)하는 장 발장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그가 첫발을 내딛는 도시는 우중충한 느낌이 들고, 빈곤한 모습의 민중만 길거리를 배회하는 곳이다.
장 발장은 군중 속에서 배고픔을 하소연하지만, 그의 호소를 귀담아 듣는 사람은 없다. 장 발장은 의외에 인물인 미리엘 주교의 구원으로 식사와 잠자리 제공을 받는다. 그 밤 장 발장은 주교관의 은제식기를 배낭에 꾸려 넣고 줄행랑을 친다. 하지만 경찰에게 붙잡히고, 주교에게 끌려온다. 주교는 은제식기를 자신이 선물한 것이라며, 장 발장의 손에 은제 촛대까지 쥐어준다.
주교관을 나서는 장 발장에게 주교의 선행이 하나의 깨달음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타고난 도벽은 우연히 등장한 한 어린이가 떨어뜨린 동전까지 자신의 발로 밟고, 어린이의 애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울려 돌려보내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이성을 찾은 장 발장은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고, 개과천선(改過遷善)과 함께 바르게살기로 천지신명(天地神明)께 맹세한다. 그러나 어린이는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향후 장 발장은 그 어린이의 모습과 동전을 죽을 때까지 가슴에 품고 다닌다.
세월이 흐르고, 장 발장은 공장주로 성공하고 한 도시의 시장이 된다. 한편 자베르가 그 도시의 경찰서장으로 부임해 오고, 가석방된 장 발장이 자신의 감시를 피해 종적을 감춘 것에 책임감을 느꼈던 자베르는 시장인 장 발장과의 대면에서 그를 단번에 알아보고, 가석방 기간 중 보호감찰을 피해 도주한 인물로 검찰에 고발한다. 마침 장 발장이라는 의외에 인물이 나타나고, 법정에서 장 발장의 감옥동기들은 장 발장과 흡사한 모습의 인물을 진짜 장 발장으로 오인하고 수긍하는 증언을 한다. 그때 장 발장이 등장해 자신이 진짜 장 발장임을 고백하고, 3,4일의 여유를 달라고 부탁하고 기일이 경과한 후에는 스스로 찾아오겠노라 약속하고 법정에서 사라진다.
장발장은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던 한 병약한 미혼모의 죽음으로, 그녀의 딸 코제트를 대신 데려다 기르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기에, 장 발장은 코제트를 찾으려고 떠난 것이다.
코제트는, 건달이자 부량배인 테나르디에 부부의 손에 맡겨져, 혹사당하고 있고, 장 발장은 비싼 양육비를 지불하고, 코제트를 데리고 행방을 감춘다.
10년 뒤, 수도원에서 은거하고 있던 장발장과 코제트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들어낸다. 성년이 된 미모의 코제트는 귀족의 자제 마리우스라는 청년의 눈에 들게 되고 두 젊은이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마리우스의 할아버지인 질르노르망은 자신처럼 귀족가문이 아닌 평범한 집안의 여식을 탐탁치않게 생각한다.
한편 테나르디에 부부는 장 발장을 곧바로 알아보고 부량배들과 함께 그를 납치해 거액의 돈을 뜯어내려한다. 그 현장에 자베르가 부하들과 급습하고, 장 발장은 바로 행방을 감춘다. 자베르는 그가 장 발장임을 알아차린다.
한편 프랑스 민중은 왕당파와 공화당파로 나뉘어 싸우고, 마리우스는 귀족가문의 후예답지 않게 공화당파에 앞장서 싸운다. 자베르는 공화당파 진중 속에 잠입했다가 발각되어 사형에 처해질 운명에 놓인다. 그때 장 발장이 등장해 자베르를 석방시켜준다. 왕당파의 총공격으로 마리우스가 총탄에 쓰러진다.
장 발장은 마리우스를 등에 업고 빠리의 거대한 지하배수로를 통해 탈출을 시도한다. 배수로 속에서 장 발장은 테나르디에에게 돈을 주고 탈출지도를 구한다. 그러나 곧 경찰대에 붙잡혀 절대절명(絶代絶命)의 위기에에 빠진다. 그 때 자베르가 나타나 장 발장을 풀어준다. 장 발장은 마리우스를 업고 수로를 빠져나온다.
자베르는 경찰서장으로서의 곧이 곧 대로의 편협한 삶과 전과자인 장 발장의 사랑으로 베푸는 삶을 비교하고, 자존감의 상실과 수치심과 후회로 결국 자결하고 만다.
대단원에서 장 발장은 한 공원의 조그만 벤치에 앉아 있다. 장 발장의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으로 한 어린이가 다가오고, 자신에게 동전을 빼앗겼던 바로 그 어린이 손에 평생 간직했던 동전을 쥐어주고는, 그 일로 평생 가슴에 응어리가 졌던 돌덩이이를 들어올린 듯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깊은 꿈나라로 향한다. 바로 그 장면에서 배경 앞에 비스듬히 놓여있던 건물의 외벽 같은 조형물이 장 발장의 마음속의 돌이 뽑혀나간 것처럼 하늘로 번쩍 들어 올리어져 관객의 감탄사를 발하도록 만든다. 합창곡인 “비참한 사람들”, “바리게이트 씬” 등의 노래는 극의 흐름과 적절하게 부합되어 장면 장면을 100% 살려낸 명곡으로 관객의 기억 속에 깊이 간직된다.
장 발장으로 윤여성 문창완, 자베르로 하성민 임진웅, 질르노르망 오현경 문영수, 주교로 박웅 임동진 홍창진, 테나르디에로 이호성 문경민, 테나르디에 부인으로 조정은 진태연, 마리우스로 강호석 지상혁 박상준, 코제트로 함은정 권아름, 팡틴으로 정은진 이소영, 에포닌 반소영, 앙졸라 배우진, 그리고 최종원, 차영숙, 정영신, 도영희, 문경민, 정슬기, 국 호, 유진희, 권남희, 양창완, 한필수, 김경미, 김동일, 김 한, 김채원, 손정환, 윤원재, 류정훈, 남소하, 손니나, 곽민석, 최현종, 박인환, 양하윤, 윤민혁, 김민희, 최시내, 장예승, 김동윤, 김채린, 송희원, 문아람, 그리고 아역으로 박선후 배재현 윤해빈 위유나 김주안 진유찬 신해윤 이소민 등이 출연해 등이 출연해 열과 성을 다한 호연과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 이윤수, 조명 김성태, 작곡 김 문, 의상 김정향, 분장 이정수, 무대제작 태극무대, 움직임구성 정윤, 무대감독 이범석 정성규(조감독) 소품 김석영, 그리픽디자인 강동성 그래픽, 대회협력 이용도 신태엽, 협력 동국대 링크플러스사업단, 기획팀 노 은(PD) 유준기(팀장) 이정수 이지수, 제작PD 박우화, 제작 이종열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하나가 되어 예술감독 윤여성, 빅토르 위고 원작, 국민성 각색, 이성구 연출의 <레미제라블>을 인간의 심성과 영혼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감동만점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8월 7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