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은 멀리 있지 않았다.. 부산, 양산.. 당일답사..

[노마드]

어제 늦게까지 답사기를 쓰느라 잘 시간을 놓쳐서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났다. 새벽부터 가야하는 곳이 없어서 더 느긋하게 준비를 했다. 오늘은 찬스님 영애 결혼식이라서 부산으로 왔다. 결혼식 참석을 핑계로 부산과 양산의 미답지 몇 곳을 갈 계획으로 집을 나섰다. 


 
 
 
부산 흥국사 사왕상
 
지난 김해 정기답사에서 들렀던 명월사에 같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부재이다. 왼쪽에 탱주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탑의 면석으로 보이는데 그 도상이 특이하다. 가운데 인물의 양쪽에 있는 동물이 뱀이다. 스님께 허락을 받은 터라 편안하게 조명을 비춰서 보니 향우측 뱀의 눈도 보인다. 이런 형태의 도상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선과대장님의 글에는 일부에서 남방불교전래설의 근거로 삼고 있다고도 한다. 큰 고민없이 몇 장 찍고 다음 답사지로 향한다. 

뱀이 부처님으로 보이는 인물을 호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천의가 날리는 모습이 더 타당한 해석으로 보인다.

얼굴부분.

꽃인지 금강저인지 뭔가를 들고 있다.

향우측..뱀인지 천의자락인지 잘 보이시나요?

향좌측..여기도 뱀인지 천의자락인지..

부산 시립박물관 야외전시장 만덕사지 삼층석탑 등
 
부산은 6.25 전쟁의 피난도시로 형성되어서 길이 좁고 오르막이 많다. 운전한지 30년이 넘었어도 부산에서 운전할 때는 늘 신경이 쓰인다. 동서고가도로를 타고 문현램프를 빠져나와서 제일 끝차선에서 우회전을 해야 되는데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도 네비가 애매하게 안내를 하여 센텀으로 가는 고가도로로 올랐다. 내리는 곳이 없어서 센텀에서 다시 박물관쪽으로 와야했다. 40여분을 생짜로 드라이브했다. 한가지 위안은 광안대교를 건너와야해서  바다를 구경했다는 점이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운전해야 하는 곳이 부산이다. 순간 방심하면 차를 돌릴 곳이 없어서 계속 어거지로 직진을 해야 한다. 부산에 사시는 회원님들은 어떻게 사는지 존경스러울 뿐이다. 
 
오늘은 야외전시장에 있는 만덕사지 삼층석탑을 드론으로 찍는 것이 목적이다. 입구에 있는 보안요원에게 사정을 말하니 여러군데 전화를 돌려본다. 일요일이라서 담당자가 없는 듯 하다. 이럴 때 지체없이 신분증을 내밀어야 한다. 그리고 드론의 실물을 보여주고 10분이면 된다고 안심시켜야 한다. 실제 10분이면 내가 원하는 장면을 다 찍을 수 있다. 잠시 망설이더니 괜찮을 것 같다고 허락을 한다. 그늘하나 없는 입구쪽에서 드론으로 찍어 본다. 날이 더워서 가만이 있어도 땀이 흘러내린다. 옥개석의 반전이 날개짓을 하는 듯 하다. 진주박물관에 있는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이 떠오른다. 

만덕사지 삼층석탑. 드론으로 본 정면모습.

대각선 모습.

3층 옥개석의 노반받침이 2단이다.

반전이 날렵하다.

다른 층의 받침은 1단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본 정면모습.

대각선 모습.

기단부.

조선시대 승탑.

고려시대 석불입상.

통일신라 석불입상.

대좌와 불상편.

 
 
 
 
 
부산 시립박물관 실내전시장
 
원래 계획은 시원한 실내에서 찬찬히 관람하다가 결혼식장에 시간 맞춰 갈 예정이었는데 40여분의 강제 드라이브로 인해 불교관련 유물만 살핀다. 이미 몇번이나 왔던 터러 사진에 대한 욕심이 없다. 그냥 특이한 것이 있는지 살피는데 작은 금동불의 대의에 문양을 새겨 넣은 것이 보인다. 이런 재미로 온 곳도 다시 온다. 부산관의 미술실은 전시 리뉴얼 관계로 불상이 한 점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불상이 새겨진 벽돌.

불상과 탑이 새겨진 벽돌.

수인이 모두 시무외 여원인이다. 

석조여래삼존입상

금동여래좌상. 고려말 조선초 불상으로 보인다.

석조여래좌상. 대의 착용법이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하다.

동경인데 한쪽은 보살이 새겨져 있고 한쪽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올 때마다 유심히 보는 석탑재. 목조건축양식을 그대로 표현했다.

아틀라스? 몇 군데서 본 적이 있다.

표정이 다르다.

공포와 기둥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저 넓은 구멍은 무슨 용도일까?

약조제찰비. 현재로 말하면 밀수금지령이다. 

처음에는 건성으로 봤다.

대의자락에 문양이 보인다.

왼쪽 어깨에도 있다.

왼쪽 무릅에도 보인다. 

 
부산 광명사 아미타여래삼존좌상
 
결혼식장에 도착하니 환대님이 먼저 와 있다. 기차를 타고 왔다고 한다. 우리카페 견민님도 와 계셨다. 이름은 알고 있는데 처음 뵙는다. 일단 결혼식장에서 해야 할 일을 처리한다. 찬스님께 참석했음을 인증받고 더불어 거짓말을 아주 조금 보태어서 너무 젊어보이신다고 덕담을 건내니 좋아라 하신다. 신랑보다 멋있으면 안되는데..ㅋㅋ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환대님에게 답사하고 가라고 유혹을 한다. 답사객이라면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넘어와야 정상이다. 환대님은 지극히 정상이다. 기차표를 취소하고 오후 일정을 함께 한다.
 
선과대장님의 글에 있어서 지도에 마킹을 해 놓은 곳이다. 비지정문화재라 아미타불이 석불인줄 알고 마킹을 했는데 석불이 아닌 듯 하다. 법당 내부 촬영을 위해 스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니 경계하는 눈빛으로 보신다. 이럴 때는 신분증을 꺼내서 확인시켜 드려야 마음을 놓으신다. 참배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언제적 불상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조선후기라고 해야 하나 싶다. 

아미타여래삼존좌상.

아미타여래 손을 내리고 있어서 석불인줄 알았다.

대좌도 투박하다.

선과대장님은 대세지보살과 아미타여래가 조선시대 불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본종 형태인데 연뢰가 9개이다. 환대님은 현대작이라고 한다.

부산 시민공원 88야불
 
부산시민공원은 미군기지인 하야리야 캠프가 있던 곳이다. 몇 년전에 우연히 자료를 찾다가 미군기지안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조사한 글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 미답처 목록에 기록해 놓았는데 또 우연하게 여기에 불상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와서 보니 일제강점기 88야불로 보인다. 환대님은 시주자와 번호가 없다고 하는데 번호와 시주자가 대좌에 새겨진 경우도 많다. 안내판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에 경마장에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옆에 마두관음이라는 한자가 적인 돌도 있다. 우리나라임에도 미군기지에 있는 문화재는 어떻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동두천 미군기지에는 고려시대 탑이 있는데 시청에 전화하니 자기네들도 미군부대에 공문을 내고 들어간다고 한다. 한미연합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영어로 뭐라뭐라 되어 있는데 영어가 되어야 사정이라도 해 볼텐데..그저 동두천의 미군부대로 이전하면서 탑을 두고 가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는 없나 싶다. 

야외에 이렇게 있다.

어떤 부처님인지 모르겠다.

안내판에는 비로자나불이라고 하는데 88야불에도비로자나불이 있는지 모르겠다.

어떤 보살님인지 모르겠다.

마두관세음보살 표시석.

양산 한국꽃궁중박물관 삼층석탑 및 석조물
 
어제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오늘 다시 왔다. 3시 30분쯤 도착했으니 안심하고 들어간다. 얼마전에 대장님과 산천초목님이 글을 올려서 지도에 표시하고 드론촬영을 할까 하고 왔다. 입장료가 5000원이라서 드론촬영을 허락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을 요량이었다. 이야기하니 촬영하라고 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보니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정원이 좋은 한옥집이라는 표현이 맞다. 나는 야외에 석조물에만 관심이 있어서 환대님에게 실내에 들어가 보라고 하니 꽃그림이 많다고 한다. 모든 석조물에 안내판이 있는데 이 박물관이 있는 곳이 매곡동이라 대부분 매곡동을 명칭으로 삼고 있었다. 얼마전 서울에서 작퉁탑을 몇 개 본 뒤라서 그런지 대부분이 조금 긴가민가하다. 입장료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음료가 무료라고 한다. 오기직전에 편의점에 아이스커피를 사서 마신터라 우리는 먹지 않았지만 근처 지나갈 때 커피 한잔 하는 셈치고 들어가서 봐도 될 듯하다. 진품이든 복원품이든 가서 확인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하신 시나브로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곳이다.  

드론으로 본 정면사진.

대각선사진.  안내판의 명칭은 매곡동 삼층석탑이다. 

오염된 문양이 좀 인위적으로 보인다.

이렇게 온전할 수가?

아래에서 본 정면사진.

대각선사진.

너무 깨끗하지 않나요?

드론으로 본 정면사진. 수로재 삼층석탑이라고 한다. 여기에 있는 건물이름이 수로재이다.

대각선사진.

3층과 2층 옥개석의 경사도가 다르고 층급받침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 

사방불이 있고 기단부에 희미하게 안상이 있다. 

대각선 사진.

일부 진품에 복원품이 섞여 있는 듯 하다. 

매곡동 석조로발. 어디가 진품이고 복원품인지 모르겠다. 

사자상.

매곡동 석등. 진품으로 보이시나요?

 
 
 
 
 
양산 통도사 승탑원
 
아직 5시가 되지 않아서 밀린 숙제를 할까 싶어서 통도사로 왔다. 다들 아시는 그 승탑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이야기 하니 환대님이 가본적이 있다고 길을 안다고 한다. 풀이 나서 길이 반쯤은 사라진 길을 따라가서 만났다. 선과대장님 표현으로는 귀인을 만났다고 하는데 오늘은 환대님이 귀인이다. 오랜 숙제를 했다.  관람시간이 5시 30분까지라서 안에 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그 승탑 한군데와 담장넘어서 승탑원을 봤다. 낮은 담벼락이라서 넘어가고픈 유혹이 일었으나 오늘은 한번만 유혹에 빠져야 할 것 같아서 꾸욱 참았다. 내려오는 길에 승탑원 옆에 방치된 듯한 종형승탑의 탑신석이 석재들과 섞여 있다. 어제 법광사지에서 본 승탑처럼 사리공이 보인다. 조금만 신경을 쓰시지 하는 마음이 든다. 

다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가는지를 모르는 그 승탑.

석등. 좀 특이하다. 

대좌는 사각이다.

화사석의 양면에 문양이 새겨져 있다.

정광여래부도. 오랜 기다림끝에 만났다.

조마조마하면서 몇 장을 찍었다. 

옥개석의 각이 참 좋다.

뒷편에서 본 모습.

승탑원. 낮은 담장의 유혹을 뿌리쳤다.

종형승탑만 일렬로..

구형승탑만 일렬로..한기는 예외로..

환대님은 원원사지 승탑의 후계자들이라고 한다.

승탑원 옆에 방치된 종형승탑. 탑신.

사리공이 보인다. 승탑원에 둬야 하는데..

석당간은 덤으로..

돌못?

이렇게 당간을 고정해 놓았다.

 
오늘은 더 욕심을 내면 안될 것 같아서 환대님과 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날도 덥고 해서 밀면 한그릇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갈수록 도반이 늘어나서 좋다. 산길을 내려오며 환대님이 혼자서는 가볼 엄두를 내지 못했을텐데 함께라서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도반이란 이런 존재다. 이번 주말에는 알차게 숙제했다. 아직 가야될 곳이 많지만 묵묵히 가다보면 길의 끝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환대]

덕분에 늘 좋은 답사 잘 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운날씨에도 답사는 역시 좋습니다

[노마드]

오늘 하루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쭉 귀인이 되시기를..덕분에 오랜 숙제를 했습니다.

[히메]

아틀라스 하니... 당동리석불이 떠오릅니다
또 어디 있었는데... ㅡㅡㅋ

[노마드]

강화 전등사도 같은 구조죠..ㅎ

[사처포]

부산시립박물관에 관심 가는 문화재가 있군요.
사진, 고맙습니다.

[노마드]

어떤 문화재를 말씀하시는 건지요?

[사처포]

목탑형 석탑, 소형 금동불 등 임다.

[노마드]

그렇군요. 전시물들이 바뀔 수 있으니 조만간 다녀오세요..

[세종아빠]

흥국사 사왕상... 맨처음 본 누군가가 뱀이라고 인식하면서 뱀으로 보게 된 것 같네요.
그러다보니 듣기 어려운 '사왕'이란 명칭으로 불리게된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천의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천의가 날리는 모습... 손에 든 것이 금강저라면 팔부중 중에서 '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직접 보지 못한 제 생각이니 참고만 하시길... ^^

[노마드]

저도 뱀이라고 전제하고 뱀머리가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뱀이 나와서 해석이 안되었는데 천의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조명을 비추어서 봤는데도 그 생각을 못했습니다.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법안]

내보다 정광여래부도 먼저 봤네.
축하한데이.

어제 귀인님한테 경주에서 연락드렸는데, 통도사 계셨구만ㅎ

[노마드]

옆에서 다 듣고 있었다네..ㅋㅋ 경주 투어는 잘 하셨는가? 경주는 구석구석 살피는 재미가 쏠쏠 함..

[마애]

항상
뜨거운 열정과
숙제 본능에 충실한 노마드님~

부산 양산 답사기
잘봤습니다

그리고
쉬엄쉬엄
하세요
건강도 챙기시고요~

[노마드]

숙제는 본능이 아니고 노력입니다..다리에 힘이 있을 때 열심히 다녀야죠..ㅎㅎ

[로즈]

통도사 정광여래부도비...어떻게 들어가셨는지 놀랍습니다.

답사기 잘 보았습니다.

[노마드]

귀인의 안내로 운좋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