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도원역 3번 출구에서 약 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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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찜의 원조는 '마산 할매아구찜'이라고 한다.
바닷속에서 뻘을 뒤집어쓴 채 입을 벌리고서 콧잔등에 달린 10여 cm 길이의 막대 같이 생긴 끝에 깃발처럼 휘날리는 것이 있어 이를 휘둘러 먹잇감을 유인하고 입을 다물면 먹이는 탈출할 수가 없다.
바로 아귀 귀신에게 걸린 것이다.
아귀의 배를 갈라보면 뱃속에는 갑오징어 꼴뚜기 조기 등, 등이 들어 있다.
처음 이런 동영상을 봤을 때 무척 신기했다.
어부의 거물에 흉측하게 생기고 값도 별로 안 나가는 이 아귀가 걸려 올라오면, 어부는 재수 없다며 날카로운 훅으로 쿡 찍어 바다에 던지면 '텀벙!' 하는 소리가 난다는데 서 유래되었다는 '물텀벙'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마산은 아구, 인천은 물텀벙. 부르는 소리는 달라도 다 같이 아귀를 이르는 것이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듯이 세월이 바뀌어 요즘은 아귀가 금값이다.
마산의 허름한 집에서 할머니 한분이 값싼 아귀를 손질해 반비덕이쯤 되게 말려 아귀찜을 만들어 팔았는데, 그 맛이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알려졌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다!
바로 '마산아구찜!'이다.
1.9. 토요일 아침 10시쯤, 아내에게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먹으러 가자.'는 내 제의에 동의한 아내가, 잠시 인터넷 맛집을 검색하고는 인천 송림동 현대 물텀벙 집에 가자고 행선지를 바꿔 역제의했다.
인천시 송림동에 있는 현대 물텀벙을 찾아간 것은 중학 임모 후배께서 내게 소주 한 잔 하자며 불러 처음 같이 자리했던 곳이기도 해서, 처음 가는 아내를 안내할 수 있어 좋았다.
생물 아귀로 요리해서 꼬리꼬리한 냄새도 없이 맛있다고 소문났다는 인터넷 맛집 탐방 후일담을 읽은 아내 덕분에 얼큰한 아귀찜을 맛보게 되었다.
아귀찜과 탕 공히 ; 소 4, 중 5, 대 6, 특대 7만 원으로 인터넷 검색에서 보다 각 5,000 윈 더 인상했다. 몇 년 새에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른다는 실감이다.
나오는 반찬은 맛집 반찬이라기에는 크게 부족했다.
붉은색으로 윤기가 반짝반짝 빛나는 아귀찜에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먹음직스럽게 접시에 수북이 나왔다.
이 날은 컨디션도 그렇고 아내가 거들지 않는다기에 소주는 없이 둘이서 공기밥 하나만 추가했다.
생물 아귀에 콩나물과 양념 고춧가루로 버문 찜 요리가 보기만 해도 침이 한 입이다.
고기 한 점을 겨자장에 찍어 입에 넣었다.
입 안에서 툭 터져 가득 퍼지는 구수함이 형언할 수 없이 甘味롭다!
인터넷에 별점이 4점인 맛집이다!
기대만큼 맛이 있었다.
남은 찜 1/3은 깨끗한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해 줬다.
친구 누구와 같이 이 추위가 떠나기 전인, 1월 중에 다시 찾아가 볼 작정이다.
얼큰한 아귀찜에 소주 한 잔은 겨울에 먹는게 격에 맞을 것이니까!
첫댓글 물텀벙이 아직도 있다고?
우와 대단한 발견을 했네.
40여 년 전에, 부평 그 어딘가에 가서 물텀벙 매운탕을 먹은 기억이 있는데...
잘 됐다.
다음주제 서해랑길을 걸어내려갈 것인데,
인천을 거쳐가게 되어 있으니,
거기 함 들러야 겠네.
이 귀한 추억의 정보,
감사 감사...
그날 함 만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