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서초동 사무실(개인연구실)에서 밤을 새웠다. 논문 준비하는라...마감날이 다 되어서야 분주해지는
버릇은 정말 대책이 없다,
아침에 잠깐 잠이 들었다가 점심을 사먹고 부른 배를 달래려고 사무실에서 10분이 채 안걸리는
우면산이나 대충 산보해 보자는 생각이 들어 남부터미널을 건너서 올라갔다.
서초동에 사무실을 낸지가 3년이 지났고, 평일에 가끔 운동을 목적으로 청계산의 옥녀봉을
오르긴 했지만 우면산은 처움이다. 그냥 너무 간단하고 재미없을 것같은 선입견에...
결론. 아니 뭐 이런 보물을 가까이에 두고 내팽개치다니...건강관리에 최고의 산이다.
산높이 293미터, 약수터만 12개, 예술의 전당과 연계하여 산책과 사색과 관람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숲도 우거져 있다,
서초약수터에서 정수리 소망봉까지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쉬지 않고 걸으면 이마에 땀이 난다.
오르는 길은 아까시아, 상수리나무류, 그리고 소나무류가 대종을 이루어 산림욕이 되고
대성사로 내려오는 길은 토요일 오후인데도 호젖하여 들짐승이라도 나올듯 할 정도다.
예술의 전당 정원과 전시관들 ; 한가람미술관,서울서예박물관,디자인미술관,비티민스테이션...
궂은날은 혼자서 사색하기 이 만한 곳도 없다.
그리고 예술의 전당 건너길 쪽으로 맛집들이 무수히 많다. 갈비가 제일 맛있다는 버드나무집,
속초의 두부맛이 있는 백년옥, 황해도음식의 봉산옥, 우면산꽁보리맛집...
우면산 정상에는 소망탑이라는 돌탑이 있는데 뭔 전설이 있을 법하고,
우면동쪽으로 내려가면 자연생태공원이 있어, 세월따라 변하는 식물이나 숲속의 주인공을
볼 수 있고, 성촌골로 내려가면 우면산공원과 분재박물관도 있으니 이렇게 다양하게 혼자 즐길만곳이
가까이에 또있을까!
이제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하여, 1시간은 우면산을 산보하고, 약수터에서 물이라도 받아서
사무실 화초에라도 싱싱한 물을 줘야 겠다.
눈부시게 즐거운 날이거나 불연듯 찾아오는 우울한 날에는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날로 오시라.
우면산 기슭에 대충올라갔다가 내려와 예술의 전당 노천카페에서 음료수 한잔하고,
다시 남부터미널로 와서 아무데나 마음내끼는 곳있으면 그곳으로 일정에도 없는 여행을 해 보시라,
오산, 부여, 공주 아니면 청주로...
사는게 뭐 별거냐. 극복되지 않는 술픔이 있더냐 . 우리는 결국 죽는다, 지나치게 슬퍼할 것도 기뻐할 것도 없다
momento mori.
09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