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국친구 지단을 소개한다.
재밌고, 활발하고, 꿋꿋하고 엉뚱한 중국친구...
‘지단’과 함께 있노라면 중국 서민층의 생활습관을 잘 알 수 있다.
지단을 소개하기 전에...
중국에 오면 중국인 친구를 사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제일 일반적인 방법은 푸다오나 후샹을 구해서 그들과 친구과 되는 방법.
근데 이건 공부를 목적으로 만난 사이라, 친구가 되기는 좀 힘들다.
생활 속의 회화를 배우려면, 자연스런 환경 속에서 친해지기?...그게 제일 나은 방법인거 같다.
내가 아는 한국유학생들의 친구사귀기 방법 중 몇가지를 소개해 볼까.
보통 남자학생들은 농구장, 축구장 같은 곳을 기웃거리다가 같이 시합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해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아님, ‘중국이면 무조건 탁구다!!’를 외치며
탁구빠따?를 들고 탁구장으로 가서 탁구 한게임으로 친구가 되기도 한다.
뭐, 이렇게 사귄 친구들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는 몰라도 다~~ 자기하기 나름이쥐.
제법 유학생활에 적응한 친구들은 중국친구도 사귀어 볼 겸, 다른 취미도 가져볼 겸 해서
광동어 학원 혹은 영어학원에 등록하여 다닌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도 있지만 그곳엔 중국아이들도 많고,
다들 한국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갖는 터라 친구를 사귀기가 쉽단다.
특히 광동어는 경제가 발달한 홍콩 덕에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꽤 인기가 있는 것 같다.
광동어 학원서 친구 사귄 한국 애들도 몇몇 된다.
내가 알게 된 ‘지단’은 내 후배가 대련 시내 한복판에 있는
영어 학원에 등록했다가 알게 된 아이다.
‘지단(鸡蛋)’은 그녀의 이름은 아니고 우리가 붙여진 별명이다.
중국말로 ‘계란’이라는 뜻의 지단인데
언젠가 아는 선배에게 선물을 준다며 삶은 계란을 던진 까닭에 붙여진 이름이다. ㅋㅋ
‘지단’...그녀...좀 엉뚱하다.
그녀는 중국서 일하는 24살의 중국 아가씨이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월급은 인민폐로 900원 정도를 받고 다닌다.
한국 돈으로 10만원 남짓한 돈이니, 어찌 살까 했는데,
나름 학원도 다니고 집에다가도 좀 보태고 산단다. 정말 의지의 중국인이쥐~~...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53/7_cafe_2007_12_19_00_14_4767e387231d9)
(사진1 지단- 음..그래도 실물이 훨씬 나은데, 사진이 이것밖에 없네엽...쩝~!ㅋ좀 과정되었다는 점을 참고해주샴..)
처음 인상은 참 활발하고 정력이 넘친다는 것 외에도,
특히 말하는 것이 꼭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듯 부자연스러워 이상했는데
알고 보니 '보통화(普通话)' 시험을 준비한단다.
집이 지방이라서(어딘지 오래전에 들어서 까먹음...ㅠ.ㅠ)보통화 시험을 치러야한다나?
뭐, 특별히 그 자격증이 필요한 일을 하려는 것도 아닌데, 자존심상....따려는 것 같았다.
중국아이들도 지단이 사투리를 쓸 때마다 한편으론 재미있는지
"그래서 어디 시험을 붙겠냐~~'며 놀려대기도 하고, 보통화(표준어) 발음으로 교정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알게 된 사실인데, 중국에서는 대학을 나와도 선생님이 되려면,
아무리 학업 성적이 좋아도 보통화 시험에 꼭 붙어야 한단다.
보통화 1급이 텔레비전 아나운서 정도인데, 2급 정도는 따야 학교 선생님이 될 수 있다니...
방언이 심각한 중국에서나 볼 수 있는 특이한 일 중 하나다.
지단....비록 10만원짜리 월급쟁이지만,
먹는 것은.....일단 즐겁게 먹는다.
가끔 그녀는 ‘트~~어비에 하우츠(特别好吃)-아주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맛난 거 먹으러 가자며 나를 부른다. 그녀의 집은 대련시내에서 버스로 30분 이상 떨어진 곳인데
5원짜리 오토바이를 타고 선 간적도 있다. (대련 교통편엔 오토바이도 있음)
한 턱 내겠다고 하여 오토바이를 20분정도 이상 타고 가서 보면,
거의 다 쓰러져가는 미시엔 집이거나 한 그릇에 4원, 5원하는 집이다. ㅋㅋ~~
그래도 굳이 밥을 사겠다는 그녀의 정성이 갸륵하다. 한국친구 밥 한끼 사주겠다고
특별히 맛난 곳을 데려간 것이니, 나야 즐거워할 수 밖에...ㅎㅎ...내내 먹으면서도
“트~어비에 하우츠(特别好吃)”를 연발한다. 그녀의 말버릇인가부다. 하여간 다 맛있단다.
어느 주말 이른 저녁에 지단에게서 전화가 왔다.
줄 선물이 있으니 당장 빨리 대련외대 자습실로 오라는 것이다.
나를 위해서 손수 만든 선물이란다.
그녀는 주말마다 한국친구들 2명과 대련외대 자습실에서 후샹을 한다.
한국어 배우기에도 열정적이다. 물론, 후샹은 모두 남자를 원한다는 것이 탈이지만...ㅋㅋ.
근데 항상 남자 후샹은 오래 못가고...
'도대체 이번엔 '트~어비에 하우츠(特别好吃)'가 아니라, 뭐란 말인가'
나는 선물 준다는 소리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대련외대 자습실로 향했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자신이 손수 만든 선물- '연습본'을 내놓았다.
이미 이 '연습본'을 자신의 후샹들에게 뿌린 것인지 모두
이 연습본을 펴놓고 공부들을 하고 있었다.(그 날 광경을 사진으로 못 찍은 것이 너무 아쉽다.ㅜ.ㅜ)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55/7_cafe_2007_12_19_00_22_4767e5aa8b75e)
사진2) 지단이 준 문제의 '연습본'...A4 50매 정도의 분량으로 위쪽을 보면
스태플러로 정성스레? 세 번 찍혀있다..../ 표지의 글씨는 그녀가 직접
볼펜으로 쓰고 꾸민 것으로 나에게 건네주고는 '심하게' 의기양양해 했다,....ㅎㅎ
이 문제의 '연습본'은 그녀가 다니는 회사에서 몰래 훔쳐온 A4 용지로 만든 것인데,
야근을 시켜놓고도 야근수당을 주지 않자,
그녀는 자신의 노동의 댓가를 이렇게 A4 용지로 대신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선 우리들에게 연습장으로 꾸며서 베푸는 것이다.
아~~! 지단...나의 중국 유학생활에 잊지 못할 소녀여~~....그녀는 의지의 중국인이다.
중국에 유학오시면 친구들 많이많이 사귀어보세요.....!! 순수하고 정감간답니다.
첫댓글 으...여기 컴이 문제인가, 사진이 너무 안 올라가서 1시간 반째 고생하여 겨우 올립니다.ㅠ.ㅠ 이것도 유학생활의 추억인가?ㅋㅋ
그러게요 사진 올리기 참 힘들죠... 글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좋은친구분 두셨네요~ 나도 나중에 좋은중국친구 사귀고 싶어라~ㅋ
으헤헤헤헤.... 잼있네요^^
사진 좀 엽기적이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