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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21세기 조선'이 마지막 선박으로 건조 중인 3만4000t급 화물운반선. |
경남 통영 미륵도의 중형 조선소 3사가 퇴출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통영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온 이들 업체가 퇴출될 경우 지역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지역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들 3사 중 삼호조선이 지난 2월 파산 선고된데 이어 '21세기 조선'도 회사정리 절차를 밟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3사 중 최대 규모인 신아sb는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상경 투쟁에 나서지만 기업 회생은 불투명하다.
21세기 조선 노사협의회는 최근 임직원에게 2~5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사실상 청산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건조 중인 마지막 선박(3만4000t급 )에 대한 인도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말께 조선소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상태이지만 회사 폐업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채권단 측이 회생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데다 마지막 선박 건조 이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는 의사를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이변이 없는 한 폐업절차에 들어간다. 채권단이 제시한 2~5개월치 임금만 받고 결국 떠나게 돼 갑갑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1998년 설립 후 짧은 기간에 세계 50위 조선소 안에 오르는 등 급성장했으나 외환 위기로 경영 압박을 받으면서 2010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결국 파산 절차를 밟는 형국이다. 1500여 명이던 임직원은 계속된 감축으로 현재 150여 명이 남아 있다.
향토기업인 신아sb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때 4000명에 달했던 직원들은 세계 금융위기와 SLS그룹 이국철 회장의 횡령 등으로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현재 1300여 명으로 줄었다. 지역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신아sb 살리기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져 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회생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신아sb 노조원 등 400여 명은 31일 이 업체 최대주주인 한국무역보험공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신아sb 실사' 결과 공개와 워크아웃 기간 연장 등 회생방안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채권단 측은 명확한 회생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어 워크아웃이 종료되는 올 연말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파산절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2008년 말 이후 지금까지 신규 수주를 못해 다음 달 일손을 놓아야 할 처지다.
앞서 삼호조선은 지난 2월 모기업인 삼호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자금사정이 급격히 나빠져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들 조선 3사의 계속된 인원 감축으로 조선소가 위치한 통영 미륵도 봉평·도남동 상권은 적막감만 감돌 정도로 급속히 쇠퇴하고 있다. 이 일대는 조선업 호황 당시 임직원들의 숙소로 사용되던 원룸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지만 지금은 절반 가격에도 거래가 안 되는 빈 원룸이 즐비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