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민 여러분께 한 초등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참 잘 하는 짓들이다 싶은 광경이 펼쳐집니다. 교실 위기를 진단하고 책임을 지어야 할 이들은 이때를 기회 삼아 아예 교육자치 제도 자체를 흔들려고 합니다. 진보/보수 교육감의 문제도 아니고, 학생인권조례의 문제도 아니며, 악마화 된 전교조를 들먹일 이슈가 전혀 아님에도, 변형된 매카시즘의 카드만 죽어라 꺼내드는 자들을 보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죠. 다른 한편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면서 한 교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을 '색출'하는 데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정의감의 발로이겠지만, 권력자에 대한 막연한 포퓰리즘적 분노이거나 심지어 얄팍한 정파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색출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분노와 정의감은 온당한 토대 위에 서 있지 않은 모래성에 불과합니다. 이건 가치의 충돌일 수는 있을지언정, 수준 낮은 정치의 충돌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간 우리 교육이 보장되지 않았던 학생들의 인권을 확장해가는 방향으로 진보해왔다면, 이제는 교사들의 인권과 교육현장의 규율이 약화되지 않기 위한 더 수준 높은 진보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인권은 누군가의 밑돌을 빼어 다른 누군가의 윗돌을 얹는 의자뺏기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이번 주 봉박싱은 교육 현장의 문제를 직시해보려 합니다. 우리의 시선을 가리고 우리의 감정을 흔드는 그릇된 보도와 정치를 '색출'하려고 합니다. 정거장에서는 고전 명작 법정영화인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눠보죠. 저작권이 풀린 영화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왓챠와 유튜브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를 현대적으로 다시 제작한 1997년 판 <12인의 노한 사람들>도 있고,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한국 영화<배심원들> 등 역시 참고할 만합니다. 우리의 분노는 어디로 향해야 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해결되어야 하는가? 사법의 세계는 우리를 진실과 정의로 이끌 수 있는가? 사법의 가능성과 한계는 어느 지점에서 선이 그어지는가? 헌정사 최초의 국무위원 탄핵 사건이 헌재에 의해 기각된 상황과도 연결지어 많은 걸 생각해보게 합니다. 다른 한편, 분노와 냉정 사이에서 진자운동을 하다 보면 얻는 것도 많지만 지치기도 십상이죠. 정당한 분노와 냉정이 힘을 갖고 유지되려면 사람 사는 온기와 즐거움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습니다. 해시라이브도 가능한 한 그렇게 만들고 싶고, 가끔은 오시브런치를 통해 기운도 차리면서 시선도 새롭게 해보는 재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난 오시브런치 3회도 남겨진 이야기가 많이 있지요? 소담소담을 통해 뒷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실은 오시브런치 3회의 예고 썸네일과 공지 속에는 여러 숨겨진 코드가 있었답니다. 그걸 되짚어 풀어헤치는 재미도 남다를 겁니다. 너무 자주 만나니 지겹다 하실 분들은 없으시죠? 7월 27일 목요일 밤 9시에 모여 '아이고, 지겹다~' 외쳐주시길 고대해 봅니 다. 해시라이브 22회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