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철쭉정보
해마다 5월이면 팔랑치 일대는 붉게 타오르는 철쭉 동산으로 변신한다.
철쭉 만개 시기는 해마다 다르므로 국립공원 철쭉 개화현황 사진이나 철쭉 산행 블로그를 참고하면 제일 정확하다.
정령치-세걸산-팔랑치-바래봉-용산마을 코스는 약 14Km에 이르지만 기복이 심하지 않은 능선길이라서 도전할 만 하다.
정령치에서 6시간 이상 주차할 경우 주차비가 10,000원 이므로 용산마을에 주차한 후 정령치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정령치-용산마을 간 택시요금은 20,000원이다.
지리산 국립공원 철쭉 개화현황 : http://www.knps.or.kr/knpshp/koreanrosebay/course01.jsp
날짜:2012년 5월 13일
강원도에서 4시간을 달려와 황매산만 오르고 돌아가기가 못내 아쉬워 내친김에 바래봉 철쭉의 명성도 확인하기로 하고 지리산 일성 콘도에 짐을 풀었다.
이미 짧지 않은 거리의 산행을 마친 뒤라서 몸 상태를 고려해 출발지점을 정하기로 했다.
바래봉에 오르는 등산객들이 주로 기점으로 삼는 정령치가 무리이다 싶으면 전북학생수련원에서 출발하고, 영 컨디션이
안 좋으면 철쭉제가 열리는 용산마을 회귀코스를 택할 작정이다.
다음날 아침, 바래봉 철쭉에 대한 기대감에서인지 의외로 거뜬하여 망설임 없이 정령치로 향했다.
바래봉에 오르는 동안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져 긴장하기도 했으나 흐린 날씨가 산행하기는 오히려 좋았다.
활짝 만개하진 않았어도 팔랑치에서 바래봉에 이르는 능선은 붉은 철쭉으로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동안 뱀사골-노고단-화엄사 코스나 피아골 등등 지리산 언저리를 몇 번 다녀왔으나 정상인 천왕봉에 오른 것이 아니라서 100대 명산 정복 리스트에 넣지 못했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바래봉에 펼쳐진 철쭉 화원이 너무나 아름다워 슬그머니 끼워 넣는다. 머지않아 노고단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25Km 주능선에 도전할 날을 기다리며...
등반코스
정령치-고리봉-세걸산-세동치-부운치-팔랑치-바래봉-용산마을 (웅장한 지리산의 산세와 만발한 철쭉을 즐기며 8시간 30분 소요)
<지리산 정령치 - 바래봉 등반 지도>
바래봉에 오르기 위해 정령치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주차요금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1시간에 1,000원, 6시간 이상은 10,000원?
아무리 국립공원이라지만 도심지도 아닌 산 속 주차장 요금이 이렇게 비싸다니... 하산지점인 용산마을은 바래봉 철쭉제가 한창이라 복잡할 것 같아 곧바로 정령치로 왔더니 주차료 때문에 마음이 살짝 언짢다.
어쩔 수 없이 비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 채비를 하는데 등산객들을 가득 실은 관광버스들이 속속 도착한다. 오늘 산행 역시 붐빌 것 같다.
구름이 잔뜩 끼었어도 밤 늦게 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만 믿고 방심하여 우비를 두고 왔는데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져 불안하다.
능선을 오르내리며 도착한 세동치에서 전북학생교육원에서 올라온 등산객들과 합류한다. 오르막이 가파른지 능선을 타고 온 우리에 비해 훨씬 숨이 찬 모습이다.
부운마을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부운치에 도착해 능선을 타는 무리들과 합류하여 능선길은 더욱 붐빈다.
부운치에서 조금 올라서자 등산객들은 산등성이를 점점이 물들인 붉은 기운을 발견하고 환호를 한다. 좀 시기가 이른 듯 싶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가슴이 설렌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목표 지점인 바래봉이다.
<팔랑치 부근을 붉게 물들인 철쭉 동산이 보인다>
<붉게 물든 능선이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부운치에서 팔랑치로 가는 능선에서 철쭉 군락이 시작된다. 드디어 진분홍 꽃밭 속으로 발을 디뎠다.
<팔랑치로 향하는 능선은 군데군데 붉은 철쭉 동산을 이룬다>
<산 위에서 만난 철쭉 군락지는 자연의 작품이라서 더욱 아름답다>
소문대로 팔랑치는 철쭉이 만발한 꽃동산이다. 요염한 진분홍빛 철쭉 화원에서 간간이 우아한 자태의 연분홍 철쭉도 모습을 드러낸다. 엄밀히 말해 진분홍꽃은 산철쭉이고 지난해 소백산에서 만났던 연분홍꽃이 철쭉이다. 철쭉 꽃은 잎과 함께 피어나며,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바래봉의 진분홍 철쭉은 소백산의 연분홍 철쭉보다 훨씬 곱고 화려하지만 산세와 어우러진 풍경은 솔직하게 소백산에 뒤진다.
1970년대 한국-호주간 면양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바래봉 일대에 면양목장을 조성하였는데, 면양이 독성이 있는 산철쭉만 남기고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버려 아름다운 철쭉 군락지가 형성되었다.
<면양이 선물한 철쭉 화원을 통과하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흐드러진 철쭉 세상을 만끽한 등산객 일부는 팔랑치와 이어지는 팔랑마을로 하산하고 대부분은 용산마을로 향한다.
<바래봉은 스님들이 공양할 때 사용하는 그릇인 바루를 엎어 놓은 듯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황홀한 철쭉 군락지를 빠져 나와 바래봉과 운봉(용산마을)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르러 등산객들은 갈등을 한다. 먼 길을 걸어 온 데다가 이미 철쭉 군락지도 즐겼으니 왕복 1Km인 바래봉을 다녀올 것인지 망설인다. 오후 4시가 넘었고 마침 빗방울이 떨어지자 산악회를 이끄는 이들은 서둘러 하산을 재촉한다.
운봉까지만 해도 4.5Km라니 하산로에 눈길이 가지만 정상이 바로 코 앞이니 기운을 내자. 바래봉을 다녀오는데 30분, 하산하는데 약 1시간10분이 소요된다. 물론 깐돌이네는 조금 더 연장된다.
정상에서는 지리산의 산줄기가 굽이굽이 장대하게 펼쳐진다. 지금까지 걸어온 고리봉, 세걸산, 부운치, 팔랑치로 이어지는 서북 능선이 뚜렷이 보이고, 반야봉, 촛대봉은 물론 천왕봉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우뚝 솟은 천왕봉을 바라보며 정상에 오를 날을 기대해 본다.
<언젠가 올라야 할 천왕봉이 저 멀리에 우뚝 솟아 있다>
정상에서 다시 바래봉 삼거리로 되돌아가야 하는데 대부분 출입금지 표지판이 걸린 울타리를 넘어 지름길로 보이는 샛길로 들어선다. 산을 아끼고 사랑해야하는 산악회원들이 더 앞장 서서 울타리를 넘는다.
지칠대로 지쳐 조금이라도 산행거리를 단축시키고픈 마음이 굴뚝같은데 샛길에는 눈길도 한 번 주지 않고 등산로를
따라 되돌아간다.
안타깝게도 우리를 따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여러분들도 올해는 모두들 경험들하세요~~
첫댓글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