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사고등학교 불교학생회를 지도하며
지도교사:黃 仲 喆
(법명 : 行 德)
한국의 수출입 동향을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다는 gantry crane(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거나 또는 내리는 부두에 설치 된 거대한 기중기)의 움직임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부산광역시 영도구 청학2동에 자리한 부산해사고등학교는 전국에서 인천과 부산 두 곳에 설치 된 초급 海技士를 양성하는 고등학교로서 우리 해운업의 근간이 되는 교육기관입니다. 항해사가 되는 항해과 3개 학급, 기관사가 되는 동력기계과 3개 학급, 항해사와 기관사의 능력을 고루 갖춘 운항사를 배출하는 선박운항과 2학급, 총 한 학년에 8개 학급으로 도합 24개 학급 규모의 학교로서 모든 학생은 자유의사에 따라 기숙사 생활이 가능하며 학교운영회비를 제외한 모든 수업료가 국비로 지급되고 교과서와 교복 및 작업복이 무상 지급되는 교직원 87명이 열과 성을 다해 한국 해운력 강화에 밑거름이 되고자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 학교입니다. 해상생활의 특수성에 따라 사회와의 遊離, 위험 운명 공동체 생활을 해야 하는 승선 생활을 해야할 어린 학생들이 산업 역군으로 가장 위험한 해상 생활을 함에 있어서 어떠한 악조건 하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본교에서는 지난해(98학년도)부터 교장 선생님(오명식)의 특별한 배려로 특활 부서 중에 종교부서를 편성하라는 권유에 의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포츠를 좋아해서 그동안 테니스부를 지도해왔고 이번에도 베드민턴부를 맡아서 지도해 볼 생각이었으나 갑자기 만들어지게 되는 종교 부서 중에 불교부를 지도해야할 지도교사가 마땅치 않다고 하여 평소에 경전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를 지켜보시던 원로 선생님들께서 "황 선생이 한 번 지도해 보시지요"하는 권유에 사실 크게 자신도 없었고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없었기에 두려움 반, 신심 반으로 맡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목탁치는 법, 법회 보는 순서, 찬불가 등, 아무 것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던 제가 3월부터 연간 계획에 따라 지도를 해야 하는데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는 식으로 종립학교를 나온 학생이 마침 우리 부서에 와서 목탁을 치며 집전을 맡았고 학교 교문 밖 20여 미터 부근에 송남원(松南院)이란 개인 암자가 있어서 어느 날, 노 보살님을 찾아가 사정 이야기를 하여 매주 법회를 볼 수 있는 법당까지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이젠 모든 것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이젠 프로그램이 문제였습니다. 마침 나와 동문인 최병천 법사가 모임 때마다 그 먼 길을 찾아와 지도해 주었고 나 또한 아이들에게서 배워 가며 법회를 거듭해가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떠들고 욕까지도 서슴지 않고 장난도 심하며 난잡하게 놀던 아이들이 법당에 들어가서 삼배를 하고 법회를 보며 참선을 하면서 얼마나 진지하고 엄숙한지. 법당에 앉아 坐禪三昧에 든 아이들의 모습은 모두다 부처님의 상호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이 때부터 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올해도 또한 불교부를 맡아 지도하게 되었고 이제는 좀더 체계적이고 제대로 가르쳐야 되겠다 싶어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강사진이 잘 짜여져 있으며 교육과정 또한 완벽하다고 하는 부산불교교육대학 포교사 과정까지 다니게 되었습니다. 올해에 아이들을 지도할 연간 계획은 3월 : 회원 상호간의 인사, 불교인의 몸가짐, 사찰에서의 예절. 4월 : 禮佛文 암송, 찬불가 배우기. 5월 :부처님의 일생(8상성도를 중심으로), 法性偈, 체육대회 준비. 6월 : 반야심경 해설 및 암송, 목탁의 유래와 사용법. 7월 : 정기 및 일반 법회 시 법회 보는 순서. 8월 : 파라미타 여름 캠프 참가. 9월 : 사찰순례, 문화재 보호 활동, 불상, 탑의 구조, 伽藍의 배치 및 구조. 10월 : 독경 및 교리 문답 대회 준비, 불교 경전 요약집 교육, 가을 학예제 준비. 11월 : 천수경 주해 및 암송, 타 학교와의 합동 법회 참가. 12월 : 천수경, 차기 회장단 선출. 2월 : 특별활동에 대한 반성과 다음해에 해야할 계획 수립. 등으로 잡혀 있습니다. 부산의 고등학생 불교학생회가 가장 크게 생각하는 연례행사중의 하나인 5월 체육대회에 우리 학생들이 한독정보여자고등학교와 해동고등학교 학생들로 연합 팀을 이루어 출전해서 당당히 종합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두게 된 것 또한 이들의 참여도가 얼마만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는 잣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도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이나 우리 아이들은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또 한번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요즈음에는 수업을 하러 복도를 지나칠 때나 쉬는 시간에 학교 내를 다니다 보면 "선생님 이번 주 토요일 날 특활전일제 어디에서 합니까?", "선생님 이번에는 뭐 하실 꺼 예요?", "선생님 절에는 언제 갈 겁니까?"하며 깊은 관심을 가지고 물어 보는 학생들이 많아질 때 또 한번 이들의 관심도를 확인하며 歡喜心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이 있었기에 2년째 지도해 오면서 2주일 전부터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유인물을 프린트 하는 등,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것들이 바로 나의 큰 즐거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도해 오면서 나름대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면 첫째로, 부산의 모든 고등학교에서 종교 부서를 특활조직에 포함시키고 특활 시간을 반드시 지켜 실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관리자들이 宗敎偏向적인 시각으로 조직 자체를 불허하고 또한 특별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정규 시간보다는 교육과정상 만들어만 놓고 실시하지 않은 학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청소년기에 들게 되는 이들에게 가장 안정감을 갖게 되고 자기 자신의 진로나 고민 등을 자기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마음의 밭을 가꿀 수 있는 종교 활동이야말로 매우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둘째로, 여러 가지 단체로 이원화 내지는 삼원화 되어 있는 불교학생회 단체를 하나의 통일 된 파라미타 조직으로 일원화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고불이니 중불이니하는 조직은 서로간에 기득권을 대의를 위해 포기하고 파라미타란 전국적인 하나의 조직으로 체계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인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대부분이 학교에선 교사이고 사찰에선 그들의 선배이거나 지역유지들로 구성되어진 지도위원이기 때문에 모두다 아이들을 불보살로 보는 신심이 깊은 분들일 것이다.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 열심히 포교하는 교사나 지도위원이 여러 모임에 우왕좌왕하는 것보다 모든 행사가 일원화되어 응집력을 키우고 더 큰 불보살의 加被를 집중시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난 우리 부산해사고등학교 불교학생회를 지도하면서 너무나도 착하고 유순하기만 한 아이들이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많은 생각을 가져야할 시기에 부산의 많은 타 학교 친구들과 서로 교류하고 그들의 생각도 나누어 지니고 부처님의 커다란 지혜까지도 1년간의 특별활동을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보살계를 지님으로서 선상생활을 통해서는 자연에 적응하고 승선 중 일어나는 선원들과의 여러 가지 갈등, 노동으로 인한 고통도 현명하게 극복하고 어떤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부처님처럼 自由自在한 입장을 취할 수 있으며 사회에 나와서도 항상 自利利他의 정신을 가지고 菩薩精神이 밑바탕이 되어 늘 넉넉한 삶 속에 布施를 언제나 行하는 지극히 인간다운 사회의 밀알이 되어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