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사말
승시세미나 인사말
안녕하십니까?
2012년 올 해는 유난히 많은 기상재해가 우리생활에 영향을 미친 듯합니다. 태풍 볼라벤의 위력이 온 나라를 할퀴고 지나가자 이어 덴빈이 많은 비를 뿌려 온 나라를 공황 속에 빠뜨렸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 대구 경북권역은 피해가 미미해 그나마 근심을 던 듯합니다. 이제는 날씨도 선선해 새로운 활력으로 모든 일에 임해 결실을 맺을 때가 온 듯합니다.
민족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우리 승시도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게 됩니다. 승시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이 심기일전하여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힘써야 할 때입니다. 오늘 우리는 팔공산의 역사문화를 세계인의 품속으로 담기 위한 승시관련 세미나를 통하여 승가의 전통문화인 승시를 학술적으로 조명하게 될 것입니다.
고려시대 스님들이 필요한 물품을 교환하던 산중장터로 시작돼 조선 초 부인사를 끝으로 그 맥이 끊긴 승시는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를 지향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민족문화의 한 자락으로서 또한 지역문화관광 콘텐츠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팔공산 산중전통장터 승시’는 지역 축제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문화체육부와 대구광역시와 동화사가 공동주최 하기까지 많은 이들의 숨은 공로가 함께하였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팔공산의 역사문화 세계인의 품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열리는 올해 승시는 대구지역의 특화된 불교음악과 풍물 등의 공연예술프로그램을 비롯하여 법고연주, 찬불가경연대회, 전통사찰음식시연, 해외 불교문화체험 및 선(禪)과 불교관련 기획전시 등의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여기 세미나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이 승시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아주시면 승시는 대구를 넘어 우리나라 문화계에 더욱 뜻 깊은 행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승시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만나서 어우러지는 어울림 한마당을 대구시민 모두가 즐겁게 참여 할 수 있도록, 오늘 세미나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의 역량을 펼쳐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끝으로 승시에 관심을 기울여 주신 모든 이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기를 기원하며 여러분 모두의 가슴에 행복 가득한 날들이 펼쳐지기를 합장 기원합니다.
2012년 9월 동화사 주지 성문 합장
2. 환영사
환영사
추석을 앞둔 주말 오후 벌초에다, 제수 장만에다 여러 모로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성황을 이루어 주셔서 고맙고 반갑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전통문화라고 하면 흔히들 유교라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그렇지만 유교가 전통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7,18세기 이후부터입니다. 다시 말하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의 일입니다. 임진, 병자 양란 이전의 전통문화를 살펴보면, 아주 옛날에는 무교를 주축으로 한 한민족 고유사상이었습니다. 불교가 도입되면서 한국 고유사상은 불교에 습합하게 되고 그래서 한국만의 불교전통문화가 탄생됩니다.
한국 불교는 본질적으로 종교적 신앙을 중요시 했지만 정치적인 측면이나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막중한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외적이 침입해 왔을 때는 스님들이 병장기를 들고 전투에 참여했고, 정치적 변란이 있을 때는 하나로 뭉쳐서 적극적인 대응을 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회 구성원을 통합하고, 고급문화를 창출해서 보급시켜 왔습니다.
관혼상제 의식은 물론 일상의 예절까지 불교의식으로 했습니다. 이렇게 불교는 늘 대중과 함께하면서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구현에 앞장섰고, 힘없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의지 처가 되어 왔습니다.
인간이 출생해서 죽음이후까지 생활을 총체적으로 주관했던 불교는 경제적인 면에서도 활력을 불어 넣어 생활을 윤택하게 했었습니다.
사찰을 중심으로 한 교역체계인 승시(僧市)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에 사찰은 문화의 중심일 뿐 아니라 경제의 중심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불교가 조선시대 들어와 핍박받으면서 전국의 승시들은 자취도 없이 거의 다 사라지고 팔공산 부인사 승시만이 겨우 그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서 승시를 재조명하고, 되살려 보자는 의도에서 이 학술회의가 개최 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옛날 승시가 누렸던 만남과 나눔과 소통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절박한 시대 상황이 승시의 부활을 더욱 갈망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승시재현에 깊은 애정을 가지시고, 귀한 시간을 할애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면서 환영사에 가늠합니다. 감사합니다.
영남불교문화연구원 원장 김재원 두 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