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도와 하조도를 잇는 조도대교 아래를 오가는 여객선에도 남국의 꿈이 가득 담겨있다.
조도로 가는 길목은 진도 임회면 팽목항.
여기서 오전 6시부터 하루 12회 운항되는 카페리호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한다.
바다 풍광이 수려한 때문인지 찾아가는 길에서 맞는 바람도 여느 바닷가와 달리 한결 시원하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이어지는 수백개의 섬을 바라보며 탄성을 지르다보면 어느덧 조도의 관문인
하조도 어류포항. 면사무소와 농협, 상업시설 등 대부분의 기관이 모여있는 조도면의
행정중심지다. 창유리 입구인 3거리에서 곧바로 왼쪽으로 난 샛길로 빠져 4㎞ 가량 해안절벽을
따라가면 수평선 너머 진도 본섬과 마주한 하조도 등대가 나온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을 이어주는 길목에 자리잡은 이 등대는 일제강점기인 1909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처음 불이 밝혀진 후 100년이 넘도록 한 자리에서 장죽수로를 오가는 수많은
배들의 안전을 지켜주다 지난해 9월 현대식 시설로 재단장했다.
등대 뒷쪽에는 주민들이 '만물상'이라고 부르는 기암절벽이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하조도 끝부분에 자리잡은 신전해수욕장과 해발 230m의 돈대봉도 빼어난 풍광과는 달리
한적함이 있어 평화롭다.
하조도를 뒤로하고 지난 1997년 완공된 510m짜리 조도대교를 넘으면 상조도.
주민들은 이 다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길 가운데 하나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여기서 여미항 쪽으로 10여 분을 달리면 하조도 돈대봉에 버금가는 상조도 도리산(210m)
전망대가 나온다. 정상에 오르면 돈대봉과는 달리 옹기종기 모여있는 수백개의 섬이 한 눈에
들어와 '남도의 하롱베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바로 앞에 떠 있는 나배도를 비롯해, 목장이
있었다던 모래 고운 관사도와 소마도ㆍ대마도, 갯바위에서 갓 채취한 품질 좋은 미역이 유명한
독거도와 곽도, 해송숲이 절경인 전설의 섬 관매도, 낚시꾼들의 이상향으로 잘 알려진 병풍도,
태양력발전소가 들어선 외병도, 어선들의 전진기지인 서거차도와 동거차도, 꽃게파시로 한 때
불야성을 이뤘다는 섬등도, 죽항도, 구멍혈도 등 저마다 독특한 맛과 멋을 간진한 섬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이 곳 도리산 전망대는 하조도 등대와 손가락 바위, 하조도 만물상바위, 맹성리 작은달숲,
목넘애 해변, 돈대봉 절경, 수려한 해안도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조도대교와
함께 조도를 대표하는 8대 풍광보물로 유명하다.
● 진도 조도 여행 TIP
조도를 가려면 우선 목포에서 진도대교를 거쳐 진도 임회면 팽목항으로 간 뒤 여기서 출발하는
조도페리호를 타면 된다. 조도농협과 조도페리에서 운항하는 철부선이 오전 6시부터 하루
12회 조도를 왕복한다. 요금은 승용차 1만7000원(운전자 1인 포함), 승객은 1명당 3000원.
1박 2일의 여행일정을 짤 경우 첫째 날 창유리와 읍구마을, 해안도로, 손가락바위, 모랫개,
산행리 갯벌을 둘러보고 둘째날 이른 새벽 돈대봉이나 도리산 전망대에 올라 일출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 오후에는 다시 진도로 나와 용장산성이나 세방낙조, 첨찰산을 거쳐 남도국악원을
들르면 남도의 전통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다.
남도 국악원은 매주 토요일마다 정기 공연을 한다.
하지만 조도는 빼어난 관광자원과는 달리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부족하다.
인구가 적고 모든 지역이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으로 개발이 제한돼 있기 때문. 창유리에
산수장과 신비장 등 몇 개의 여관이 있고 신전해수욕장 부근에는 민박집이 10여 곳 있다.
(요금은 2인1실 기준 3만원) 대중 교통으로는 택시와 하조도의 끝, 신전리에서 상조도의 끝,
여미리를 하루 7회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
■ 조도 100배 즐기기
관매 8경 환상적…바다낚시 손맛 '짜릿' 하조도에서 제일 높은 돈대봉 정상. 날씨가 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 조도는 새들의 섬이다. 큰 호수에 새떼가 앉은 듯 오밀조밀 자리잡은
섬 사이사이로 갈매기가 날아오르고 숲속에서는 도시에선 사라진 제비는 물론 산비둘기와
까치, 이름모를 산새까지 온갖 새들이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이 곳은 또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인 만큼 고운 모래톱과 우거진 송림을 자랑하는 신전해수욕장이나 아담한 모래사장이
온통 게 구멍으로 되어 있는 모랫개 해수욕장, 돈대봉과 도리산 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다.
특히 조도의 해수욕장은 아담한 규모와 맑은 물, 빼어난 풍광 등 3박자를 모두 갖췄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가족단위의 호젓함도 만끽할 수 있다.
즐길거리로는 병풍도와 동거차도, 서거차도 등 하조도 부근 다도해상의 크고 작은 유ㆍ
무인도에서 하는 바다낚시가 일품이다.
시간이 남는다면 10~20분 걸리는 관매도로 건너가 천연기념물 21호 후박나무숲을 비롯해
서들바굴폭포, 하늘다리, 방아섬 등 관매8경을 감상하고 제주도까지 탁 트인 남해의 시원한
수평선을 보며 온갖 세상사를 잊을 수도 있다. 조도에서 나는 특산물로는 궁중에 진상했다는
독거곽(돌미역)과 돌김을 비롯, 지금도 일본으로 전량 수출되는 톳, 다시마, 우뭇가사리, 전복,
멸치 등 해산물과 무공해 겨울 무나 대파 등 농산물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