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질나다
몹시 먹고 싶거나 갖고 싶어 애타는 마음이 생기는 걸 "감질나다"라고 하는데, 그 말은 애
태우는 모습이 마치 감질에 걸린 아이의 증세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랍니다.
■감쪽같다
`꾸민 일이나 고친 물건이 조금도 흠집이 없다`는 뜻이다.
원래 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 한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곶감의 쪽은 달고 맛
이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 봐 빨리 먹을 뿐만 아니라 말
끔히 흔적도 없이 다 먹어 치운다.
이런 뜻이 번져서 현대의 뜻처럼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할 때 감쪽같다
는 말이 쓰이게 된 것이다.
■값이 싸다, 비싸다
요즈음은 값이 싼 것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뜻으로, 값이 비싸다는 것은 가격이 기준보다 고
가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그러나 원래 "싸다", "비싸다"는 그러한 뜻이 아니었습니다.
값이 싸다는 말은 15세기문헌에서도 보입니다만, 그 뜻은 "값이 적당하다, 그 값에 해당한
다, 그 값이 마땅하다"는 뜻이었습니다.
"싸다"는 말은 지금도 그러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예를 들면 "너는 매를 맞아도 싸다"
는 말을 쓰는데, 그 뜻은 "매를 맞아도 마땅하다"는 뜻 아니던가요?
"비싸다"는 말은 "빚이 싸다"는 뜻입니다. "빚이 싸다"가 "빚싸다"가 되었다가 오늘날 다시
"비싸다"로 되었는데, "채무를 지기 적당하다, 채무를 지기 마땅하다"는 뜻입니다. 값을 고가
로 지불하면 빚 지기 적당하지요.
옛말에서는 "빚이 천원이 싸다" 등으로 사용되던 구문(構文)이었는데, 오늘날은 그 어순(語
順)이 바뀌어서 "천원이 비싸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강강술래
`부녀자들이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추는 우리 고유의 민속춤`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의 전통 민속 놀이인 강강술래의 유래에 대해서는 고대 시대부터 있었다는 주장과 임진
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녀자들을 동원해서 적을 속이기 위한 저눌에서 비롯되었다는 등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러나 아직 학자들 사이에 일치된 견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주장된 강강술래의 대표적인 표기와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순신 장군 관련설에서 나온 `强羌水越來, 强羌遂月來, 江江水越來, 羌羌水越來,强强
須來` 등이 있다. 대체로 강한 오랑캐가 물을 건너오니 경계를 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둘째, 강강은 단순한 여음이거나 두드리는 악기의 의성어라는 주장이다.
셋째, 강은 전라도 방언으로 원(圓)을 뜻하며, 술래는 순라(巡邏)를 의미한다. 술래잡기를 하
듯 원을 그리며 돈다고 해서 생긴 말이라는 주장이다.
넷째, 수레바퀴처럼 감고 감으라는 뜻의 감감수레가 강강술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중에 어떤 것이 가장 정확한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이순신 장군 관련설은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과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근거가 희박한 민간어원설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추위, 무더위
"강추위" 할 때 앞에 붙는 "강"은 물기가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눈물도 없이 억지로 우는
걸 강울음이라고 하듯이 강추위도 마찬가지로 눈이나 비도 내리지 않고 바람만 매섭게 부는
몹시 추운 날씨를 강추위라고 합니다. 눈이나 비가 오면 차라리 날이 포근하게 느껴질텐데,
건조한 바람이 살갗에라도 닿으면 마치 살을 에이는 듯해 추위가 더 호되게 느껴지니까요.
"강"의 반대말이 "무"입니다. "무"는 물기가 많다는 뜻입니다. 여름철은 덥기도 하지만 장마
때문에 물기가 많아 습도가 높습니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쉽게 마르지 않아 더위가 더욱
심하게 느껴진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호되게 더울 땐 "무더위"라고 하는 것입니다.
■개그맨
개그맨이란 말은 전유성씨가 처음으로 `코메디언`이란 말을 다르게 표현하고자 사용한 말입
니다. 또 최근에는 개그우먼이란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바른 영어 표현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니 이를 굳이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영어로는 이 낱말을 쓰면 안 됩니다.
■개나리, 진달래
개나리와 진달래의 "개-"와 "진-"이 접두사임을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으실 것입니다.
"개나리"는 "나리"에 접두사 "개-"가 붙은 것이고 "진달래"는 "달래"에 접두사 "진-"이 붙은
것입니다. 나리꽃은 나리꽃인데, 그보다도 작고 좋지 않은 꽃이라고 해서 "나리"에 "개-"를
붙인 것이고, 달래꽃은 달래꽃인데 그보다는 더 좋은 꽃이라고 해서 "진-"을 붙인 것입니다.
원래 "나리"꽃은 "백합"꽃을 일컫던 단어였습니다. "백합"꽃과 "개나리"꽃을 비교해 보세요.
"나리"꽃과 "달래"꽃을 아시는 분은 아마도 고개를 끄덕이실 것입니다.
이처럼 좋은 것에는 접두사 "진-"을, 좋지 않은 것에는 접두사 "개-"를 붙인 단어가 우리
국어에는 무척 많지요.
이러한 것의 전형적인 것을 들어 보일까요? "개꽃"과 "참꽃"을 아시는 분이 계신가요? 그렇
다면, 그분은 아마도 대전과 군산을 잇는 경계선 아래에 고향을 두신 분입니다. 즉 이 단어
는 영남과 호남의 일부지방에서만 사용되는 방언입니다. 그 북쪽이 고향이신 분은 전혀 이
해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진달래를 "참꽃"이라고 하고 먹
을 수 없는 철쭉꽃은 "개꽃"이라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