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심장섭
어쩌다 한 번 햇살이 인기척처럼 지나가는
응달진 그늘
경전 앞 평생을 바닥에 엎드린 채 독송 중이다
지나가는 바람조차 경의를 표하듯
손사래를 치며 비켜간다
순례를 돌 듯 햇살 한줌 그늘 사이에
온기를 집어넣고 바로 사라진다
떡갈나무 가지에 매달린 남루한 이파리들
한 장 한 장마다 그 깊은 내막이야
다 헤아릴 순 없지만
이파리의 흔들림에서 뿌리의 고뇌가 읽혀진다
지나간 흔적 수북이 쌓이면 약자 도생
풀도 경전이 있다면 파르르 떨리는
저 흔들림이 아닐까
엎드려 산다는 건 가장 낮은 자세가 아닌
땅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에 풀인 듯 줄기인 듯
빛을 보려 굽었던 허리에 힘껏 근력을 주어본다
잎새에 실금이 가도록
[엎드려 산다는 건 가장 낮은 자세가 아닌 땅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에...]
내 창고엔 살면서 쎄벼온 구절들로 가득하다
먼지쌓여 한줌 햇빛도 못받고 곱게 먼지 쌓여가는 맛에 자주 들따보지도 않지만 가끔은 비오는 날,
몸뚱이 으슬한 날, 술먹다 하늘 바란 날엔, 작대기 하나들고 그 컴컴한 창고로 더듬더듬 들어간다
그곳엔 나만 있고 내 삶의 언어들이 있고
내 눈물을 보아줄 아무도 없어 아늑하고 고요하다
그렇게 이 가을 새벽은 잊었던 뒷마음을 쓸어낸다
첫댓글 차마고도 오체투지 순례길 다녀오셔
어때 정신 바짝 나지?
차라리 너의 손으로 내 멱을 따라마 오체투지란다 야채투지도 아니고
@아하 엎드려산다기에… ㅋ
@미리 이번엔 어딜 가는데?
@아하 크로아티아 가셔
@미리 아... 거기? 베트남 및 콩고옆? 알오알오
@아하 아닌듸ㅣ
알헨옆인데
첫문장 의미있게 읽었어요
잘 읽었어
좋은 시를 만나셨군요
길을걷다 술한잔을 하다 새길만한 수다나 문장들을 만나는거 고된 삶에 자그만 위로가 되네요
<길을걷다 술한잔을 하다 새길만한 수다나 문장들을 만나는거 고된 삶에 자그만 위로가 되네요>
ㅡ댓글도 멋지네
작은위로 받으면서
지냅시다
작은별꽃입니다
땅의 소리까진 아니라도 땅의 내음은 좋더라. 풀내음 가득.
마른땅에 비내리는 냄새 또한 굿~~
@아하 언덕에 비 내려 가는거 멍 때리기 굿
청승떨지말아라... 그리고 먹는거 버리는거 아니다.. 언능 주워라..
뭔디? 먹는걸 어따 버렸다구 타박이염 췟~ 뭔데에에에
그건 아침 버스정거장에 누군가 흘리고 간거랴 삼각김밥 뭐가 그리 바빠소 짠하잖아?
@아하 삼 각 김 밥!!
패대기 쳣자너!
@뉴은 패대기 친게 아니구 정거장서 누가 흘린거라고오오오오오오!!!
@아하 주워잡솨!!!
@뉴은 막아줘 시선을 우하핫
엎드려 산다는 것은
고난의 길을 걸어 간다는 것..
어렵네ㅠ
옛날로 따지문 정탐꾼이자누
땅에 귀를 대고. 음... 말발굽소리로 보아하니 이만저만한 인원이 둬식경후면 여까지 도달하것으로 보입니다요
무협지를 너무 봤오
엎드려 보면 못 보던 것도 볼 수 있고
안 들리던 것도 들을 수 있고...
좋은 시 고마워...^^
쎄벼왔는데 칭찬을... 민망하여라
엎드리려 하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엎어진 삶이 있었어
못보던 것들
안보던 것들이 많이 보였지
그분의 뜻이 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