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어판장에 나가는 오랜 습관으로 지금도 초저녁에 잠이 들어, 12 시에서 1시 사이에 일어난다.
오늘은 더 일찍 일어났다.
10시에 일어나서, 묵호 시내 돌아다니다가 지금 막 들어왔다.
지금부터 아침 먹기까지가 내 일의 거의 전부다.
주로 멍하니 누워있다가, 문득 책을 읽다가 갑자기 글을 쓰다가 상상을 하다가 다시 잠이 들기도 하고 다시 나가기도 한다.
농사를 시작했으니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밭에 나가 잘 자라는지 살펴 보는 것이다. 모종으로 태어나서 봄 비를 선물 받은 녀석들이 파릇파릇 생기가 있어 보였다.
제일 중요한 일이, 묵호 구 도심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 그냥 돌아다니는거다. 집을 나서면 묵호보건소 앞에서, 나의 생존을 위한 근육을 위해 노인용 운동기구에서 10 분 정도 희생한다.
옥계 사람이 운영하는 마트 우리마트와 묵호지구대 앞을 지나서, 중앙시장을 통과 한다.
상인들의 흔적들은 곳곳에 남아 있다.
1000원 잔치 국수 집을 돌아서, 발한 로타리를 돌고 나면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발한동사무소 마당에서 새로운 운동기구를 위해 또 한번 잠시 내 몸을 혹사 시킨다.
집에 돌아와,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다가, 글을 쓰다가, 담배를 핀다.
온전히 내 시간이다. 절에서는 새벽 예불을 해야 하는 규칙이 있어, 도망나오고 말았다.
규칙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내식대로, 나만의 규칙으로 살아왔고, 그렇게 해야 살 수 있다.
그리고 가만히 아무 생각없다.
그래서나를 만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새벽에 돌아다니는 일은 내게 괜찮은 일이다.
가만히 이렇게 있는 것이 행복한 일이다.
이렇게 있으면 몸과 마음의 크기를 알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