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과제로 "연극 감상하기"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저번주에 갈려고 했는데, 사정때문에 이번주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침일찍 9시에 일어나(...3시에 잔 아꼬..)허겁지겁 준비해서
시내로 나가 친구와 만나 서울로 다시 가서 또 친구를 만나 혜화역으로
이동하고....해서, 2년만에 와본 대학로. 웬지 감명이 깊더군요.
오늘로 세번짼가? 라고. 처음엔 고등학교 2학년땐가 와보고, 두번째는
고등학교 막 시험 치고 나서 암울하게 옷을 입고 다닐때. 그리고 오늘이 세번째. 추억이 새록새록 나더군요. 라지만, 일단 용무는 대학로가 아니라 마로니에 공원이라 이동. 아, 마로니에 공원은 처음와봤답니다.
마로니에 공원에 입성하자, 느껴지는 뭐랄까? 자유로움이랄까?
딱히 넓지는 않았지만, 젊은 사람들(저보단 나이들이 많겠지만요.)이
자유롭게 무언가를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런 모습에서 지금의 나의 생활과 많이 다르다는것을 느꼈습니다. 아, 거기 계신분들중에, 어떤분은 제가 있는 두시간동안 혼자서 주저리 주저리 하시더군요. 옆에는 빈 술병이 3병. 옆에 친구와 대화를 하는건지 아니면 혼자 그러시는건지..
(친구라는건,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 친구일지도..)
그곳에서 사랑티켓을 구입하고, 학전소극장으로 바로 가서 표를 예매후
시간이 1시간 반이나 남아서 어디론가 가볼까? 하고 내려오는데, 밑쪽
아이겐 포스트라는 옷집 옆에서 직장인락동호회에서 나오신 분들이
즉석 콘서트를 하시더군요. 거기서 일렉베이스를 치시던분. 너무 멋졌어요! 콘서트를 보다가 콘서트가 중간에 애로사항이 생기는바람에 다시
마로니에공원쪽으로 이동했답니다. 입구쪽에 가니 어떤 화가분이 사진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우와앗! 감탄!! 사진으로만 그리는데 그림이 실물보다 더 멋지더군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덧 시작시간이 되어
학전소극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막상 자리를 보니...뒤 구석..--
우어~~T.T 뭐야 이건!! 싼 사람들은 뒤로 몰아버린거냐!! 라고 생각
했지만, 그래도 저희는 낳았군요. 앞 무대 양 구석쪽으로 앉은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그것도 우리학교 학생들...
음. 1장부터 10장까지 되어있었는데, 전 지하철 1호선이라는 제목때문에
지하철 1호선에서 일어나는 해프닝같은것일줄 알았는데, 뭐랄까.
아마도 제일 처음 생긴 지하철 1호선인것도 있는것 같고, 서민들이건 거지건 누구나 애용이 가능한 지하철 1호선이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고..
음...잘은 모르겠군요.
락뮤지컬이라는 이름답게 뒤에서 연주자분들이 섹스폰과 기타, 드럼, 키보드등등으로 직접 연주하시더군요. 웬지, 그분들이 너무 멋졌어요.
특히, 금빛찬란한 섹스폰 연주자분...
내용은 연변에서 약혼자를 만나러 온 연변아가씨(이름이 기억이..)의
서울 입성기로 부터 시작합니다. 사람들에게 588은 어디로 가는거냐고 묻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고 대답해주지 않지요. 지하철을 타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어찌하다가 588로 가게됩니다. 588에서 '걸래'라는 창부와, 그 창부가 좋아하는 안경이라는 인물을 만나고, 그리고....또 누군가를 만납니다.(기억이..--;)그러다가 그곳에서 떠나 다시 지하철을 타고, 만나고......후에, 지하철에서 '걸래'라는 창부(음..하지만 걸래라고 계속 표현하자니 좀 그렇군요..)와 만나 안경씨에 대한 감정을 묻자, 노래로 자신을 표현하는곳이 있었습니다. 그 노래는, 다른 즐거운 노래들과는 달리, 구슬픈 노래였어요. 그리고,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고무줄놀이를 하는 그 모습은....그리고 그 창부는 지하철로 뛰어들어 자살을 합니다. 이후에 패이드업(맞는 용어인지 모르겠군요.)되는 창부의 고무줄 놀이. 다른 사람들과 창부의 장례식을 지내줄려는때에,
자신과 미래를 약속했던 약혼자 제비를 만나지만, 그곳에서 버림받고 맙니다. 다시 연변으로 돌아가려는 아가씨는 안경과 맺어지고.....
음.....음....뭐랄까. 설명이 힘들군요. 뭔가 이상한 설명이.
안경은 안경씨인데 안경이 아니고 사상범인데 아니고....
음....
(역시 설명한다는건 힘들어요..)
재미있게 본 연극인것 같습니다. 생애 두번째 보는 연극. 허리와 엉덩이는 아팠지만, 꽤 재미있었습니다. 중간에 애들에게 "니들 가만히 않있으면 쌍코피 터진다!"라고 외치던 부부. 이런 저런 사람들의 행동.
아무말 없는 타인들의, 타인에 대한 자신만의 상상과 생각.
군중속의 고독을 경험할수 있는 지하철의 특징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지만, '스치기만 해도 인연'이라는 말이 무심해 질정도로 타인에게 아무런 관심조차 없는 지하철. 그것을 표현하려 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배우분들의 연기도 자연스러웠고, 중간에 잠깐 나온 외국인 노동자의 노래도 좋았습니다.(사회를 반영한것이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두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안경을 좋아하는 창부의, 지하철에서의 마지막 모습, '고무줄을 타는 모습' 입니다.
뭐랄까. 여운이 남는 장면이였달까요? 마치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듯한 그런 느낌과 여운을 남기고 자리를 천천히, 고무줄 놀이하듯이 떠나는 모습에서 웬지모를 슬픔을 느꼈습니다.
두번째는 창부의 퇴장 이후 바로 등장한 구걸하는 두 남매.
누나(남자..인것 같습니다만...)의 그 애설픈 목소리와 웬지 웃음이
날수 있는 대사. 그 뒤를 따라나오는 장애아 동생. 그 웃긴 장면에서,
저는 웃을수 없었습니다. 아마 다른 관객분들도 마찮가지였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는택시운전을하시다가삼풍백화점이무너져서다리한쪽이부러지시고..."라는 쉴새없이 새악~거리듯 빠지는 목소리로 끊김없이 설명을 하는 구슬프고 웃음이 나는 대사. 뒤로 따라나오는 구슬프고 웃긴 모습의 장애아 동생. 짧은 출현이였지만, 아마도 잊을수 없을것 같습니다.
친구가 팜플렛을 사와서 보니, 9년전 작품을 계속 수정하였더군요.
저도 보면서 만들어진지 시간이 좀 흐른 작품이 아닌가? 라고 느낀곳이
바로 서울시장의 방송국 취재장면. 김대중씨의 "에~ 그렇지 않아요?"라는 그 대사를 들으니 느껴지더군요.
다 보고 나니 7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강변으로 이동해서 버스를 타는데 웬지 눈에 띄이는 어떤 여자분(젊은분. 웬지 눈이 가던..아 이상한 취미나 이상한 것은 아니예요..--).
먹거리의 역사를 읽다가 졸다 일어나니 신갈. 정신을 차리니 몸이 갑자기 아프고...집에오니 극심한 배고픔을 느끼기에 얼른 아무거나 먹고 이글을 적습니다. 아 졸립군요. 아, 숙제가 있었는데 책을 놓고오는 바람에 못하게 되었군요. 그리고..또 그리고...이제 남은건 친구에게 게임시나리오 하나 써주는것. 라지만..너무나도 극심한 피로.
오늘밤은 맑은 밤이더군요. 잠시나마 별을 보려다 자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아이피에스님, 그리고, 에 또...
안타깝게도 기억이 않나는(죄송해요..T.T),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