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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달콤한 디저트에 차 한 잔을 즐기는 것이 코스가 된 지 오래지만 요즘처럼 디저트 열풍이었던 적은 없었다. 세계 각국 디저트의 집결지가 된 한국의 디저트 문화의 이모저모와 1만 원으로 최고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나라별 디저트 맛집을 모았다.
미각은 단순히 혀의 감각세포에서 느껴지는 1차원적인 감각에서 끝나지 않고 후각,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을 동원한 즐거움의 향유다. 그래서 미각, 맛, 요리 등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공감각적이고, 체험적이고, 즐거운 여가 활동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 맛있는 요리와 맛집 탐방은 일상의 작은 사치로 행복감을 준다. 사실 미각은 다른 감각보다 고급스러움을 누리기 쉽고, 미각의 영역에서 일반 소비자들은 보다 부유층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방식을 모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소비의 여러 항목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 수준의 사치를 즐길 수 있는 분야가 음식이라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로케팅 소비(명품 의류나 가방, 자동차 등의 제품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불과 몇만 원이면 최고급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작은 사치를 즐기는 소비 형태)로 요리에 관심을 두기 쉽다. 그러므로 앞으로 백화점 등의 매장에서 고가의 음식이나 식재료의 판매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트렌드 코리아 2013> 미각의 제국 중에서
얼마 전 일반 소비자의 소비 성향을 구체적으로 반영한 백화점의 리테일 트렌드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소비 트렌드 중 ‘미식가 전성시대’를 단연 최고로 꼽았다. 맛에 대한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워지면서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미식가가 늘었고 이로 인해 식사 후 곁들이는 간식에 불과했던 디저트가 맛의 중심으로 부각된 것이다. 백화점 내 식품 매장은 디저트만을 판매하는 스위트 존을 별도 운영하거나 매장 평수를 늘려 소비자들의 높아진 수준에 맞추고 있고,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세계 각국의 디저트를 고급스러운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디저트 매장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이렇듯 국내 고급 디저트 시장이 커가자 프랑스나 이탈리아 유명 디저트 브랜드가 먼저 러브콜을 하고 최고 경영자가 내한하는 등 전 세계 디저트 브랜드가 한국의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디저트의 본국, 프랑스
테이블을 치우다는 뜻의 프랑스어 데세르비르에서 디저트라는 말의 어원이 시작되었을 만큼 현재의 디저트 문화를 완성하고 꽃피운 프랑스. 마카롱, 타르트, 쇼콜라, 파르페 등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디저트 메뉴가 발달한 곳이지만 비주얼과 식감은 의외로 투박하다. 원재료 맛을 그대로를 살리기보다는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식감을 자극하는 의외의 조화가 특징이다. 정홍연 파티셰
서래마을의 조용한 주택가 사이,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카페가 있다. 파란 카페에 수놓듯 써내려진 분홍 간판에서부터 달콤함이 물씬 느껴지는 오뗄두스는 프랑스인도 엄지를 추켜올리는 정통 프랑스 디저트 맛집이다. 일본 제과업계의 전설로 불리던 정홍연 파티셰가 오픈한 곳으로 마카롱, 에끌에어, 크림당주, 마들렌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전통 디저트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뗄두스는 프랑스 디저트의 본연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제과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현지 것을 구입해 맛을 낼 뿐 아니라 여타의 화학적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 잡맛 없이 깔끔한 단맛을 낸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93-5
마카롱을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셸 속에 든 필링의 쫀득함을 제대로 맛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마카롱 전문점, 마카롱 By 루벤 젠 아드리안을 주목하자. 피에르에르메 출신 파티셰인 루벤 장 아드리안이 오픈한 디저트 전문점으로 홍대와 가로수길, 두 곳의 로드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마카롱은 다른 곳보다 크림이 많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쫀득하고 묵직한 식감에 내로라하는 마카롱 전문점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맛을 자랑한다. 초코, 바닐라, 피스타치오 같은 일반 크림 외에도 딸기잼이나 얼그레이, 라즈베리크림 같은 특별한 맛의 마카롱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당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61-7
미국 디저트는 대체로 달고 버터 맛이 강해 전체적으로 맛이 진하며, 어렸을 때 엄마가 특식으로 해주던 추억의 디저트가 많다. 다량의 설탕으로 단맛을 내는 애플파이나 피건 파이, 치즈케이크나 당근케이크, 컵케이크가 대표적이다. 파티 문화가 발달해 피자처럼 큰 판에 만들어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거나 컵케이크처럼 개별로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든다. 디 가레트 에드워즈
경리단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달콤한 캐러멜 향이 발길을 잡는다. 캐나다대사관 맞은편 소담하게 자리한 앨리스 인 프룻랜드는 이름처럼 과일을 이용한 다양한 미국식 수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껍질째 먹는 유기농 사과에 캐러멜과 초콜릿 옷을 입힌 캐러멜 애플과 다양한 캐릭터로 먹는 즐거움을 더한 한입 케이크, 펍이 대표 메뉴인 이곳은 사과 외에도 딸기, 바나나, 체리 같은 과일을 활용해 만든 디저트 메뉴가 많아 건강한 간식을 먹이고픈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한입 크기로 만든 케이크, 펍과 제철 과일을 이용해 만든 과일부케는 접시나 포크가 필요 없어 이동 중 간편하게 디저트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생일 파티나 집들이 선물로도 좋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43-42
이태원 골목길로 들어가면 흑백 일러스트의 멋스러운 여성 초상화가 한눈에 띄는 곳에 미국식 수제파이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타르틴이 있다. 오너 셰프인 디 가레트 에드워즈의 어머니의 이름과 얼굴을 따 상호와 로고를 완성한 타르틴은 증조할머니부터 전해 내려온 미국 전통 홈메이드 레시피를 활용해 매일 수제 파이를 빚는다. 이 때문에 파이크러스트의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버터 향이 가득해 고소하며, 파이 위에 얹는 필링은 달콤새콤하다. 기존에 먹어봤던 크림 가득한 달달한 파이와 달리 신선한 맛의 조화가 일품이라 이태원뿐 아니라 판교, 백화점 매장에 이르기까지 매장을 확장하고 있지만, 전통 그대로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파이에 들어가는 버터까지 100% 수작업으로 만드는 엄마의 추억의 디저트 맛을 느끼고 싶은 이들이라면 타르틴을 기억하자.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18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맛보는 일본
일본 디저트하면 마치 기계로 찍어낸 듯 가지런한 모양이 먼저 떠오른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식재료를 가지고도 당고, 양갱, 만주 등과 같은 전통 디저트에서도 그들만의 섬세한 장식과 조화로운 단맛으로 나름의 디저트 문화를 완성했다. 외국에 문호를 개방한 뒤 케이크, 아이스크림, 쿠키 등과 같은 외래 디저트 문화를 받아들였지만 뛰어난 장식적 요소와 섬세한 미각으로 일본 디저트만의 화려하고 부드러운 디저트를 완성했다. 기쿠타니 마나부
오전 10시 30분 백화점 식품 매장의 오픈을 알리는 디저트가 있다. 오사카의 명물로 불리는 몽슈슈의 대표 메뉴, 도지마 롤이 그것이다.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개수가 한정된 이 디저트는 일본 디저트 맛을 대표한다. 촉촉한 스펀지 생크림과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는 빵, 신선한 딸기를 곁들여 느끼하지 않은 담백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가로수길에 오픈한 로드숍에는 오사카 몽슈슈 디저트 맛을 재현하기 위해 일본 현지 매장에서 온 파티셰들이 있고 신선한 생크림 맛을 내기 위해 하루 판매될 양의 제품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24-36
12시! 점심시간 시작과 함께 작은 골목 2층으로 손님들이 줄지어 들어간다. 가로수길 초입에 위치한 모찌이야기는 하루에 두 번, 수제로 떡을 빚어 한정 판매한다. 영화 촬영차 일본에 들렀다가 3대째 디저트를 만드는 일본 장인의 과일모찌 맛에 반해 디저트의 세계로 입문해 만든 디저트로, 한입 베어 물면 상큼한 과일과 달콤한 팥 앙금, 쫄깃한 찹쌀의 환상적인 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눈으로 즐기는 일본 디저트답게 모찌를 반으로 가르면 딸기, 청포도, 바나나, 파인애플 등 제철 과일의 향연을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즐겨 찾는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7 2층
식사 후 입가심으로, 출출한 오후 간식으로, 가벼운 식사 대용으로 즐기는 디저트와 어울리는 차 한 잔. 흔히 마시는 커피가 아닌 부드럽고 쌉싸름한 차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나라 대표 티 하우스 전문점 2곳을 소개한다. 이찬호 셰프
차에 꼭 맞는 디저트를 맛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로네펠트 티하우스를 주목하자. 분당에 위치한 로네펠트 티하우스는 한국 티 하우스 최초로 파인다이닝을 선보이는 곳으로 4백여 종이 넘는 로네펠트의 다양한 차와 프렌치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복합 식문화 공간이다. 대저택의 고즈넉한 운치와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살, 곳곳의 멋스러운 조각과 소품이 더해져 이국적 분위기와 여유로움을 자아낸다. 명품 티하우스답게 요리부터 디저트, 차에 이르기까지 코스로 제공되는 모든 음식은 완벽한 맛의 조화를 이룬다. 직원 모두가 티 마스터들로 좋은 차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법과 다양한 차에 꼭 맞는 디저트를 제공한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361
5성급 호텔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싱가포르 티 브랜드인 TWG 차를 언제든 맛볼 수 있는 곳이 생겼다. 황금빛 외관으로 오픈한 지 몇 달 만에 청담동의 랜드마크가 된 TWG Tea 살롱&부띠끄이다. TWG에서 29번째 오픈한 매장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매장으로 오리지널 티뿐 아니라 티 마스터가 우려낸 8백 종이 넘는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맛볼 수 있다. 다이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차 외에도 음식과 디저트도 맛볼 수 있는데 특히 이곳의 모든 디저트는 TWG에서 판매되는 차를 재료로 개발해 그 맛과 향이 특별하다. TWG Tea 살롱&부띠끄는 차를 우리는 티포트, 찻잔 디자인 하나에도 신경 써 공감각적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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