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의 번개팅 첫날
한국의 대표적인 명산, 설악산을 품고 있는 속초는 산뿐만 아니라 호수, 바다가 한꺼번에 펼쳐진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은 도시입니다. 특별히 계획하지 않아도 목적을 두지 않아도 동해의 해초 내음 가득한 여행지는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합니다. 특히 여름방학에 해수욕장으로 엄청난 피서 인파가 몰리지만, 가을 단풍 시즌도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경주 울산 번개팅에서 결정된 속초 번개팅을 11월 12일과 13일 양일간에 걸쳐서 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이것은 대부분이 환갑을 지난 영오삼 동창들을 위해서 교통이 혼잡하지 않은 시간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선택된 것입니다. 보통 시월 초순이면 설악의 높은 봉우리들은 이미 단풍이 시작되고 중순경에는 설악의 아래 지역까지 모두 물이 듭니다. 해마다 편차는 있지만 거의 비슷하며 시월 말경이면 설악의 단풍은 끝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11월 5일과 6일이 단풍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교통 혼잡이 다소 완화되는 때이므로 적당하였으나, 숙박처소를 제공하기로 한 저의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속초 소재 콘도들의 예약이 이미 완료되어, 그 다음 주인 11월 12일 1박2일로 수현대 콘도를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진심으로 영오삼 동창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특히 참여를 계획하였다가 오랜만의 따님 방문으로, 부군의 생일잔치로 각각 불참하게 된 임영희 친구와 김영순 친구, 울산의 일관계로, 갑작스러운 다리 부상으로, 기타 사정으로 각각 불참하게 된 권윤섭 친구, 엄흥섭 친구, 김영남 친구에게 거듭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 속초 번개팅에 참여하는 영오삼 동창 명단
안경자 유경자 유숙희 윤상매 이종순 지경숙 차옥복 하순호 허남숙 동창 등 여성친구 9명, 김동주 김두영 김성곤 김종래 문광식 박선규 박종수 백기윤 서일석 신명철 조영환 최경식 동창 등 남성친구 12명 등 모두 21명이 이번 속초 번개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경주∙울산 번개팅에서의 15명에 비교해서는 6명이 늘었습니다. 모임이 활성화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영오삼 동창회장인 문광식 회장님과 서일석 전임회장님의 전폭적인 수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향후에도 이러한 모임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기를 모든 동창들이 한마음으로 소망하고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아울러 이를 위한 지속적인 성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번개팅의 총괄 및 진행은 운영상에 있어서 미흡한 점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경험이 많은 전임 집행부에서 맡기로 하였습니다.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기쁜 마음으로 총괄 및 진행을 맡아주신 서일석 전임회장님과 유숙희 총무님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알게 모르게 챙겨주시는 전임 집행부 임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 첫째 날 행사
1.1. 속초 수현대 콘도로의 집결
- 영월 친구들
신명철 친구가 울산에서 하루 먼저 영월에 도착해서, 수학 여행하는 전날처럼 영월 거주 친구 5명과 합세해서 임영희 친구 식당에서 전야제를 했답니다. 딸 방문으로 어쩔 수 없이 불참하게 된 임영희 친구가 미안한 마음에 이번 번개팅을 위해서 엄청난 양의 금(김)치를 스폰하였습니다. 기실은 저의 잘못인데... 임영희 친구의 영오삼 친구들을 향한 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물론 전야제라는 명목으로 임영희 친구를 위로해주신 영월 친구들과 신명철 친구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모임 때마다 궂은일을 도맡아 챙겨주셨고, 이번 모임에도 운전해주시는 백기윤 친구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필요해서 얼굴 돌리면 환하게 웃고 있는 백기윤 친구... “걱정하지 마!!!”... 그 표정... 백만 불짜리입니다. ^^
오전 10시경에 영월을 출발해서 집결지로 오는 도중에 평창휴계소에서 막국수와 편육을 안주로 한 잔 하시고, 양양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자연산 섭국 전문점 ‘옛뜰’에서 자연산섭국을 드셨네요. 포항에서 출발한 김성곤 친구도 ‘옛뜰’에 합류하셨습니다. 번개팅에 차량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자차를 혼자 운전해서 오신 겁니다.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끝내 입을 열지 않는 홍합이 있어/칼을 들이댄다.//끓여도 끓여도 열리지 않는 문/죽어서도 몸을 열지 못하는/그 안에 무슨 비밀 잠겼을까?/남의 속은 풀어주면서/제 속 풀지 못하는 홍합의 눈물/그토록 깊어 단단했구나.//들이댄 칼로 내 속을 찔리고 마는/죽어서도 못 열 비밀 하나쯤/간직하고 사는 붉은 니 마음/내 알리/알리’ <권천학의 ‘홍합’에서>
홍합(mussel)은 악착같다. 덕지덕지 바위에 떼로 붙어산다. 행여 떨어질세라 지악스럽게 붙어 있다. 태산 같은 파도가 등짝을 후려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홍합 껍데기는 울퉁불퉁 5각형이다. 우둘투둘한 바위와 아귀가 맞을 리 없다. 도대체 어떻게 바위에 딱 붙어 있을까. 그것은 ‘실 같은 발(족사·足絲)’ 덕분이다. 더부룩한 그 ‘털 다발’로 바위에 찰거머리처럼 붙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 홍합의 쇠고집은 그 섬유다발에서 나온다.
홍합은 속살이 붉거나 희다. 붉은 것은 암컷이고, 흰 것이 수컷이다. 맛에 큰 차이는 없다. 홍합은 ‘붉은 조개(紅蛤)’라는 뜻이다. 암컷의 붉은 속살을 빗대 부르는 이름이다. 담채(淡菜)라고도 한다. ‘담백한 바다풀 맛’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다의 모든 것이 짜지만 홍합만 싱겁기 때문에 담채라고 한다(규합총서)’는 것이다. 바다에 사는데 어떻게 짜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것은 홍합이 가지고 있는 칼륨 덕분이다. 칼륨은 홍합 속에 축적된 나트륨을 제거한다. 자연정화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부들은 보통 담치(참담치)라고 부른다.
홍합은 우리나라 전 해안에서 산다. 요즘은 양식이 대부분이다. 영남지방에서는 ‘합자나 열합’, 양양이나 강릉 속초 등에서는 ‘섭’ ‘섭조개’라고 부른다. 조선시대 본초강목에서는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고 표시했다. ‘부인(夫人)’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거나, 자기 아내를 이르는 말’이다. 왜 ‘부인’으로 표시했을까. 그것은 홍합이 여자의 생식기를 닮았다는 뜻이다. 아울러 ‘은근한 존중’을 나타낸다. 양양이나 강릉 속초 등에서는 이 홍합탕을 섭국이라 부른다.
[사진 1-1] 자연산 섭국 전문점 옛뜰의 4인용 상차림
홍합은 고단백 저지방 다이어트 식품이다. 간을 해독해주는 타우린이 풍부하다. 비타민C가 많은 콩나물과 같이 먹으면 지끈거리는 머릿속이 맑아진다. 빈혈, 현기증, 식은땀 나는 약골들에게도 그만이다. 술꾼들은 홍합탕에 열광한다. 뽀얀 국물에 청양고추 어슷하게 썰어 넣은 홍합탕. 생각만 해도 쓰린 배 속이 시원해진다.
안양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온 최경식 친구는 속초에서 점심을 먹고, 속초에서 영월 친구들과 합류하였습니다.
- 원주 친구들
마산의 허남숙 친구도 하루 먼저 대전의 하순호 친구 집에서 1박하고 함께 원주팀과 합류하기로 하였습니다. 천리가 넘는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참여하시는 허남숙 친구는 앞서의 모임에서는 친구들 보고 싶은 마음에 언제나 잠 못 이루고 새벽같이 출발하곤 하였습니다. 그 귀한 마음에 모든 친구들도 감사의 마음과 함께 늘 강녕하길 소망하였습니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마음이 연한 허남숙 친구... 이번에는 편안한 잠을 주무실 줄 믿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던 허순호 친구의 귀한 배려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원주까지 이동하시는 시간이 유쾌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소망해봅니다. 모든 친구들도 같은 마음일 줄 믿습니다.
얼마 전에도 친구들을 초대해서 숯불구이 LA갈비를 접대하였던 조영환 친구가 원주 지역 친구들을 위해서 운전을 책임 맡아 주셨습니다. 누구보다도 영오삼 친구들을 챙겨주시고 사랑하여 주시는 그 마음에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하순호 친구와 허남숙 친구를 원주터미널에서 만나서 원주를 출발하였답니다. 점심식사는 잘 하셨는지 궁금하지만... 연락이 없으십니다...
- 서울 친구들
속초에 오기까지에는 모두가 힘들었겠지만... 아마도 가장 힘든 친구들은 서울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환한 김동주 친구가 신사도를 발휘해서 4 분의 마나님을 모시고 오셨습니다. 길도 막히고... 출발도 늦고... 약속시간 지키기 위해서 김동주 친구가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했겠지만, 속으로는 많이 애태웠을 겁니다. 황태덕장에서 점심으로 황태해장국을 드신 것 같습니다. 조금은 늦었지만... 수현대 콘도에 무사히 잘 도착하였습니다.
[사진 1-2] 황태덕장 내 식당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점심식사 중...
저도 동서울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속초에 내린 후 수현대 콘도 앞에 있는 점봉산 산채마을에서 점심으로 산채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식사 후 오후 1시 30분에 우리가 체류할 방에 대한 수속을 하고 방 열쇠를 수령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아주아주 기분이 좋은 오후입니다. 방에서 보이는 울산바위 풍경도 너무너무 멋집니다.
[사진 1-3] 점봉산 산채마을의 산채비빔밥 정식
1.2. 금강산 화암사 숲길 등반
원래 계획하였던 곳은 설악산 울산바위이었으나, 여장을 풀어야하는 방에 입실하는 시간이 오후 2시인 관계로 일몰시간을 고려해서 등반할 수 있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울산바위를 등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단풍은 물론이요 주변 경관이 수려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으며 불자가 아니라 해도 휴식과 마음의 평안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어, 여러모로 매력이 넘치는 사찰로서 수현대 콘도에서 가까운 사찰인 금강산 화암사의 주변 숲길을 등반하기로 하였습니다.
- 금강산 화암사 숲길 :
화암사 일주문 ~ 화암사 ~ 수바위 ~ 성인대(신선암) ~ 화암사골 ~ 화암사 ~ 화암사 일주문
(6km, 3시간 소요)
금강산 화암사(禾巖寺)는 신라후기인 769년(혜공왕 5년)에 진표율사가 창건하였으며, 왕관모양의 수바위(쌀바위)를 비롯하여 금강산 일만이천봉 중 남쪽에서 시작하는 첫봉우리인 신선봉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로 올해 초 화암사에서 성인대를 연결하는 숲길을 조성하여 울산바위와 속초 앞바다를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아늑한 숲길이 되었습니다. 이 숲길은 일주문에서 수바위와 성인대를 올라 다시 화암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길로 조성되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편안한 숲길을 지나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화암사를 향해 걸었습니다. 아직까지 단풍이 예쁜 숲길을 걷다가 수바위를 향하여 오르는 진입로에 도착하였습니다만, 수바위가 있는 왼편 산길을 오르려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어서 일단은 모두가 화암사 경내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건너편 수바위의 뻬어난 풍광과 어우러지는 사찰 경내의 모습이 무척이나 정겨웠습니다.
- 금강산 화암사
화암사가 '금강산 화암사'로 표기되는 것은 화암사가 금강산의 남쪽 줄기에 닿고 있기 때문이다. 남쪽에서 보면 화암사는 금강산이 시작되는 신선봉 바로 아래에 세워져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화암사의 기록을 전하는 사적기에도 화암사는 어김없이 '금강산 화암사'로 표기되어 있다. 이러한 지리적 환경과 역사적 기록으로 볼 때 화암사는 우리 민족의 통일기도 도량이다.
화암사가 창건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천 2백여 년 전 신라 혜공왕 때, 우리나라에 참회 불교를 정착시킨 법상종의 개조 진표율사에 의해서이다. 진표율사는 금강산의 동쪽에 발연사를, 서쪽에는 장안사를, 그리고 남쪽에 화암사를 창건해 금강산을 중심으로 불국토(佛國土)를 장엄하고자 했다.
창건 당시의 위치는 설악산 북쪽 기슭이었다. 그 후 조선 인조 때 소실되었다가 같은 왕 때 중수, 옛 절터의 동쪽으로 이전했다. 이후로도 몇 차례의 화재를 만난 화암사는 고종 원년(1864년)에 다시 소실되었다. 그리하여 지금의 위치인 수봉 옆으로 옮겨 지은 것이다. 이처럼 숱한 우여곡절을 거친 화암사 경내에는 우리나라에 6그루밖에 없다는 보리수가 있으며, 산허리에 위치하고 있어 가까이는 영랑호, 멀리는 창해에 임해 있고 양양, 간성의 모든 산과 평원심곡(平原深谷)이 눈 아래 보이고 넓고 아름다운 경치는 절이 토해 놓은 것 같다. 또 절 주변에 수려한 계곡도 거느리고 있다. 설악산의 한 줄기인 신선봉(1,204m)에서 발원한 화암사 계곡은 크고 작은 폭포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청아한 분위기의 골짜기다.
화암사 입구에 신비스럽게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는 수바위, 즉 수암(穗巖)이다. 커다란 바위가 산꼭대기에 얹힌 모양은 아무리 봐도 낯설고 위대하다. 화암사 남쪽 3백m 지점, 신성봉 산허리에 돌출한 왕관모양의 바위 정상에는 항상 물이 마르지 않는 웅덩이가 있어 신라 때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화암사(禾巖寺)라는 특이한 이름의 유래가 된 것도 이 수바위에 얽힌 전설 때문이다. 그 전설은 이렇다.
“옛날 화암사는 민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스님들이 시주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어느 날 이 절에서 수행에 전념하고 있던 두 스님의 꿈에 백발노인이 동시에 나타났다. 백발노인은 수바위에 있는 조그만 구멍을 알려주면서 끼니때마다 그 구멍에 지팡이를 대고 세 번을 흔들라고 했더니 두 사람 분의 쌀이 쏟아져 나왔다. 그 뒤 두 스님은 식량 걱정 없이 수행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몇 년 후 한 객승이 이 이야기를 듣고 욕심을 내어 쌀 구멍에 지팡이를 대고 수없이 흔드는 바람에 쌀 보시는 끊어졌다. 그리하여 그 후부터 '벼화(禾)'자에 ‘바위 암(巖)’자를 써서 화암사(禾巖寺)라 쓰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359년 전인 인조 11년(1633) 택당 이식(李植)선생이 간성군수로 있을 때 썼다는 간성지 화암사 조에 의하면, 「천후산 미시파령(天吼山 彌時坡嶺=미시령) 밑에 화암(禾岩)이란 바위가 바른편에 있기 때문에 절 이름을 화암사라 했다고 적었다.
화암사는 정조 때 왕의 원당으로도 유명한 절이다. 도한 스님께서 정조 18년에 나라를 위한 기도를 주야 3.7동안 올렸는데, 기도가 끝나자 방광이 뻗쳐 그 빛이 궁궐의 뜰까지 이르러 그 경이함에 정조는 도한스님을 궁궐로 모셔와 정조의 친필 병풍을 하사 하였다 한다. 지금도 많은 신도들이 수도 도량으로 찾고 있다. 또 수바위는 아들을 점지 해 주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신혼부부들의 중요한 참배처소이기도 하다.
화암사 경내를 관광한 후에, 일부 친구들은 저녁식사를 장보기 위해서 속초 중앙시장으로 출발하였고, 일부 친구들은 산행하는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경내에 있는 난야원(蘭若院)이란 전통찻집에서 차를 마셨습니다.
윤상매 친구는 수바위를 거쳐서 산길을 따라 주변 소나무에서 풍겨오는 솔내음을 맡으면서 성인대(신선암)를 올랐고, 이어서 푸른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신선대 선인바위로 올라선 후 하산하였답니다. 산길을 내려서니 작은 계곡도 나오고 가을이지만 계곡물도 제법 세차게 흘렀고, 싱그런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걸으니 어느덧 화암사 뒷길의 입구가 나왔다 합니다. 미소가 예쁜 여성이지만 대단한 의지를 가진 친구임이 분명합니다.
최경식 안경자 이종순 허남숙 친구는 화암사 뒷길로 해서 화암사골을 지나 성인대(신선암)까지 올랐다가 왔던 길로 되돌아왔다 합니다.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계곡의 풍광이 너무 예뻤다 합니다. 이들은 멋지고 예쁘고 선한 것을 사모하는 친구들임에 분명합니다.
1.3. 수현대 콘도에서 저녁식사
화암사에서 수현대 콘도로 돌어온 지 얼마되지 않아서 친누나의 병문안을 다녀온 박종수 친구가 도착하였습니다. 이어서 속초시장에서 장을 본 친구들이 도착하였습니다. 한쪽에서는 내일 아침 식사를 위한 매운탕이 끓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거하게 저녁상이 차려졌습니다. 저녁 준비가 거의 끝날 무렵에 30년 가까이 속초에 살다가 춘천으로 발령이 나서, 현재에는 춘천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박선규 친구가 만석 닭강정을 사들고 도착하였습니다.
서일석 전임회장의 사회로, 무엇보다도 영오삼 동창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문광식 회장님의 인사말이 있었고, 이어서 이번 번개팅에 수고한 친구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가 있었습니다. 기실 돌아보면, 친구인 우리 모두가 순수한 동심으로 서로를 귀하게 생각하고, 서로를 예쁘게 봐주고, 서로를 사랑하고, 함께 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가진 관계로 이런 모임이 활성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와 격려를 하는 것이 분명히 맞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참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이어서 처음으로 번개팅에 참여한 박선규 친구의 자기소개가 있었습니다. 말도 잘하고 서글서글한 것이 모든 친구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습니다. 영월초등학교 동창은 아니지만... 영월중공고를 졸업한 인연으로 번개팅에 참여한 대부분의 친구들과 앞서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30여년을 속초에서 거주한 주인된 입장에서 초교 동창의 마음으로 우리를 대접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이번 번개팅에 참여하게 된 입장도 밝혔습니다. 멋도 알고 마음이 아주 귀한, 진국인 친구입니다.
서일석 전임회장님의 제안으로... 사랑하는 우리 친구들 모두를 위해서 건배하고, 참석한 친구들의 이름을 분명하게 기억하도록 하는... 메들리로 이름을 기억해서 호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즉 첫 번째 시작하는 친구는 자기 이름만 호명하고, 우측의 친구가 두 번째로 첫 번째 친구와 본인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시작하는 친구의 우측 열 번째 친구는 좌측 열명의 친구 이름을 모두 호명하여야 합니다. 친구 모두가 집중력이 좋아서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큰 잘못이 없이 일사천리로 행사가 끝났습니다. 이제는 모두들 확실히 친구들의 이름을 알았겠지요... ^^
이어서 오징어회를 포함한 각 종 회와 오징어 순대, 만석 닭강정 등이 푸짐하게 차려진 저녁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가 이동에 따른 여행으로 몸은 조금 피곤하였지만, 친구들과의 만남과 화암사 경내 산책이나 산행 등으로 만사가 넉넉해진 친구들은 게걸들린 사람들처럼 정말 맛있게들 식사하였습니다. 물론 장보기를 한 친구들의 자상한 배려로 준비된 음식이라 너무 맛있었습니다. 특히 임영희 친구가 스폰한 김치, 안경자 친구가 스폰한 고들빼기 김치와 도라지 무침은 친구들의 입맛을 높이는데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너무 맛이 있었습니다. 동창들 중에서 한번도 맛보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서, 지경숙 친구가 엄청나게 비싼 거금을 들여서 구입한 스카치 블루를 스폰하였습니다. 그 독한 와인이 개봉되자마자 게 눈 감추듯 눈 깜짝할 사이에 마셔졌습니다. 좋긴 좋은 와인인가보다... ^^ 김동주 친구도 집에서 담군 엄청남 양의 술을 스폰하였습니다.
모든 친구들이 체육행사와 노래자랑을 하는 동안에 신명철 친구가 자진해서 저녁식사로 사용된 그릇을 설거지하고, 식사로 지저분해진 방을 깨끗하게 청소 및 정리정돈 하였습니다. 이런 귀한 마음이... 자발적인... 친구들 사랑하는 마음이... 내가 먼저 하는 마음으로 우리 번개팅 모임을 활성화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 친구들을 챙겨주는 신명철 친구의 깊은 배려에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1.4. 수현대 콘도에서 체육행사 및 노래자랑
수현대 콘도는 객실수가 471개(23평형 406개, 34평형 58개, 46평형 7개)로 규모가 엄청난데도 불구하고... 속초 양미리 축제 등으로 인하여 빈 객실이 하나도 없는 만실이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로 인하여 원래 계획된 당구와 볼링은 각각 빈 다이와 레인이 없는 만원이라...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탁구대와 노래방은 각각 한 곳이 비어서 행사를 할 수 있었으나, 당구와 볼링에 참여할 친구까지 포함되어져서 짝수와 홀수로 나누어서 경쟁하기에는 너무 인원이 많았습니다. 결국에는 노래방에 모든 친구들을 모아서 함께 노래 재능을 발휘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친구들 모두가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 노래재능을 가지고 있음이 증명되어졌습니다. 참 흥도 많고 잘들 놉니다... 춤도 잘 추고... 그 동안 그 끼를 어떻게 참고 살았는지... ^^
1.5. 수면
오랜 만의 포근한 날씨 때문인지... 방에 모기가 있습니다. 담배 피우는 친구들이 흡연공간으로 발코니를 이용하는 관계로 문을 여닫다 보니까... 모기들이 실내로 들어오게 됩니다. 새벽 3시가 되어 가는데도... 술자리는 끝이 나지 않고... 밤이 깊어갈수록 발코니로 나가는 문의 열고 닫는 횟수도 증가하고... 그에 상응해서 실내의 모기 수는 늘어나고... 새벽 4시쯤에 술자리는 파해졌습니다.
실내 등을 모두 소등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모기들이 친구들을 공격하자... 의리가 강한 김성곤 친구가 차에서 뿌리는 모기약을 가져와서 뿌렸지만...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잠에서 깬 친구들이 빈 속으로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는 관계로... 발코니 쪽 문을 여닫게 되고... 그 결과로 실내로 모기가 들어오게 되고... 이러한 악순환의 결과로 예민한 친구들은 한잠도 자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담배 피우는 친구들이 섭섭해 할지는 몰라도... 날씨가 좋아서 바깥문을 여닫으면 모기가 실내로 들어오게 되는 환경이 된다면... 수면하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서 담배피우는 친구들에게 흡연을 최대로 자제하도록 요구해야겠습니다... ^^
첫댓글 친구들 덕분에 잘다녀왔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