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별곡 Ⅲ-13]신종 보이스 피싱은 핸드폰 해킹
도대체 개인 휴대전화를 어떻게 해킹할까? 엊그제 꾀복쟁이 친구가 환장할 일을 당했다. 뜬금없는 카톡을 보내와 ‘잘못 보냈나보다’고 생각해 무시했는데, 밤 9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친구의 목소리다. 웬일이냐?니까 아내의 전화라면서 자기 핸폰이 해킹을 당해 핸폰 속에 저장한 아는 사람들의 핸드폰으로 다음과 같은 카톡이 일제히 발송된 것같다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뭐해? 바뻐?/토스뱅크 1000-1120-9928/이하영 여기로 30 보내줄 수 있어?/내가 거래한도땜에 안되네/내일 다시 내가 보내줄게”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신종 보이스 피싱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와우-, 이것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내 핸드폰도 얼마든지 해킹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만약에 해킹을 해 그 속에 저장된 전화번호로 이런 카톡을 보내면, 나를 아는 지인들은 어떻게 할까? 의심을 하고 개무시하면 좋을텐데, 의심짝도 않고 30만원을 토스뱅크로 보내는 순간 날라가는 돈이 돼버릴 터인데.
휴대전화는 통화도 되지 않는데, 아름아름 알아보니 실제로 돈을 보낸 사람이 많이 있다는 거다. 그 친구와 통화가 안되니, 이상하다고 느낀 나를 아는 그 친구의 친구들이 나에게 서너 명이 전화를 걸어왔다. 정말 환장할 일이다. 누가 자기 핸폰이 해킹당할 줄을 알겠는가? 그 친구의 잘못이 아니건만, 실제로 돈을 보내 사기를 당한 친구들에게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해해주면 좋겠련만. 범인을 잡기가 쉬울까?
2013년 6월초, 임실군내 노인들이 그날 하루 무더기로 보이스피싱을 당한 게 생각났다. 피해자 중에 한 분이 아버지였다. 급하게 2000만원을 보내라기에 농협에서 부랴부랴 보내고 나온 직후 보이스피싱을 깨달았다고 한다. 곧바로 들어가 수표로 보낸 것은 정지를 시켰으나 현금 600만원은 이미 범인들의 수중에 들어간 것. 평생 그런 일을 겪어보지 못한 아버지는 망연자실, “농판(바보)이 됐다”며 나를 붙잡고 울먹거렸다. 이런 경우를 “난-감-하-네”라고 할 것이나,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며 그나마 1400만원은 찾아 다행 아니냐고 위로를 한 적이 있다. 그날의 악몽이 되살아난 순간이었다.
검찰청이나 증권감독위 등을 사칭하는 보이스 피싱이 있다고 들었지만, 이들의 범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며 진화하고 있는 듯하다. 오죽했으면 ‘개그콘서트’에서 그들의 범죄를 흉내내는 코미디가 있었을까? 그저 모르는 전화번호는 무조건 받지 않는다고 해결될 일만도 아닐 터. 뿌리를 근절할 방법은 진정 없는 것인가. 언젠가 우리 사랑방에서 은행 지점장을 지낸 친구가 보이스 피싱 당한 이야기를 어찌나 실감나게 해대든지 귀를 쫑긋한 적도 있었다. 가족들을 납치 등 볼모로 한 흉악범들과 무엇이 다르랴. 한심한 인간들이다. 국제적인 망을 이용한다는데, 글로벌 범죄로 맹위를 떨치는 이런 고도의 지능범들은 우리 사회 추방 1순위가 아닐까? 친구와 통화가 안되니, 어떻게 전개되는지 궁금한데, 별 일이 없기만을, 그리고 해킹범을 잡아 이런 사실을 널리 알려 주위에 큰 피해가 없으면 좋겠다.
부기 1: 어제 제비패밀리의 참사를 지인들에게 알리니, 슬픔을 함께하는 댓글이 많이 와 조금은 위로가 됐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위안의 말은 “제비 새끼 일년에 두 번 새끼 길러요/사단이 된 받침대 없애주세요” “거참, 어떻게 그런 참사가.../그래도 자연의 순환이거니 생각하세요”“미물들의 아픔까지 보듬는 우천의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 느껴집니다./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하더군요./참으로 안타깝지만 건강을 위해 마음 잘 가다듬고 평정으로 돌아오소서”등입니다. 이 글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찾아본 제비의 한자는 鷾(제비 의)자더군요. 엄마와 아빠제비도 조금은 정신을 차린 듯 새집을 물색하느라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 흉가에 들어가고 싶겠어요.
부기 2: 오랜 초여름 가뭄 끝에 하루동안 단비가 내렸습니다. 밭작물들이 이제야 소생한 듯 기지개를 활짝 켭니다. 비비 꼬여 말라죽기 직전인 작두콩도 꽃을 피웠고, 옥수수 열매도 이젠 좀 굵어지겠지요. 농부의 손도 바빠졌습니다. 그동안 가물아 모종을 옮길 수 없었던 들깨 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저도 이웃집 형수에게 들깨모를 두 소쿠리 얻어 텃밭에 심었습니다. 하루종일 흐린 가운데 실비가 내리는 바람에 땀을 흘리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조금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으니, 단비라기보다 ‘약비’가 더 맞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