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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봉도... 우리나라 최 북단의 백령도와 같이 옹진군에 속해 있는 섬. 위도상으로는 오산과 같은 위치에 있는 섬.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1시간 30여분을 고속훼리로 가야 하는 섬. 이섬을 2010년 8월 21부터 22일 1박 2일 동안 9명의 회원(달소래, 달래, 청운, 오또기. 삼폐인, 방학동,승배, 홍싸리, 홀인원)들이 여행을 했다.
처음 몇몇이서 바다낚시를 하지고 한 말이 기폭제가 되어 갈 바에는 1박2일로 승봉도 관광도 하자고 한 것이 공지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예상 인원인 15명이 넘을 것 같아 미리 인원을 올리는 등 해프닝까지 벌어졌지만 저렴한 5만원에 행사를 치룬 다는 인식이 들어서인지 인원이 9명으로 줄은 것은 결과론적으로 보면 아주 다행인 것 같았다. 더운 날씨에 콘도에서 잔다는 것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특성상 인원이 많았으면 모든 면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전날 시간이 있어 오이도에서 방아머리까지 걸리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안산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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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고 가는 배 뒤로 여객선이 보인다. (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겸사겸사 나그네님과 점심과 하고 방아머리에 도착해 혹시나 시간을 확인 했더니 출발시간이 8시와 12시에 출발을 한다고 한다. 9시 반에 출발하는 줄 알았는데, 확인하기를 잘 한 것 같다. 카페행사를 많이 겪어 봤지만, 피서지에서 음식을 사먹는 다는 것은 배로 비용이 들 것 같아, 전날 힘들더라도 먹을 술과 고기, 음료수, 과일, 야채 등을 미리 구입하기로 했다. 다행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 가까이에 있어 고기와 야채, 과일을 구입하고 롯데마트와 홈 플러스에서 주류와 필요한 것을 구입했다. 구입한 복숭아를 먹기 좋게 잘라놓고 잡다한 짐을 정리하니 전날 12시가 훌쩍 넘었다. 내일 만나는 시간이 10시 반이라 다행이다.
떠나는 날 아침 딸아이와 꾸려놓은 짐을 지하실의 승용차에 싣는데 만 20여분이 넘게 걸렸다. 대형 아이스박스 2개에 가득찬 배낭, 토마토 1박스, 음료수와 잡동사니를 넣은 박스를 합해 5뭉치나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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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를 뒤로 하고 승봉도를 가는 배안에서.(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가는 날 일행들은 고맙게도 나그네님이 가는 사람들을 사당역과 오이도역에서 픽업 해주어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방아머리의 혼잡한 승용차와 많은 사람들로 아마도 나그네님이 아니었더라면 제시간에 도착을 못하고 행사에 차질을 빚었을 지도 모른다. 고마움을 보낸다.
승봉도 출발 대부고속페리에 승선을 했다. 날씨가 더워 아직 휴가철이 끝나질 않아서인지 사람들이 많다. 배의 2, 3층을 올라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차를 싣는 1층에 자리를 잡고 보니 바로 밑이 엔진실이라 바닥이 따뜻하다. 열기가 후끈 올라온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있고 우리를 따라오니 "끼룩끼룩" 갈매기의 노래 소리를 들으니 20대 청춘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몸이 가볍다. 갑판 위에 앉아 달래가 가져온 "달래표 족발" 과 아이스박스에 들어있는 시원한 막걸리와 홍어와 야채를 꺼내 한잔 쭉 들어 마시니 온 바다가 내 것이 된 듯, 답답한 도심의 생활을 까마득히 잊고 젊었을 때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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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엔진의 열기 속에서도 가지고 온 달래표 족발과 막걸리에 홍어를 마시며 김밥으로 점심을 때웠는데, 전부 배가 불러 귀한 홍어 안주도 남아 억지로 먹었다.(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먼 곳에 인천대교가 보이고 한 떼의 갈매기들 뒤로 우리배가 만들어 낸 하얀 포말 위를 가로질러 유람선이 지나간다. 한 폭의 그림이나 멋진 사진의 배경을 우리들이 보고 있는 듯 하다. 갈매기를 뒤로하고 셔터를 눌러본다. 바다와 갈매기를 배경으로 한 멋진 사진이 된다. 그런데, 나도 한 장 박고 싶은데..... ^^ 갑판 위에서 막걸리 몇 잔을 먹은 것 같은데 승봉도에 도착한다고 한다. 멀리 우리가 묵을 동양콘도가 바닷가에 우뚝 솟아있다. 1시간 30분의 시간이 금새 지나갔다. 선착장이 복잡한 육지의 항구도시와는 달리 고즈넉한 섬마을 풍경이다. 배에서 내리니 바람도 없고 햇볕이 뜨겁다. 동양콘도에서 나온 차를 기다리니 1차로 온 손님들을 태우고 떠났다고 한다. 한대의 1톤 트럭이 오더니 타라고 한다. 육지에서는 트럭에 타는 것이 불법이지만 섬에는 하나의 교통수단 이란다. 걸어서 가도 될 법을 거리인데 그래도 차로 화물차라도 모시니 손님 모시는 정성이 갸륵하다. ^^ 아니 관광상품으로 관광객을 말이나 당나귀가 끄는 마차로 숙소까지 이동해도 괜찮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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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봉도 선착장을 들어서며 찍은 우리가 머물 동양콘도의 전경이다. 섬의 전력사정으로 에어컨이 안들어 온다는데, 여름에는 이용할 곳이 못되는 것 같다. (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짐을 콘도의 5층 505호 풀고 있는데, 달래가 바다낚시는 내일 아침에 있다고 한다. 달래와 오똑이는 낚시대를 들고, 나머지 사람들은 간편한 차림으로 이일레해수욕장으로 향했다. 한 5분 정도 차를 탔을까? 탁 트인 바다에 백사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울긋불긋한 파라솔과 길게 줄을 세운 각양각생의 튜브가 일렬로 정렬되어있다. 나는 반바지 속에 입고 온 수영복 차림으로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몇 년 만에 바다 물을 접해보는지 생각이 나지않는다. 짭짤하고 아직은 온기를 느껴지는 바닷물은 어머니 뱃속의 양수같이 포근함이 느껴진다. 달래와 오똑이는 해수욕장 가장자리에서 낚시를 갔는데, 고기가 잡히지 않는지 나머지 사람들과 옷을 입을 채로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우리 여행의 두 공주(남자들이 공주같이 받들기로 했음 ^&^ )님들도 빌려온 튜브를 탄다. 두 공주들은 믿음직한 남정네들이 있어 든든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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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를 갖고 물놀이를 하고 있는 홍싸리와 홀인원(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짓꿎은 남정네들이 튜브 속에 있는 홍싸리을 바다 한 가운데에 밀어넣어 겁을 주기도 하고, 튜브를 엎어 물을 먹게 하기도 했다. 바다 속에서 노는 것도 20여분 있으니 힘이 든다. 아마도 나이 탓이리라.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한 두 번 바다 속에 들어갔다 파라솔 밑에서 땡볕을 피하곤 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다. “옛날 아이들이 어렸을 때나 바닷가에 오지 지금은 느낌이 없네?”라고 한다. 그래도 어린 아이들은 우리들이 파라솔 밑에 있는 내내 물놀이를 한다. 누가 사왔는지 얼음과자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데, 불볕 파라솔 밑에서 먹는 맛이 꿀맛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물속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이 있다. 승배님이다. 시종일관 옛날의 추억을 더듬는 듯한 모습으로 파라솔 밑에 앉아 있었다. 승봉도 사진의 댓글을 보니 색다른 추억을 만든 것 같다. 5시쯤 됐을까? 물속에 들어갔더니 배가 출출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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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도 몇 십분. 모래밭도 뜨거워 발을 데일 정도로 불볕 더위에 누가 사왔는지 하드는 꿀맛이었다. (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콘도에 들어가 일부는 저녁 준비를 하고, 일부는 술을 먹었다. 점심을 김밥 몇 줄과 족발과 홍어와 막걸리로 때워서인지 배가 고프다고 난리 벙거지들 이다. ^&^ 이럴 때는 제일 빨리 준비할 수 있는 라면이 최고다. 재빨리 준비한 방학동표 라면은 인기 만점에 게눈 감추듯 없어진다. 막걸리 안주로 가져온 홍어도 여기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다. 끓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닭 두 마리로 삶은 몸보신 용 닭백숙도 별루다. 배를 채우고 나니 청운님이 창 밖의 바다와 산 위로 떨어지는 빨간 해를 보며 사진을 찍는다. 나는 재빨리 콘도 밑의 해변가로 내려가 석양을 사진으로 남기려 했으나 너무도 빨리 해가 져 다 담지 못했다. “이 순간은 다시 오지않는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방에 들어오니 술과 저녁이 파장이다.
달래의 인솔 하에 다음 스케줄인 콘도 밑의 바닷가에서 조개잡이와 게 잡으러 가기로 했다. 허긴 방도 더워서 더 이상 있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 청운, 샴페인, 홍싸리등은 호미를 가지고 가는데, 달래와 오똑이는 낚시를 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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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 밑의 바닷가에 석양이 지고 있다.(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밤 낚시를 한다나???” 허긴 오똑이는 밤낚시에서 손가락 만한 놀래미 한 마리를 잡았는데, 달래는 한 마리도 못 잡고 돌 뿌리에 낚시가 걸렸다 나 뭐 했다 나??? ㅎㅎㅎ 그런데, 콘도 밑의 바닷가가 갯벌이 아니고 따개비와 굴 껍질이 뒤덮인 바위가 많아 제대로 호미 질을 할 수도 없고 바지락 조개도 없었다. 가지고 온 후랫쉬를 아무리 가까이 비추어도 돌인지 조개인지 구분을 할 수가 없다. 서툴게 호미 질을 하는 청송님은 조개는 하나도 못 잡고 애꿎은 손가락만 날카로운 굴 껍데기에 상처를 입었다. 그런데, 홍싸리는 바위까지 들어내며 연신 게를 잡아 올리는 것이 갯벌에 떼놓고 와도 잘 살아갈 것 같았다. ^&^ 별 소득 없이 콘도에 돌아오면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가 있었다. “이거 달래님, 승봉도에서 바지락잡이와 게잡이 이벤트 바람잡이 아녀 유?” 아무래도 콘도 근처에서는 바지락과 게는 잡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날인 일요일 촛대바위에서 한 무리의 바지락을 잡는 관광객은 본 것 같은데 콘도 쪽은 장소가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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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낚시에 열중하고 있는 달래와 오똑이와 조개잡이에 빠져있는 홍싸리. 그런데, 노력한 것에 비하면 성과가 없었다.(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저녁 바닷가 이벤트를 하고 콘도에 들어가려니 말이 콘도지 찜질방에 들어가듯 방문을 열면 열기가 얼굴을 덮쳐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다. 그래서 콘도 앞의 잔디밭 탁자에서 판을 벌리기로 했다. 소주, 맥주, 막걸리에 목 삼겹살, 홍어 안주에 복숭아, 토마토, 고추, 피망 등 야채 안주를 준비하니 탁자에 먹을 거리가 가득찬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먹다 보니 배가 부르다. 우리만 배가 부른 것이 아니다. 나야 별로 물리지 않았지만, 홀인원의 피가 맛있는지 모기들이 집중공략을 하며 배를 채웠던 것 같다. 모기 약을 사다가 허공에 뿌렸을 정도이니까. 그 놈의 모기들도 여자 것만 빨아 먹는 것을 보니 아마도 수컷 이리라… ㅋㅋㅋ 한참을 먹었나 보다. 한꺼번에 자릴 비울 수 없어 소화 시키고 다시 먹기로 하고 달래, 홍싸리, 오똑이, 샴페인이 먼저 선착장을 둘러보고 산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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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방에서는 술을 못 먹고 콘도의 잔디밭이 있는 탁자에서 술한잔을 먹는데 모기자 억시게 달라 붙는다. 홍어 안주와 후라이판에 돼지고기가 먹음직스럽다.(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그런데, 올 시간이 됐는데도 돌아오지않는다. 보나마나 어디서 술 한잔 먹고 있을 것 같아 탁자에 있는 먹다 남은 안주, 술, 과일 등을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정리가 다 끝나니 그제서야 들어와 하는 소리,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왔는데, 달래는 아직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달래를 다 같이 달래를 찾으러 간 것이 또 다른 계획에 없는 이벤트로 전개되었다.
알고 보니 노래방에 도심같이 룸이 아니라 달빛과 별빛을 보면서 노래방기기로 노래를 부르는 열린 바닷가 노래방이다. 분위기에 어울려 누가 먹자고도 하지않았는데, 한 여름의 열기를 식히는 시원한 맥주와 안주를 시켰다. 우리들은 흥에 겨워, 파도 소리에 취했고, 바다에 비치는 달빛에 홀렸다. 노래방의 노래 소리는 사랑의 세레나데로 귀가에 들려왔다. 퀘퀘한 지하실을 도심의 노래방에서는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부르는 노래 소리는 음색이 달랐다. 회원들 전부 가수 뺨 쳤다고 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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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노래방. 하얀 달을 보며 노래를 부르니 도심의 노래방과는 또 다른 정취가 있다.(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회원들의 춤 솜씨 또한 황홀했다. 특히 애교 만점의 홍싸리의 히프춤(사진으로 보기에는 좀 거시기 하지만… ㅋㅋㅋ)과 사교춤과 막 춤을 넘나드는 현란한 춤 솜씨는 압권이었다. 게다가 최근에 유행하는 “우연히”라는 노래까지 가수처럼 불러대 주위의 뭇 사내들의 시선을 독점하기에 집중하기도 했다. 노래방에 우리 일행을 제외한 손님들도 다 갔다. 끝날 시간이 다 되어 오똑이가 우리도 폭죽을 터뜨리자 며 사온 폭죽을 건네준다. 아무도 노래 부르는 것에 취해 생각하지 못한 빅 이벤트였다. 처얼썩 처얼썩 파도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해변가 모래밭, 검은 바다에 하얀 눈이 나려 어른거리 듯 교교히 비치는 달빛 속에서, 폭죽에 실어 허공에 날린 포물선의 아름다운 불꽃, 이 순간 우리들의 마음은 10년 20년 전의 젊음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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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에서의 불꽃 놀이. 십년, 이십년 젊어진 느낌으로 바닷가 허공에 젊음의 불꽃을 날리고 있다.(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술 한 잔을 하고 후랫쉬를 들고 돌아오는 산길은 옛날 어렸을 때의 시골길을 연상하게 한다. 방에 들어가 어떻게 잤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목욕탕의 물은 샤워할 때만이라도 추울 정도로 시원해서 다행이었다. 나는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 자는데, 피곤해서인지 그 더운 찜질 방에서도 잘 잔 것 같다. 공기가 좋아서인지 아침에 피곤하지도 않고 몸이 거뜬했다.
새벽부터 달래가 바다낚시 가지고 같이 갈 사람들은 모은다. 난 땡볕에 멀미도 하고 고생할 것 같으니 안 간다고 했고,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인 것 같다. 오전에 승봉도 관광하며 기념사진 찍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역시 붙는 사람들이 없다. 달래 혼자 두덜대며 같이 바다낚시 하기로 했다던 홍여사가 졸지에 쓸모없는 사람으로 “홍싸리” 라고 불러 별명이 되어버렸다. 실은 고스돕판에서 홍싸리로는 “돼지먹기”를 할 수 있는 효자노릇도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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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놀이를 끝내고 밤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검은 바다에 달빛이 어른거린다.(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우야튼 이날 두어 번 씩 이나 방문을 들락거렸지만 홀로 바다낚시에서는 고군분투를 해야만 했다.
아침은 어제 닭백숙을 먹을 때 닭죽용으로 일부러 남겨놓은 것이 있어 준비를 했다. 배불리 아침을 먹고 승봉도 관광 출발 시간이 10시. 콘도를 나오니 마침 차가 있어 잡아 타고 남대문바위와 부채바위 쪽으로 갔다. 땡볕도 있고, 날씨가 더웠지만, 간간히 나타나는 숲길과 그늘이 있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있어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만 했다. 남대문 바위를 보았을 때 생각보다 컸다. 바다를 뒤로하고 육지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남대문바위 라기 보다 코끼리바위라고 하는 표현이 걸맞을 것 같다. 섬이 없는 먼 바다가 유난히도 파래 코발트색 이랄까? 시원한 바다에 마음까지 탁트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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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바위에서 찍은 단체사진. 이번은 승배님이 찍사가 되었답니다. ^&^ (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해변가 뾰쭉뾰쭉한 바위 때문에 가는 길이 수월치 않다. 그런데, 홀인원은 4센티 정도의 힐을 신고 걸어오니 불안해 보인다. 그런 것을 신고 산에도 갔다고 하니 놀랍기 만 하다. 말을 들어보니 힐을 신으면 힙을 당겨 준다나? ^&^ 그래서, 그 몸매에도 허리가 잘룩하고 날씬하게 보였나? ㅋㅋㅋ
섬의 모퉁이 바위 길을 돌아서니 멀리 촛대바위가 보인다. 한무리의 관광객이 바지락을 잡는지 손에손에 호미를 들고 있는 팀이 보인다. 가야 할 길을 보니 옴폭 들어간 것이 많은 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촛대바위는 지금까지 바위 길을 오느라 다리도 아프고, 더위에 지친 것 같아 포기하고, 멀리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만 같아 방향을 산림욕장으로 틀었다. 땡볕의 해변가 바위 길을 걷다가 숲길을 들어서니 숲내음이 향기롭다. 해풍에 상큼한 피톤치드의 내음이 향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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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바위를 멀리서 뒤로하고 찍은 단체사진.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가까이서 촞대바위를 봐야겠다. (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섬에서 숲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높지는 않지만 그것도 산길이라고 다들 힘들어 한다. 150여 미터의 정상 쪽을 택하지 않고 좌측으로 들어서니 콘크리트 길이 나온다. 이일레해수욕장으로 통하는 길이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니 콘크리트 길이 짜증이 난다. 좀 힘들더라도 숲 그늘이 있는 정상 길을 택해야 했는데…. 다들 그런대로 걷는데, 홀인원의 평소의 웃는 얼굴이 조금 일그러진 것 같다. 해변의 바위 길을 하이힐로 걸었으니 오죽하랴… 이일레 해수욕장으로 가는 삼거리 가게에서 음료수와 하드, 시원한 물이 너무도 반갑다. 출발할 때 냉장고에 얼려놓은 수박이 그립다. 2시간 동안 물 한 모금 입에 대지않았으니 그럴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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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 바위에서 이일레해수욕장으로 오는 콘크리트 길에서 샴페인과 홍싸리가 다정히 손 아니 지도를 잡고 걸어오고 있네요? ^^ 이그..., 손잡으면 어디가 덧나나? ㅋㅋㅋ(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염치를 불구하고 청운이와 함께 훌러덩 웃통을 벗어 던지고 길거리에서 등목을 하니 날아갈 것 같다.
콘도에 도착해 조금 있으니 달래가 온다. 광어. 우럭, 놀래미 등 바다낚시에서 잡아온 물고기를 보이며 두덜댄다. “아이고, 고기도 좋지만, 더위가 사람 잡았네?” 무척이나 더웠나 보다. 승봉도 관광팀이야 더우면 간간히 그늘에서 쉬기도 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쏘였지만, 피할 곳도 없는 배위에서 폭염에 뜨거워서 배 난간에도 앉을 수 없었다니 짐작이 간다. 그래도 달래 덕에 싱싱한 자연산 광어, 우럭, 놀래미 맛을 보았으니 다행이다. 가져온 고기를 회 뜨는 것이 걱정이 됐지만, 다행이 홍싸리가 선뜻 회를 뜨겠다 했는데, 부엌칼로 작업을 하다 보니 힘이 들었다. 건강한 남정네 달소래와 청운이 광어 껍데기 벗기는 일을 거들었는데도 마음같이 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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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잡아왔는데, 회를 뜰 사람이 없으면 큰일, 다행이도 홍싸리님이 회를 떠 봤다고 하여 청운님과 달소래가 거들어주는데, 그 놈의 광어 껍데기가 왜 그렇게 안 벗겨지던지, 거시기 하는 것 보다 더 힘이 들더라구요? ㅋㅋㅋ(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그 모습을 본 닥터 승배가 하는 소리 “무슨 수술이라도 하는 것 같다”고 한마디 하여 웃음보를 터트렸다.
가는 날 점심은 콘도에서 먹고 나가야 하니 남은 고기와 김치로 김치찌개와 회 뜨고 남은 것으로 매운탕을 만들기로 했다. 어제 저녁 가락시장 축산공판장에서 사가지고 온 목삽겹을 다 먹지 못해 김치찌개를 끓이니 김치보다 고기가 더 많다. 고기가 좋아서 인지 김치찌개 맛도 일품이다. 매운탕은 배가 불러 맛을 보지 못했지만, 자연산으로 끓인 매운탕이니 회집에서 만든 매운탕 보다는 깊은 맛이 났으리라….
승봉도 선착장에 오니 이틀간의 지난 일이 생각이 났다.
승봉도 이일레해수욕장 바닷물 먹은일..., 남대문 바위에서 본 코발트 색의 파란 바닷가, 멀리서 바라 본 촛대바위 등 아름다운 그림들이 시네마의 장면처럼 스쳐 지나간다. 한편으로는 뾰쪽한 해변의 바위 길을 어렵게 걷던 일, 에어컨이 없어도 시원하다 던 콘도의 방문을 열면 뜨거운 열기에 찜질방을 연상했던 방, 콘도 앞 풀밭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모기에게 고기가 되어 주었던 일…, 만감이 교차되면서 우리의 시야에서 승봉도도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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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봉도를 나오면서 찍은 단체사진 이다. 다행이 산대장 샴페인이 우리의 얼굴인 치마를 걸치니 더욱 돋보인다. (크게 보시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대부도의 방아머리에 도착하니 차량행렬이 서울의 도심같이 밀린다. 이곳에 오면 바지락칼국수의 맛을 보아야 하는 곳. 6시에 도착해서 인지 할머니집에서 먹는 칼국수 맛은 둘이 먹다 한 사람이 죽어도 모르는 끝내주는 맛이었다. 물론 면류를 싫어하는 사람은 예외지만… ^^ 다행이 시흥에 사는 홀인원이 차를 가져와 두 대의 승용차로 나누어 오이도 역까지 깔끔한 승봉도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기억에 남는 추억도 많은 것이고, 고생스러웠던 일도 많았다. 여행이란 지나고 보면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들이 더욱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우리들의 나이에 만든 추억이기에 아마도 오래 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보잘 것 없는 긴 후기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리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2010년 8월 25일 달소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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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거웠던 추억의 한 순간 이었습니다
1박2일의 승봉도 여행을 글로 잘 표현해주셨군요 ㅎㅎㅎ
재삼재서 이야기 합니다. 폭죽 이벤트는 짱이었습니다. ㅎㅎㅎ
어쩜 세세하게 잘도 표현하셨어요.승봉도 에서의일 다시한번더 기억에 살아나네요.깜사해여.......
쓰다 보니 홍싸리님 이야기가 제일 많이 올라온 것 같습니다. 후후후
제가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아휴 즐거운 날이였네.....ㅋㅋㅋㅋ
좋은추억 오래도록남을것입니다 달소래님글을보니 10여년전 덕적도에서 친구들끼리 바닷가의 열린노래방에서 밤새워놀았지요 주변상인들도 파장에 자기네음식들을 한가지씩가져와서 함께 밤새우며 놀았던 바닷가의 열린노래방 대박이었지요 그때의 추억을생각하며 덕적도앞의 승봉도여행을하려했었는데요 가을섬여행과 낚시도 다시한번구상해보세요.
가을엔 1박2일일정으로 숙소와낚시는 승봉도에서 자월도와 사승봉도에서는 관광을하는 프로그램을구상중임
읽다보니 같이 다녀온 기분이 나네요.
콘도가 한여름에 에어콘도 안나오면 얼마나 더울까?
생각만 해도 땀이 삐질삐질 나네요.
가신 분들 빠진, 재미난 또는 숨은 이야기가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첨부하면 완벽한 승봉도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
기억에 남을 오붓한 추억을 만들고 오셨네요~............ 계절을 바라보는 마음 한켠에는 가는 여름이 웬지모를 아쉬움으로 남는답니다.
배타고 고기잡으려다 사람죽는줄알았음 이유는 배난간이 햋빛에달궈져 걸터앉을수도없고(참고로 그날 알바지차림으로갔음)파도로인한롤링으로 중심은잡아야하고 날씨는뜨겁고 전날과음으로 속은울렁거리고 아침도못먹고 ~~잡은고기 처다보기도싫었음 그래도 좋은추억아닐까요?우리동행님들이있었기에~~~ㅎㅎㅎㅎ
여행가서 고생한 것이 더욱 기억에 남는 법이지요. ㅎㅎㅎㅎ, 상황을 읽어보니 직사하게 고생했구먼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