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탑승한 역세권 개발…호남선 정차역 주변 주택시장도 '기지개'
지난 1일 열린 호남선 KTX 개통식/사진=신채린 기자© News1
주춤했던 역세권 사업 재개, KTX 호재에 사업리스크 해소
희소성 높은 KTX 역사, 인근 주택시장에도 긍정적 영향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서울과 광주를 잇는 호남선 KTX개통에 힘입어 다소 침체됐던 역세권 개발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역세권 개발이란 철도역 인근을 주거, 교육, 관광, 문화, 상업 기능이 복합된 대규모 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복합 단지 조성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역세권 개발이 취소되거나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3년 사업이 백지화된 용산 역세권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춤했던 역세권 개발이 일부 지역에서 다시 추진되고 있는 이유는 호남선 KTX개통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개선된 덕이다. KTX가 개통되면 유동인구도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상권 조성과 주거시설 분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발사업의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의미로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 인·허가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사업 추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속도 내는 오송역세권 개발…익산시도 역세권 사업 추진
호남선 KTX가 지나는 지역 중 역세권 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충북 청주시 오송역 일대다. 오송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는 유일한 분기역이며 세종시로 통하는 관문에 해당된다.
1일 청주시에 따르면 오송역세권 개발과 관련된 사업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고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오송역 일대 71만3020㎡ 부지가 대상이며 사업은 환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환지 개발이란 땅 소유자에게 보상금 대신 개발이 끝난 후 일부 토지를 다시 나눠주는 방식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오송역 인근에는 주거, 문화, 쇼핑 시설과 함께 주택 4000여 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오송역세권 개발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청주시에 도시개발지정 및 개발계획안을 지난 1월 제출한 상태다. 청주시는 오송역 일대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인·허가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행정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오송역세권 개발은 통합 청주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원활한 사업을 위해 추진위와 협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선 KTX노선이 지나는 전북 익산시 역시 역세권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익산시는 KTX 익산역과 대중교통이 연계된 환승시설에 2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익산역 동측 인근(3만5000㎡)에 대한 주거지 개선사업도 함께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남선 KTX가 개통하면서 민간은 물론 지자체들도 의욕적으로 역세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KTX역 인근에서 공급된 아파트들이 대부분 분양에 성공한 점도 역세권 개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희소가치 높은 KTX역…인근 부동산 '들썩'
KTX 개통과 개발 호재가 맞물리자 역세권 일대 주택시장도 들썩거리는 모습이다. KTX역 인근에서 공급된 단지 대부분이 조기에 완판되는 등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자 기존 집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
실제 KTX 광명역 인근에서 지난해 말 공급된 '광명역 파크자이', '광명역 푸르지오', '광명역 호반베르디움' 등은 계약 1주일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호남선 KTX가 지나는 광주 송정역 인근 라인2차 아파트는 지난해에 비해 1000만∼2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등 KTX개통이 기존 주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KTX 역사와 가까운 부동산이 들썩거리는 이유는 교통이 편리해서 만은 아니다. 고속철도는 특성상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역을 최소화시켜야만 한다. 현재 개통한 KTX 역사는 전국적으로 40개에 불과하다. 70.5㎞ 길이의 지하철 4호선 역사가 총 48개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KTX 호남선 역시 용산역∼광주 송정역까지 8개 역에 정차하는데 이중 공주역, 익산역, 정읍역, 광주 송정역 등 4개 역만 신설됐다. 건설업체 분양 관계자는 "KTX 역세권의 가장 큰 장점은 희소성"이라며 "여기에 역세권 개발 등 택지지구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신규 분양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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