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녀의 밤은 낮보다 더티하다...?
2014...신춘문예대상.... 그 영애의 대상은....
사회자의 말에 깜깜한 객석을 이리저리 떠도는 눈부시게 하얀 조명등....
“신인작가 하은수씨....”
순간 은수를 비추며, 멈추는 조명등....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소리와 함께
그녀가 수줍은 듯 미소지으며, 무대위로 사뿐사뿐 걸어나간다...
'그래...난 해낸거야.... 지난 길고 긴 무명의 시간들 ... 오늘날을 위한 밑걸음의 준비였을 뿐이야.
하은수... 넌 정말 난년이야...푸하하하??'
[으....으악....]
긴 드레스 자락에 걸려 넘어지고 마는 은수.... 콰당탕.....
‘이게... 무슨...개망신 ...이야? 이씨.......’
바닥에 납짝 업드린채 곤욕스런 표정을 짓는 은수....그와 동시에 순식간에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는 그녀
온몸으로 느껴지는 통증의 현실은 꿈처럼 황홀하지도, 빛나지도 않았다.
이리저리 나뒹구는 과자 봉지들라, 컵라면그릇들.... 몇일째 청소도 하지
않았는지...그녀의 방안은 발딛일 틈조차도 없다.
“으윽....아....아파....삭신이야...”
눈도 체 뜨지 못하고, 다시 침대안으로 몸을 구렁이 담넘듯 파고드는 은수...
때마침 울려대는 시끄런 자명종 소리에 시계를 찾느라 손을 허우적 댄다...
"어딨는거야? 그만 ....시끄럽다구우~"
빨랫더미에서 겨우 찾아낸 자명종 시계 가 그녀의 손아귀에서 잠잠해 진다.
10시.?... 좀 더...자야지... 하....품.... 윽...열시? 설마....벌써?....
스프링이 튀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그녀...
이리저리 널려진? 종이들을 추슬러, 봉투에 집어넣고는 캐캐묵은 츄리닝(고등학교때
체육복)을 벗어던지며, 옷을 갈아입고 집밖으로 튀어나간다.
“느....늦었다...어떡해? 윽....”
손에든 운동화를 신으며, 골목길을 뛰어내려가는 은수, 그녀의 품안에 들린 종이뭉치들이 소중한듯
들려져있다. ....
“봐라 은수야..살살다니라. 그러다 넘어지겠다. 다큰 처자가 쯧쯧...”
“네... 아저씨.... ”
“아침일찍 어디가노?”
“약속이요...늦었어요. 또뵈요~.”
"오야~"
그녀가 나고 자란곳이라 골목마다 마주치는 이들과 인사를 나누는 은수, 그녀의 기분좋은
미소에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
지하철역사로 들어선 은수, 문이 닫히려는 것과 동시에 발을 걸어 겨우 올라탄다.
“나이스...캐치....하아....아자... 왠지 좋은 기운이....”
휴... 가뿐 숨을 몰아쉬며, 손에 든 봉투를 소중하게 가슴에 부둥켜 안는 은수.. 지하철이
어둠을 가르며 터널을 벗어나 달려가기 시작한다.
마음과 마음...
익숙한 출판사 간판을 올려다 보며, 뿌듯하게 올라가는 은수, 왠지 모를 설렘에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
종이를 넘기는 편집장, 그앞에 벌서는 학생처럼 앉아 손을 꼼지락 거리는 은수... 그의 미간에
굵은 갈지자 주름이 보이자, 목이 타는 듯 연신 물잔을 비우고 만다.
장작 한시간 이상 종이만 보던 편집장이,검은 뿔테 안경을 빼며, 그녀의 피와 땀이 베인원고를 내려놓는다
“....흐음.....”
“저.... 저기... 어때요?이번엔? ...”
“흠....”
또다시 몇분의 침묵... 은수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머리 편집장은 머리만 긁적인다.
“저... 편집장님....”
“저번에 가져온것과 그리 다르진 않는 것 같은데...”
“네... 그게...기본틀은 괜찮다고 하셔서... 조금 손만 봐 왔는데요...맘에 안드세요? ”
“요즘 불경기라 책시장이 얼마나 상황이 않좋은지는 알고 있지? 이런 쌔고센 사랑
이야기는 아무래도.... 이런 이야기 보다는 뭔가 좀 자극적인 그런 얘기를 써보는건
어때? 하작가 “
“예? 예를 들어 어떤....?”
“요즘애들이 좋아하는거 있잖아. 호모나, 게이, 뭐 그런 이야기 말이야... 아무래도 요즘은
그런게 트랜드라고... 하작가도 왠만하면, 요즘 트랜드에 발맞춰보는게 어때? 언제까지
이런 애들이나 보는 글을 적으려고 하는거야?식상하게 시리....쯧쯧...“
“호모? 게이?....”
상상만으로도 얼굴이 달아오르는걸 간신히 버티는 은수, 갈피잃은 원고를 챙기고서는 ...
축 쳐진 어깨로 사무실을 빠져나온다.
탕...
“뭐 그딴 새끼가 다있어? 뭐? 트랜드가 어쩌고 어째? 애들이나 봐? 감히 날
뭘로 보고....그 대머리 편집장 새끼... 몇가닥 안남은 머리도 확 뽑혀버려라. 우씨....“
편집장 앞에선 끽 소리도 못하던 은수가 친구 유라앞에선 잘도 뒷풀이를? 해댄다.
벌컥벌컥 호프를 들이마시는 은수, 그녀의잔에 담긴 술들이 은수의 입안으로 사라져간다.
“야, 천천히 마셔 취해”
은수의 손에 들린 잔을 뺏어 내리며, 유라가 한숨을 내쉰다.
“그래서, 포기할거야 너? ”
“포기? 누구 좋으라고 포길해? 끝까지 될 때까지 물고 늘어져야지...그동안 들인 시간이
내 노력이 ... 내 피땀이 내 청춘이 베인 내 원고들을 이대로 접을순 없는거잖아...안그래? ”
“하지만, 게이니 호모니 하는건 아무래도 좀....니가 뭘알아서 그런 글을 써? ”
“내친구 유라야.... 이쁜 유라야...”
은수, 갑자기 유라의 손을 두손으로 움켜쥐며, 그녀를 빤히 바라본다.
“왜... 왜그래? 뭐....뭐어쩌자구? ”
“너, 나랑 연애함할래?앙? ”
“야, 미친거지 너?....”
풀썩 또다시 풀이 죽어, 고갤 떨구는 은수, 자신의 처지에.. 절로 한숨이 새어 나온다.
“남자하고 연애도 제대로 안해봤는데... 내가 무슨 사랑이야기를 쓴다고 이렇게
허승세월만 보내고 있는건지... 내가 봐도 난 참 한심한 년이야... “
“그렇다고 또 뭘 그렇게 자책을 해... 야야... 그러지 말고 한잔해... 오늘 내가
한턱 낼테니까 맘껏 마셔... 안주도 더 시킬까?“
“난, 골뱅이.., 먹고시포~히잉~.”
“큭... 알았어. 여기요...”
이쁜 친구 유라를 보며, 베시시 웃어보이는 은수, 중고등학교, 대학 까지 함께 다닌 둘도없는베프라
속의 이야기까지 다하고나니 한결 고민이 내려지는 듯 하다
비틀비틀...
화장실로 향하는 은수, 눈앞에 사물들이 뿌옇게 안개에 가려진다. ...
퍽...
누군가와 세차게 부딛히자 고개부터 숙인다
“죄숑합니당....딸꾹...에고...죄송....”
게슴츠레한 눈을 들어 상대방을 쳐다보는 은수, ..
왠 꽃돌이들이 자신을 어이없게 쳐다보고 있자, 은수가 베시시 웃어보인다.
“뭐야?재수없게....취했으면 , 집에 가든가, 눈 좀 똑바로 뜨고 다녀... ”
은수가 부딪쳐 자국이 난 쟈켓을 손으로 툭툭 털어대는 까칠한 놈...
은수, 다시 한번 고갤 숙이곤, 그의 쟈켓을 털어주려하자 그의 손이 제지한다.
"뭐야? 너....."
“미안합니당.....꾹...흡....흡....”
딸꾹질이 나오는 입을 막으며, 화장실로 향하는 은수...
대충 볼일을 보고, 옷을 올리며 일어선다.
화장실 문을 보자 왠지 장난이 치고싶어진 은수...
주머니를 뒤져 펜을 꺼내 든다.
[호모? 게이? 대머리 너... 니가 게이지? 변태새끼... 머리나 확 다뽑아져
버려라. 대머리 독수리, ]
자신의 낙서에 만족한 듯 씩 웃는 은수...펜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고는
문을 열고 나와... 세면기에 기대 손을 씻는다.
“어이....”
“?”
문가에 기대서서 자신을 쳐다보는
아까 그 까칠한 놈.... 아무리 기분나빠도 그렇지 여긴... 여자화장실 인데... 상황판단을 하기엔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를 마주본다.
“너, 변녀냐?”
“?”
“너, 남자화장실에서 뭐 훔쳐보는게 취미인건 아니지?”
“이보세욧....딸꾹... 여기 여자화장....실.....???”
그의 말에 순간 주위를 둘러보는 은수... 뭔가 구조가 다른 무언가를 보고는 눈을 비빈다.
[남성 소변기]
된통 잘못걸렸다는 듯... 뻘쭘해지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향해 방긋 웃어보인다.
"얼른, 안꺼져? "
“죄송합니다. 여자화장실인줄 착각하고.... 죄송합니다....죄송...”
술이 확 깨는 듯... 은수가 후다닥 그의 곁을 스쳐 튀어나간다.
튀어나오는 은수와 부딪히는 도윤... 화장실문을 보며, 갸웃거리곤, 안으로 다시 들어선다.
“여기 남자화장실 맞지?뭐냐? 저거...”
“변녀....”
율의 짧은 대답에 웃음을 터뜨리는 도윤...
“이건 또 뭐야? 대머리 독수리? ”
화장실문짝에 적혀진 낙서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도윤의 모습에 그곳으로 율이 다가선다.
다큰 여자가 남자화장실에서 해놓은 낙서질에 기가 막힌 듯 미간을 찌뿌린다.
“변녀에 낙서질까지... 아주 골고루한다 정말...”
“재밌기만 하네 뭐...취미생활인가본데 귀엽지 않냐?”
"미친놈...여자면 다 귀여운거냐? 취향 독특한건 알겠는데...나는 빼주라"
"내취향은 넌데...큭큭큭"
"미친..."
몇 번이고 손을 씻고는 나가는 율... 자리로 돌아가려는 자신과 눈이마주치자
황급히 고갤 숙이는 은수를 보고는 못본체 휙 지나가 버린다.
본의 아니게, 등을 맞대고 앉은 두사람...
율이 담배를 빼어문다.
“후... 마감날짜는 다가오고, 글은 진도도 안나가 지고... 나 그냥 확 접어버릴까?”
“베스트셀러작가 되는거 너 오랜 꿈이였잖아. 겨우 이만한일로 관두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어?“
“하지만... 내가 무슨 재주로 게이에 호모이야기를 적어... 남자하고 연애도
한번 재대로 못해봤는데....무리야...무리....하아....“
“그러니까 너도 너무 집에만 있지말고, 사람도 만나고해... 고등학교때 까지만해도
너 남자들 한테 얼마나 인기 많았는데...“
“헐...그건, 니가 넘 이뻐서, 나한테 다리놔 달라고 한놈들 뿐이였거덩.... 내가 무슨 줄리엣의 유모냐?
춘향이의 향단이야? 왜 다들 나한테 부탁하는건데....번번히 설렜다 진빠진게 한두번인줄 알아? 나...
정말 상처 많이 받았다. 친구 잘둔덕에... 흑... “
은수의 푸념에 할말잃은 유라, 그녀가 어느 한곳을 응시하다 은수에게 눈짓을 보낸다.
"은수야..."
“왜? ... 너도 내가 한심하냐? ”
“그게 아니고... 있잖아.. 저기... 저 사람들 아무래도 좀 그렇지 않니?”
유라의 말과 손짓에 조용히 뒤돌아보는 은수, .
아까 그 꽃돌이들의 모습에 냉큼 고갤 돌리려다 메뉴판으로 얼굴을 가리며, 다시한번 그들을
돌아본다.
남자 둘이서 저렇게 묘한 투컷을.... 도윤이 율의 얼굴을 손으로 스다듬고는 그의 입가에 맺힌 술을
살며시 손가락으로 쓸어내린다.
“그 변태 디자이너새끼...”
“야, 뭐 또 그깐 일로 발끈하냐? 한두번 당하는것도 아니고, ”
단숨에 술잔을 비운 율의 잔에 술을 따뤄주는 도윤... 이마를 짚는 그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사내새끼가 내 엉덩일 만지작 거리는데, 가만있어야 된다는거냐? ”
“그렇다고, 디자이너 얼굴을 발로 뭉게버린 넌, 잘했냐? 당분간 너 무대에 못설거라고
협박하고 난리도 아니더라. 에이전시 실장이 뒷수습한다고 땀좀 뺏을걸... “
“그 딴 쓰레기무대 개나 서라그래... ”
“원래, 예술가 들중에 그런 놈들 많다는거 알잖아. 여자보단, 너처럼 이쁜 남자? 아... 미안...sorry”
이쁜남자... 그가 젤로 싫어하는 아킬레스건이란걸 잘아는 도윤이기에 자신의 입을
굳게 닫아버린다.
“예술가 좋아하네, 그깟 걸레같은 천조가리로, 겨우 가릴부분만 가릴수있게 만든게 무슨
옷이냐? 그딴거 나도 만들겠다“
흥분하는 율을 보며, 미소짓는 도윤, 그의 빈잔에 술을 채워주고는 자신들을 바라보는 그녀들을
향해 미소지어 보인다. ...
“아, 너 당장 방구해야 된다며? 집은 구했어?”
“알아보고 있는중이야. 어떻게든 되겠지”
“뭘또 알아보고 그러냐? 그냥 내 원룸으로 들어오면 되지...”
“됐거든... 너, 현준이가 연락안된다고 전화좀 해달라더라... 너, 내친구긴 하지만
사생활관리 똑바로해. 하루는 여자, 하루는 남자... 너, 개인적 취향까지 내가
뭐라 할순 없지만, 어쩔때는 너하고 친구인 것 까지 부정하고 싶어지니까...“
“현준이는 그냥... 그녀석이 나 좋다고 난리치는거지...그런거 아니라니까...내맘... 의심하는거냐?
한율...?”
자신의 어깨에 둘러진 도윤의 팔을 빼는 율... 술잔을 입에 갖다 댄다.
“저... 저기요...”
뻘개진 얼굴로 두사람 앞에 선 은수.. 무슨 자신감인지 무턱대고 고개부터 숙여 보인다.
“저기....괜찮으시면, 저....두분과.... 합석할 수 없을까요?”
“풋....”
도윤,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 웃음을 터뜨리고, 율은 어이없는 듯 그녀를 쳐다본다.
“지금...너...감히...우리한테 작업거는거냐?”
“감히? 아니... 저는요... 그게.... 네..... 작업거는거... 맞는데요...그러니까...”
그녀의 담담한 대답에 배를 붙잡고 웃는 도윤... 율이 술잔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왜요.? 가려구요"?"
다짜고짜 율의 팔을 잡는 은수, 율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의 손을 뿌리친다.
“어이...이봐... 지금 가서 거울부터 먼저 보고와... 니가 우리한테 작업할 주제나 된다고
생각해?.“
그녀를 비켜가려는 율의 앞을 막아서는 유라. .. 도윤이 흥미로운듯 세사람을 바라본다.
“주제? 이봐요. 말이좀 심하다고 생각안해요?우리 주제가 뭐요? ”
“친구냐? 끼리끼리 논다던데... 너흰 ... 쟤랑 같이다니면, 좀더 빛나보일까 해서 같이다니는
건가?“
“가르쳐 줄래요? 내가 어떻게 하면, 당신이랑 친구할수 있는지...”
“하...”
존심도 없는지...율의 앞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은수의 모습에 어이없다는 듯
서있는 율... 도윤이 나서서 분위기를 진정시키며, 네사람을 자리에 앉힌다.
율과 도윤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은수... 비주얼 완벽한 이커플의 모습에 왠지모를
희망이 샘솟는다.
[분명 동성커플이야... 저사람들하고 친해진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내 꿈으로
향해 가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거야...그러니까...제발....내 밥이 되어줘 ]
뭔가 음모?가 느껴지는 분위기.... ....
네사람사이에 알수없는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첫댓글 완전 기대되요 ^^
감사합니다. ^^므흣
재밌다 ..
정말요?
ㅋㅋㅋㅋ 목적이 있는 접근. 성공했음 좋겠네요~
그러게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니, 뭔가 인연이 계속이어지길 바래봅니다.
남주가 누군지 궁금하네요
도윤? 율? .... 안알랴쥼...계속 함께 해주세요
ㅋㅋ잼잇게잘읽엇습니다~ ㅋ정말동성커플일까요? ㅋ
그러게요? 동성커플일까요? 아니면 우정넘치는 친구일까요?
정말동성일까요 기대되요^^
우왕ㅋㅋ 이건어느부류인가!ㅋㅋ색다르고 잼잇네요 자까님!! 정쥬행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