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쳐 주신 대로 노원역 4출구로 나왔더니 아파트가 보이지 않아
젊은이에게 물어 6단지를
찾는다
참나리가 반긴다
약속 시간 ㅣ시 전에 도착
8층 선생님 댁
현관문은 열려 있고
가꾸시는 텃밭
나팔꽃 두 송이
엔카로 맺은 인연
최희영 선생님 기산.부용.바밤바 선생님 네분이 가버리셔
여자 둘만 남았다는 말씀을
세월이 야속한 지
여러 번 손꼽으시며 얘기하신다
롯데 9층 하누소에 가서 늦은 점심. 맛나다
돌솥밥 짱
빙 돌아서 카페로 가
여쭤보니 나랑 같은 뜨거운 라떼
동래에서 학교 다니시던
친정 엄마 아버님의 연애 결혼
도쿄로 유학 가셔 로사 선생님
태어나시고 네살 때 한국 나오셨단다
교편 잡으셨을 땐 선생님보다
나이 어린 남학생들도 있었다네
95세까지 살고 이 세상
떠나고 싶으신데 97세
이젠 귀찮아지는 게 많다시며
그래도 슈퍼 갈 일
교회도 가시고
걸을 일을 만드신단다
매사 감사 기도 올리시며 사신단다
댁에 모셔다 드리고 나오는 길
아파트 비비추가 싱그럽다
8층에서 길을 가르쳐주신다
네 들어가세요
노원역 5출구다
계단이 아주 길다
1시간 반 지하철. 타는 시간이
긴데 아들에게 톡이 오다
아고 학구열 높아
24.0706.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