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주일 만에 다시 돌아온 [마술사의 시장 읽기]입니다.
한 주간 잘 지내셨는지요.
지난 1탄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봐 주시고, 댓글, 추천도 많이 남겨주셨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논리가 많이 부족한 편이기에 이런 응원을 받을 자격이 있나 생각도 해봅니다.
사실 지금보다 어렵고 복잡하게 써볼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실력이 안될뿐더러 그렇게 한다면 제 실력의 밑천이 금방 드러나므로 그냥 낮은 제 수준에 맞게끔 쓰려고 합니다. 양해해 주세요.
이 자리를 빌어 재차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늘은 야구에 대한 글로 문을 열까 합니다. 참고로 전 야구를 많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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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빈에게 닥친 수많은 문제 중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것은 마치 가산점이 붙어 있는 난해한 수학 문제 같았다. 만약 25명의 야구 선수에게 지급할 수 있는 4,000만 달러밖에 없는 팀이 있다고 하자.
상대팀은 이미 25명의 소속 선수에게 1억 2,600만 달러를 준비해놓고, 추가로 1억 달러를 비축해두기까지 했다. 이런 팀을 상대로 치욕적인 패배를 면하려면 4,000만 달러를 어떻게 써야 할까?....(중략)
빌리 빈은 기존의 야구계가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과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자신이 선수 출신임에도 야구계의 기존 모든 관습과 편견을 거부했다.....
따라서 빌리 빈과 애슬레틱스 구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은 몸값이 낮은 가능성 있는 신인이나 다른 팀이 주목하지 않는 저평가 된 선수를 저렴한 비용으로 데려오는 수밖에 없었다. 기존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다른 구단들은 이런 능력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빌리 빈은 그런 선수들을 낮은 몸값으로 데려올 수 있었으며, 게다가 실제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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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도 계실텐데, 윗 글은 '머니볼'이라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야구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얼마전 브래드피트가 나왔던 동명의 영화를 떠올리실텐데요. 사실 책도 보고, 영화도 본 제 입장에서는 책이 훨씬 낫더군요. 아직 못보신 분들은 책이든 영화든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제가 왜 위 사례를 들었냐 하면.... 바로 통찰력을 화두로 꺼내기 위함입니다. 사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통찰력이 있으면 큰 보탬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투자 세계에서 통찰력이 있고 없고는 무척 큰 차이를 낳게 됩니다.
위에 언급한 '빌리빈'이라는 사람은 다른 야구팀 단장들이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했고, 이를 이용해 뛰어난 성과를 거두게 되죠. 비록 다른 분야의 예이지만 이런 기회를 포착하는 통찰력을 갖추는게 투자의 제 1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통찰력을 갖춘 투자의 고수가 이번 글에서 등장하니... 끝까지 읽어봐주시길....
이번 글에선, 국내보다는 미국 쪽만 다루고자 합니다.
현재 관심의 초점은 아시다시피 유로존 위기에 몰려있지요.
하지만 이런 유럽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식, 실물경제가 고만고만하게 선방(?)하고 있는 것은
바로 미국의 경제 상황 덕택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제 상황을 논할 때 여러가지를 얘기할 수 있겠으나 저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미국의 주택 시장 상황을 꼽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주택시장이 위기에 처하면 잘 버티던 댐이 무너진다는 얘기지요.
왜 미국 주택시장이 중요한가 하면...
첫째, 미국 대형 은행들의 대출채권이 자국 주택시장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둘째, 주택가격이 안정화 되어야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가 늘어난다.
셋째, 미국 정부가 이미 엄청난 돈을 투자했고, 향후 결과에 따라 재정적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단 한번 살펴보죠.
겉으로 보기에 현 상황은 좋아보이거나, 최소한 나빠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신규 주택 착공 건수- 점차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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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주택 지수
전년동기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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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지수- 전년동기비에 비해 박스권이 분명히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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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고용현황이죠.
일단 직장이 있어야 사람이 돈을 모으고, 집을 사든 대출금을 갚을 수 있으니깐요.
*인구 대비 고용률- 현상유지 (전 이 지표를 즐겨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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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농업 분야 고용지표- 전월대비 증가폭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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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미 주택시장이 견고하다고 판단, 슬슬 투자하기에 괜찮아 보이지만.....과연 그럴까요?
제 생각은 '애매하다' 입니다.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 요소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포커로 치자면 나는 이미 6구째 플러시 메이드인데, 상대는 하필 액면상으로 투페어를 만들어 놓은 상황...
판돈을 키우는 레이즈를 해야할지, 그냥 콜만 해야할지, 보수적으로 폴드해야할지 애매한 상황이지요.
(실제 카드를 쳐보면 의외로 이런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자 바로, 이런 상황에서 콜도 안하고 엄청난 레이즈로 주택시장에 돈을 건 사람이 있으니 바로 핌코의 CIO 빌 그로스입니다.
참고로 핌코는 세계 최대의 채권 회사입니다. 작년 미 국채로 체면을 좀 구겼습니다만....
개인적으로 통찰력이 엄청난 현인이라 생각합니다.
빌 그로스는 현재 주택시장, 그것도 MBS(모지지 저당 증권)에 엄청 난 돈을 쏟아 부은 상황이죠.
이 사람은 FRB의 3차 양적완화를 예상하고 (빠르면 1월 말, 늦어도 상반기 중으로) 미 국채와 MBS에 투자한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의 분홍색 부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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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부터 현금을 (맨 아래 분홍색 부분)을 줄이면서 이를 미국채(파란선)와 MBS(위 분홍색 부분)를 대폭 사들인 건데,
미국 국채야 안전자산이니 그렇다 쳐도 왜 하필 위험하다는 MBS를 사들인건지 궁금해집니다.
사실 이 부분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데, 우선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현재 미국 주택 구입자들이 지불하는 모기지 금리는 2가지에 영향을 받습니다.
1.미국채 금리 (어느정도 효과 있음-술로 따지면 맥주정도)
2.MBS 금리 (미국채보다 영향력이 크고 강렬+즉각적인 효과! - 술로 따지면 21년산 조니워커 블루라벨 )
첫번째 요소, 현재 미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기물에 상관없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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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현 상황이라면 미국 모기지 금리도 하락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바람대로 모기지 금리는 국채 금리만큼!! 하락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매우 더디게 하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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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의 녹색 부분을 보시면 작년 중반 부터 낌새가 이상해 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는 선행성이 강하기에 몇개월의 시차를 두고 미국 주택시장에 영향을 끼치죠.
이미 주택 시장에는 부정적 움직임이 보이더군요.
최초로 연체되는 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율 - 맨 오른쪽 검은 원 주목
(빨간선- 종합, 녹색선- 1순위 모기지, 파란선- 2순위 모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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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래프는...
빨간선-전체 모기지 중 연체된 모지기 비율이고 바닥찍고 살짝쿵 상승 (전월 대비)
녹색선-전체 모기지 중 저당잡힌 주택을 압류당한 비율인데 감소추세는 아님 (전월 대비)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cimg1.dcinside.com%2Fviewimage.php%3Fid%3Dstock_new%26no%3D29bcc427b78477a16fb3dab004c86b6f796a88214a115545af0af0de2850d81af7052883b101cd9dfe4040df6cbe8faed7ae78f4d0a7a2ddc1159f51d72c%26f_no%3D7cee9e2cf5d5)
유로존 위기로 불안한 상황에서 간신히 살려놓은 주택시장의 온기를 꺼뜨리고 싶지는 않기에...
정부입장에서 급한 것은 모기지 금리를 낮추는데 효과가 큰 MBS를 매입해야 한다는 시그널이 발생한 것입니다.
빌그로스는 이점을 간파해 QE3가 개시되기 한참 전인 작년 중반 이후부터 계속 MBS를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한가지 더 추가 -검은 선 주목.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estin.net%2Fimage%2F1326820305yWconU%2F10.jpg)
위 그래프의 검은 선은 빌그로스가 보유중인 채권의 수정 듀레이션을 뜻하는데,
최근 하락 추세이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여전히 긴 듀레이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분간 FRB가 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을 보여줍니다.
인플레 우려로 불과 몇년 있다 금리가 상승한다면 저렇게 긴 듀레이션을 가지고 있을리가 없기 때문이죠.
빌그로스와 비슷하게 QE3의 낌새를 눈치챈 투자자들의 모지지 채권(MBS포함) 매입으로 관련 지수는 11년 중후반부터 상승하고 있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cimg1.dcinside.com%2Fviewimage.php%3Fid%3Dstock_new%26no%3D29bcc427b78477a16fb3dab004c86b6f796a88214a115545af0af0de2850d81af7052883b101cd9dfe4040df6cbe8ffdedafce3dd435fdbd91c8c8284214%26f_no%3D7cec9e2cf5d5)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빌 그로스의 이번 투자는 10수 정도를 미리 내다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이미 MBS에 자기 펀드의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놓은 상태이기에(즉 MBS 가격 상승)
앞으로 개인이든, 정부든 MBS의 추가적인 매수가 안 이뤄 질 경우 MBS의 가격 하락이 일어날 것이고
이는 모기지 금리의 상승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죠.
즉, 빌그로스 입장에서는 엄청난 배짱으로 정부에게 추가적으로 매입하라고 레이즈를 던진 셈이라,
앞으로의 추이가 무척 궁금해 집니다. 즉 니 마음 다 아니까 같이 잘해보자는 것인데...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빌 그로스의 모기지 투자 소식을 보도한 뉴스,글들을 타사이트에서 몇개 봤습니다만, 저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 글은 없어서 휴~안심하고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
어려우셨다면 죄송하구요.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어요~
오늘의 4줄 요약
1. 남이 볼 수 없는 부분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현상에 가려진 본질도 탐구해보자.
2. QE3의 효과가 주택시장에 나타난다면 상품, 주식의 동반 상승 기대 (일시적이 아닌)
3. 보아하니 1조 유로가 유럽에 더 풀린다고 하는데... QE3까지 합하면 총 3조달러가 풀리는 셈이고, 이미 시장에 소문은 쫙 퍼졌기에 이런 류의 대책이 양치기 소년처럼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단 기대감만으로도 상승하겠죠.
설 잘보내시고 다음 주에 뵈요~!!!
(by 복리의 마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