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회 정기답사) 청주 상당산성
청주 상당산성. ‘도심 가까운 곳에 이처럼 좋은 곳을 갖게 된 것은 행운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주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곳이다. 봄가을 주말에는 최대 1만여 명이 이곳을 찾는다. 청주의 ‘어머니 산’인 우암산을 비롯해 것대산 백화산 이티봉 등 동서남북의 얕은 산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김유신 장군의 셋째 아들이 쌓았다는 설이 전해져 온다. 백제의 상당현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충청도 병영이 조선 효종 2년(1651년)에 충남 해미에서 옮겨온 뒤 숙종 42년(1716년) 대규모로 수축돼 지금까지 보존돼 왔다. 조선 중후기의 대표적인 석성(石城)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극 ‘태왕사신기’와 ‘대조영’, 드라마 ‘카인과 아벨’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한옥마을 앞에 차를 세운 뒤 산성저수지를 끼고 난 길을 따라 나무계단으로 오를 수 있다. 남문∼남암문∼서문∼동암문∼동문∼동장대∼남문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가 가장 기본적이다. 돌계단 길을 조금 오르면 남문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성벽 위 길을 따라 본격적으로 걷게 된다. 남암문까지의 500m 구간은 내내 가파른 경사가 이어진다. 시원한 조망을 원한다면 성벽 위 길을, 햇볕을 피하려면 바로 오른쪽 소나무 숲 그늘 길을 선택하면 된다. 중간 중간 길이 트여 있어 두 길을 번갈아 가는 것도 좋다.
짧은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이어져 있다. 화강암으로 된 수직성벽은 높이가 2∼4m 정도다. 가파른 산비탈에 세워져 있지만 성벽 위로 탄탄하게 다져진 흙길이 대부분이어서 걷기도 편하다. 이 때문에 어린이나 노인들도 쉽게 눈에 띈다. 청주시 전체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동암문을 거쳐 동문, 출발지인 남문으로 가는 구간 곳곳에 쉼터가 마련돼 있다. 잠시 앉아 있으면 종종 다람쥐를 만난다. 멧돼지가 먹이를 찾으며 파놓은 흔적도 곳곳에 있다. 동장대 아래 한옥마을로 내려오면 걷기가 끝난다. 산성 아래 한옥마을에는 맛집이 넘쳐난다. 토종닭백숙 손두부 빈대떡 막걸리 등 어느 집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듯하다. (2011.5. 동아일보)
국립청주박물관 상당산성에 이르는 골짜기 산자락에 위치한 국립청주박물관은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 충북의 문화유산을 조사, 연구, 보존, 전시 교육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박물관 건물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 같은 박물관이다.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불비상이 전시되었다. 불비상은 비석 모양으로 다듬은 돌의 사면에 부처를 조각한 것으로, 이곳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유물이다. 세종특별자치시(옛 충남 연기군) 일대에서 발견되어 ‘연기파 불비상’이라는 별칭이 있다. 1000년 넘게 청주를 지켜온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국보 제 41호)에 닿는다. 롯데영플라자 앞 광장에 우뚝 솟은 이 철당간은 고려 광종 13년(962)에 세워졌다고 한다. 청주의 지형이 배의 모습과 닮아 돛대 역할을 하는 당간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원형 철통을 쌓아 만든 당간에 이것을 만든 이유와 과정이 기록되었다. 한글 창제 마무리 작업을 했다는 역사적 배경을 모티브로 삼아 기획된 전시회다. 청주박물관은 지난해 서울 국립한국박물관에서 열린 '세종대왕 특별전'이 다루지 못한 청주 초정 지역 관련 부분을 추가해 재구성했다. 세종대왕의 어보와 당시 제작된 과학기구, 악기, 편경을 비롯해 세종실록지리지 같은 고서류 등 유물 60여점을 선보인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이 재해석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담은 작품 10여점도 전시할 예정이다. (2015.04.02 청주연합뉴스)
운보의 집 운보의 집은 고 운보 김기창 화백 어머니의 고향이다. 운보는 1976년 부인(고 우향 박래현 화백)과 사별한 후 1984년 운보의 집을 완공하고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이 집에 정착해 자연을 벗 삼아 타계할 때까지 작품활동에 전념했다. 운보의 집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전통한옥이 어우러진 문화예술공간이다. 운보미술관은 한국 근대 미술계의 거목인 고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독창적 예술세계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부인인 고 우향 박래현 화백, 월북작가 동생 김기만 화백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그 외 운보의 집에는 조각공원과 분재공원, 수석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수암골 벽화마을 우암초등학교 뒤쪽 언덕인 수암골 벽화마을은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2010), <영광의 재인>(2011),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2009)의 무대이다. 실제 수암골은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생겨났다. 여느 산동네와 마찬가지로 벽화가 눈길을 끈다. 지난 2007년 충북의 예술인들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다. 다른 산동네에 비해 그리 큰 편이 아니어서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족하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벽화와 골목을 돌아볼 수 있다. 마을 위편 도로에는 수암골전망대가 있다. 청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조망 명소다. 근래 청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육거리종합시장 1950년대에 형성된 청주의 대표 재래시장인 육거리종합시장은 청주여행 10선에 포함될 정도로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은 시장이다. 전국의 재래시장이 대형마트에 상권을 빼앗겨 활기를 잃고 있지만 육거리종합시장만큼은 예외다. 1200여 개 점포와 노점이 모여있고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5-6만 명에 달할 만큼 성황을 누리고 있다. 2009년에는 전국 최우수 시장에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