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의 트럼펫
‘텐 미니츠’ 라는 영화는 여러 명의 내로라하는 세계적 감독들이 각각 10여분을 맡았다. 빔 벤더스, 첸 카이커, 스파이크 리, 짐 자무시 등……. 각 감독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트럼펫연주가 있다. 트럼펫텐은 독일식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유일한 트럼펫 앙상블 팀인 ‘서울 트럼펫 앙상블’의 옛 이름으로 1994년부터 6회의 정기연주회 수십 회의 연주를 하였고 2006년 2월 7일 저녁 8시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했다.
나에게는 10대의 트럼펫이있는다.그중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도 있는데, 그것은 최근까지는 찾아보기 어려운 Boosey&Hawkes의 코오넷이다.지금은 제작되지 않고 Besson회사로 이어진다. 아마도 2차대전 이전의 악기라도 추정되는데 지난해 뉴질랜드 왕가누이시립 관악단에서 구했다.그외오래된악기는 ‘J.Monke 로터리트럼펫‘인데, 지금은 종합예술학교에 계시는 서현석 선생님에게서 82년에 샀다. 당시 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보다 많았던 50만원을 주고 영화’길‘에서 젤소미나가 연주했을법한 고물이나 다름없던 트럼펫을 사서 많은 시간 공을 들여 수리하여 대학교 학창시절 내내 연주하였다. 대학교 졸업 후 독일 쾰른에서 공부할 때 J.Monke 회사가 거기 있었으므로 전체수리를 하였고 새악기로 다시 탄생하였을 때의 감동을 20 여년이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트럼펫은 종류가 다양하며 코오넷과 푸르겔 혼, 그리고 코르노 다 카르시아, 소프라노 트롬본등 여러 개의 악기를 트럼펫 연주자들이 연주한다.내가 가지고 있는 트럼펫들은 각 조별로 Bb,C,D&Eb,E,피콜로 트럼펫 (A&Bb) 5대와 Bb J.Monke 로터리트럼펫, 아들 호진이가 연주하는 코오넷,그리고 Boosey&Hawkes의 코오넷,Bb 푸루겔 혼, 마지막으로 신호용 트럼펫까지 모두 10대이다. 나의 모든 악기들은 정성으로 구한 것인데 모두다 최상의 악기들이다. 지금 사용하는 악기들은 주로 프랑스에서 구하였는데 Bach C조트럼펫을 개조하여 만든 것과 Selmer Eb조 트럼펫이 가장 비싸며 프랑스 디종의 떠돌이 상인에게서 구한 신호용 트럼펫이 제일 값싸게 구한 것이다. 나는 오케스트라 연주자였으며 이제는 솔리스트로 활동하므로 여러 대의 악기가 장르별로 필요하지만 대개 아마추어나 재즈 연주자들은 한대의 트럼펫으로 연주를 하여도 충분하다.
리빙 하바나는 ‘The Arturo Sandoval Story’ 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영화로 2002년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었는데 ‘아투로 산도발’의 스토리인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뮤지션이다. 앤디 가르시아 가 산도발 역으로 열연하였는데 영화 전반에 거쳐 울리는 트럼펫의 선율이 귀에 가득하다.산도발은 쿠바에서 미국으로 망명하였다. 가장 성공한 재즈연주가 중의 한사람으로 이제는 부와 명예를 모두 갖었고 마이에미의 저택에서 살며 미국 텔레비전에서 광고할 만큼 뛰어난 트럼피스트이다.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아투로 산도발은 스위스의 ‘르네 스파다’에서 만든 트럼펫 하나만 사용하는데 그의 재즈연주는 세계최고이다.
장-폴 라페노감독의 영화 ‘시라노’의 제라드 드빠드듀는 보통 사람보다 큰 코로 분장하였다. 장 클로드 프띠의 아름다운 트럼펫 음악이 용기와 도전의 시라노를 느끼게 하는데 나의 선생님 티에리 캉스가 연주하였고 당시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많이 연주되었다. 그는 이 영화에서 Eb조 야마하 트럼펫으로 연주하였다. 티에리 캉스가 연주하는 악기들은 현재 독일 ‘’마크노이킬센‘시 에 있는 ‘B&S’사의 전속모델로 모든 종류의 트럼펫과 코오넷,푸르겔 혼이 B&S 회사 제품이다.
1970년대 젊었던 때에 아랑드롱의 매력이 넘치는 ‘태양은 가득히’의 주제음악의 트럼펫 사운드를 잊을 수 없는데,재작년 추석 때 개봉되었던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최민식은 트럼펫 연주자로 나온다. 이렇듯 우리가 접하는 많이 영화음악의 연주가 트럼펫 이었있다는것에것과 트럼펫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서의 트럼펫은 인기는 높으나 인식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많은연습을 하면 이웃에게 시끄럽다는 피해를 줄수있다는것과 소리가 클 것이라는 선입관으로 자녀들에게 음악을 시키려는 부모들은 트럼펫을 시키는 것을 기피한다. 그래서 인지 우리나라의 관악전공생들을보면 플륫과 클라리넷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배우기 쉽고 경쟁률도 낮은 파트는 트럼펫이라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
트럼펫 연주를 제대로 한다면 부드러운 소리를 얼마든지 할 수 있고, ‘푸르겔 혼’은 목관악기처럼 푸근한소리가난다.그리고 클래식 트럼펫연주가 뿌리를 못내린탓인지 우리를 경음악이나 대중적인 음악을 연주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지금도 내가 사는 아파트 주민 중에는 나의 직업이 밤무대 악사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화성시 청소년교향악단에는 4명의 트럼펫 단원이 있는데, 나의 아들 윤호진도 단원이다. 김찬양은 이번 예원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다른 두 명의 단원 원총명과 박신영은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소리도 제법내고 많이 실력이 늘었다. 이들의 교육은 교향악단 연습시간 시작 전인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30분경에 이루어지는데,3시부터 연습시작이라 웜업하면서 간단히 레슨을 받고 나머지는 집에서 개인 연습을하는데,바이올린이나 플륫처럼 개인지도를 따로 받는 학생들보다 진도가 빠른 것이 트럼펫 연주가 쉽다는 것을 증명한다.
<윤왕로 - 화성시 청소년교향악단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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