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밥, 사용하기에 달렸다.
등식은 있으나 언제나 같은 답이 나오지 않는 게 낚시다. 따라서 ‘낚시는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낚시를 제대로 이해하면 보다 유리하다는 것뿐이다. 필자 역시 오랜 세월동안 낚시를 하면서 나름대로 경험하고 다소 유리하다는 정도지 ‘꼭 이렇게 하는 것이 정석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낚시의 모든 것이 학술적으로 정립되고 인증된 것이 아닌 만큼 각자가 참고하여 이용한다면 보다 즐거운 낚시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낚시를 하다보면 눈 동냥 귀 동냥으로 낚시의 상식을 얻고 터득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 가면 눈동냥 귀동냥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낚시는 각 개인의 개성과도 관계가 많다. 물론 생활환경에 의하여 형성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1~2년 되는 해까지를 눈동냥 귀동냥한다고 한다. 이 때부터 낚시에 대한 지식이나 낚시터 정보 또는 나름대로의 미끼 배합이든가 채비를 자작할 수 있게 되면 낚시를 떠나는 횟수도 잦아지고 시간만 나면 낚시를 가게 되고 어떻게 하든 낚시를 갈 핑계를 만들기가 2~3년간은 계속 된다. 이때가 ‘낚시광’이란 소리를 들을 때다. ‘낚시광’이란 소리를 들을 때는 잡는 낚시 위주다. 다시 말해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수단과 방법까지도 가리지 않고 많이만 잡히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 잡는 낚시에서 낚는 낚시로 변하게 되면 낚시의 오묘함을 느끼게 된다.
붕어낚시에서 수초지기와 떡밥낚시는 전혀 다른 낚시 기법으로써 낚시의 개념마저 다른 경우다. 수초지기는 붕어가 있을 지점을 예상하고 찾아가 먹이를 붕어에게 직접 주는 공격형 낚시다. 낚시 스타일이 마릿수 위주보다는 대어 위주며 정교한 낚시 기술보다는 체력을 바탕으로 힘의 낚시를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떡밥낚시는 할수록 까다롭고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하는 낚시다. 떡밥낚시는 하면 할수록 기본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낚싯대 던지기 동작부터 챔질까지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야 되는 데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렵고 더욱 정확하게 제 자리에 떨어져야 할 미끼가 표적보다 좌우로 떨어질 때 한 두 번은 좋은데 연속 3~4번 벗어나게 되면 은근히 짜증스러워 지기도 한다. 떡밥낚시에서 제일 기본기가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넣을 수 있는 낚싯대 던지기 동작이다. 10번 던져 7~8번 제자리에 들어간다면 최고의 베테랑급이다. 4~5번만 들어가도 선수의 수준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다른 기교는 눈동냥 귀동냥 해도 되지만, 낚싯대 던지기는 많은 연습을 통해 숙달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긴대, 짧은대, 묽은 떡밥, 작은 떡밥, 가벼운 찌, 어느것이든 자유자재로 제자리에 넣을 수 있을 때는 붕어를 많이 낚았건 낚지 못하였건 조황과는 관계없이 베테랑급조사라고 할 수 있다.
낚시는 또한 옆사람이면 옆사람 각자 생각과 방식이 다르다 할 수 있어 듣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할 경우가 많다.
낚시는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실험을 해보아 확신을 가질 때 비로소 자신의 낚시스타일로 바뀌게 된다. 낚시를 연구하는 것은 낚시가 되지 않을 때, 즉 어신이 없을 때 이 방법 저 방법을 해보다보면 우연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몇 번 반복하여 성공하면 확신을 갖게 된다.
반대로 낚시가 잘 되지 않으면 실험을 할 수 없게 된다. 붕어의 크기 등은 중요하지 않으므로 낚시가 잘 될 때는 는 즐거움도 좋지만 평소에 궁금해 하든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잇는 기회인 것이다.
연구나 실험을 할 대 고정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가능하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이론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끝나게 된다. 모든 실험은 자신이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한 예로 사용하는 ‘찌’가 어느 정도에서 챔질을 해야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되는 지 납봉이 큰 찌와 납봉이 아주 작게 먹는 찌의 차이점, 목줄 길이와 어신의 변화, 떡밥의 크기에 따른 어신 변화 바늘의 크기와 또한 어신의 관계 등을 한 두 번 실험하였다. 하여 반드시 같지가 않으니까 반복해 실험해보면 찌의 움직임만 보아도 무엇을 어떻게 하면 유리하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대개의 낚시인들은 낚시가 잘 되면 낚는 즐거움에 도취해 어떻게 낚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잡기만 해서 많이 잡은 추억만 간직하게 된다. 떡밥낚시는 시작할 때 붕어를 잡겠다는 마음을 비우고 낚싯대 던지기 연습이나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게 되면 이것이 곧 헛챔질 낚시가 되고 또한 붕어가 보이게 되어 자연스럽게 붕어를 낚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