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로 희망을 나르는 사람들 - 우리 이웃의 희망을 찾아서 박수정 지음 / 이학사 세월이 흘러도, 그 세월의 한구석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바뀌어가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를 계속 살게 만드는 '희망'이다.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 있든 과거의 희망으로 현재를 살고, 현재의 희망으로 미래를 낳는다. 이 책은 이렇듯 존재의 이유가 되어버린 작은 희망을 찾아 나선 가난하고 고단한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낮은 곳에 있어 잘 드러나진 않지만 아름다운 삶을 꿈꾸고 가꾸는 사람들. 한 줌의 희망에 기대어 삶의 질곡을 이겨나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은 차가운 방안의 독거노인, 거리의 폭력에 노출된 채 버려진 아이들, 일순간 거리로 나앉아 노숙자가 되어버린 아저씨,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주머니... 잠시잠깐의 여유가 부족한 그들이지만, 내 가족과 따뜻한 밥과 몸을 뉘일 작은 공간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고된 하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건 결국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나와 우리', '세상'에 대한 희망이 삶을 계속 앞으로 굴려나간다. 삶이 아무리 고되더라도, 세상이 계속해서 나를 외면하더라도, 손잡을 누군가가 있는 한 외롭지 않은 길이다. 오랫동안 소외된 이들에 관심을 기울여온 지은이는 구로동 재개발 지역의 좁은 골목길, 경북의 한 산골짜기 마을 시골길, 비좁은 영등포 골목 등, 사람들의 숨결이 밴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사람들의 한숨과 눈물, 그안에 담긴 꿈을 간결한 언어로 끄집어내고 있다.
![]()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반올림 01 이경혜 지음, 송영미 그림 / 바람의아이들
중학교 3학년 유미는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재준이의 일기를 읽게 된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라는 섬뜩한 글로 시작한 재준이의 일기를 읽어내려가며, 함께 한 추억을 더듬는다. 짝사랑, 성적, 학원, 선생님... 평범한 중학생의 일상이 펼쳐진다. ![]() 상상력 먹고 이야기 똥 싸기 다니엘 페낙 외 지음, 김병호 외 그림, 박언주 외 옮김, / 낮은산 다니엘 페낙, 미셸 투르니에 같이 이름난 작가가 앞머리를 쓰고 아이들이 마무리 짓는 방식으로 쓰여진 짧은 소설 10편을 담았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청소년 문예지와 일간지가 함께 주최한 콩쿨에 입상한 글들로 때로는 작가의 글에 완벽하게 어울리고, 때로는 엉뚱하고 기발한 결말을 이끌어낸다.
우리에게 '까모' 시리즈로 익숙한 다니엘 페낙은, 이번에도 장난기 가득한 주인공 까모를 내세운다. 새 학년 첫 수업 시간, 선생님은 '집합'에 대해 설명하며 '어떤 집합에도 넣을 수 없는 외톨이'가 누가 될 것인지 묻는다. 질문을 받은 아이는 머뭇거리다 '이름을 까먹었노라'며 울먹인다. 이에 대해 아이들은 '집합'을 이용한 기발한 방법으로 친구의 이름을 찾아주는가 하면, 사람들을 '집합'으로 묶는 것은 전체주의적인 동시에 '차별주의'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 미술에 대해 알고싶은 모든 것들 -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의 톡톡튀는 교과서 미술 읽기 ( 이명옥 지음 / 다빈치) 2003년 <팜므 파탈>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이 '교과서 미술 읽기'라는 주제로 쓴 책. 교과서에 등장했던 작품이니만큼 그림이 모두 눈에 익고 친근하다. 그에 맞춰 설명 역시 친절하고 나긋나긋하게 풀었다.
초,중,고 미술교과서에 실린 80여 개의 명화들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특정한 미술 도판이 교과서에 실린 배경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각각의 주제에 맞는 이미지들을 모아 17개 주제로 엮는 방법을 택했다. 미술의 대중화를 위한 여러 방법들을 늘 궁리하고 있다는 저자가 쉽게 풀어 쓴 책이니만큼 그간 예술서를 많이 읽지 않았던 독자나 청소년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알고 있던 그림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이야기하는 지은이의 장점 역시 그대로 살아있다.
![]() 과학 우리 시대의 교양 -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펴내는 과학 에세이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기획, 이필렬.최경희.송성수 지음 / 세종서적)
청소년부터 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과학교양서. 세 명의 저자가 과학과 관련된 이슈들을 총체적으로 다룬다.
첫 장에서는 과학의 역사와 각 시대 과학이 해온 역할에 대해 알아본다. 두번째 장에서는 몇몇 과학자들의 삶이 펼쳐진다. 자신의 업적이 빛을 발하기 전에 호텔 방에서 자살했던 나일론의 개발자 월리스 캐러더스, 암모니아를 개발해 노벨상을 받았지만 그로 인해 부인이 자살하게 된 프리츠 하버, 여자라는 이유로 힘없이 자신의 발견을 도난당했떤 로잘린 프랭클린 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3, 4, 5 장에서는 요즘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생명공학과 환경오염 등에 관해 다룬다.
![]() 딱정벌레 왕국의 여행자 - 자연과 인간 1 ( 한영식 지음, 이승일 사진 / 사이언스북스 )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딱정벌레 약 200종(51과 184종 외)을, 땅, 꽃, 잎, 나무, 물속, 밤하늘 등의 서식지 별로 소개한다. 딱정벌레를 만났을 때의 감동과 즐거움을 전해주는 정감 어린 글과 323 컷의 생생한 컬러 사진, 대표적인 딱정벌레 24종에 대한 상세 해설과 채집 방법을 볼 수 있다. 딱정벌레는 '작지만 가장 완벽한 동물'로 전세계에서 발견된 종류만 35만종에 달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딱정벌레는 3000종이 넘는데, 개발에 밀려 점점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다. 천념기념물인 '장수하늘소'처럼 이름이나 붙었으면 다행이지만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딱정벌레도 많다고. 글쓴이 한영식은 1993년 우리나라 최초로 딱정벌레 전문 동아리 '비틀스(Beeltes)'를 만들어, 야외 실습을 하는 등 딱정벌레 표본을 모았다. 사진을 찍은 이승일은 비틀스의 6대 회장으로, 먹이를 찾고 짝짓기를 하는 등 곱고 아름다운 딱정벌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은 강원대 생물학과에 적을 둘 때부터 딱정벌레를 채집, 연구해왔기 때문에 딱정벌레 종과 서식에 정통하다. 딱정벌레의 특징, 생태, 분포, 몸길이, 활동기, 서식지, 학명 등을 꼼꼼히 기록하여 뒤늦게 딱정벌레에 매료된 사람들이 참고하도록 했고, 딱정벌레에게 애칭을 붙여주며 독자에게 친근감있게 소개한다.
![]() 소녀의 마음 (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태양의 아이>,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의 작가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 부모의 이혼으로 또래보다 일찍 세상의 비밀을 알아 버린 소녀 '가스리'의 성장기를 촘촘한 문장으로 그리고 있다. 언뜻 보기엔 당돌하기 짝이 없지만, 가스리는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의 소녀다. "세상에는 부모가 헤어져서 불행한 아이도 많지만, 부모가 헤어지지 않아서 불행한 아이도 그만큼 많다는 말, 알아?"라고 내뱉을 만큼 강단 있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그러면서도 늘 묵묵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복잡다단한 성격의 소녀를 하이타니 겐지로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가스리의 눈을 통해, 가스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늘 사랑에 목말라 하는 가스리의 엄마, 어딘지 모르게 침울해 보이는 가스리의 아빠,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가스리의 남자친구 우에노 등의 인물들은 모두 다 고뇌를 안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버팀목 삼아 의연하게 삶을 헤쳐나간다.
이처럼 이 작품은 부모의 이혼을 소재로 삼았지만, 이혼 가정의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진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한다. 물론 이야기의 중심에는 이혼 가정의 아이들이 늘 탈선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소녀, 가스리가 있다. 다른 어떤 점보다 가스리의 개성이 눈부신 작품.
![]()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 임길택 지음 / 보리)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임길택 선생의 산문과 교단일기를 모아 엮은 책. 1997년 세상을 떠난 지은이는 거창에서 특수학급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교단일기를 남겼다. 그 이야기들 가운데 우리의 삶과 어린이 교육, 어린이 문학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글들을 골랐다.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고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을 더욱 따뜻하게 품어안았던 임길택 선생. 그의 평소 교육철학을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1~3부는 <하늘숨을 쉬는 아이들>에서, 4부는 가족들이 가지고 있던 일기 가운데서 뽑은 글로 구성되어 있다.
![]() 엉클 텅스텐 - 꼬마 올리버의 과학 성장기( 올리버 색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제2차 세계대전 시기,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암울함을 이겨낸 한 어린 소년의 성장기이자, 로버트 보일에서부터 닐스 보어에 이르기까지 약 200년 동안의 화학의 역사를 조망한 회고록이다.
올리버 색스는 현재 신경학자이자 밀리언셀러 작가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화학자를 꿈꾸던 개구쟁이 소년이었다. 특히 텅스텐 필라멘트로 백열전구를 생산하던 실험 중독자 '텅스텐 삼촌(데이브 삼촌)'은 꼬마 올리버가 화학자의 꿈을 키우게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과학에 대한 그의 관심은 전지와 전구, 인광과 형광, 사진과 X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했다. 그 중에서도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는 열두 살 소년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올리버는 과학계의 영웅들에 눈뜨기 시작한 어린시절을 통해 화학사에 대한 자신의 식견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고 있다.
![]() 걸리버여행기(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이동진 옮김 / 해누리기획)
지성과 통찰이 빛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이 소설을 동화로 읽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무삭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 읽다가 보면 어느새 작가의 목소리가 들릴 터, 저 먼 시간의 과거 속에서 먼저 고민하고 분노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 영혼을 만나게 된다 ![]() 고딕성당 (데이비드 맥컬레이 글 그림, 하유진 옮김 / 한길사) 1973년에 발표된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건축그림책. 이 책은 출간 즉시 호평을 받았고, 십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미국 건축가 협회가 주는 메달과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다. 섬세한 펜화로 대성당의 건축과 구조, 그를 둘러싼 생활을 모두 담았다. 책에 등장하는 프랑스 쉬트로 성당은 가상의 건축물이다.
벼락이 떨어져 대성당이 심하게 손상을 입자, 쉬트로 사람들은 아미앙, 보베, 루앙에서 짓고 있는 대성당보다 훨씬 더 성스럽고 아름다운 교회를 짓기로 결심한다. 100여 년의 시간에 걸쳐, 대성당은 차근차근 지어지고, 종루 안에 종이 달리고, 마지막 조각품이 벽감 안에 올려진다. 고딕성당은 인류의 가장 뛰어난 건축물 중 하나이다. 그런데 대체 13세기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건물을 높이 세우고, 그 높은 천장은 어떻게 장식을 한 것일까? 또, 그 무겁고 거대한 종은 어떻게 달았을까? 데이비드 맥컬레이는 철저하게, 그리고 심사숙고하여 고딕성당의 비밀을 캐냈다.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새소리 백가지 ( 다니구치 다카시 그림, 이우신 글, 유회상 녹음 / 현암사) 새 박사 이우신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새 백가지>(1994년>를 출간한 후, 10여년에 걸처 수집한 새소리 71종을 DB화 하여 펴낸 CD+그림도감 종합 세트이다. 새 전문가의 해설과 세계적인 새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을 엮어 순수 우리 새를 알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을 보면서 새의 생김을 확인하고 특징을 공부할 수 있다면, CD는 새소리를 확인하는데 요긴하다. 말로 아무리 설명해도 1번 듣는 것만 못한 법. CD 케이스도 따로 포장하여 쉽게 잃어버리지 않게 했으며 도감은 아무 때나 펴볼 수 있도록 CD 크기로 작게 만들었다.
이 책만의 특징은, 크게 세가지다. ![]() 희망의 이유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궁리) 2000년 11월에 출간된 <희망의 이유>의 개정1판이다. 본문 편집 및 가격은 동일하며 표지만 바뀌었다. 이 책은 침팬지과 더불어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며 수많은 연구업적을 남겼던 동물학자이자 인류학자 제인 구달의 자전적 에세이다. '생명체'에 각별한 애정을 느꼈던 어린 시절, 시와 자연과 교감하며 지적 호기심을 키웠던 사춘기, 아프리카로 건너가 저명한 고고학자 루이스 리키를 만난 일, 하루 종일 침팬지를 관찰하며 보낸 날들... 이 책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일생을 살았던 저자의 아름다운 삶에 관한 회고라 할 수 있다. 그는 논리적이며 경험적인 사고를 하게끔 훈련한 과학자이지만, 영적인 신의 존재를 믿는다. 제2차 세계대전과 아프리카 종족 간의 홀로코스트는 그에게 과연 신이란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품게 하기도 했지만, 그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본성과 지구 생명체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간직한다.
제인 구달은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평생을 동경해 마지 않던 아름다운 자연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는 동물 보호와 전쟁 반대, 빈곤없는 세상을 위한 그의 노력에서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겨진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생 전체를 깊게 울리는 영혼의 메세지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정재승 지음 / 동아시아P 이 책은 복잡한 사회 현상의 이면에 감춰진 흥미로운 과학이야기들을 독자와 함께 나누기 위해 쓰여졌다.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경제, 사회, 문화, 음악, 미술, 교통,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회 현상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카오스와 프랙탈, 지프의 법칙, 1/f 등 몇 개의 개념만으로 그 모든 현상들이 그럴듯하게 설명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물음을 던지는지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길 원한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글들 중에서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해 그 안에 인용된 논문을 읽어보거나 인터넷 웹 페이지에 들어가 보길 간절히 바란다. 이 부분은 이 책을 쓰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기도 한데, 그것은 이 책에 실린 과학적인 사실들이 몇 백년 동안 검증 받아온 고정불변의 지식이 아니라,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과학저널에 실린 최근 논문들에 담긴 내용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과학자들의 '논쟁적이며 때로는 주관적일 수도 있는' 주장들에 다름 아니다. 그들이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우리에게 아직 남아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 정재승(지은이)
![]() 살아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 나탈리 앤지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해나무 ) <여자 - 그 내밀한 지리학>으로 국내에 소개된 나탈리 앤지어의 1995년도 책이다. 생명의 신비로움과 자연의 거대한 아름다움을 동물의 이야기를 통해 전한다. 모두 7부로 구성해 각 부에서 다루는 동물의 특성에 따라 '사랑', '춤', '창조', '죽음' 등으로 제목을 붙였다. 더러 자연에 대한 신화를 여지없이 깨뜨리기도 하는데, 우아한 사랑의 심볼로 알려진 백조가 간통과 강간을 한다든지, 영리한 줄로만 알고 있는 돌고래가 사실은 야비하고 교활한 생물이라는 사실 등이 그렇다. 그밖에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사실--짝짓기에서의 암컷의 선택 이론--을 설명하기도 한다.
분자생물학을 다룬 2부는 세포조직과 분자의 움직임을 자세히 소개한다. 3부에서는 혐오 생물로 꼽히는 전갈, 기생충, 바퀴벌레...의 독특한 생명력과 뛰어난 진화능력을 연극적인 구성으로 들려준다. 생물의 성과 구애, 짝짓기 전략은 4부에서, 신체의 신비는 5부에서, 질병이 창작에 미치는 영향은 6부에서 살핀다. 따분한 문장이라곤 없이 생물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어 끝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최재천 교수의 외침이 떠오를 정도로 나탈리 앤지어는 생물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넘친다. 아무리 혐오스런 생물도, 또 아무리 사랑스런 생물도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또 다른 면이 있다는 사실이, 알면 알수록 재밌고 놀랍다.
![]() 회색곰 왑의 삶 - 시튼의 야생동물 이야기 (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장석봉 옮김 / 지호 ) 흔히 아동용으로만 알려졌던 '시튼 동물기'를 완역하여 어른이 읽어도 손색 없게 펴냈다. 2002년 출간되었던 책의 표지와 판형을 다듬은 개정판.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동물기'는 시튼이 글과 그림을, 그의 아내가 편집과 장정을 맡았던 부부의 공동작이다. 당시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편집하고 시튼의 그림도 함께 수록했다.
이 책은 그중에서 시튼이 '전기(Biography)'란 제목을 붙인 작품만을 모은 것이다. 고통과 위안이 함께 존재하는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자서전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관점이 엿보인다. '샌드힐의 수사슴'에서는 자신을 뒤쫓던 사냥꾼마저 감복시킨 늠름한 수사슴을 그려냈다. 반면 '회색곰 왑의 삶'은 어릴 때 부모와 형제를 잃고 험난한 삶에 지쳐 심술궂은 모습으로 자란 곰의 이야기. 평생을 고독하게 살다가 늙어서는 공원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은 야생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서정오 지음 / 현암사) '우리 신화'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단군 신화나 박혁거세 신화 같은 건국신화 혹은 탄생신화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신화 중 일부분에 지나질 않는다. 이들은 <삼국유사>나 <삼국사기> 같은 기록에 실려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우리의 다른 신화들은 체계적으로 정리되질 못하였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는 민중과 보다 가까웠던 구전신화와 서사무가의 형태로 전해지며 양반사대부 중심의 주류 문화로부터 천대받아왔던 우리네 신화 21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옥황상제와 염라대왕, 저승 차사, 오구신 바리데기, 조왕신 등 우리 시골집 부뚜막이나 장독대 한켠 등에서 함께 호흡하며 살아온 신들이기에 더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책에 실린 신화들은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온 만큼, 입말로 쓰여져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속표지에는 우리 신화의 세계를 지도 형식으로 만들어 실었으며, 책머리에는 등장하는 신들에 대한 소개를 실어 놓아 각 신화가 어떠한 관계로 얽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 내 생애의 아이들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천사들의 합창"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캐나다 작가 가브리엘 루아의 이 소설 역시, 학교를 배경으로 선생님과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그린다. 이제 겨우 열여덟-풋풋한 초임 여교사와 초등학교 아이들이 빚어내는 여섯 편의 이야기. 느슨하게 묶여진 각각의 단편마다 한 명의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어린 선생님은 때로는 부모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아이들과 관계를 맺어간다. 가난한 집 몇채가 고작인 쓸쓸한 마을이지만, 푸르른 자연과 그보다 더 푸른 아이들에 둘러싸인 그녀는 외롭지 않다. '학교'라는 낯선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의 모습도 각양각색. 어떤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 버둥거리고, 세상에서 가장 명랑한 아이는 깡충깡충 뛰며 책상으로 향한다. 아이들 하나하나의 묘사가 그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현실감이 넘친다.
'가장 새롭고 가장 섬세하며 가장 쉽게 부서질 수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 한가득 따뜻한 온기를 지닌 감정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드라마 '천사들의 합창'처럼 시끌벅적하지는 않지만, 보다 깊이있고 묵직한 감동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봄날 해질 무렵의 안온한 대기처럼 고요하고 아늑한 느낌의 울림... 우리 모두의 과거이자 미래인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발견하고 사람을 발견한다. 생에 대한 찬미와 긍정, 영혼에 대한 깊은 신뢰가 흘러넘치는, 훌륭한 소설이다. - 알라딘리뷰/박하영
![]() 이희수 교수의 세계문화기행 (이희수 지음 / 일빛) 20여 년 동안 세계 각지를 여행한 인류학자 이희수 교수의 세계 문화 기행으로, 99년도에 나왔던 책을 새롭게 표지갈이하였다. 8개 문명 19개 나라의 문화를 소개한 이 책을 통해 오랫동안 인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연구, 고민한 전문가만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여행 가이드 북이기보다는 다른 문화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아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여행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알기 쉬운 역사적 설명과 진솔한 필치로 토착적인 삶의 색깔을 그대로 그려냈다. 남루하지만 따뜻하고, 어렵지만 풍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으로, 때론 뭉클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20여년 동안 해마다 거르지 않고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니며 연구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1000통이 넘는 슬라이드를 찍었다. 이 책에 실린 이국의 풍물과 풍경을 담은 180여 컷의 사진들은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 모래밭 아이들(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의 작가 하이타니 겐지로의 새로운 소설. 임시 교사인 구즈하라 준을 통해 학교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간결하고도 힘있는 문체로 묻고 있다. 아이들은 진부한 가치를 강요하고 틀에 박힌 수업을 하는 교사들에게 날카로운 비판을 휘두른다. 구즈하라 준이 맡은 교실은 학교에서 '문제아반'으로 낙인 찍힌 3학년 3반. 그는 아이들을 어떤 선입견으로도 보지 않으려 애쓰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봄으로서 3학년 3반이 문제아반이 아닌, 그저 평범한 열다섯 살 소년 소녀들이란 걸 알게된다(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대사처럼, "세상에 이상한 아이는 없다".
소설 속 아이들은 순수함/되바라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아이의 이상형이 아닌, 우리들의 과거 속에, 현재에 들어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 섬세한 시선으로 교육의 현실을 그리면서 미래를 찾는 작가는 등장 인물 모두를 가슴 벅차게 감싸안는다. 책을 읽다보면 정작 성장하는 쪽은 아이들이 아닌, 구즈하라 준이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진정 의미있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고 새로운 눈으로 자립과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그의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 아이들을 믿는다면 아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 교육 관련 일을 하거나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 오선지 위를 걷는 시인들(김현성 지음 / 샘터사)
노랫말은 어떻게 써야 하며, 어떤 고민을 통해 노랫말을 세상에 내놓아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30여 년간 음악 창작활동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58곡의 노래와 23편의 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생활의 단면들과 넘쳐나는 감성을 '어떻게 노랫말로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시인과 음악인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에는 42명의 음악인과 12명의 시인이 소개된다. 서정주, 정지용, 김용택, 문대현, 송창식, 안치환, 전인권, 정태춘 등이다. 권말에는 데모테이프 만들기와 작은 공연 하는 법이 실려 있다.
![]() 철학 읽어주는 남자 (탁석산 지음 / 명진출판사) <한국의 정체성> <한국의 주체성>으로 이름을 알린 탁석산이 삶을 이야기하는 철학에 대해 논하는 경쾌한 철학 입문서. 지은이의 독특한 재해석을 통해 인문학과 예술 전반을 살펴보는 '읽어주는' 시리즈 중 하나이다.
Part 1에서는 철학이 교양으로 여겨지게 된 기원을 알아보고, 과학과 철학의 차이에 대해 논한다. 아울러 철학이 무슨 일을 하며, 어떤 식으로 철학자들이 일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Part 2에서는 우리 삶에서 자주 부딪히는 15가지 대표적인 주제를 골라 집중적으로 다루며, Part 3에서는 우리 철학계의 현황과 전망을 집중 조명한다. 지은이의 주장처럼 철학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중요한 문장들은 컬러로 강조하는 편집 방식을 이용했고, 이우일의 일러스트와 다양한 사진 도판을 곁들여 마치 잘 꾸며진 수필집을 보는 듯 하다. 다양한 일화를 적절하게 섞어가며 글을 풀어내는 솜씨 또한 경쾌하다.
![]()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정민 지음 / 보림) 시는 우리에게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주변에 있는 온갖 사물들은 모두 우리의 선생님이다. 시인은 남들이 날마다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치는 일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아낸다. 그러자면 그냥 보지 않고 관찰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먼저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제가가 지은 '고개 위의 꽃'이란 작품을 읽어보자.
'붉다'는 한 단어 만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은 붉은빛을 띤 꽃을 보면 으레 붉은 꽃이라고만 말한다. 그렇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 붉은 빛깔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진달래의 붉음은 분홍빛에 가깝고, 모란은 보랏빛이 감돌고, 장미는 아주 짙은 붉은 빛이다. 불그스레한 것도 있고, 수줍게 붉은 것도 있고, 불타는 듯 새빨간 것도 있다. 꽃을 보고 그냥 붉다고 말하지 마라. 꽃술의 모양은 어떤지, 잎은 몇 개인지, 빛깔은 어떤지, 붉다면 어떤 붉은색인지, 그리고 그것이 주는 느낌은 어떤지 하나하나 따져 보고 꼼꼼히 살펴보아라.
'일곱 번째 이야기. 사물이 가르쳐 주는 것' 중에서
![]() 쿠르트 아저씨와 함께하는 음악의 세계 1( 쿠르트 팔렌 지음, 이군호 옮김 / 에코리브르)
오페라와 음악 전문가인 쿠르트 팔렌이 어린이를 위해 쓴 음악 입문서. 쿠르트 팔렌이 클라우디아, 알렉산더, 파비안 등의 아이들과 함께 음악의 기초에서 기본적인 음악사까지를 이야기하면서 배운다.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딱딱한 음악 상식을 좀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모두 두 권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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