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을 연주하는 여자
도완녀
-콩의 역사와 효능
콩은 예로부터 오곡의 하나로 우리 민족의 주식에 속했다. 단백질의 보고인 콩은 우리 민족이 사랑한 친숙한 작물이다. 콩의 원산지는 고구려의 북부였던 남만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리를 심고 난 후 후작으로 콩을 심어왔다. 보리 면적의 80%에 해당하는 지역에 콩을 심었다고 한다. 겨울에는 보리, 여름에는 콩이 밭작물의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재배면적이 많이 줄어들어 연간 소비량의 130만 톤에서 110만 톤이 수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식용하는 부분은 콩의 자엽이고 배유는 없으며 자엽 속에 영양분이 저장되어 있다. 콩은 우선 땅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며 성장하는데, 콩이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기 위해서는 질소가 필요하다. 질소는 땅에서 흡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공기 중의 질소도 이용해야 하는데, 그래서 콩은 근류균이라는 세균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즉 이 균을 뿌리의 세포 내에 살게하여 이 균이 공기 중의 무기질소를 유기질소로 전환시켜 주면 콩이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근류균의 공중질소 고정작용’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 콩 생산량의 50% 이상이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품종이 다양화되고, 특히 유전자변형 농산물(GMO)이 생산되어 인체의 유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은 유전자 변형콩을 섭취해도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학자들에 의하면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해 효모를 조작하면 돌연변이를 유발시킬 수 있는 농축된 독성대사물질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각종 부작용 때문에 유럽연합 일부 국가에서는 콩 포장에 유전자변형 여부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콩기름은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그리고 콩의 지질뿐만 아니라 단백질도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어 현대인에게 과다하게 축적되기 쉬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효과를 발휘한다.
콩에는 비타민E, 즉 토코페롤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는 항산화작용을 하여 생체 내에서 지질의 과산화를 방지하여 과산화 지질에서 기인하는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능이 있으며, 말초 혈관의 혈액순환 촉진은 물로 호르몬 균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콩은 현대인에게 신비의 작물이 되고 있다. 콩에 함유되어 있는 기포성 물질인 사포닌 성분은 생체내에서 과산화지질 형성을 막는 기능을 지니고 있어 노인성 치매현상을 예방하며,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을 저해하는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콩달콩 신비한 된장 이야기>에는 “콩에는 노란콩과 검은콩이 있는데, 노란콩은 식용으로 쓰고 검은콩은 감초와 함께 달여서 해독제로 쓰며, 콩은 오장을 보하고 창자와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는 내용이 있다.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 레시틴이다. 콩에 들어 있는 레시틴은 세포막의 중요한 구성 물질이기도 하다. 세포막은 영양물이 세포에 들어가거나 노폐물을 배설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신경세포막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이 기능이 원활해야만 정신적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있다.
콩은 또 우리를 담석으로부터 지켜준다. 클루펠드와 크리체프스키 박사는 햄스터에게 콩단백 식사와 카세인(우유단백질) 식사를 주고 비교했다. 그리고 카세인을 먹은 햄스터의 58%가 담석을 가졌음에 비해, 콩을 먹은 햄스터는 겨우 14%가 담석을 가졌음을 밝혀냈다.
모든 콩 종류는 결장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장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준다. 콩도 변의 부피를 늘리고 부드럽게 한다.
암을 예방하려면 콩류를 먹어야 한다. 그 첫째 이유는 콩류에는 장 안에서 발암물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효소인 프로테아제 억제물질이 고농도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지코 사와 교토 대학 대학원 인간환경연구과의 공동연구진은 혈관수축률 측정 및 유전자 발현향의 정량분석을 통해 콩제품의 섭취로 혈압이 떨어지는 것은 콩에 포함되어 있는 이소플라본이 혈관 내피의 일산화탄소 합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민간요법으로 마늘과 함께 삶은 콩류는 다른 방법으로는 낫지 않는 기침을 치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일부 사람들은 콩류가 우울증의 증상을 완화시킨다고 믿고 있다.
콩류는 순환계에 매우 좋은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콩류는 먹어도 완전히 소화되지 않는다. 그래서 소화되지 않은 콩류가 결장 근처에 이르게 되면 세균의 맛있는 먹이가 된다. 세균이 그것을 먹는 과정에서 많은 화학물질이 방출된다. 그리고 이 화학물질들은 마치 약처럼 유익한 작용을 한다. 간에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내는 양을 줄이도록 지시를 보내기도 하고, 혈액에 위험함 LDL콜레스테롤을 씻어내는 속도를 높이도록 지시하기도 한다. 그것이 전문가들이 콩류를 먹으면 심장에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발효’라고 불리는 이 과정에서 결장 안의 세균이 암을 억제하는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이러한 치료효과를 가져다주는 콩류의 주된 화합물은 수용성 식물섬유인 것으로 여겨진다.
켄터키 대학교의 제임스 엔더슨 박사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매일 콩류를 먹도록 권한다. 그의 처방양은 하루에 익은 얼룩 강낭콩 또는 흰 강낭콩 한 컵이다. 그는 그것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260 이상인) 중년의 사람이라도 매일 그렇게 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19%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왜 된장이나 간장을 천일염으로 담가야 할까?
바닷물에는 모든 천연 원소가 들어 있는데, 특히 소금성분이 많다. 평균적으로 바닷물 1리터 속에 약 35g의 소금이 들어 있다. 염분의 99%는 여섯 가지의 원소로 구성되고, 양이 많은 순서부터 나열하면 염소, 나트륨, 황, 마그네슘, 칼슘, 칼륨이다.
흰색의 소금 결정체는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으로 동물체액의 구성에 있어서 생리적으로 필수적인 요소이다.
소금은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이지만 많은 무기질이 혼입되어 있어 소금을 첨가한 김치류, 장류, 젓갈류 등 발효식품의 미생물 생육과 발효과정에서 무기질의 공급원으로서도 중요하다.
된장의 품질에 중요한 인자인 아미노태질소는 국내산 천일염 된장이 315mg%, 수입산 천일염 된장은 265mg%를 나타냈다. 유리아미노산은 총 17종을 분석한 결과, 유리아미노산 총량은 국내산 천일염 된장이 4,527mg%, 수입산 천일염으로 제조된 된장의 유리아미노산 함량(2,307~3,118mg%)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내용으로도 알 수 있듯이 소금의 선택이 중요하고 특히 천일염에 붙어 있는 중금속이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 간수를 뺀 후에 사용하여야 된장의 맛을 구수하고도 깊게 만들 수 있다.
보통 1년 이상 간수를 빼면 30킬로그램의 소금 한 포가 3킬로그램 정도 빠져서 27킬로그램 이하일 때 소금의 쓴맛이 제거되고 맛이 있다.
-메주 만드는 법
좋은 콩을 산다. 보리를 거둔 다음에 심은 콩을 사는 것이 좋다. 이것을 ‘보리 뒷구루’라고 하는데, 보리와 된장이 궁합이 맞는다고 한다. 맛있는 된장을 만들려면 반드시 햇콩을 써야 한다. 묵은 콩은 값은 싸지만 맛이 없기 때문이다.
소금 역시 좋은 것을 써야 하는데, 천일염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된장을 담그기 1년 전에 사서 간수를 완전히 빼야 된장 맛이 구수하고 쓴맛이 없게 된다.
또한 좋은 물을 써야 한다. 표층수가 좋으며 소나무 숲을 거쳐 흐르는 물이 좋고, 봄눈이 녹을 때 받은 물이 좋다. 일설에 따르면 이때의 물이 산삼, 더덕 등 산 약초의 뿌리를 스치는데, 좋은 성분이 녹아내리기 때문에 물 자체에 영양분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곰팡이와 세균들이 먹고 자랄 영양분이 많아 발효를 잘 한다고 한다.
좋은 공기와 통풍이 잘 되는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좋은 곰팡이 포자가 떨어지기 때문에 청정한 환경이라야 하고 볕이 잘 드는 곳이라야 한다.
콩을 잘 씻어 불린 후, 삶아서 4시간 정도 뜸을 들인다. 잘 식으면, 콩을 잘 으깨서 메주의 모양을 만든다.
메주를 하루나 이틀 정도 겉을 말린 후 새끼줄로 매단다. 새끼줄을 쓰는 이유는 짚에 바실러스 써브틸리스라고 불리는 고초균이 살기 때문이다.
15일 정도 매달아 말리면 약간 뜬다. 다 내려서 짚 한 켜, 메주 한 켜를 계속 쌓아서 담요를 푹 씌워 띄운다. 이때 이것을 ‘켜켜쌓기’라고 한다. 15일 정도 지나면 하얀 곰팡이가 곶감에 분이 피듯 하얗게 덮는다. 이때는 고초균이 많이 핀다. 하얀 곰팡이가 많이 펴야 맛이 좋다. 온도가 따뜻해야 한다. 담요를 걷어보면 뜨끈뜨끈한 열이 난다.
켜켜쌓기를 15일 정도한 후에 발효상태를 살피고 빨리 말린다. 재빨리 말리지 않으면 좋은 곰팡이를 잡아먹는 나쁜 곰팡이가 생긴다. 냄새가 독해지기 시작하면 나쁜 곰팡이가 번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97% 정도로 건조를 시키면 메주가 완성된다.
주의할 것은 메주 띄움방의 온도가 25도 이상 유지되고 통풍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메주가 썩지 않고 잘 뜬다.
-된장, 간장 담그는 법
된장은 음력 정월에서 삼월 삼짇날 안에 담가야 전통식이며 곰팡이와 세균이 서서히 발효되어서 맛이 좋다. 대개 기온이 낮은 지방에서 서서히 발효된 것이 맛이 깊다. 전통식 된장은 일 년에 한 번 담는다.
간장 안 뺀 된장-막장은 다음과 같이 한다
메주를 잘 씻은 후 약간 말린 후 망치로 잘게 부순다. 망치로 부수는 이유는 방앗간 기계를 쓰면 쇳가루가 들어가는 것도 문제이고, 입자의 크기가 같기 때문이다. 또한 발효가 일정하게만 되기 때문에 맛이 덜하다. 망치로 부수면 크고 작은 알갱이로 부수어지므로 크기가 달라 발효가 더 많이 된다고 한다.
잘게 부순 메주를 햇볕에 잘 말려 미리 받아 놓은 물에 소금을 타는데, 염도(강원도 지역)를 14도에서 16도로 맞춘다. 염도는 따뜻한 지방은 더 짜게 해야 된장이 시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지방마다 약간씩 다르다. 소금물을 잘 침전시킨 후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체에 걸러놓고, 미리 준비해 놓은 항아리에 빻은 메주를 넣고 소금물을 붓는다. 메주의 양과 소금물의 비율은 1:1.25로 한다.
45일이 지난 후 1차 발효가 끝나면 된장을 커다란 함지박에 꺼내어 치댄다. 항아리 윗부분과 겉부분은 검은 갈색으로 많이 발효되어 있고 가운데 부분은 특히 노랗다. 노란 부분을 먹어보면 맛이 깊지 않고 끈기가 없다. 이것은 덜 발효된 것이기 때문에 검은 갈색 부분과 노란부분을 함께 치대어야 이백여 가지가 넘는 곰팡이 효모가 골고루 섞이게 된다. 그런 후 다시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아 2차 발효를 시킨다. 45일 후에 된장의 발효상태를 보고 한 번 더 꺼내어서 치대어주면 훨씬 맛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황금색의 된장을 좋아한다. 검은 갈색의 된장은 바실러스 종이 생성하는 색소로 검게 보여 기호도가 떨어질 수 있으나, 항암효과와 항돌연변이성 및 인간의 총 암발생률의 20%이상을 점유하는 활성산소종을 제거하는 성질을 지니므로 암 발생 억제와 항암효과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물질이다’<영남대 김종규 교수의 전통 된장, 간장의 제조방법 중>
간장 뺀 된장은 앞의 방법으로 물과 소금물을 준비해 놓는다
챌리스트 집의 경우는 메주의 양과 소금물의 양을 1:1.5로 한다. 45일이 지나면 소금물(간장)과 메주를 분리하여 놓는다. 간장을 많이 빼면 상대적으로 된장과 간장이 맛이 없다. 간장 뺀 된장에 같은 양의 메주를 넣고 치대어서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 2차 발효를 시킨다.
약 60일 정도를 더 숙성시키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간장을 뺀 된장은 메주가루를 새로 더 넣고 다시 발효시키기 때문에 8개월 이상을 더 있어야 맛이 깊어진다.
간장 만드는 방법은
간장은 여섯 시간 달인다. 가마솥에 장작불로 해야 깊은 풍미를 내며, 처음에 한 번 확 끓인 후에는 아주 약한 불에서 끓인다. 불의 세기에 따라 간장의 맛이 달라진다.
1:1.5의 비율로 소금물을 넣었기 때문에 간장색이 아주 짚은 갈색이 된다. 소금물의 양이 많은 간장은 색이 연하고 아미노태질소라고 하는 단백질의 양이 적어서 맛이 덜하다.
잘 달인 간장을 항아리에 넣어 발효시키는데, 삼 년 된 간장이 맛이 제일 좋다. 이때는 항아리 위에 하얀 소금꽃이 육각형의 얼음형태로 핀다. 물도 육각수가 좋듯이 간장도 마찬가지다.
-쌈장, 막장 담그는 법
메주가루를 손으로 잘 비벼서 뭉치지 않도록 하고, 여기에 물을 부어 불리고 잘 버무린다. 고춧가루, 고추씨가루를 넣고 잘 버무린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대량으로 할 때는 소금물을 만들어 쓰면 좋다. 모두 버무린 후 간을 한 번 더 맞춘다. 소금이 녹아 잘 어우러지면 항아리에 담는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놓고 뚜껑을 자주 열어주고, 45일이 경과하면 커다란 함지박에 모두 꺼내어 치대어준다. 이것은 바로 먹을 수도 있으나 8개월 이상을 숙성시키는 것이 맛이 깊다. 당도가 있는 것을 원하면 양파를 갈아 넣고, 마늘즙을 넣는다. 먹기 직전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어주면, 감칠맛 나는 쌈장이 된다.
이 방법으로 담근 쌈장을 1년 숙성시킨 후 덧장을 담근다. 예로부터 덧장은 고급장으로 여겨져왔다.
덧장을 담그는 방법은 잘 숙성된 쌈장에 메주가루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한 후 다시 치대어 1년 동안 재 숙성시키는 것이다. 도합 2년을 숙성시키면 깊은 맛의 쌈장이 된다. 이렇게 만든 쌈장에 마늘즙, 양파즙, 꿀을 넣어 먹는다.
막장 담그는 법은 이렇다.
막장은 간장을 빼지 않은 된장을 말한다. 간장을 빼지 않은 된장은 펩타이드 성분이 많아서 더욱 고소하고 영양이 풍부하여 깊은 맛이 난다. 막장가루 4킬로그램이면 보통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일 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항아리를 정갈하게 한 후, 4킬로그램 막장가루를 항아리에 넣는다. 소금물 8리터를 넣어 잘 저어놓는다. 소금물의 비율은 물 4리터에 소금 약 1킬로그램이 적당하다.
삼 일 정도 지나면 소금물이 아래로 내려가 윗부분이 약간 마르는데, 이때 막장을 위아래로 휘저어주어 소금물이 골고루 베개 한다.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고 45일 후에 커다란 함지박에 모두 쏟아 잘 치대어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는다. 45일 숙성 기간에는 항아리 뚜껑을 열고 햇볕을 쏘여준다. 먼지나 벌레가 걱정되면 소창으로 항아리를 덮고 고무줄로 묶어준다.
45일이 지나면 먹을 수 있으나 8개월 이상이 지나야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깊어진다. 제일 좋은 맛은 담은 지 8개월에서 16개월 사이다. 날카로운 가을 햇볕을 받은 후인 10~12월에는 전통된장이 대개 약간 쓴맛을 낸다. 쓴맛을 거친 된장은 그 후로 더욱더 깊은 맛을 낸다.
항아리 소독은 집에서 볏짚이나 신문지를 태워 소독을 하면 좋다. 볏짚 한 움큼이나 신문지 다섯 장 정도에 불을 붙여서 항아리 안을 훑는다. 남은 불을 집어넣고 항아리를 뒤집어놓는다. 이렇게 5분 정도 지나면 세제를 쓰지 않고 물로 깨끗이 씻어도 소독이 잘 된다. 연기로 소독을 하면 항아리에 남았던 이전의 냄새도 제거되어 맛있는 장을 담글 수 있다.
*누군가에게 우리 된장에 대한 설명을 들은 모양이다. 아침 공복에 물 한 컵에 된장을 한 숟갈 타서 사흘을 마시면 장이 청소되어 숙변을 본다는 한의사의 처방을 전해 듣고 사람들에게 만들어주기 시작했는데, 효과를 본 사람들이 많아서 이제는 ‘된장차’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옛날 어머니가 만드셨던 재래식 된장이라야 효과가 있다. 우리 된장은 반드시 햇콩만을 사용한다. 그러니 된장차의 맛이 구수할 수밖에.
*얼굴에 뭐가 많이 나는 사람은 대부분 장이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 사람에게는 꼭 된장차를 권한다. 장 청소를 해주면 다이어트에도 좋고, 피부도 고와지며, 뾰루지도 없어진다. 콩에는 인삼에 들어 있는 성분이 대부분 있고, 사포닌이라는 성분도 있어 항암효과는 물론 노화방지를 위해서도 훌륭한 역할을 한다.
-된장이 약이 된다면
된장과 간장은 저장한다는 뜻으로 장이라고 한다. 양념으로 먹으면 장부를 튼튼하게 하므로 옛날부터 쓰였다. 이중에서 콩으로 담근 장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밀로 만든 장이다. 장은 해열제와 소화제로 효과가 있고 생선, 채소, 버섯의 독을 제거하는 데 오래 묵은 것이 가장 좋다.<동의보감>
-된장의 효능
우리가 먹고 있는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전통식품은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커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데,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생물공학부가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된장이 돌연변이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가장 컸으며 다음으로는 고추장, 간장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된장과 고추장의 경우 자연발효제품이 강제 또는 속성 발효제품보다 돌연변이 억제효과가 뛰어났으며, 간장은 혼합간장보다 양조간장이 높은 돌연변이 억제효과를 보였다.
된장을 끓인 경우에도 이러한 효과는 살아 있다. 섭씨 100도에서 15분간 끓여도 돌연변이 억제효과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종 식품 속에 함유될 가능성이 있는 여러 발암물질이 된장, 간장, 고추장 등과 함께 섭취될 경우, 돌연변이 발생이 줄어들어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발암물질을 투여하여 쥐를 암에 걸리도록 한 후 된장을 먹인 결과, 된장을 먹이지 않은 쥐보다 암 조직의 무게가 약 80%나 감소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한국영양식량학회>, 박건영, 1990.
일반적으로 노화현상은 산화작용에 의해서 일어난다. 여러 가지 성인병의 부작용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 결과적으로 신체기능의 노화로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지방의 산화에 의한 과산화물의 생성은 노화를 촉진한다. 콩은 이와 같은 산화작용을 막는 사포닌과 이소플라본, 토코페롤(비타민E)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사포닌은 과산화지질의 형성을 억제하며 이소플라본도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노화는 혈관에서부터 온다“는 말이 있듯이 혈관을 잘 다스려야 장수할 수 있다. 토코페롤은 혈액이 원활히 흐르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노인성 반점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레시틴은 토코페롤의 체내흡수를 돕는 작용이 있으므로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된장은 빛깔이 짙고 옅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포함돼있는 것이 멜라노이딘이다. 재래된장의 항노화 효과는 항암 효과나 간 기능 강화 효과에 비하여 더욱 확실하게 설명되고 있다. 효과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성분이 판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대장암이 크게 늘고 있다. 이를 예방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변비가 생기기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된장을 먹고 있는 사람들 중에 변비에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꽤 있다. 아침 공복에 생수(수돗물은 전날 받아서 숯을 두 덩이 띄워둔다) 200밀리리터에 된장을 밥 수저로 반 넣고 잘 저어서 먹는다. 사흘에서 이레 정도를 먹으면 장 청소가 되는지 숙변을 보게 된다.
특히 식습관이 일정치 않은 청소년이나, 장 기능이 약해져 육십 대 이후의 습관적인 변비 증세를 가진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한 달 이상 먹을 경우 속이 더부룩한 증상도 없어지고 덤으로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없어졌다는 전화를 여러 번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