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 궁중 음식과 종묘 제례, 사찰 음식이 어우러진 사찰. 삼각산 달오름 음악회, 전통차 카페, 사찰 음식 쿠킹 클래스는 언제나 인기다. 태극기가 발견된 칠성각을 탐방하고 근처 북한산 국립공원을 산책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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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tion |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3번 출구, 진관사행 7724번 시내버스(40분 간격으로 운행) 지하철 3·5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진관사행 셔틀버스 평일 09:00, 09:40, 10:20) |
Info | 은평구 진관동 354번지, 02-359-8410 |
절에는 일주문이 있지만 말만 '문'일 뿐 출입을 막는 그 무엇도 없다. 조계사도 그렇다. 한국 불교의 중심지로, 도심 포교의 발원지로 조계사는 늘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빌딩숲 바로 옆에 이런 압도적인 규모의 대웅전이 있다는 것도, 그 특이한 문살도,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대웅전 앞 회화나무도, 천연기념물로 선정된 백송도 신기하다.
석가모니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8각 10층 석탑 주변을 사람들은 시계 방향으로 돌며 기도를 한다. 만해 한용운이 창건한 절이 이곳으로 옮겨온 지도 100년이 넘었지만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2층짜리 극락전과 대웅전 앞 해태상은 여전하다. 세상 사람들의 근심 걱정에서 사람들을 지켜주는 도심 속의 방주, 오늘은 조계사로 한번 떠나보자.
<농가월령가> '정월령'에는 '엄파와 미나리를 두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선하여 오신채를 부러워하랴'라는 부분이 나온다. 사찰 음식은 비록 오신채(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심해 불교에서 금하는 다섯 가지 음식물. 마늘·파·부추·달래·흥거)를 쓰지 않지만 봄나물의 향긋한 풍미와 맛, 아삭한 식감이 잘 살아 있다. 절에서는 봄에 나물 싹이 돋기 시작하면 쌀 위에 얹어 밥을 해 먹고 그 다음에는 국을, 지천에 널리면 떡을 해 먹는다.
철 따라 나오는 나물을 갈무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먹을 만큼만 덜어먹는 발우 공양은 지천에 널린 산나물 하나도 허투루 버리지 않는다. 사찰 음식의 대가 대안스님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발우 공양'은 조계사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조계종 공식 사찰 음식 전문점으로 바라밀상, 법륜지상, 깨달음상 등을 주 메뉴로 하고 있다.
발우공양은 대안스님이 불교 문화를 중생의 생활 속에 넣어주기 위해 오랜 실험 끝에 만들어낸 전형적인 절밥 음식점. 취나물과 산나물들깨찜, 방풍나물과 연잎밥은 겨우내 쌓인 독을 풀어주고 입맛을 돌게 한다. 곁반찬으로 나오는 간장에 절인 곰취나물 또한 맛이 일품. 씁쓰름한 맛이 도는 취나물을 한입 베어 무니 쓴맛과 독특한 향이 입 안에 머물면서 이내 침이 고인다.
Point | 조계사 옆에 위치한 불교중앙박물관,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 조계사 수송,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계사 연등축제 구경 가기, 천연기념물 9호인 백송과 회화나무, 경복궁과 경희궁 등 각종 궁궐과 북촌 한옥마을과 청계천, 인사동 나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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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tion | 종로구 견지동 71 템플스테이 통합센터 5층.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 130m 안국동사거리에서 좌회전 150m 왼쪽 |
Info |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02-2031-2081, www.baru.or.kr |
언덕을 오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자그마한 절이 나타난다. 일주문도, 불경 외는 소리도 없다. 현판과 대웅전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서울의 1970~80년대 풍경을 간직한 낡고 좁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정각사 뒤로 성곽길이 펼쳐진다. 정각사는 비구니계를 대표하는 어른인 광우스님이 주지로 계시는 절로 1958년 지어졌다. 70여 년간 도심 포교의 길을 걸어온 스님이 여전히 꽂꽂하게 정좌한 채로 지나는 이를 맞는 곳.
절의 살림을 맡은 현산스님과 함께 마음 수련을 하는 불탑회 회원들이 공양간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까르르'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매일 이렇게 목청 보이도록 웃으며 음식을 만들다 보니 마음의 어둠이 자연스레 걷혔다. "스님 손에 들어가면 안 되는 게 없어요." 보살의 말에 현산스님이 손사랫짓한다.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밥부터 먹이죠. 스님도 똑같아요. 인생이 힘들어 절을 찾은 이들에게 밥부터 주는 거죠. 사찰 음식이라고 거창한 것은 없어요. 춥고 외롭고 배고플 때 언제든지 오세요."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은 심심한 맛에 길들여지면 바깥세상의 밥은 입맛에 맞지 않을 정도다. 버섯은 쫀득한 고기를 씹는 기분이고 직접 담근 집간장과 감식초는 담백하다.
배를 넣은 쑥 샐러드는 오미자 청과 직접 담근 매실 엑기스를 넣어 달콤하면서 상큼하다. 텃밭에서 뜯어온 봄동에 삼과 대추, 잣과 함께 직접 만든 조청을 묻혀 내놓은 쌈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다.
"나물은 살살 무쳐야 되는 것이 있고, 팍팍 무쳐야 하는 것이 있지요. 취나물도 산에서 나는 것이 제일 맛있어요. 제주에서 나오는 취는 향이 옅지요." 현산스님이 된장에 버무린 원추리나물무침에 김한송 셰프가 비트를 곁들여 색을 냈다.
보살들이 봄동을 담은 접시 위에는 땅콩 조림 소스로 멋을 냈다. 셰프의 손길 하나에 스님들이 환호한다. 장난기 가득한 정각사 스님들, 하트를 날리는 보살들과 있다보니 우울한 기분은 어디론가 날아가버린다.
Point | 정각사 뒤편으로 이어진 서울 성곽길 2~3구간 걷기, 문학의 골짜기 가득한 성북동 골목길에서 소설가 이태준의 수연산방, 최순우옛집, 성곡미술관, 길상사, 심우장 둘러보기. 심우장은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만해 한용운 선생이 10년 동안 살던 집으로 다섯 켠 한옥의 마당 한편에는 그가 직접 심은 향나무가 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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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tion | 한성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서 낙산공원 방면으로 직진, 윤미용실 끼고 우회전 후 골목 사거리에서 직진하면 정각사가 나타난다.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동으로 들어가는 1111, 2112 버스를 타고 성북초등학교 앞에서 하차하면 심우장으로 오르는 길이 좌측에 나타난다. |
Info | 성북구 삼선동 1가 277-6, 02-742-1231 |
노스님이 담가놓은 50년 된 장독 위로 향긋한 당귀차 내음이 번진다. 연화사 마당에는 절 이름 그대로 수상 연꽃이 가득하다. 디딤돌을 건너자 운아스님의 공양간이 나온다. 자그마한 키의 스님이 줄기가 다치지 않게 나물을 버무려내는 모습이 야무지다.
양념 대신 나물 향을 살리는 방법은 나물을 씻을 때부터 시작된다. 멍이 들거나 상하지 않도록 흐르는 수돗물 대신 그릇에 물을 받아 씻고 삶은 나물을 꺼내서 바로 찬물에 넣는 것. 그래야 나물 향이 살아난다. 금방 뜯은 나물을 사발에 넣어 고추장에 비벼내도 기막힌 맛을 만드는 운아스님의 맛의 비결은 손맛도 손맛이거니와 자연의 흙과 공기를 듬뿍 마시고 자란 제철 재료 때문일 것이다.
절에서는 국을 끓이는 갱두, 반찬을 만드는 채공, 밥을 짓는 공양주를 3년 동안 두루 거쳐야 비로소 정식 스님이 된다. "절 음식은 약리 작용이 많은 제철 재료를 사용하고, 인스턴트 물질도 없죠. 참깨나 들깨도 방앗간에서 직접 빻아요. 하지만 이런 건 2차적인 문제입니다." 먹는 이의 몸과 마음을 배려하는 것, 그것이 절의 안살림을 도맡은 스님의 일이다.
운아스님의 곰취쌈밥 상차림은 '황, 청, 백, 적, 흑'의 오방색을 고루 갖춘 컬러 밥상이다. 주먹밥을 곰취나물로 싼 곰취쌈밥에 잣과 치자, 흑임자로 무친 삼색 더덕무침, 껍질을 벗긴 산마 깍두기를 더했다. 여기에 토마토, 구운 가지, 호박 등 화려한 색깔의 구운 가지 구기자샐러드를 놓으니 먹기 전에 눈부터 즐거워진다.
운아스님은 밥상 위 겹친 영양과 색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조리 시간을 짧게 가지고 재료가 가진 성격을 잘 파악하는 것도 손맛의 비결. 몸이 원하는 것은 산해진미가 아니라 방큼 캐온 산나물에 된장과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는 것인지도 모른다.
Point | 북한산 국립공원 산책로 탐방하기, 연화사에서 북한산 바라보기, 만경대 인수봉 백운대 등 삼각산 절경 보기, 운아스님의 1식 3찬 맛보기, 연화사 중정에서 연꽃 배경으로 사진 찍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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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tion |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 또는 불광역에서 북한산 구기계곡으로 올라가는 길. |
Info |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
"몸에 필요한 것을 먹는 것이 바로 보약이지요"
밥상 위에 올라오는 반찬 중 몇 가지나 먹는가? 배가 아플 때, 감기에 걸렸을 때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밥과 국 그리고 반찬 두 가지면 충분하다는 운아스님. 스님은 <1식3찬 보약밥상>(수작걸다, 2010)에서 밥과 국을 베이스로 맛은 물론 컨디션과 영양, 컬러의 궁합으로 약이 되는 음식의 궁합으로 만들어낸 보약 밥상을 소개한다.
운아스님은 여름 내내 연꽃 향 가득한 서울 종로구 연화사의 사찰음식연구원에서 사찰 음식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으며 불교신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찰 음식 강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