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9 사순 제2주간 목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9-31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셨다.
19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20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21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22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23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24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25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26 게다가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27 부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29 아브라함이,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자,
30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
31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고마운 고등학교 동기 친구 신부님이 지난 성탄 구유예물을 우리 밥집 식구들을 위해 보내주었습니다. 큰 본당답게 우리 식구들 일년치 쌀값에 상당하는 거금이었습니다. 오늘은 고마운 이 본당에서 사순 특강으로, 믿음으로 "기도하고 봉사하는 은총의 삶"에 대해 신앙 간증으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평소처럼 우리 밥집 식구들과 밥해 먹고, 특강 미사시간에 맞춰 정오쯤 버스 타고 출발합니다. 속초에서 대구 동대구 버스터미널까지 노선버스로 6시간 15분 정도 걸립니다. 코리아 둘레길을 따라 갔다 오는 아름다운 순례길, 소풍가듯 즐겁게 갑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은 믿음으로 '기도하고 봉사하는 삶'의 참된 행복과 기쁨,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의 구원의 삶을 보여줍니다.
제1독서 예레 17,5-10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예레 17,7-8)
화답송 시편 1,1-6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시편 1,1-2)
오늘 복음말씀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루카 16,19-31)는 제1독서(예레 17,5-10)와 화답송(시편 1,1-2) 그리고
복음 환호송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루카 8,4-15)에 비추어 볼 때,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분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의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보여줍니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루카 8,15 참조)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는 참 흥미로운 메시지들을 담고 있습니다.
1.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대문'은 매일 수없이 드나드는 장소라 가난한 라자로를 쉽게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자는 고초를 겪고 있는 라자로에게 무관심합니다. 이것은 저승에서 천국과 지옥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건널 수 없는 '구렁'과 대비되어, 이승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무관심한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잘 보여줍니다. 라자로를 이승의 자기 형제들에게 보내어 경고해 달라는 부자의 청원도 그 무관심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를 보여줍니다.
2.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오늘 독서 말씀, 예레미야 예언서와 시편 말씀이 보여주듯이, 모세와 예언자들은 모세오경과 예언서들을 통하여 약속의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기도하며 봉사하는 삶)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부유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과 유다인들의 지도자들은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장차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도 그들은 믿지않을 것을 예고합니다.
3.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예수님께서 영원한 생명, 내세의 희망을 말씀하십니다.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당신의 부활,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말씀입니다. 코헬렛이 제기하는 죽음을 앞둔 인생의 허무에 대한 답을 주십니다. 지혜서가 보여주듯이, 의로운 이들과 순교자들의 고난과 죽음이 허무한 끝이 아니라, 그들은 내세, 하느님 나라에서 불멸의 영광을 누립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하여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주십니다.
4. 아브라함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뛰어난 순명과 믿음으로 하느님 백성의 모든 축복의 근원이 되고,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았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의 복음 선포 사명을 받고 이 세상에 파견되신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형입니다. 오늘 미사 말씀은 바로 이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믿음으로 '기도하고 봉사하는 삶'의 참된 행복과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의 구원의 삶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은 나그네를 따뜻이 맞아들여 환대하여, 하느님의 섭리로 외아들 이사악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 기도하였습니다.(창세 18장 참조)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열명이 없어 멸망하였습니다. 사실 오늘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또한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가 풍기지만, 믿음으로 기도하고 봉사하는 하느님의 자녀들, 의인들의 교회가 있어 세상은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느님, 저를 꿰뚫어 보시고 제가 걸어온 길 살펴보소서. 저의 길 굽었는지 보시고 영원한 길로 저를 이끄소서."(시편 139,23-24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