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5℃를 웃도는 무더운 여름 날씨가 계속 이어지더니
오늘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옛시인이 "살결고운 여인"에 견주었던 무궁화 꽃이 하나둘 핀다.
지난달 해병 연평부대 말단 소초에 배치 받은 아들이 보고싶다.
전방부대 G·P의 총기난사 사건, 해병대의 나체 가혹행위 사진이 공개되면서
군에 아이를 맡긴 아버지의 심정(心情)을 다소나마 이해할 것 같다.
어제 새벽에 밤 꿀을 채밀했다. 미명(微明)의 4시경에 일어나
준비에 들어갔고 다섯시부터 동료 4명과 함께 꿀 따기 작업을 시작했다.
계상 상단의 저밀실에 평균적으로 소비를 7매씩 넣었는데
저밀된 소비가 4~5매 정도는 되는 듯 했다. 산란실은 건드리지 않고
저밀실에 어느 정도 꿀이 들어있는 소비만 골라냈다.
유밀 말기(末期)에 너무 각박한 채밀은 벌들이 불쌍해 보여서...
꿀 따기가 끝나니 아침 8시경, 수고한 일행들과 함께 봉장 가까운
곳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금년도 꿀 농사는 이것으로 마무리 됐다.
아카시아 꿀 1말3되, 잡화 꿀2되, 밤 꿀 2되 이것이 올해 총 결산이다.
결국 벌 한 통에 꿀 1말 7되로 종결됐다. 풍밀(豊蜜)은 아니지만
그런 대로 평년작은 한 듯 하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진드기 약 처리에 들어갔다.
예년에는 밤 꿀을 따지 않아서 아카시아 꿀 채밀(採蜜) 후 바로
진드기 약을 넣었는데 올해는 밤 꿀로 인해서 약제처리가 늦어졌고,
곧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불안한 마음에 서둘렸다.
[진멸판]을 계상군 산란실에 소문 쪽과 반대편으로 각 1매씩 2매를 넣고
계상에 1매를 투약했다. 결국 계상봉군 한 통에 진멸판을 3매씩 넣었다.
다른 해에 비해 좀 강하게 약제처리를 한 듯하다. 저녁 때 관찰해 보니까
소문으로 벌들이 뭉치고, 밖에 기어 나온 벌들이 상당히 많았다.
너무 약을 강(强)하게 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진멸판 사용설명서에 나와있던 내용대로 처리한 것인데 아무래도
좀 독한 듯 하게 처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약의 유효기간은 35일로
돼 있지만 15일 후에 다시 한번 약을 바꾸어 줄 예정이다.
장마에 대비한 부저병 예방은 금주에 사양액 한말에 [옥시마이신]을
20g씩 타서 급이하고, 이때 소금도 30g 쯤 넣어서 줄 예정이다.
장마가 시작되고 이어서 월하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충분한 식량실이
조성돼야하고 알맞은 봉병(蜂病) 예방약을 투입하는 것이 기본이다.
초보자 혹은 5년 이내의 초심자가 꿀벌 키우기에 실패하는 원인 중에
가장 많은 것이 진드기(가시응애)처리에 미숙하고, 부저병으로 봉판이
썩어 들어가면서 포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저밀실 관리, 진드기 약제처리, 부저병 예방 등으로 장마기와
무더위에 대비해서 철저한 봉군관리가 되도록 준비해야 할 시기다.
서산 3차지서부터 감기·몸살로 아프기 시작한 게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심한 기침과 편도염으로 전화를 받기 불편하고 병원신세도 많이 졌다.
이동양봉을 떠난 지 두 달 이젠 몸도 마음도 많이 상하고 피곤에 지쳤다.
모든 것 다 털어 버리고 조용한 시골에서 한 주간 푹 쉬고싶다.
2005/06/26 16:42:06 홈 관리자가 쓴 일지 입니다.